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28 : 순 -의 최애 작물


마늘 순은 요즘 유하 엄마의 최애 작물입니다

→ 요즘 유하 엄마는 마늘싹을 즐깁니다

→ 요즘 유하 엄마는 마늘종을 사랑합니다

《우리나라 시골에는 누가 살까》(이꽃맘, 삶창, 2022) 36쪽


마늘에 나는 싹이나 꽃줄기라면 ‘마늘싹’이라 하거나 ‘마늘종’이라 합니다. ‘최애’는 그냥 일본말씨입니다. 마늘싹을 즐기거나 마늘종을 사랑할 적에 조금 더 이 땅과 들숲을 헤아려 보기를 바랍니다. 이 보기글에서 임자말 “유하 엄마는”은 글 사이가 아닌 앞에 있을 노릇이니, ‘마늘싹·마늘종’하고 자리를 바꿉니다. ㅍㄹㄴ


순(筍) : 나무의 가지나 풀의 줄기에서 새로 돋아 나온 연한 싹

최애(最愛) : 가장 사랑함

작물(作物) : 논밭에 심어 가꾸는 곡식이나 채소 = 농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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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27 : -들의 나는 도착


벌레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나는 언제나 동생보다 늦게 집에 도착해요

→ 벌레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언제나 동생보다 늦게 집에 와요

→ 벌레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언제나 동생보다 늦게 집에 와요

《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진주·가희, 핑거, 2024) 3쪽


벌레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풀꽃 이야기를 듣고 바람 이야기를 들으며 별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 보기글은 ‘나는’을 글 사이에 넣으나, 맨앞으로 옮기거나 털어낼 노릇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작은 이웃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다가 집에 늦게 닿습니다. 늦게 올 수 있어요. 늦게 갈 만합니다. 속삭이고 노래하면서 함께하는 뭇숨결을 느끼거든요. ㅍㄹㄴ


도착(到着) : 목적한 곳에 다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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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7.6.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도종환 글, 창비, 2011.7.18.



아침부터 싱싱칸을 옮긴다. 싱싱칸을 놓은 둘레에 낀 먼지를 쓸고닦는다. 싱싱바람을 내는 곳을 뜯으니 먼지가 수북하다. 이 먼지를 하나하나 털고 훔친다. 두 시간 남짓 두 아이하고 싱싱칸 겉속을 샅샅이 닦는다. 이러고서 씻고 빨래를 한다. 밥을 지어서 차린다. 등허리를 펴려고 드러눕는다. 늦은낮에 싱싱칸을 보니 어쩐지 살아난 듯싶다. 저녁을 지날 무렵에는 예전처럼 잘 돌아간다고 느낀다. 셈틀도 틈틈이 먼지털이를 해야 하듯 싱싱칸도 매한가지일 텐데, 2012년부터 여태껏 속을 뜯어서 먼지털이를 하자는 마음을 못 품었구나.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를 모처럼 되읽었다. ‘노래지기’가 아닌 ‘벼슬아치’로 자리를 바꾼 글쓴이 발자국은 여러모로 안쓰럽다. 벼슬을 쥐고 감투를 얻으려면 줄서기를 잘해야 한다지만, 중국을 우러르는 모습도 못마땅하다. 그렇다면 글만 잘 쓰면 되는가? 벼슬과 감투를 나란히 쥐더라도 글붓을 안 놓으면 되는가? 벼슬을 쥐었으면 감투는 벗든지, 감투를 썼다면 벼슬을 놓든지, 벼슬이나 감투를 챙긴다면 글붓은 내려놓든지, 아니면 글붓을 잡고서 벼슬과 감투 모두 내치든지 할 노릇이다. 몽땅 움켜쥐려는 몸짓은 그저 안타깝다. 뭐 하나를 붙잡으면 다들 끝까지 사로잡히거나 홀리는구나 싶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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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7.5.


