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8.16.


《충청의 말들》

 나연만 글, 유유, 2024.10.4.



교대나루에서 ‘동해선’을 탄다. 어제 장만한 책을 읽는다. 일광나루에 내려서 볕자리에 앉는다. 늦여름볕을 후끈후끈 받으며 노래 두 자락을 쓴다. 한여름볕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는데, 늦여름볕에는 깨방울이 될 동 말 동 조그만 땀방울이 졸졸졸 맺는다. 일광이지원2차 작은책숲에서 우리 ‘셈말(숫자용어)’에 숨은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놓는다. 열두 해에 걸쳐서 헤아리며 찾아낸 이야기인데, 다시 풀어내고 새로 들려줄 적마다 ‘0(고요·빔·없)부터 1조(울·우리)’에 이르는 사이에 숱한 삶·살림·사랑이 피어난다. 등허리를 조금 편 뒤에 저녁부터 밤까지 〈책과 아이들〉 책시렁을 옮겨서 책을 모두 새로 꽂는 일을 돕는다. 새벽 03:30에 잠자리에 든다. 《충청의 말들》을 돌아본다. 일부러 “-의 말들”로 책이름을 짠다만, ‘일본말씨 + 옮김말씨’인 책이름이자 얼개로 사투리를 다룬다고 할 적에 얼마나 속빛을 들여다볼는지 알 길이 없다. 우리는 왜 일본옮김말씨를 써야 할까? 우리말로 ‘충청말’이나 ‘충청 사투리’나 ‘충청 마을말’이라 하면 된다. 또는 ‘충청 삶말’이나 ‘충청 살림말’처럼 이름을 붙이면, 줄거리와 이야기도 확 바뀐다. 예부터 윗자리에서 굴레에 가두며 길들였는데, 이제 우리 스스로 떨칠 때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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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975 : -의 식물들 게 자기 순서


봄의 식물들은 기다리는 게 일이다. 자기 순서를

→ 봄풀은 제자리를 기다린다

→ 봄꽃은 제때롤 기다린다

《베누스 푸디카》(박연준, 창비, 2017) 134쪽


‘식물들’처럼 ‘-들’을 붙이면 안 어울립니다. 더구나 “봄의 식물들”이라 하면 몹시 얄궂습니다. ‘봄풀’이나 ‘봄꽃’으로 고쳐씁니다. “기다리는 게 일이다. 자기 순서를”은 군말을 늘어뜨린 일본옮김말씨예요. “제자리를 기다린다”나 “제때를 기다린다”로 고쳐씁니다. ㅍㄹㄴ


식물(植物) : [식물] 생물계의 두 갈래 가운데 하나. 대체로 이동력이 없고 체제가 비교적 간단하여 신경과 감각이 없고 셀룰로스를 포함한 세포벽과 세포막이 있다

자기(自己) : 1. 그 사람 자신 2. [철학] = 자아(自我) 3. 앞에서 이미 말하였거나 나온 바 있는 사람을 도로 가리키는 삼인칭 대명사

순서(順序) : 1. 정하여진 기준에서 말하는 전후, 좌우, 상하 따위의 차례 관계 ≒ 수순·애차·윤서 2. 무슨 일을 행하거나 무슨 일이 이루어지는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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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067 : 흥미 것 그 시작 드리고 -었


흥미로운 책을 펼치고 즐기는 것이 그 시작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 재미난 책을 펼치고 즐기며 첫발을 뗀다고 말씀하고 싶습니다

→ 재미있는 책을 펼치고 즐기면 첫걸음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이동진, 예담, 2017) 6쪽


이 보기글은 “(무엇하는) 것”을 임자말로 삼느라 뒤죽박죽입니다. 임자말은 ‘나는’으로 잡고서 덜어내는 얼개인 줄 살필 노릇입니다. “즐기는 것이 + 그 시작이라는 + 말씀을 드리고 + 싶었습니다”는 “즐기면 + 첫걸음이라고 + 말씀하고 + 싶습니다”로 손봅니다. “말씀을 드리고”는 높임말이 아닙니다. “말씀하고”로 바로잡습니다. ‘내(나는)’가 이 자리에서 여러분한테 하고 싶은 말씀이니 “싶었습”이 아닌 “싶습”으로 적을 노릇입니다. ㅍㄹㄴ


흥미(興味) : 흥을 느끼는 재미

시작(始作) :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또는 그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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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068 : 중 동시 -에 관한 한 실패 것


저는 책을 많이 산 사람 중 하나인 동시에 책에 관한 한 많이 실패한 사람일 것입니다

→ 저는 책을 많이 사면서도 책으로 쓴맛을 많이 본 사람입니다

→ 저는 책을 많이 샀는데, 잘못 사기 일쑤였습니다

→ 저는 책을 많이 샀지만, 잘못 사곤 했습니다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이동진, 예담, 2017) 13쪽


“산 사람 중 하나인 동시에”는 잘못 쓰는 일본옮김말씨입니다. “사면서도”나 “샀는데”나 “샀지만”으로 바로잡습니다. 군더더기를 잔뜩 붙인 “책에 관한 한 많이 실패한 사람일 것입니다” 같은 자리는 “책을 잘못 사기 일쑤였습니다”나 “책을 잘못 사곤 했습니다”로 손볼 만합니다. 그저 수수하게 우리 마음과 삶을 나타내려고 하면 넉넉합니다. ㅍㄹㄴ


중(中) : [의존명사] 1. 여럿의 가운데 2. 무엇을 하는 동안 3. 어떤 상태에 있는 동안 4. 어떤 시간의 한계를 넘지 않는 동안 5. 안이나 속

동시(同時) : 1. 같은 때나 시기 2. 어떤 사실을 겸함

관하다(關-) : (주로 ‘관하여’, ‘관한’ 꼴로 쓰여) 말하거나 생각하는 대상으로 하다

한(限) : 1. 시간, 공간, 수량, 정도 따위의 끝을 나타내는 말 2. 앞에 쓰인 형용사의 정도가 매우 심함을 나타내는 말 3. 어떤 일을 위하여 희생하거나 무릅써야 할 극단적 상황을 나타내는 말 4. 조건의 뜻을 나타내는 말

실패(失敗) : 1. 일을 잘못하여 뜻한 대로 되지 아니하거나 그르침 ≒ 실타 2. 어떤 일에 원하던 결과를 얻지 못하거나 완성하지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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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076 : 그래서 지금 -고 있


나는 그래서 쓴다. 지금도 그래서 쓰고 있다

→ 그래서 쓴다. 그래서 오늘도 쓴다

→ 그래서 쓰고, 오늘도 쓴다

《재능이란 뭘까?》(유진목, 난다, 2025) 101쪽


‘그래서’는 첫머리에 넣습니다. 이 보기글처럼 사이에 뜬금없이 넣지 않습니다. “나는 그래서 쓴다”는 “그래서 나는 쓴다”로 고쳐쓸 노릇인데, 워낙 ‘내가 글을 쓰는’ 줄거리를 폈으니, ‘나는’을 덜어내고서 “그래서 쓴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앞뒤 ‘그래서’를 모두 첫머리로 뺄 만하고, 앞자락만 살려서 “그래서 쓰고, 오늘도 쓴다”처럼 단출히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지금(只今) : 말하는 바로 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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