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37 : 심해지고 점점 -해지고 있


더위가 심해지고 바다가 점점 따뜻해지고 있어요

→ 더 덥고 바다는 자꾸자꾸 따뜻해요

→ 더욱 덥고 바다는 자꾸만 따뜻해요

《내일도 눈이 올까요?》(마사코 야마시타/최혜기 옮김, 산하, 2012) 4쪽


여름에는 덥게 마련이지만, 오늘날 더위는 끔찍할 만큼 사납다고 여깁니다. 이러다 보니 ‘더워지다’라든지 “더위가 심해지다”처럼 옮김말씨를 쓰는 분이 늘어납니다. 그러나 우리말씨로는 ‘덥다’입니다. ‘-지다’를 안 붙입니다. 우리는 오늘 이곳에서 느끼는 결을 그대로 말로 나타냅니다. 바다를 놓고도 매한가지입니다. 옮김말씨인 “바다가 점점 따뜻해지고 있어요”가 아닌, “바다는 자꾸만 따뜻해요”처럼 적어야 알맞습니다. ㅍㄹㄴ


점점(漸漸) : 조금씩 더하거나 덜하여지는 모양 ≒ 초초(稍稍)·점차·차차

심하다(甚-) : 정도가 지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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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38 : 것 힘이 될 거


옆에 있는 것만으로 힘이 될 거야

→ 옆에 있으면 힘이 나

→ 옆에 있기만 해도 기운나

《안녕》(박소정, 보리, 2021) 14쪽


군말씨인 ‘것’을 넣으면 말결이 무너집니다. “(누구한테) 힘이 되다”라는 말씨가 슬며시 퍼지는데, ‘돕다·거들다’로 손질하거나 “(네가 도와서 나는) 힘이 난다” 즈음으로 손질합니다. 네가 옆에 있으니 힘이 납니다. 네가 돕지 않더라도 옆에 있는 모습을 보고서 우리 스스로 기운을 차립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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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39 : 넘버원 온리원 게 전혀 것


넘버원 또는 온리원 같은 게 전혀 아닌 것입니다

→ 꼭두나 첫째가 아주 아닙니다

→ 높거나 반짝이지 않습니다

→ 빛나거나 훌륭하지 않습니다

《문학상 수상을 축하합니다》(도코 고지 외/송태욱 옮김, 현암사, 2017) 6쪽


일본에서는 영어를 여러모로 어느 곳에나 쉽게 씁니다. 우리는 우리말로 어느 곳에나 즐겁게 풀어낼 수 있습니다. ‘넘버원·온리원’을 굳이 안 써도 됩니다. 군말씨인 ‘게·것’은 털어내고, 일본말씨 ‘전혀’도 손질합니다. ㅍㄹㄴ


넘버원(number one) : 첫째나 으뜸. 또는 그런 사람이나 물건

number one : 1. 최고 2. (어느 한 주 동안의) 1위 곡[음반] 3. 자기 자신 4. (어린아이의 말로) 쉬[오줌]

온리원 : x

only one : [두운] 단 하나, 유일한 것, 하나뿐인 사람

the only one : x

전혀(全-) : (주로 부정하는 뜻을 나타내는 낱말과 함께 쓰여) ‘도무지’, ‘아주’, ‘완전히’의 뜻을 나타낸다 ≒ 만만·전연(全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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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8.15. 모든 새길



  아침에 큰아이가 배웅을 한다. 하루하루 두 아이 손끝이 여물면서 스스로 피어난다. 아이는 언제나 스스로 피어날 꿈으로 두 어버이를 찾아온다. 어른은 스스로 새롭게 깨어나려고 아이를 맞이한다. 낳는길과 기른길은 다르면서 나란하다. 낳기만 해서 끝이 아니고, 먹여살리기만 하면 끝이지 않다.


  우리는 저마다 새길을 짓고 누리고 나누려고 하루를 맞이한다. 모든 하루는 새길이고, 모든 아침은 첫발이며, 모든 밤은 “꿈씨를 묻는 첫마음”이다. 날마다 새로운 줄 지켜보기에 문득 알아보는 눈을 뜬다. 날마다 안 새롭다고 여기니까 스스로 갇혀서 망가지고 닳는다.


  오늘(2025.8.15) 저녁에 〈책과 아이들〉에서 ‘낱말책 짓기’ 넉걸음을 맞이한다. 오늘은 ‘밥’으로 삶을 여는 길을 헤아린다. 먹든 안 먹든 누구나 바람과 물을 받아들여서 몸을 이룬다. 몸은 ‘바람 + 물’이다. 이 얼거리를 읽고 바라보고 받아안고 헤아리고 짚고 살피고 느끼고 깨달아서 눈뜰 적에 누구나 ‘님’이다. 겉몸뚱이로는 님이 아닌 놈에 머문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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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8.13. 아줌마 자전거



  두바퀴를 탄다고 하면 으레 값비싸고 날쌘 녀석이거나, 값비싸고 조그만 녀석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모름지기 “처음 두바퀴”는 ‘짐두바퀴’요, 저잣마실을 하는 ‘아줌마 두바퀴’이다. 다시 말하자면 ‘아저씨 두바퀴’는 저잣마실도 못 하고 아이도 못 태우면서 혼자 씽씽거리는 녀석인 셈이다.


  지난날에는 ‘아저씨 두바퀴’가 “쌀집 두바퀴”라 일컫는 짐바리였는데 어느새 숱한 아저씨는 짐꾼이라는 길을 팽개쳤다. 이동안 숱한 젊은이도 나란히 ‘씽씽바퀴’'로 기운다. 어린이랑 푸름이도 짐바리나 ‘아줌마 두바퀴’는 안 타려고 한다.


  우리가 우리말을 잊는 까닭은 너무나 쉽게 알 만하다. 삶을 등지고 살림을 안 하고 사랑을 잊으니, 말을 말답게 나누는 마음을 까맣게 팽개친다. 아기를 돌보는 벼슬꾼(대통령 장차관 시도지사 군수 국회의원) 나으리는 몇이나 있을까? 심부름꾼 없이 저잣마실을 하고서 집안일을 하는 나으리는 있는가?


 아즘마가 나라일을 맡아야 아름답다(평화·평등·민주·통일). ‘아줌마’ 아닌 “아줌마 시늉”이 아니라 “그저 아줌마”가 나라와 마을과 집을 보살필 적에 온누리가 깨어난다. 이 곁에서 아저씨는 나란히 짐바리를 달리며 노래해야지. 아이들은 아줌마랑 아저씨를 둘러싸고서 느긋이 뛰놀 수 있기를 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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