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81 : 질문에 대한 답 복잡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복잡합니다

→ 이렇게 물으면 말하기 어렵습니다

→ 이렇게 물으면 골치가 아픕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과학 기술 문해력》(임완수·배성호, 철수와영희, 2025) 6쪽


일본옮김말씨인 “이러한 + 질문에 대한 + 답은 + 복잡합니다”는 “이렇게 + 물으면 + 말하기 어렵습니다”쯤으로 다듬을 만합니다. “말하기 까다롭습니다”나 “골치가 아픕니다”나 “머리가 아픕니다”로 다듬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질문(質問) : 모르거나 의심나는 점을 물음

대하다(對-) : 1. 마주 향하여 있다 2. 어떤 태도로 상대하다 3. 대상이나 상대로 삼다 4. 작품 따위를 직접 읽거나 감상하다

답(答) : 1. 부르는 말에 응하여 어떤 말을 함. 또는 그 말 = 대답 2. 질문이나 의문을 풀이함. 또는 그런 것 3. 물음이나 편지 따위에 반응함. 또는 그런 반응 = 회답

복잡(複雜) : 1. 일이나 감정 따위가 갈피를 잡기 어려울 만큼 여러 가지가 얽혀 있음 2. 복작거리어 혼잡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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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82 : -의 톤 뉘앙스 표정 비언어적 요소 전달


목소리의 톤, 뉘앙스나 표정 같은 비언어적 요소를 전달하지 못합니다

→ 목소리, 말결, 얼굴빛은 들려주지 못합니다

→ 목소리, 말빛, 낯빛은 보여주지 못합니다

→ 목소리, 말씨, 얼굴은 밝히지 못합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과학 기술 문해력》(임완수·배성호, 철수와영희, 2025) 24쪽


‘목소리’라고만 해도, 목으로 내는 소리가 어떤 결인지 나타내니, “목소리의 톤”은 겹말입니다. 우리는 목소리만 들어도 어떤 마음이나 흐름인지 읽어요. 말결이나 말빛이나 말씨로 서로 다르구나 하고 알아챕니다. 얼굴이며 낯을 느끼면서 속내를 헤아리고요. 이 보기글은 “목소리, 말결, 얼굴빛”이 무엇인가 하고 밝히는 만큼 “비언어적 요소 전달” 같은 일본말씨는 군더더기입니다. ㅍㄹㄴ


톤(tone) : 1.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분위기나 어조 따위 2. [미술] = 색조(色調). ‘색조’로 순화 3. [음악] 일정한 높이의 악음

뉘앙스(<프>nuance) : 음색, 명도, 채도, 색상, 어감 따위의 미묘한 차이. 또는 그런 차이에서 오는 느낌이나 인상. ‘느낌’, ‘말맛’, ‘어감’으로 순화

표정(表情)’은 “마음속에 품은 감정이나 정서 따위의 심리 상태가 겉으로 드러남

비언어적 : x

요소(要素) : 1. 사물의 성립이나 효력 발생 따위에 꼭 필요한 성분. 또는 근본 조건 2. 그 이상 더 간단하게 나눌 수 없는 성분 3. [법률] 구체적인 법률 행위 또는 의사 표시의 내용 중 그 의사를 표시하는 사람에 의하여 중요한 의의를 가지게 된 부분 4. [수학] = 원소(元素)

전달(傳達) : 1. 지시, 명령, 물품 따위를 다른 사람이나 기관에 전하여 이르게 함 2. 자극, 신호, 동력 따위가 다른 기관에 전하여짐 3. [의학] 신경 섬유의 흥분이 신경 근육의 접합부(接合部)에 전하여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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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83 : 안 있


기뻐 안에는 이뻐가 들어 있다

→ 기뻐에는 이뻐가 있다

→ 기뻐에 이뻐가 들어간다

《기뻐의 비밀》(이안, 사계절, 2022) 24쪽


“기뻐 안에는”이나 “이뻐가 들어 있다”는 잘못 쓰는 옮김말씨입니다. 우리말씨로는 ‘안에는’이 아닌 ‘-에는’이라고만 합니다. “-가 있다”라 하고, “-가 들어간다”나 “-가 들었다”라 하고요.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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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84 : 그게 시인의 유일 절대적 무기 거


