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위주 爲主


 남성 위주의 사회 → 사내밭 / 사내판 / 사내바다

 흥미 위주의 기사 → 재밋거리 글

 실력 위주로 사람을 뽑다 → 솜씨를 보며 사람을 뽑다

 자기 위주로 생각하고 행동했다 → 저만 생각하고 움직인다

 입시 위주의 학교 교육은 → 셈겨룸만 보는 배움터는

 황금빛이 위주였다 → 거의 샛노랗다


  ‘위주(爲主)’는 “으뜸으로 삼음”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으뜸·첫째·꼭두

가운데·한가운데·복판·한복판’으로 손봅니다. ‘판·마당·바탕·밑·밑바탕·밑절미’나 ‘물결·너울·바다·밭’로 손보고요. ‘-만·-로·거의·으레’나 ‘보다·바라보다·살피다·따지다·다루다’로 손볼 수 있고, ‘알다·헤아리다·생각하다’나 ‘매이다·얽매이다·갇히다’로 손보아도 되어요. ㅍㄹㄴ



내가 지금까지 해 온 여행은 과정을 무시한 목적지 위주의 여행이었다

→ 내가 이제까지 해온 마실은 길을 안 보고 끝만 본 셈이었다

→ 나는 여태까지 흐름을 안 본 채 끝으로만 달린 마실을 했다

《잃어버린 여행가방》(박완서, 실천문학사, 2005) 12쪽


건교부의 관련법에서는 홍수만을 위주로 다룰 뿐, 하천 환경을 좋게 하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 건교부가 세운 틀은 큰물만을 다룰 뿐, 냇물을 가꾸려는 마음은 보이지 않습니다

→ 건교부 틀은 물벼락만을 살필 뿐, 냇물을 가꾸려는 생각은 보이지 않습니다

《지구를 살리는 빗물의 비밀》(한무영, 그물코, 2009) 53쪽


농업 위주의 삶을 꾸려 나가던 공동체는

→ 흙살림을 꾸려 나가던 두레는

→ 흙짓기로 꾸려 나가던 시골은

《열세 살 여공의 삶》(신순애, 한겨레출판, 2014) 49쪽


오늘날은 돈이 되는 작물 위주로 단일 작물을 대량 재배한단다

→ 오늘날은 돈이 되는 남새 한 가지만 잔뜩 심는단다

→ 오늘날은 돈이 되는 열매 하나만 한가득 키운단다

《10대와 통하는 환경과 생태 이야기》(최원형, 철수와영희, 2015) 78쪽


주로 애상과 회고 위주인 일부 문인들의 글을 흉내내도록 하였던 것이다

→ 쓸쓸하게 옛날을 생각하는 몇몇 글쟁이를 흉내내도록 한 셈이다

→ 애틋하게 옛일을 돌아보는 몇몇 글꾼을 흉내내도록 한 꼴이다

《글쓰기, 이 좋은 공부》(이오덕, 양철북, 2017) 63쪽


초창기에는 저희에게 영향을 많이 준 책들 위주로 입고했는데

→ 처음에는 저희를 일깨운 책을 바탕으로 들였는데

→ 처음에는 저희가 즐겁게 읽은 책만 들였는데

→ 처음에는 저희가 반긴 책을 살펴서 들였는데

→ 처음에는 저희를 북돋운 책을 헤아려 들였는데

《전국 책방 여행기》(석류, 동아시아, 2019) 23쪽


왜 투쟁을 타도 위주로만 여겨야 한단 말인가

→ 왜 싸움을 쳐내기로만 여겨야 한단 말인가

→ 왜 자빠뜨리는 싸움만 보아야 한단 말인가

→ 왜 거꾸러뜨리는 싸움만 해야 한단 말인가

→ 왜 무너뜨리는 싸움이어야만 하는가

→ 왜 몰아내는 싸움이어야만 하는가

→ 왜 깨부수는 싸움이어야만 하는가

《엄마도 페미야?》(강준만, 인물과사상사, 2022) 33쪽


아이 위주로 돌아가기 마련인데

→ 아이를 보며 돌아가게 마련인데

→ 아이 바탕으로 돌아가는데

《한 달의 고베》(한예리, 세나북스, 2025) 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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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요청 要請


