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호청년 豪靑年


 교만함이 없는 호청년으로 → 거들먹 안 대며 다부진

 대표적인 호청년인 → 손꼽히는 멋쟁이인


  우리 낱말책에 없는 일본 한자말 ‘호청년(豪靑年)’입니다. 한자말 ‘호쾌’를 떠올리면서 ‘거침없다·걸림없다’나 ‘시원하다·속시원하다·씩씩하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힘차다·기운차다’로 고쳐쓰고, ‘다부지다·당차다’나 ‘걸걸하다·괄괄하다·말괄량이’로 고쳐써요. ‘멋있다·멋지다·그림같다’나 ‘우렁차다·우렁우렁·함박·함지박’으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커다랗다·크다·큼직하다’로 고쳐쓰고, ‘잘하다·좔좔·철철·찰찰’이나 ‘선뜻·선선히·바싹’으로 고쳐쓰면 됩니다. ㅍㄹㄴ



보아하니 호청년이거늘

→ 보아아니 멋있거늘

→ 보아하니 그림같거늘

《밤을 걷는 고양이 3》(후카야 카호루/김완 옮김, 미우, 2018) 1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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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마을자랑



우리 마을에

어쩐지 이런저런 돈이 돌면서

풀죽임물을 더 많이 뿌리느라

나비도 새도 개구리도 구렁이도

확 줄어든다


우리집은 맨손으로 나무를 쓰다듬는다

이따금 낫으로 풀을 벤다

이곳에 동박새 꾀꼬리 할미새 꿩

이따금 매 뱁새 뜸부기 박쥐

골고루 찾아와서 쉬다간다


엊저녁에도 박쥐랑 눈맞추고

풀벌레가 들려주는 노래 누렸다


2025.9.13.흙.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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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나’라는 사람



부산 송정에서 하루를 묵는데

새벽 06:12까지 술노래가 길가에 쩌렁쩌렁

멍하니 씻고 추슬러서 1003버스를 탄다

기장으로 오는 길에 손님은 나 하나


교리초등학교 앞에서 내려 걷는다

젓가락마냥 가지가 사라진 나무가 있네

아! 칡냄새!

호박꽃과 수세미꽃도 본다

노랑나비가 난다


이곳 이 마을 꽤 재미나다


2025.9.20.흙.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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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9.19.


《기후 미식》

 이의철 글, 위즈덤하우스, 2022.8.17.



새벽 02시에 일어나서 하루를 연다. 04시에 씻고서 짐을 꾸린다. 06시 즈음에 글일을 마치고서 07시에 집을 나서려는데 작은아이부터 잠에서 깨고는 “언제 오셔요?” 하고 묻는다. “오늘 모레 글피 일하고서 달날에 돌아오지.” 하고 얘기하고는 등을 토닥토닥한다. “언제나 즐겁게 배우고 놀고 살림하는 하루 누리셔요.” 하고 속삭인다. 논둑길을 걸어서 옆마을로 간다. 고흥읍을 거쳐서 부산으로 간다. 어제(9.18.) 갓 열었다는, 부산 사하구 마을책집 〈마음서가〉를 찾아간다. 마을빛을 누리고서 보수동으로 건너가는데 감천마을에 구경손님이 엄청나네. 버스가 이런 길을 지나가는 줄 몰랐다. 다시 전철을 갈아타서 〈책과 아이들〉에 닿는다. 오늘 펴는 ‘내가 쓰는 내 사전’ 모임은 ‘사람·사랑’ 두 낱말을 우리 나름대로 풀이하는 자리이다. 그야말로 까다롭거나 힘들 수 있지만, 우리는 바로 ‘사람·사랑’부터 마음에 고이 말씨(말씨앗)로 새기고서 하루를 살아갈 노릇이라고 본다. 《기후 미식》을 읽는 내내 아쉬웠다. 독일말을 옮겼다는 ‘기후 미식’인데, ‘날씨맛·날씨와 밥·날씨를 먹다·날씨맛빛·날씨꽃’처럼 ‘날씨’를 바라볼 노릇이다. 또한 언제 어디에서나 손수짓기를 하면 된다. ‘사먹는’ 길만 다룬다면 안 바뀐다. 날과 철과 해에 따라 어떤 풀꽃나무가 자라는지 살펴야 날씨꽃을 알 텐데.


ㅍㄹㄴ


은행권 노사, ‘금요일 1시간 단축근무’ 합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400672?sid=101


'억대 연봉' 은행원 파업하더니…은행 창구 1시간 빨리닫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5193776?sid=101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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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9.18.


《원전집시, 피폭 하청 노동자의 기록》

 호리오 구니에 글/고노 다이스케 옮김, 무명인, 2017.3.11.



아침에 뒷간을 치운다. 집안일을 하고, 밥을 차리고, 씻고, 글살림을 여미고서, 〈책숲 1023〉을 글자루에 담는다. 읍내 나래터(우체국)로 부치러 나간다. 큰아이랑 함께 시골버스를 탄다. 거님길과 길섶을 몽땅 차지하는 쇠(자동차)를 언제나처럼 본다. 은행나무 곁에서 조그맣게 싹트는 작은 은행나무를 본다. 집으로 돌아오고서 저녁을 먹고, 씻고, 둘러앉아 이야기하다가 함께 촛불보기를 한다. 촛불보기를 하면, 촛불을 거쳐서 빛살이 스며들고 이야기가 흘러들면서 앙금이 녹는다. 이러면서 스스로 바라보는 꿈그림을 또렷하게 느낄 수 있다. 촛불이 들려주는 말을 한참 이야기하고서 자리에 누워 풀벌레노래를 듣는다. 《원전집시, 피폭 하청 노동자의 기록》을 되읽는다. 이 책이 갓 나온 지 벌써 여덟 해로구나. 얼마나 읽혔을까. 눈여겨보는 이웃은 무엇을 느낄까. ‘피폭 하청노동자’라는 이름을 어느 만큼 헤아릴까. 돈터(은행)에서 일하는 사람은 ‘나흘쯤일(주4.5일제)’을 바란다고 한다. 그런데 숱한 사람은 ‘이레일(주7일노동)·엿새일’을 할 뿐 아니라 ‘하루 열두 시간’을 가볍게 일하기도 한다. 일을 덜 하려고 하기보다는 “일자리 나눔”을 할 노릇이지 않을까? 일자리 품을 넓히면서 어깨동무하는 길을 찾아야 맞지 않을까?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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