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8.3.


《150cm 라이프 3》

 타카기 나오코 글·그림/한나리 옮김, 시공사, 2016.1.25.



느긋이 쉬면서 하늘을 본다. 아침부터 빗방울이 가볍게 듣되, 해가 자주 나온다. 구름이 짙게 깔리고 더는 해가 안 나올 즈음 두바퀴를 달린다. 논두렁을 가른다. 바람이 대단히 세다. 멧비둘기도 참새도 왜가리도 흰새도 앞으로 못 날고 옆으로 밀린다. 바람에 빌리는 새는 바닥에 내려앉아서 걷는다. 새로서도 된바람이 부는 날에는 날갯짓이 고될 테지. 저녁에는 알록새(팔색조)가 뒤꼍에 찾아와서 한참 울다가 간다. 《150cm 라이프 3》을 읽었다. 굳이 앞걸음을 건너뛰고서 ‘네덜란드’ 이야기를 다룬 석걸음부터 읽는다. 우리집 곁님도 키가 작은데, 곁님 동생은 키가 껑충하다. 우리 곁님은 이녁 동생하고 다니면 둘레에서 으레 ‘동생네 동생’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았단다. 내가 곁님과 두 아이하고 다니면 나더러 “아이가 셋이네요” 하고 말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모든 사람은 얼굴이 다르다. 모든 사람은 목소리가 다르다. 모든 사람은 마음이 다르다. 모든 사람은 모두 다르다. 눈을 문득 감고서 나란히 바라보려고 한다면 ‘겉모습·겉치레·허울’을 감쪽같이 잊을 만하다. 한집안끼리도 이웃과 동무 사이에서도 ‘눈감고 마주할’ 일이다. 아니 ‘속눈 뜬 마음빛’으로 만나고 어울릴 줄 알아야겠지.


#たかぎなおこ #150cmライフ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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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8.2.


《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

 나호선 글, 여문책, 2022.3.21.



쉬엄쉬엄 하루를 보낸다. 자주 씻고 드러누워서 몸을 추스른다. 저잣마실로 장만한 먹을거리로 느긋이 한끼를 즐긴다. 간밤에는 별바라기를 했고, 낮에는 땀을 빼면서 풀노래를 듣는다. 잠자리가 부쩍 늘었다. 여름이 훅 끝나려 한다. 이제 한동안 시골집에서 책더미를 추스르고 치우자고 여기는데, 《풀꽃나무 들숲노래》 꾸러미가 집에 닿는다. 오늘이 흙날이니, 누리책집에는 사나흘쯤 뒤에 들어갈 테지. 


《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을 읽었다. 부천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열린배움터를 다녔다는 글쓴이는 이제 어디에서 살려나? 가난집에서 태어나고 아버지한테 얻어맞을 뿐 아니라, 어머니 혼자 살림돈을 벌어서 두 아들을 돌보느라 등허리가 휘었다는데, 이 모든 길은 스스로 배우는 삶이다. 다른 두 어버이를 지켜보면서 ‘내가 가는’ 길은 남이 아닌 바로 내가 고른다. 나도 글쓴이처럼 얼뜬 아버지와 혼자 살림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언니랑 나는 어려서부터 함께 곁일(알바)을 했고, 나는 고1∼고3일 적에도 곁일을 하며 내 책값으로 삼았다. 나는 1991∼93년에 인천에서 푸른배움터를 다니며 ‘입시설명’을 아예 들은 바 없지만, 스스로 찾아다니며 스스로 배우고 스스로 꾸러미(원서)를 냈다. 그런데 나만 이러지 않았다. 또래도 으레 이렇게 곁일을 했고, 집안일을 함께했고, 스스로 찾아보며 꾸러미를 내며 살았다. 


글쓴이는 2025년에 《부패하지 않는 사랑의 힘》이란 책을 새로 냈더라. 아직 한참 ‘배우는’구나 싶다. 어느 나이를 먹기에 ‘어른이 되’지 않는다. 스스로 철든 살림살이를 아이들(낳든 안 낳든)한테 물려줄 만한 이야기로 여밀 적에 비로소 ‘어른으로 거듭난’다. 어느 누구도 ‘어른이 되’지 않는 줄 알아차리기를 빈다. 누구나 ‘어른으로 거듭나는 오늘을 살아가며 살림하고 사랑할’ 뿐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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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57 : 추워진


어느 추워진 아침

→ 어느 추운 아침

→ 추운 아침

《흰》(한강, 난다, 2016) 72쪽


“더워진 날”이나 “추워진 아침”처럼 ‘-지다’를 쓰는 분이 차츰 늘어나는데, “더운 날”이나 “추운 아침”으로만 적으면 됩니다. “슬슬 더워진다”나 “차츰 추워진다”처럼 ‘-지다’를 붙이면 옮김말씨입니다. 우리말씨로는 “슬슬 덥다”나 “차츰 춥다”입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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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56 : 보름의 달 그녀 -의


보름의 달을 볼 때마다 그녀는 사람의 얼굴을 보곤 했다

→ 그는 보름달이 뜨면 사람얼굴을 보곤 한다

→ 그사람은 보름달마다 사람얼굴을 본다

《흰》(한강, 난다, 2016) 69쪽


보름에 뜨는 달은 “보름의 달”이 아닌 ‘보름달’입니다. 사람한테 얼굴이 있으니 ‘사람얼굴’입니다. 그도 그이도 그사람도 보름달이 뜨면 사람얼굴을 봅니다. ㅍㄹㄴ


그녀(-女) : 주로 글에서, 앞에서 이미 이야기한 여자를 가리키는 삼인칭 대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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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83 : 번째 질문에 대해 답 -의 -ㅁ 필요


두 번째 질문에 대해 답을 하려면 이 스승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 이다음은 이 스승 이야기로 풀려고 합니다

→ 둘째 이야기는 이 스승 이야기로 하겠습니다

《삶을 바꾸는 책 읽기》(정혜윤, 민음사, 2012) 23쪽


이 보기글은 얼개부터 얄궂습니다. 무늬한글인 옮김말씨입니다. 둘째로 묻는 말을 이야기하려면 “이 스승 이야기”를 풀어내야 한다는 뜻이라면, 이 뜻대로 수수하게 글을 쓰면 됩니다. “둘째 이야기는 + 이 스승 이야기로 + 하겠습니다”로 손볼 만합니다. “이다음은 + 이 스승 이야기로 + 풀려고 + 합니다”로 손보아도 어울려요. ㅍㄹㄴ


번째(番-) : 차례나 횟수를 나타내는 말

번(番) : 1. 일의 차례를 나타내는 말 2. 일의 횟수를 세는 단위 3. 어떤 범주에 속한 사람이나 사물의 차례를 나타내는 단위

질문(質問) : 모르거나 의심나는 점을 물음

대하다(對-) : 1. 마주 향하여 있다 2. 어떤 태도로 상대하다 3. 대상이나 상대로 삼다 4. 작품 따위를 직접 읽거나 감상하다

답하다(答-) : 1. 부르는 말에 응하여 어떤 말을 하다 = 대답하다 2. 질문이나 의문을 풀이하다 = 해답하다 3. 물음이나 편지 따위에 반응하다 = 회답하다

필요(必要) : 반드시 요구되는 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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