 협력 요청 → 도움 바람

 그의 간곡한 요청을 거절했다 → 그가 애써 바랐으나 내쳤다

 선박에서 구조 요청이 왔다 → 배에서 도와 달라 했다

 사람들의 요청에 못 이겨 → 사람들 말씀에 못 이겨

 개편이 절실히 요청된다 → 꼭 고쳐야 한다

 긴밀한 협조가 요청된다 → 가깝게 도와야 한다

 해 달라고 요청했다 → 해 달라고 빌었다

 지원을 요청했다 → 돕기를 바랐다


  ‘요청(要請)’은 “1. 필요한 어떤 일이나 행동을 청함. 또는 그런 청 2. [수학] 유클리드의 《기하학 원론》의 공리 가운데 기하학적인 내용을 갖는 공리 = 공준 3. [철학] 공리(公理)처럼 자명하지는 않으나 증명이 불가능한 명제로서, 학문적 또는 실천적 원리로서 인정되는 것 = 공준”을 가리킨다지요. ‘걸다·걸리다·걸다·달다’나 ‘꿈·꿈꾸다’나 ‘뜻·말·말씀·말하다·부르다’로 손봅니다. ‘묻다·물어보다·여쭈다·여쭙다’나 ‘비나리·비손·빌다’로 손보고요. ‘바람·바라다·받고 싶다·가지고 싶다·얻고 싶다’나 ‘얘기·이야기·혀를 놀리다’로 손볼 만하고, ‘가라사대·가로다·사뢰다’나 ‘절·절하다·작은절·큰절·납작·납죽·넙죽·엎드리다’로 손보면 됩니다. ‘내려보내다·내밀다·내세우다·앞세우다’나 ‘퍼붓다·쏟다·쏟아지다’로 손보고, ‘노리다·부리다·부려쓰다·시키다·심부름’이나 ‘조르다·들볶다·볶다·빗발치다·지싯·하도’로 손봅니다. ‘찾다·하다·해놓다·해두다’나 ‘목소리·목청소리·소리치다’로 손보아도 되어요. ㅍㄹㄴ



참다운 민족문학, 참다운 국민문학 건설에 대한 요청은

→ 참다운 겨레글, 참다운 나라글을 세우자는 꿈은

→ 참다운 겨레글꽃, 참다운 나라글꽃을 짓자는 바람은

《타는 목마름으로》(김지하, 창작과비평사, 1982) 157쪽


스코트는 때때로 글을 써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 때때로 스코트한테 글을 써 달라고 했다

→ 때때로 스코트가 글을 써 주기를 바랐다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헬렌 니어링/이석태 옮김, 보리, 1997) 173쪽


그런 지식인들에게 양자택일을 요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그런 글바치한테 하나를 고르라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그런 먹물한테 한길을 가라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선일보 공화국》(강준만, 인물과사상사, 1999) 164쪽


