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안에서
아드리앵 파를랑주 지음, 신유진 옮김 / 보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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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9.5.

그림책시렁 1623


《그늘 안에서》

 아드리앵 파를랑주

 신유진 옮김

 보림

 2025.5.23.



  우크라이나 옛이야기 ‘손싸개(장갑)’가 있어요. 한겨울 어느 날 길에 떨어진 손싸개 하나를 본 숲짐승이 하나둘 포근히 안기면서 겹겹이 어울리는 아름길을 들려주는 줄거리예요. 이런 줄거리하고 맞물리는 《그늘 안에서》인데, 이 프랑스 그림책은 ‘어깨동무·손잡기·함께(연대)’ 나누는 길을 밝히겠다고 하면서 “한 여자아이”를 내세웁니다. 아마 프랑스말로 본다면 “한 여자아이”일 텐데, 온누리 어느 곳에서든 아이들을 굳이 ‘순이·돌이’로 안 가릅니다. 그저 ‘아이’로 여깁니다. ‘어린이’와 ‘어른’이라는 낱말도 그저 ‘두 갈래 몸빛’을 고루 고이 나타낼 뿐입니다. 우리가 ‘함께(연대)’ 어느 일을 하면서 어느 길을 간다고 할 적에는 어느 자리에 있든 안 따집니다. 이름이나 돈이나 힘이 있어야 ‘함께’ 손을 잡는 사이로 여기지 않아요. 거꾸로 이름과 돈과 힘이 없다고 여기기에 서로 만나서 함께 걷습니다. 그림책이며 동화책은 그저 ‘어린이책’이라 일컫습니다. 왜 ‘어린이책’이라 할까요? 어깨동무란, 누구나 스스럼없이 어울리면서 “우리 스스로 여태 잊은 사랑을 이제부터 새롭게 깨달아서 모든 낡은 굴레를 부드럽게 녹이고 풀어서 나아갈 길”이거든요. ‘함께’란 무엇일까요? 바위 그늘을 쪼개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서, 씨앗을 빈터에 심어서 함께 돌보아 나무로 가꾸는 삶이겠지요.


#Un abri #AdrienParlange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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