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06 : 행복했으면 좋겠


나는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 나는 네가 잘살기를 바라

→ 나는 네가 즐거우면 돼

→ 나는 네가 기쁘면 넉넉해

《털가죽과 솜뭉치 1》(루이케 우미/윤보라 옮김, 대원씨아이, 2025) 119쪽


입버릇처럼 흔히 쓰는 ‘행복’이지만 오히려 이 한자말을 쓸수록 기쁘거나 보람있거나 즐겁거나 흐뭇한 길하고 멀리 가는구나 싶습니다. 다 다른 때와 곳에서 다 다르게 ‘기쁘다·즐겁다·반갑다·고맙다·설레다·흐뭇하다·신나다·들뜨다·벅차다·부풀다·가볍다·홀가분하다·아름답다·보람차다·반짝이다’ 같은 낱말을 찬찬히 가려서 쓸 노릇입니다. “행복했으면 좋겠어”는 잘못 쓰는 말씨이기도 합니다. ‘-했으면’은 이미 일어난 일을 가리키는 말씨인데, ‘-겠어’는 앞으로 일어날 일을 가리키는 말씨예요. 둘이 부딪힙니다. 우리말씨로는 “잘살기를 바라”나 “즐거우면 돼”로 가다듬을 만합니다. 바로 오늘 이곳에서 어떤 마음인지 차분히 드러낼 적에 비로소 기쁘고 넉넉한 길에 서게 마련입니다. ㅍㄹㄴ


행복(幸福) : 1. 복된 좋은 운수 2.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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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005 : 전달 -의 -ㅁ


전달하는 일의 어려움을 배웠다

→ 알리기가 어렵다고 배운다

→ 말하기란 어렵다고 배운다

《털가죽과 솜뭉치 1》(루이케 우미/윤보라 옮김, 대원씨아이, 2025) 32쪽


알리기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말하기가 쉬울 수 있습니다. 밝히기가 어려운 나머지 쭈뼛거릴 만합니다. 드러내기가 오히려 쉽기에 스스럼없이 털어놓기도 합니다. 늘 배우고 언제나 새로 맞아들입니다. ㅍㄹㄴ


전달(傳達) : 1. 지시, 명령, 물품 따위를 다른 사람이나 기관에 전하여 이르게 함 2. 자극, 신호, 동력 따위가 다른 기관에 전하여짐 3. [의학] 신경 섬유의 흥분이 신경 근육의 접합부(接合部)에 전하여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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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004 : 이해 무언가가 시작되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 채 무언가가 시작되었다

→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무슨 일이 생겼다

→ 아무것도 모르는 채 무슨 일이 벌어졌다

→ 얼결에 무슨 일이 일어났다

《털가죽과 솜뭉치 1》(루이케 우미/윤보라 옮김, 대원씨아이, 2025) 6쪽


아직 알지 못하기에 ‘무언가가’가 틀린말씨인 줄 못 느낍니다. 여태껏 몰랐으니 ‘시작되었다’가 일본옮김말씨인 줄 못 알아챕니다. 찬찬히 짚으면서 돌아보기에 ‘무언가가’를 ‘무엇이’나 “무슨 일이”로 다듬습니다. 얼결에 벌어지거나 생기거나 일어나는 여러 가지를 가만히 마주합니다. ㅍㄹㄴ


이해(理解) : 1. 사리를 분별하여 해석함 2. 깨달아 앎 3. = 양해(諒解)

시작(始作) :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또는 그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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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003 : 다른 압도적 다르지


다른 여우들과 압도적으로 다르지 않나요

→ 여느 여우와 엄청나게 다르지 않나요

→ 다른 여우에 대면 훌륭하지 않나요

→ 다른 여우에 비기면 눈부시지 않나요

《털가죽과 솜뭉치 1》(루이케 우미/윤보라 옮김, 대원씨아이, 2025) 31쪽


“다른 무엇과 다르지”라 하면 아리송합니다. 이미 “다른 무엇”이라 하면서 “다르지”라 말하는 셈인데, 이때에는 앞쪽을 ‘여느’나 ‘저쪽’이나 ‘이쪽’처럼 다르게 적어야 어울립니다. 또는 앞쪽을 “다른 무엇에 대면”으로 손보면서 뒤쪽을 털어냅니다. 우리는 서로 그야말로 다르고, 엄청나게 다르고, 놀랍게 다르고, 눈부시게 다릅니다. ㅍㄹㄴ


압도적(壓倒的) : 보다 뛰어난 힘이나 재주로 남을 눌러 꼼짝 못하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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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002 : 선별의 순간 동료들 -고 있는 중


선별의 순간을 함께 맞이하려고 동료들을 모으고 있는 중이야

→ 걸러낼 때를 함께 맞이하려고 동무를 모아

→ 골라낼 때를 함께 맞이하려고 또래를 모아

《우리들은 모두 *어 있다 2》(킨다이치 렌주로/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5) 36쪽


일본말씨인 “選別の瞬間”을 “선별의 순간”처럼 한자 소리값만 따서 한글로 적는들 우리말씨일 수 없습니다. “걸러낼 때”나 “거를 때”나 “골라낼 때”나 “고를 때”로 다듬습니다. 동무나 또래나 띠앗을 모은다면, “모은다”나 “모아”나 “모으지”라 하면 되어요. “모으고 있는 중”은 그야말로 군더더기입니다. ㅍㄹㄴ


선별(選別) : 1. 가려서 따로 나눔. ≒선분02(選分) 2. [생물] 같은 계통의 유전자형이나 품종을 골라내는 일

순간(瞬間) : 1. 아주 짧은 동안 ≒ 순각(瞬刻) 2. 어떤 일이 일어난 바로 그때. 또는 두 사건이나 행동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는 바로 그때

동료(同僚) : 같은 직장이나 같은 부문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 ≒ 등제·붕료

중(中) : [의존명사] 1. 여럿의 가운데 2. 무엇을 하는 동안 3. 어떤 상태에 있는 동안 4. 어떤 시간의 한계를 넘지 않는 동안 5. 안이나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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