《새처럼》

 포푸라기 글·그림, 창비, 2025.1.10



느긋이 두바퀴로 들길을 달려 본다. 햇볕을 듬뿍 쬐는 사람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여름이기에 여름볕을 머금으면서 튼튼하게 마련이다. 겨울에는 겨울바람을 실컷 받아들이기에 튼튼할 수 있다. 저녁에는 넷이 둘러앉아서 우리집 싱싱칸(냉장고)을 어떻게 보살피면서 하루살림을 이을 만한지 곰곰이 짚어 본다. 일고여덟 해마다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열네 해째 써온 싱싱칸을 차분히 되살리자고 생각한다. 《새처럼》을 곱씹는다. 이쁜 아이(캐릭터)를 그야말로 이쁘게 담은 얼개인데, 이처럼 아이를 이쁘게 그리려고 하는 그림책마다 샛길이나 허방에 빠지게 마련이다. 요새는 시골에까지 잿더미(아파트)를 올려서 전남 고흥조차 ‘잿더미 한 채’에 3억이니 5억이니 하는데, 모든 싸움불굿은 ‘서울을 빼앗으려’고 할 뿐이다. 싸울아비는 시골 논밭이며 들숲메를 사납게 짓밟고 망가뜨리기만 한다. 논밭과 들숲메를 망가뜨리면 ‘밥’을 못 얻는 줄 아예 생각조차 못 한다. 싸움터(군부대)는 시골에 두되, “시골을 지키려는 싸울아비”는 아무도 없다. 보라, 서울 어디에 새가 깃들 데가 있나? 보라, 서울 어디에 새가 먹이를 찾을 데가 있나? 이미 서울은 새도 숲짐승도 사람까지도 잡아먹고 짓밟고 팽개친다. 섣불리 ‘평화’라는 이름만 붙이지 않기를 빈다. 마을에 새를 품고서, 온갖 텃새와 철새가 마을 곳곳에 둥지를 틀며 노래하는 살림길을 펼 적에 비로소 ‘어깨동무’를 이룬다. 이쁜 그림결이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이쁘게 꾸미는 붓끝으로는 어깨동무도 시골도 마을도 새도 못 담을 뿐 아니라, 싸움터도 싸움불굿도 싸울아비도 제대로 못 그릴 뿐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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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7.4.


《우주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켈레 제라디 글/이지민 옮김, 혜윰터, 2022.8.15.



여름구름이 아름답고 반갑다. 지난봄까지 ‘멧불알림’을 날마다 쉰 판씩 떠들더니, 이제는 ‘더위알림’을 날마다 다섯 판쯤 떠든다. 마을마다 쩌렁쩌렁 울리는 소리를 틀어대어야 ‘공무원 일처리’로 여기는가 보다. ‘21세기 첨단시대’에 참으로 어울리는(?) 일인 듯싶다. 작은아이하고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제비집이 성가시다면서 사납게 치울 뿐 아니라 쐐기나 가시를 박는 집이 있으나, 제비가 둥지를 틀기에 해가리개를 안 건드리면서 아끼는 집이 있다. ‘흥부 놀부’는 옛이야기일 뿐으로 여기지 싶다. 새를 미워하고 들숲메바다를 등져도 돈만 잘 벌면 그만이라고 여기는 돌개바람이 매섭다. 《우주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를 읽었다. 적잖은 사람들은 펑펑 쏘아올려서 달이나 여러 별을 다녀올 수 있어야 ‘누리길(우주시대)’로 여기는데, 별빛을 읽고 알고 나누면서 스스로 품는 길일 적에 비로소 누리길이지 않을까? 어마어마하게 돈을 들이붓는 ‘펑펑질’인데, 돈을 들여야만 이웃별을 드나들 수 있다면, 돈이 없는 사람은 묵은길인 셈인가? 우리가 있는 이곳부터 살림돈을 나누면서, 바로 이곳부터 푸르게 돌보는 마음을 일굴 적에, 바야흐로 누리길과 살림길을 이루리라 본다. 싸움길(전쟁)을 끊지 않고서는 새누리로 못 간다.


#NotNecessarilyRocketScience #ABeginnersGuidetoLifeintheSpaceAge

#KellieGerardi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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