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15 : 있 학생 희망의 별


왜 잊고 있었을까. 학생들은 모두 희망의 별이라는걸

→ 왜 잊었을까. 아이들은 모두 별인데

→ 왜 잊었을까. 아이는 모두 빛나는 별인걸

→ 왜 잊었을까. 아이는 모두 새별인걸

《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20》(니노미야 토모코/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24) 39쪽


한창 배우는 아이들은 앞으로 빛날 별이자 꽃이며 싹이고 움이며 씨앗입니다. 배우는 아이를 두고서 ‘희망’이나 ‘별’로 여깁니다. 배우는 동안 반짝이고, 배우고 나서 반짝이는 길을 열 테니까요. “희망의 별”이라 하면 같은 뜻을 되풀이한 셈이면서 일본말씨입니다. 우리말씨로 헤아린다면 ‘샛별’이나 ‘꽃별’처럼 손볼 만합니다. “눈부신 별”이나 “반짝이는 별”처럼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학생(學生) : 1. 학예를 배우는 사람 2.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하는 사람 ≒ 학도 3. 생전에 벼슬을 하지 아니하고 죽은 사람의 명정, 신주, 지방 따위에 쓰는 존칭 4. [역사] 신라 때에, 국학에서 가르침을 받던 사람

희망(希望) : 1. 어떤 일을 이루거나 하기를 바람 ≒ 기망·기원·희기·희원·희행 2. 앞으로 잘될 수 있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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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9.15.

숨은책 1062


《남북한 실상비교》

 민심참모부 엮음

 육군본부

 1990.10.30.



  2025년 9월에 ‘삼성 이재용 아들’이 싸울아비로 들어간다면서 시끌벅적합니다. ‘그분 아들’은 ‘총알받이(육군 땅개)’가 아닌 ‘공군 장교’로 들어갑니다. 여러모로 보면 ‘돈·이름·힘’이 없는 수수한 집에서 나고자란 아들은 꼼짝없이 총알받이로 붙들립니다. 요즈음은 그나마 목숨값(생명수당)으로 100만 원이 넘게 받는 듯하지만, 이렇게 받은 지 몇 해 안 됩니다. 여태 이 나라 숱한 ‘가난한 사내’는 여러 해를 갇힌 몸으로 삽질와 주먹질이 춤추는 구렁텅이에서 시달렸습니다. 그런데 몸만 시달리지 않아요. 마음까지 시달립니다. 바로 《남북한 실상비교》 같은 책으로 달달 볶습니다. 육군본부는 이런 책을 ‘이념교육 참고교재’로 삼는데, 첫줄부터 끝줄까지 “북녘은 온통 시뻘겋고 얼뜬 무리”라고 외칩니다. 아무래도 총알받이인 사람들한테 “때려죽일 밉고 나쁜 놈팡이”가 코앞에 있다고 날마다 읊어야 죽음늪에서 겨우 버틸 테지요. 그리고 이런 죽음늪에서 몸마음이 몽땅 망가지고 시달린 채 밖(사회)으로 돌아올 수 있어도, 몇 해 동안 길든 몸마음을 쉽게 풀기 어렵습니다. 싸움터(군대)에서 날마다 뻔질나게 ‘이념교육·사상교육’을 하는 줄 모르는 분이 많습니다. 고작 몇 해 동안 ‘하찮고 시답잖은 이념교육’에 홀랑 넘어가느냐고 탓할 일이 아닙니다.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걷어차면서 욱여넣는 싸움터 얼거리인 채 예순 해 남짓 흐른 이 나라입니다. 요즘은 ‘군대폭력’이 조금 줄었더라도 그곳은 ‘살림터’가 아닌 ‘죽음늪’입니다. 죽음늪을 이대로 두면 앞으로도 이 나라는 더욱 슬프게 싸우고 물어뜯는 불바다일 수밖에 없습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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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9.15.

숨은책 1063


《우애의 경제학》

 가가와 도요히코 글

 홍순명 옮김

 그물코

 2009.2.10.