그게 시인의 유일하고도 절대적인 무기라는 거야

→ 이 하나가 노래지기를 빛낸대

→ 오직 이렇게 노래를 한대

→ 오로지 붓종이로 노래한대

《기뻐의 비밀》(이안, 사계절, 2022) 20쪽


노래를 쓰는 사람이 붓과 종이로 싸운다고 볼 수 있을는지 아리송합니다. 노래하는 사람은 싸우려는 뜻이 아니라, 사랑하려는 마음일 테니까요. 노래지기는 붓종이를 안 휘두릅니다. 노래꾼은 붓종이를 가만히 펴서 바람처럼 흩날립니다. 오직 붓종이로 온누리를 노래하려는 숨결이기에 스스로 빛날 만합니다. 그저 붓과 종이에 사랑을 그리면서 늘 새롭게 노래씨앗을 심고 나누니 눈부시기도 합니다. ㅍㄹㄴ


시인(詩人) : 시를 전문적으로 짓는 사람

유일(唯一) : 오직 하나밖에 없음

절대적(絶對的) : 1. 아무런 조건이나 제약이 붙지 아니하는 2. 비교하거나 상대될 만한 것이 없는

무기(武器) : 1. 전쟁이나 싸움에 사용되는 기구를 통틀어 이르는 말 ≒ 과병·장기 2. 어떤 일을 하거나 이루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나 도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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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8.2. 양복 정치



  전남 고흥에서 2011년부터 살며 지켜보면, 시골 군의원과 도의원도, 군수와 모든 벼슬아치도 양복차림이다. 어느 누구도 양복차림이 아닌 사람이 없다고 할 만하다. 시골 고등학교 교사도 이와 비슷한데, 그나마 시골과 서울 모두 초등학교만큼은 차림새가 ‘양복벗기’로 꽤 나아갔다. 요사이는 ‘양복 안 입은’ 초등 교장·교감이 꽤 늘었다.


  양복차림인 사람은 으레 양복차림인 사람을 만나고 일을 맡긴다. 양복차림이 양복차림을 만난다고 할 적에는, ‘사람과 사람’이 아닌 ‘겉옷과 겉옷’ 사이라는 뜻이요, 우리나라 벼슬판이 온통 ‘겉옷·겉모습·겉치레’로 흐른다는 뜻이기도 하다.


  틀림없이 어디에 있을 수 있되, 아직 시골 군수·실과장·군의원·도의원·국회의원 가운데 고무신을 꿰고서 손에 낫과 호미를 쥔 일꾼을 못 찾았다. 시골에서 살더라도 낫과 호미가 아닌 값비싼 농기계에다가 농약·화학비료를 듬뿍 쓰는 스마트팜으로 기울면서 ‘돈을 낳는 돈벌이 농업’으로 잡아먹는 얼거리이다. ‘양복차림’이란, 돈내음을 맡으면서 움직이는 길이요, 삶내음이나 살림내음이나 숲내음하고는 아주 동떨어진 굴레인 셈이다.


  옷 한 벌을 바꾼다고 해서 삶과 살림과 숲을 바꿀 수 있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이 꽤 많다만, 옷 한 벌을 못 바꾸거나 안 바꾸기에 이 삶과 살림과 숲이 다 망가지는 벼랑으로 치닫는다고도 느낀다. 왜 전남지사나 경북지사는 ‘맨발에 고무신에 낫을 쥔 차림’을 안 할까? 왜 전남교육감이나 경북교육감은 시골일을 하는 아이들 곁에 설 줄 모를까?


  양복차림인 분이 마을책집으로 걸어가서 책을 사읽는 일은 아주 드물거나 아예 없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책읽기만으로 배우지 않는다만, 적어도 책읽기조차 안 한다면, 이웃한테 스스럼없이 찾아가서 어깨동무하는 삶매무새로 배우는 길은 없다는 셈이겠지.


  천조각인 옷 한 벌로 ‘겉(힘·이름·돈)’을 내세우려는 모습이 양복차림이라 할 만하지 싶다. 천조각인 옷 한 벌을 가볍고 즐겁게 돌보는 모습은 이 터전을 새롭게 일구려는 손길과 몸짓으로 나아갈 만하지 싶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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