상대가 오프 더 레코드를 요청할 때는 가급적 수용하는 게

→ 저쪽이 쉬쉬하길 바랄 때는 되도록 받아들여야

→ 그쪽이 입닫기를 바랄 때는 모쪼록 따라야

《기자, 그 매력적인 이름을 갖다》(안수찬, 인물과사상사, 2006) 256쪽


아동의 권리와 인권은 인간상호 간의 도덕을 지탱하는 최소 조건을 유지하거나 회복하기 위해 요청되는 것이다

→ 어린이가 누릴 삶은 사람 사이를 참답게 다스리는 길을 지키거나 되살리는 바탕이다

→ 어린이가 즐겁게 살자면 사람 사이에 참빛을 지키거나 되살려야 한다

《도덕교육의 새로운 지평》(심성보, 서현사, 2008) 369쪽


언론의 미래는 훨씬 상업적이고 정치적인 요청들이 그 내용을 장악하는 훨씬 더 큰 복합체의 모습을 띠게 될 것처럼 보인다

→ 언론은 앞으로 훨씬 돈을 밝히고 정치가 속속들이 차지하는 훨씬 더 큰 꾸러미가 될 듯하다

→ 언론은 이제 훨씬 돈에 매이고 정치가 속을 차지하는 훨씬 더 큰 덩어리가 될 듯하다

《혁명을 표절하라》(트래피즈 컬렉티브/황성원 옮김, 이후, 2009) 383쪽


사찰순례길 일부 구간을 시범적으로 개척해 달라는 요청을 해온 것이다

→ 절마실길 몇몇 곳을 보기로 삼아 열어 달라고 여쭈었다

→ 절나들잇길 몇 곳을 닦아 주기를 바랐다

《올레, 사랑을 만나다》(강제윤, 위즈덤하우스, 2010) 79쪽


‘그루지야’를 쓰는 언어를 가진 나라들을 상대로 이름을 바꿔 달라 요청했다

→ ‘그루지야’라는 말을 쓰는 나라한테 이름을 바꿔 달라고 했다

→ ‘그루지야’라고 쓰는 나라한테 이름을 바꿔 주기를 바랐다

《콩글리시 찬가》(신견식, 뿌리와이파리, 2016) 175쪽


강연 요청이 오면 기차를 타고 갔고 어제는 대통령선거를 도왔어요

→ 이야기를 바라면 칙칙폭폭 타고 갔고 어제는 꼭두뽑기를 도왔어요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안도현, 창비, 2020) 30쪽


어떻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것이 차별금지법이에요

→ 어떻게 돕기를 바랄 수 있는지 알려주는 담허물기예요

→ 어떻게 도와주기를 바라는지 알려주는 어깨동무예요

《선생님, 노동을 즐겁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이승윤, 철수와영희, 2023) 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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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다한증 多汗症


 다한증으로 고생하다 → 땀앓이로 애먹다

 다한증의 체질이라서 → 땀을 많이 흘려서


  ‘다한증(多汗症)’은 “[의학] ‘땀 과다증’의 전 용어”라고 합니다. ‘땀앓이’나 ‘땀·땀방울·땀줄기’로 고쳐씁니다. ‘땀구슬·땀이슬’이나 ‘땀꽃·땀빛’으로 고쳐쓸 만합니다. ‘땀나다·땀노래·땀빼다·땀흘리다’로 고쳐써도 되어요. ㅍㄹㄴ



그는 다한증 때문에 여름이면

→ 그는 땀앓이 때문에 여름이면

→ 그는 땀 때문에 여름이면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고명재, 문학동네, 2022) 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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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문학동네 시인선 184
고명재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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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5.8.4.

노래책시렁 506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고명재

 문학동네

 2022.12.15.



  글보람(문학상)을 누리고 싶다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글을 보낼 수 있습니다. 글빛을 살리고 싶다면, 이웃하고 글종이를 나누면서 하루를 노래할 수 있습니다. 글보람에 얽매이기에 벼슬(대학교수)을 얻기 쉽습니다. 글빛을 사랑하기에 온누리 뭇사람과 뭇풀과 뭇나무와 뭇새를 이웃으로 삼으면서 오늘을 노래합니다. 《너무 보고플 땐 눈이 온다》를 먼저 읽고서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을 읽었습니다. 두 책을 나란히 읽어야 글쓴이가 왜 이런 글감을 잇는지 엿볼 만합니다. 또한 왜 ‘글쓰기’가 아닌 ‘글꾸밈’에 스스로 가두는지 들여다볼 수 있기도 합니다. 흔히들 ‘먹고살아야’ 하기에 이런 일과 저런 일을 한다고 여기지만, ‘일’하고 ‘먹고살기’는 다릅니다. ‘벌이(돈벌이)’를 바라보기에 ‘먹고살기’로 기울고, ‘일’을 마주하기에 ‘살림·하루·오늘·너나’라고 하는 길을 바라보면서 삶을 지어요. 돈벌이는 안 나쁘되, 언제나 우리 스스로 가둡니다. 일이란 좋음이나 나쁨이 아닌 오롯이 삶이면서 살림빛입니다. 바람이 일고 바다가 일듯, 쌀을 일어서 밥을 안칩니다. 스스로 일어서기에 새롭게 일어나고, 함께 일으키기에 나란히 피어납니다. ‘문학’이 아닌 ‘삶글·살림글·사랑글’이면 넉넉합니다.


