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수서 收書


 사서의 기본 업무라고 할 수 있는 수서(收書)는 물론 → 책지기 바탕일이라고 할 수 있는 책들임을 비롯해

 도서를 구입해 정리하는 수서(收書) 업무 → 책을 사서 갈무리하는 책갈무리


  ‘수서(收書)’는 낱말책에 없습니다. 영어로는 ‘acquisition’이라 하고 “1. 획득, 습득 2. 취득물, 이득, 뜻밖에 얻은 귀한 물건[사람]; 입수 도서 3. (기업) 인수, 매입(한 물건) 4. (레이더나 광학 장치에 의한 인공위성·미사일 등의) 포착(捕捉)”을 뜻한다고 해요. 이 영어를 일본에서는 ‘수서’로 옮겼지 싶은데, 우리나라는 ‘책들임·책차림’이나 ‘책갈무리·책갈망’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책빛·책눈’이나 ‘책살림·책삶’이라 할 만하고, ‘책노래·책맞춤’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수서’를 여섯 가지 싣는데 모두 털어낼 만합니다. 물에서 사는 일은 ‘물살이’라 하면 됩니다.



수서(手書) : 손수 글이나 편지를 씀. 또는 그 글이나 편지. 편지에서 손아랫사람에 대하여 쓰는 말이다 ≒ 수간·수찰·수한·수함

수서(手署) : 손수 서명함

수서(?書) : [미술] 팔체서(八體書)의 하나. 병기(兵器) 위에 썼다

수서(水棲) : 물에서 삶 ≒ 물살이

수서(首鼠) : 구멍에서 머리를 내밀고 나갈까 말까 망설이는 쥐라는 뜻으로, 머뭇거리며 진퇴나 거취를 정하지 못하는 상태를 이르는 말 = 수서양단

수서(隋書) : [책명] 중국 이십오사(二十五史)의 하나



수서는 한 권의 책이 도서관에 들어와 각 자료실 서가에 꽂히기 직전까지의 모든 업무를 말한다

→ 책들임은 책 하나가 도서관에 들어와 자료실마다 책꽂이에 꽂히기 앞서까지 모든 일을 말한다

→ 책갈무리는 책이 도서관에 들어와 자료실 책꽂이에 꽂히기 앞서까지 하는 모든 일을 말한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도서관 사서 실무》(강민선, 임시제본소, 2018) 127쪽


사서이면서 나는 수서(사서가 직접 선별하여 구매하거나 기증을 통해 입수한 자료를, 검수 및 회계, 정리 과정을 거쳐 도서관에 들여오는 작업)를 할 수도

→ 책지기이면서 나는 책들임(책지기가 손수 골라 장만하거나 받아서 살피고 갈무리하여 책을 놓는 일)을 할 수도

《사서의 일》(양지윤, 책과이음, 2021)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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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 안에서
아드리앵 파를랑주 지음, 신유진 옮김 / 보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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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9.5.

그림책시렁 1623


《그늘 안에서》

 아드리앵 파를랑주

 신유진 옮김

 보림

 2025.5.23.



  우크라이나 옛이야기 ‘손싸개(장갑)’가 있어요. 한겨울 어느 날 길에 떨어진 손싸개 하나를 본 숲짐승이 하나둘 포근히 안기면서 겹겹이 어울리는 아름길을 들려주는 줄거리예요. 이런 줄거리하고 맞물리는 《그늘 안에서》인데, 이 프랑스 그림책은 ‘어깨동무·손잡기·함께(연대)’ 나누는 길을 밝히겠다고 하면서 “한 여자아이”를 내세웁니다. 아마 프랑스말로 본다면 “한 여자아이”일 텐데, 온누리 어느 곳에서든 아이들을 굳이 ‘순이·돌이’로 안 가릅니다. 그저 ‘아이’로 여깁니다. ‘어린이’와 ‘어른’이라는 낱말도 그저 ‘두 갈래 몸빛’을 고루 고이 나타낼 뿐입니다. 우리가 ‘함께(연대)’ 어느 일을 하면서 어느 길을 간다고 할 적에는 어느 자리에 있든 안 따집니다. 이름이나 돈이나 힘이 있어야 ‘함께’ 손을 잡는 사이로 여기지 않아요. 거꾸로 이름과 돈과 힘이 없다고 여기기에 서로 만나서 함께 걷습니다. 그림책이며 동화책은 그저 ‘어린이책’이라 일컫습니다. 왜 ‘어린이책’이라 할까요? 어깨동무란, 누구나 스스럼없이 어울리면서 “우리 스스로 여태 잊은 사랑을 이제부터 새롭게 깨달아서 모든 낡은 굴레를 부드럽게 녹이고 풀어서 나아갈 길”이거든요. ‘함께’란 무엇일까요? 바위 그늘을 쪼개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서, 씨앗을 빈터에 심어서 함께 돌보아 나무로 가꾸는 삶이겠지요.