  한자말로는 ‘우애·우정’이라면, 우리말로는 ‘띠앗’입니다. 띠앗이란, 띠를 이루는 씨앗처럼 함께 걸어가는 따스한 사이를 가리킵니다. 가난한 사람이 서로 이웃으로 삼으며 돕는 길을 ‘협동조합·생활협동조합’으로 이룰 수 있지 않겠느냐고 여기면서 일본에서 첫길을 연 가가와 도요히코 님이 있습니다. 우리말로 하자면 ‘두레·품앗이’입니다. ‘생협’이라면 ‘살림두레’로 옮길 만하지요. 이런 얼거리와 줄거리를 다룬 《우애의 경제학》이 2009년에 한글판으로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못 나올 책이란 없구나 싶고, ‘어깨동무·두레살림·한살림·함살림·숲살림·마을살림’을 일구는 밑거름이 무엇인지 짚는 책을 뭇이웃이 읽을 수 있으면, 우리나라는 한껏 피어날 만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돈을 혼자 쥐기보다는, 돌고도는 ‘돈’으로 나누는 길을 펴자”는 목소리를 밝힌 조그마한 책은 이내 사라집니다. 저는 돈(경제학)을 다룬 책은 아예 안 읽습니다. 숱한 ‘경제경영서’는 ‘돈’을 다룬다기보다 ‘돈쓸이’에 치우친다고 느껴요. ‘나눔살림’이나 ‘나란살림’이 아닌 ‘서울에서 돈굴리기’에 휩쓸리기도 합니다. 더 거머쥐거나 많이 움켜쥐는 돈늪이 아닌, 푸르게 눈뜨는 꽃돈을 살피는 이웃님을 그립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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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소년 피카 그림책 12
니콜라 디가르드 지음, 케라스코에트 그림, 박재연 옮김 / FIKAJUNIOR(피카주니어) / 2024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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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9.15.

그림책시렁 1632


《종이 소년》

 니콜라 디가르드 글

 케라스코에트 그림

 박재연 옮김

 FIKAJUNIOR

 2024.2.20.



  아이는 몸마음에 모두 담습니다. 바람이 흐르는 하루도 담고, 해가 드리우는 오늘도 담고, 풀벌레가 속삭이는 밤도 담습니다. 아이는 마음몸에 고스란히 담습니다. 사랑스레 들려주는 말도 담고, 윽박지르며 따돌리는 말도 담고, 티격태격 다투면서 때리는 말조차 담습니다. 《종이 소년》은 얇고 하얀 종잇조각과 같은 아이가 배움터에서 ‘배움길’이 아닌 ‘따돌림질’에 시달리면서 죽느니만 못 한 하루를 버티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이러던 어느 날 ‘종이라는 몸’이기에 제 몸뚱이를 종이접기를 하면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줄 알아챕니다. 잔나비로도 미르로도 몸을 바꾸면서 뛰놀다가 ‘못된 아이들’한테 으르렁거리면서 놀리기도 합니다. ‘종이아이’는 못된 아이들한테 앙갚음을 하고플 수 있고, 참말로 앙갚음을 하면서 속시원하다고 느낄 수 있어요. 그러나 못된 아이들하고 똑같은 짓을 한들 스스로 빛나지 않습니다. 흉내로는 후련할 수 없어요. 바보스런 주먹으로는 사랑을 낳지 않습니다. “주먹질 되갚기”로는 “응어리 풀기”를 못 하게 마련입니다. ‘종이 아이’라 한다면, 종이에 글과 그림을 스스로 새롭게 빚으면서 빛나는 길이 있을 텐데요. 부디 아이들한테 삶과 살림과 사랑을 제대로 보여주기를 빕니다.


#NicolasDigard #Kerascoet #Le garcon de papier (2022년)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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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5.9.15. 안 죽었어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고흥으로 일찍 돌아오려고 부산 사상나루 코앞에 있는 길손집에서 묵었습니다. 어제 낮에 길손집을 알아보는데 ‘숙박대전 3만 원 에누리’가 있는 줄 처음 알았습니다. 요사이는 길손집에 깃들 적에 미리 누리집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거의 길손집으로 그냥 찾아가서 얘기했는데, ‘그냥묻기’로 자리를 잡으면 1∼3만 원쯤 돈을 더 내고, 어느 곳은 5만 원쯤 더 내더군요. 저를 멀리서 찾아온 손님이라 여긴 어느 이웃님이 “오늘 애써 주셨는데 좋은 곳에 묵으셔야지요.” 하고 잡아준 어느 곳은 ‘누리집에서 잡을 때보다 자그마치 5만 원이 비싸’기까지 하더군요.


  온나라가 무슨 바가지를 씌우거나 눈가림을 하는지 아리송합니다. 오늘 아침에 모처럼 ‘남새 샛값(채소 유통마진)’을 놓고서 글(신문기사)이 여럿 뜨는데, 이 얘기는 이미 쉰 해 남짓 묵었습니다. 우리나라 농협·축협·수협이 얼마나 샛값(유통마진)을 허벌나게 남겨먹는가 하는 고름더미는 웬만한 분이 익히 알고도 남지만, 지난 쉰 해에 걸쳐 터럭만큼도 안 바뀌었어요.