ㅍㄹㄴ


가장 아름답게 무너질 벽을 상상하는 것 / 페이스트리란 / 구멍의 맛을 가늠하는 것 (페이스트리/32쪽)


노르웨이 북쪽의 푸른꼬리나방은 광석을 뜯어먹으며 성장하는데 산화구리철 때문에 날아간 궤적이 파랗게 반짝인다고 그건 신이 우주를 만든 이야기 같다 (어제도 쌀떡이 걸려 있었다/38쪽)


베란다 바닥에 아무렇게나 펼쳐둔 금귤을 보는 게 좋다 / 귤 말고 금귤의 덩치가 좋다 / 금관악기에 매달리는 빛의 손자국이 좋다 (엄마가 잘 때 할머니가 비쳐서 좋다/54쪽)


+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고명재, 문학동네, 2022)


온 세상이 멸하고 다 무너져내려도

→ 온누리가 무너져내려도

→ 온누리가 망가져도

5쪽


연의 아름다움은 바람도 얼레도 꽁수도 아니고 높은 것에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 아름다운 나래는 바람도 얼레도 꽁수도 아니고 높이 잇는다는 느낌

→ 아름다운 바람나래는 바람도 얼레도 꽁수도 아니고 높이 닿는다는 느낌

10쪽


찜통 속에 삼겹살을 넣고

→ 찜통에 세겹살을 넣고

11쪽


개화전선(開花前線)은 탄산처럼 북으로 넘치고

→ 꽃금은 보글보글 높이 넘치고

→ 꽃줄은 바글바글 높이 넘치고

19쪽


모래에 닿은 해변의 파도와 같다

→ 모래에 닿은 물결 같다

→ 모래에 닿은 바닷물 같다

→ 모래에 닿은 바닷방울 같다

29쪽


복수(腹水)를 안고 뒤뚱뒤뚱

→ 뱃물을 안고 뒤뚱뒤뚱

31쪽


그는 다한증 때문에 여름이면

→ 그는 땀앓이 때문에 여름이면

→ 그는 땀 때문에 여름이면

40쪽


나는 사람을 넘어 존재가 된다

→ 나는 사람을 넘어 내가 된다

→ 나는 사람을 넘어 빛이 된다

→ 나는 사람을 넘어 별이 된다

46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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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46 : 거리감 -지고 -져요


높임말을 쓰면 거리감이 느껴지고 낮춤말은 가깝지만 거칠게 느껴져요

→ 높임말을 쓰면 멀다고 느끼고, 낮춤말은 가깝지만 거칠다고 느껴요

→ 높임말은 멀다고 느끼고, 낮춤말은 가깝지만 거칠다고 느껴요

《생각이 깊어지는 열세 살 우리말 공부》(변택주, 원더박스, 2025) 6쪽


옮김말씨인 ‘느껴지다’인데, “-감이 느껴지고”는 겹말씨이기도 합니다. “거리감이 느껴지고”는 “멀다고 느끼고”로 바로잡고, “거칠게 느껴져요”는 “거칠다고 느껴요”로 바로잡습니다. ㅍㄹㄴ


거리감(距離感) : 1. 어떤 대상과 일정한 거리가 떨어져 있다고 느끼는 느낌 2.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간격이 있다는 느낌. 보통 친숙하지 않아 서로 마음을 트고 지낼 수 없는 서먹서먹한 느낌을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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