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74 : -의 선택의 기로 계속


술꾼의 선택의 기로는 앞으로도 계속

→ 술꾼은 앞으로도 갈림길

→ 술꾼은 내내 너울목

《와카코와 술 24》(신큐 치에/조아라 옮김, AK comics, 2025) 68쪽


‘-의’를 으레 잇달아 쓰는 일본말씨입니다. “술꾼의 선택의 기로는 앞으로도” 같은 글이라면 “술꾼은 앞으로도 갈림길”처럼 손볼 만합니다. ‘앞으로도’라는 낱말이 있으니 한자말 ‘계속’은 덜어냅니다. 또는 “앞으로도 계속”을 ‘내내’나 ‘내처’나 ‘죽’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ㅍㄹㄴ


선택(選擇) : [생물] 적자생존의 원리에 의하여, 생물 가운데 환경이나 조건 따위에 맞는 것만이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것은 죽어 없어지는 현상. 자연 선택과 인위 선택으로 나눈다 3. [심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몇 가지 수단을 의식하고, 그 가운데서 어느 것을 골라내는 작용

기로(岐路) : 1. 여러 갈래로 갈린 길 = 갈림길 2.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할 상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계속(繼續) : 1. 끊이지 않고 이어 나감 2. 끊어졌던 행위나 상태를 다시 이어 나감 3. 끊이지 않고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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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75 : -가가 표시


빈자리는 있어야 할 누군가가 없다는 표시다

→ 빈자리는 있어야 할 누가 없다는 뜻이다

→ 있어야 할 사람이 없기에 빈자리이다

→ 있을 사람이 없으니 빈자리이다

《세 엄마》(김미희, 글항아리, 2021) 196쪽


있어야 할 누가 없으니 빈자리입니다. 있을 사람이 없어서 빈자리예요. ‘누군가가’는 ‘누가’로 바로잡습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사람’으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표시(表示) : 겉으로 드러내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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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76 : 외지 점점 만원 이루는 중이었


무덤은 죽어서 찾아오는 외지 사람으로 점점 만원을 이루는 중이었다

→ 무덤은 죽어서 찾아오는 바깥사람 탓에 더욱 붐빈다

→ 무덤은 죽어서 찾아오는 먼사람 때문에 더 북적인다

→ 무덤은 죽어서 찾아오는 이웃이 늘어 자꾸 넘친다

《아내와 걸었다》(김종휘, 샨티, 2007) 133쪽


밖에서 오는 사람이 늘어서 붐빈다는군요. 멀리서 오는 사람 때문에 북적이고요. 이웃이 늘어나니 자꾸 넘쳐요. “점점 만원을 이루는 중이었다”는 말결이 아리송한 일본옮김말씨입니다. “갈수록 붐비다”나 “이내 북새통이다”나 “조금씩 들어차다”라든지 “차츰 가득하다”로 손볼 만합니다. ㅍㄹㄴ


외지(外地) : 1. 자기가 사는 곳 밖의 다른 고장 ≒ 외방 2. 나라 밖의 땅 3. 식민지를 본국(本國)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점점(漸漸) : 조금씩 더하거나 덜하여지는 모양 ≒ 초초(稍稍)·점차·차차

만원(滿員) : 정한 인원이 다 참

중(中) : [의존명사] 1. 여럿의 가운데 2. 무엇을 하는 동안 3. 어떤 상태에 있는 동안 4. 어떤 시간의 한계를 넘지 않는 동안 5. 안이나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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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님은 어디에?



제비꽃이 핀다

제비가 돌아오는 봄에

겨울오리 찾아올 한가을에


참새가 노래한다

나락 익는 가을날에

새봄에 꽃잔치 이룰 적에


저 멀리 별은

밤마다 찾아오고서

반딧불이가 반짝이네


이제 꿈을 그린다

내가 나를 돌아볼 오늘을

너랑 만나는 새벽이슬을


2025.9.30.불.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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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의 유감천만 사랑도감 6
오자키 이라 지음, 박소현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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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10.16.

책으로 삶읽기 1055


《심야의 유감천만 사랑도감 6》

 오자키 이라

 박소현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3.5.30.



《심야의 유감천만 사랑도감 6》(오자키 이라/박소현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3)을 읽었다. 아주 천천히 야금야금 읽는다. 일본에서는 이미 열걸음이 나왔으나, 한글판은 언제 뒷걸음을 옮길는지 모를 뿐 아니라, 오자키 이라 님이 선보인 다른 그림꽃도 어영부영 안 옮길는지 모른다. 모든 사내가 얼뜨기이지는 않고, 모든 가시내가 철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야말로 숱한 사내는 얼뜬짓을 일삼고, 참으로 숱한 가시내는 철없는 사내를 살살 다독이면서 가르쳐 주기 일쑤이다. 사랑을 바란다면 ‘사랑’을 할 노릇인데, 철없고 얼뜬 숱한 사내는 ‘사랑’이 아닌 ‘짝짓기’에서 멈출 뿐 아니라, ‘짝지은 집에서 할 일’을 안 배운다든지, ‘짝짓는 길에 알아볼 일’에 무디기 일쑤이다. “여보, 밥 줘.” 하면 밥이 짠 하고 나올까? 터무니없고 웃기는 소리이다. 그렇지만 이런 얼뜨기에 스스로 갇힌 사내가 수두룩하고, 요사이는 가시내도 나란히 철을 잃어가려고 한다. 둘이 맞물리면서 이 그림꽃이 못 읽히거나 안 읽힐 수도 있겠다고 느낀다.


ㅍㄹㄴ


“절대로 싫어요. 음, 그야 그럴 수밖에요. 예를 들어 공장에서 나온 산업 폐기물은 자기 공장에서 처리하는 게 당연하잖아요. 다시 쓸 수 있게 만들든지 삶든지 굽든지.” (54쪽)


“뭘 하고 싶었던 건지는 몰라요. 외설적인 말을 입에 담음으로써 쾌감을 느끼는 건지, 여자의 반응을 보고 재미있어 하는 건지. 그런 타입의 변태를 만나버렸지 뭐예요. 기분 나쁜 건 저뿐이죠. 그저 사람을 불쾌하게 만들어 혼자 엑스터시를 느끼는 그런 인간 … 기분 나빠서 토할 것 같다, 그렇게 생각 안 하세요?” (99, 100쪽)


“별거혼이 당신이 말하는 ‘여성의 귀찮은 일을 전부 내팽개치기’ 위한 제도라면, 동거혼은 당신이 집안일을 전부 내팽개치기 위한 제도겠네요.” (133쪽)


“이렇게 귀찮은 짓은 상대방을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어!” (135쪽)


#尾崎衣良 #深夜のダメ??鑑


+


아직도 담배꽁초를 길에 버릴 만큼 시민의식이 바닥인 사람이 있단 말인가

→ 아직도 담배꽁초를 길에 버릴 만큼 삶넋이 바닥인 사람이 있단 말인가

→ 아직도 담배꽁초를 길에 버릴 만큼 살림넋이 바닥인 사람이 있단 말인가

62쪽


제가 있으면 무조건 신용받을 테니까요

→ 제가 있으면 그냥 믿을 테니까요

→ 제가 있으면 그대로 미쁠 테니까요

88쪽


여자들의 인내 위에 성립됐을 뿐이라는 것도 모른 채

→ 가시내가 참았기 때문인 줄도 모른 채

→ 순이가 받아줬기 때문인 줄도 모른 채

102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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