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8.2.
《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
나호선 글, 여문책, 2022.3.21.
쉬엄쉬엄 하루를 보낸다. 자주 씻고 드러누워서 몸을 추스른다. 저잣마실로 장만한 먹을거리로 느긋이 한끼를 즐긴다. 간밤에는 별바라기를 했고, 낮에는 땀을 빼면서 풀노래를 듣는다. 잠자리가 부쩍 늘었다. 여름이 훅 끝나려 한다. 이제 한동안 시골집에서 책더미를 추스르고 치우자고 여기는데, 《풀꽃나무 들숲노래》 꾸러미가 집에 닿는다. 오늘이 흙날이니, 누리책집에는 사나흘쯤 뒤에 들어갈 테지.
《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을 읽었다. 부천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열린배움터를 다녔다는 글쓴이는 이제 어디에서 살려나? 가난집에서 태어나고 아버지한테 얻어맞을 뿐 아니라, 어머니 혼자 살림돈을 벌어서 두 아들을 돌보느라 등허리가 휘었다는데, 이 모든 길은 스스로 배우는 삶이다. 다른 두 어버이를 지켜보면서 ‘내가 가는’ 길은 남이 아닌 바로 내가 고른다. 나도 글쓴이처럼 얼뜬 아버지와 혼자 살림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언니랑 나는 어려서부터 함께 곁일(알바)을 했고, 나는 고1∼고3일 적에도 곁일을 하며 내 책값으로 삼았다. 나는 1991∼93년에 인천에서 푸른배움터를 다니며 ‘입시설명’을 아예 들은 바 없지만, 스스로 찾아다니며 스스로 배우고 스스로 꾸러미(원서)를 냈다. 그런데 나만 이러지 않았다. 또래도 으레 이렇게 곁일을 했고, 집안일을 함께했고, 스스로 찾아보며 꾸러미를 내며 살았다.
글쓴이는 2025년에 《부패하지 않는 사랑의 힘》이란 책을 새로 냈더라. 아직 한참 ‘배우는’구나 싶다. 어느 나이를 먹기에 ‘어른이 되’지 않는다. 스스로 철든 살림살이를 아이들(낳든 안 낳든)한테 물려줄 만한 이야기로 여밀 적에 비로소 ‘어른으로 거듭난’다. 어느 누구도 ‘어른이 되’지 않는 줄 알아차리기를 빈다. 누구나 ‘어른으로 거듭나는 오늘을 살아가며 살림하고 사랑할’ 뿐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