  모르는 분은 그저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만, 요즈음 배추값이며 무값이며 여러 남새값은 ‘윤씨가 우두머리를 꿰차던 때보다 비쌉’니다. 밭뙈기 없는 서울내기라면 상추 한 줌조차 쌈지가 후덜덜해서 못 먹으리라 느낍니다. 저는 달걀을 ‘좀더 나은 터전에서 사는 닭이 낳는 알’로 장만하느라 이미 열 해쯤 앞서부터 한 판에 1만 원 안팎 치렀는데, 이 값은 요즈음도 비슷비슷합니다. 그렇지만 ‘아주 나쁜 터전에서 그저 마구마구 낳아야 하는 달걀’은 예전에 한 판에 2500∼3000원을 하더니 올해에는 8000∼9000원까지 올랐습니다. 우리집은 ‘장흥군 무산김(염산 안 쓴 김)’을 열다섯 해째 먹는데, 2023년까지는 ‘무산김’이 ‘염산김’보다 꽤 비쌌지만, 2024년부터는 ‘염산김’이 ‘무산김’보다 훨씬 비싼값으로 치솟습니다.


  무엇보다도 2025년에 쌀값이 1.5갑절 올랐습니다. 우리집은 흰쌀을 안 먹는 터라 흰쌀값이 얼마나 올랐는지 모릅니다만, 누런쌀과 보리쌀과 여러 온쌀(잡곡)은 거의 곱빼기로 오르기까지 했습니다. 이른바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갓 나올 즈음에 여러 살림값(소비자물가)이 그야말로 껑충 뛰었는데, 이 대목을 짚은 글(신문기사)은 아직 한 꼭지조차 못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글바치(신문기자·직업작가) 가운데 집안일이나 집살림을 하는 분이 드문 탓일 테지요. 살림꾼(전업주부)으로서 글(신문기사·비평)을 쓸 만한 짬이 있는 분도 거의 없을 테고요.


  ‘민주당 이재명 대통령’이 나라를 맡은 요즈음 배추값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이 나라를 맡던 지난날 배추값하고 비슷하게 올랐습니다. 좀 있으면 더 오를 듯하고, 더 있으면 훨씬 비싸겠구나 싶습니다. 우리가 끌어내린 윤씨는 참으로 모지리였는데, 새로 꼭두자리에 선 분은 무슨 일을 하는 하루일까요? 모지리 박근혜 씨를 끌어내리고서 꼭두자리에 앉힌 문씨는 ‘세월호 참사 민낯(진상조사)’을 얼레벌레 슬그머니 넘어가며 아무 일을 안 했습니다. 새로 꼭두자리에 앉은 분이라고 해서 ‘세월호 참사 민낯’을 제대로 캐낼 듯하지 않고, ‘무안참사 민낯’은 아예 안 건드릴 듯싶습니다. ‘서해안 해경 참사’가 엊그제 일어났지만, 나라에서는 꿈쩍조차 안 합니다. 이뿐인가요? ‘고속철도 일꾼 참사’도 어영부영 잊혀갑니다. ‘군인 자살·참사’도 살짝 글로 뜨다가 자취를 감춰요. 나라지기뿐 아니라 국방부장관은 뭘 하나요?


  누가 옳거나 누가 그른가 하고 따질 까닭은 없습니다. 그저 하나는 말할 수 있습니다. 어떤 놈이 꼭두자리에 앉든 살림값(소비자물가)은 껑충껑충 춤추기만 했습니다. 샛값을 남겨먹는 놈을 건드린 무리(정당)는 여태 없습니다. 2025년 농림부 살림돈(예산)도 ‘땅임자(지주)’한테만 이바지하는 데에 몽땅 씁니다. 논밭이나 멧자락이 없어서 빌려야(소작) 하는 사람한테 이바지하는 길은 아예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틀 동안 부산에서 노래쓰기(시창작 수업)를 했는데, 도막(메모리카드) 하나가 말을 안 듣더군요. 고흥으로 돌아와서 되살림길(복구 프로그램)로 돌리니 살아납니다. 2022년에 밑동(하드디스크)이 숨지느라 되살림길을 목돈을 주고서 장만했는데, 톡톡히 제값을 해주는군요. 아무튼 안 죽었습니다. 아니, 안 죽습니다. 모지리가 꼭두자리에 앉든, 모지리가 벼슬아치(시도지사·군수·군의원)에 앉든, 이 나라는 안 죽습니다. 우리가 눈감으면 나란히 죽을 테지만, 우리가 눈뜬 하루로 살림하는 손길이라면 어느 누구도 안 죽는다고 봅니다.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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