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7.5.


《새처럼》

 포푸라기 글·그림, 창비, 2025.1.10



느긋이 두바퀴로 들길을 달려 본다. 햇볕을 듬뿍 쬐는 사람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여름이기에 여름볕을 머금으면서 튼튼하게 마련이다. 겨울에는 겨울바람을 실컷 받아들이기에 튼튼할 수 있다. 저녁에는 넷이 둘러앉아서 우리집 싱싱칸(냉장고)을 어떻게 보살피면서 하루살림을 이을 만한지 곰곰이 짚어 본다. 일고여덟 해마다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열네 해째 써온 싱싱칸을 차분히 되살리자고 생각한다. 《새처럼》을 곱씹는다. 이쁜 아이(캐릭터)를 그야말로 이쁘게 담은 얼개인데, 이처럼 아이를 이쁘게 그리려고 하는 그림책마다 샛길이나 허방에 빠지게 마련이다. 요새는 시골에까지 잿더미(아파트)를 올려서 전남 고흥조차 ‘잿더미 한 채’에 3억이니 5억이니 하는데, 모든 싸움불굿은 ‘서울을 빼앗으려’고 할 뿐이다. 싸울아비는 시골 논밭이며 들숲메를 사납게 짓밟고 망가뜨리기만 한다. 논밭과 들숲메를 망가뜨리면 ‘밥’을 못 얻는 줄 아예 생각조차 못 한다. 싸움터(군부대)는 시골에 두되, “시골을 지키려는 싸울아비”는 아무도 없다. 보라, 서울 어디에 새가 깃들 데가 있나? 보라, 서울 어디에 새가 먹이를 찾을 데가 있나? 이미 서울은 새도 숲짐승도 사람까지도 잡아먹고 짓밟고 팽개친다. 섣불리 ‘평화’라는 이름만 붙이지 않기를 빈다. 마을에 새를 품고서, 온갖 텃새와 철새가 마을 곳곳에 둥지를 틀며 노래하는 살림길을 펼 적에 비로소 ‘어깨동무’를 이룬다. 이쁜 그림결이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이쁘게 꾸미는 붓끝으로는 어깨동무도 시골도 마을도 새도 못 담을 뿐 아니라, 싸움터도 싸움불굿도 싸울아비도 제대로 못 그릴 뿐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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