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9.15.
숨은책 1063
《우애의 경제학》
가가와 도요히코 글
홍순명 옮김
그물코
2009.2.10.
한자말로는 ‘우애·우정’이라면, 우리말로는 ‘띠앗’입니다. 띠앗이란, 띠를 이루는 씨앗처럼 함께 걸어가는 따스한 사이를 가리킵니다. 가난한 사람이 서로 이웃으로 삼으며 돕는 길을 ‘협동조합·생활협동조합’으로 이룰 수 있지 않겠느냐고 여기면서 일본에서 첫길을 연 가가와 도요히코 님이 있습니다. 우리말로 하자면 ‘두레·품앗이’입니다. ‘생협’이라면 ‘살림두레’로 옮길 만하지요. 이런 얼거리와 줄거리를 다룬 《우애의 경제학》이 2009년에 한글판으로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못 나올 책이란 없구나 싶고, ‘어깨동무·두레살림·한살림·함살림·숲살림·마을살림’을 일구는 밑거름이 무엇인지 짚는 책을 뭇이웃이 읽을 수 있으면, 우리나라는 한껏 피어날 만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돈을 혼자 쥐기보다는, 돌고도는 ‘돈’으로 나누는 길을 펴자”는 목소리를 밝힌 조그마한 책은 이내 사라집니다. 저는 돈(경제학)을 다룬 책은 아예 안 읽습니다. 숱한 ‘경제경영서’는 ‘돈’을 다룬다기보다 ‘돈쓸이’에 치우친다고 느껴요. ‘나눔살림’이나 ‘나란살림’이 아닌 ‘서울에서 돈굴리기’에 휩쓸리기도 합니다. 더 거머쥐거나 많이 움켜쥐는 돈늪이 아닌, 푸르게 눈뜨는 꽃돈을 살피는 이웃님을 그립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