#Un abri #AdrienParlange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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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소독약



비가 그치고서

해가 넉넉히 드리우는 여름에

시골도 서울·큰고장도

논밭이며 골목이며 아파트에 큰길까지

하얗게 죽임물을 뿌린다


이름은 ‘소독약’이라지만

나비와 지렁이와 새까지 잡아죽이는

그저 ‘독약’이라고 느낀다


파리와 모기와 바퀴벌레는 멀쩡하다

몇 가지 벌레를 미워하다 보니

사람은 사람 스스로 미워하며 죽인다


2025.7.27.해.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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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ㅇ을



오늘을 맞이하기까지

어떻게 걸었을까 하고

이제까지 무엇을 보고 들으면서

이렇게 말할 수 있나 하고

이야기를 한다


어른스럽지 않다면

아이마냥 노는 마음으로

일노래를 부르면 되지


어이없어 보여도

오순도순 나눌 말을 떠올리며

어제랑 이곳을 이으며 알아가면 되고


2025.8.10.해.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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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9.4. 개돼지가 얼마나 하찮으면



  2025년 8월 15일에 사슬터에서 풀려난 최강욱 씨가 새삼스레 ‘개돼지’라는 낱말을 들먹이면서 ‘추레질(성추행)’에 몸마음이 다친 사람들을 헐뜯었다고 한다. ‘대통령 특별사면’이란, ‘잘못이 없으니 풀어준다’고 아니라, ‘잘못한 지난날을 뉘우치고 조용히 살라’는 뜻일 텐데, 최강욱 씨도 조국 씨도 터럭만큼조차 조용히 안 지낸다.


  뒷화살(2차가해)을 일삼는 이는 이미 ‘막주먹(가해자)하고 한통속’이라는 뜻이다. 입꾹닫(침묵)을 하는 조국 씨도 나란히 ‘막주먹(가해자)하고 하나’라는 뜻일 수밖에 없다. 이들은 개하고 돼지를 ‘개’라는 숨빛과 ‘돼지’라는 숨결로 바라보는 마음이 아예 없다. 개하고 돼지가 어떤 목숨붙이인지 헤아릴 뜻이 없고 살필 마음이 없으니 ‘아무말 큰잔치’를 버젓이 하게 마련이다.


  우리말 ‘개’는 뭍과 바다를 잇는 길목이자 뭇숨결을 풀어내는 너른터를 가리키는 ‘개(갯벌)’를 나타낼 뿐 아니라, 비바람이 그치고서 맑게 파랗게 하늘을 트는 때인 ‘개다’를 나타내고, 물과 가루를 반죽해서 새롭게 빚는 일인 ‘개다’를 나타내며, 잘 빨아서 잘 말린 옷가지를 정갈하게 다스리는 손길인 ‘개다’를 나타내기도 한다.


  우리말 ‘돼지’는 ‘돝·도야지’라는 옛말이 가리키는 바가 “‘도토리’를 즐기는 짐승”이라는 뜻이다. 들숲메를 마음껏 뛰놀면서 날씬하고 날렵하면서 똑똑하게 살림결을 사랑으로 짓는 짐승이 워낙 ‘돼지(멧돼지)’이다. 오늘날은 이런 돼지를 좁은우리에 함부로 가두면서 괴롭히느라, 돼지는 몸을 사람한테 살덩이로 바치면서 슬프게 운다.


  여러모로 보면 우리말 이름 ‘개·돼지’는 하늘숨과 멧숲빛을 나타내는 엄청난 낱말인데, 개하고 돼지를 마음으로 마주하며 사귀는 길을 아예 안 걷는다면, 왜 개는 개이고 돼지는 돼지인지 아주 모를 수밖에 없으면서, 두 짐승을 깔고보 얕보고 하찮게 여기는 막말로 삼기만 하겠지. 개돼지를 하찮게 여기는 무리가 ‘사람’을 ‘사랑’으로 바라볼까? 글쎄, 도무지 아니라고 본다. 사람을 사랑으로 바라보면서 살림을 짓는 사람은 ‘아무말 큰잔치’를 안 할 뿐 아니라, 언제나 어깨동무로 낮은자리와 보금자리를 가꾼다.


  사슬터에서 풀려난 지 보름이 채 될 동 말 동인데, 이렇게 말썽을 잔뜩 일으키는 ‘꼰대(마초)’는 다시 사슬터에 집어넣고서 ‘더 오래 사슬살이’를 하면서 제대로 뉘우칠 때까지 ‘가둬’야 하지 않을까? “말할 자유”는 누구나 누려야 하지만, “막말하는 짓거리”는 자유가 아닌 그저 막짓(범죄)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한겨레나 오마이뉴스는

'개돼지'라는 낱말을

일부러 숨긴다.

굳이 숨긴 대서

안 보일까?



아무리 조선일보 기사라고 하더라도

네이버 포털에 뜨는 기사에

1221 : 10에 이를 만큼

'개돼지'를 읊은 그분 말과 짓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얼른 다시 감옥에 보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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