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삼류 三流


 삼류 소설가 → 후진 글바치 / 주저리 글꾼

 삼류 영화 → 얕은 보임꽃 / 다라운 보임꽃

 삼류 호텔 → 귀퉁이 길손집 / 허접 길손집


  ‘삼류(三流)’는 “어떤 방면에서 가장 낮은 지위나 부류”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여러모로 보면 ‘셋·석·세’나 ‘셋째·셋째가다·세찌’로 고쳐쓸 만하고, ‘떨어지다·모자라다·낮다’나 ‘어수룩하다·어설프다·엉성하다·엉망·엉터리’로 고쳐쓰면 됩니다. ‘어이없다·어처구니없다·어쭙잖다·터무니없다’나 ‘따분하다·재미없다·후줄근하다·후지다’로 고쳐쓰지요. ‘초라하다·추레하다·퀴퀴하다’나 ‘구석·구석빼기·귀퉁이·모서리·흉’으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군것·군더더기·군말·군소리·젬것·젬치·젬뱅이’나 ‘못나다·못쓰다·허술하다·허접하다·어쭙잖다’로 고쳐써요. ‘더럽다·다랍다·나뒹굴다·지리다·지저분하다’나 ‘얕다·우습다·우스꽝스럽다·웃기다’로 고쳐쓰지요. ‘잠꼬대·졸다·졸리다·하품·지질하다’로 고쳐쓰거나, ‘주저리·주접·씨나락 까먹는 소리’나 ‘허드레·허술하다·허접하다·헙수룩·헤뜨다’로 고쳐쓰면 되고요. ㅍㄹㄴ



그런 별 볼일 없는 3류 사립고 졸의 학력으로는 사회 복귀도 불안하고

→ 그런 아무 볼일 없는 낮은 사립고 배움줄로는 바깥일도 아슬하고

→ 그런 영 볼일 없는 귀퉁이 사립고를 마쳐서는 바깥살림도 아슬하고

《누나는 짱! 1》(와타나베 타에코/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1999) 35쪽


삼류! 삼류 남자를 달고 다니는 삼류 여자

→ 셋째! 셋째돌이를 달고 다니는 셋째순이

→ 못나! 못난돌이를 달고 다니는 못난순이

《건방진 천사 15》(니시모리 히로유키/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2) 65쪽


각양각색의 삼류 잠언들을

→ 여러 추레한 곁말을

→ 온갖 퀴퀴한 가르침을

→ 이런저런 허접한 꽃말을

《김기영, 하녀들 봉기하다》(이효인, 하늘아래, 2002) 95쪽


있잖아 조무래기니 삼류니, 말끝마다 상대를 깎아내려야 직성이 풀리는 거니

→ 있잖아 조무래기니 우스우니, 말끝마다 깎아내려야 성이 풀리니

→ 있잖아 조무래기니 주접이니, 말끝마다 깎아내려야 속이 풀리니

《모브사이코 100 2》(ONE/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4) 98쪽


스캔들만 쓰는 삼류 잡지를 잘 보시기 바랍니다

→ 고약하게 쓰는 후진 달책을 잘 보시기 바랍니다

→ 흉만 쓰는 추레한 달책을 잘 보시기 바랍니다

→ 얼룩만 쓰는 다라운 달책을 잘 보시기 바랍니다

《친애하는 미스터 최》(사노 요코·최정호/요시카와 나기 옮김, 남해의봄날, 2019) 54쪽


관객에는 이류도 삼류도 없어

→ 보는눈은 둘째도 셋째도 없어

→ 손님은 낮지도 얕지도 않아

《서커스의 딸 올가 3》(야마모토 룬룬/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0) 2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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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뷰오브북스 17호
유정훈 외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음 / 서울리뷰오브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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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9.16.

까칠읽기 96


《서울 리뷰 오브 북스 17》

 김두얼 엮음

 알렙

 2025.3.15.



《서울 리뷰 오브 북스 17》은 ‘비상계엄과 헌법’을 다룬다. 다른 달책과 마찬가지인데, ‘무안참사’를 다루는 글바치는 여태 아주 못 보는 판이다. 언제까지 미루려는 셈일까. 언제까지 못 본 척하려는 셈인가. 아니, 미루거나 못 본 척한다기보다, 아예 마음이 없어 안 쳐다본다고 해야 옳다고 느낀다.


이 책수다책(서평지)을 볼 때마다 ‘서울 리뷰 오브 북스’라는 미국스러운 이름이 얄궂다고 느낀다. 어느덧 열여덟걸음까지 내기는 했되, 열아홉째나 스무째부터 바로잡거나 바꿀 수 있을까? ‘리뷰 오브 북스’는 우리말도 아니지만 우리말씨일 수도 없고, 책을 곁에 두려는 이웃을 늘리거나 넓히는 길에 이바지할 수 없다고도 느낀다. 이렇게 영어 몇 마디쯤 쉽게 쓸 줄 알아야 하고, 어려운 말씨로 글을 적어야 한다는 담벼락이기도 하다.


우리말로 헤아린다면 “서울에서 책읽기”나 “서울에서 읽은 책”이나 “서울에서 말하는 책”이나 “서울책”이나 “서울사람 책읽기”나 “서울읽기 책읽기”라고 할 만하다. 그런데 왜 서울이어야 할까? 글쓴이가 거의 서울에서만 살고 서울에서만 일하기에 ‘서울’을 앞에 내세울 수 있을 텐데, 뭇책을 두루 읽고서 나누려는 마음이라면 ‘서울’ 같은 이름은 덜어내야 맞다. “우리 함께 책읽기”라든지 “다같이 책읽기”처럼 품을 넓히면서 뭇고을을 아우르려는 눈길을 펴야 맞다.


이를테면 “컨트리 리뷰 오브 북스”라고 이름을 붙인 책노래책을 낸다면 얼마나 우스꽝스러울까. 그러나 우리는 “시골에서 책읽기”와 “숲에서 책읽기”처럼, 서울이 아닌, 푸른길과 푸른살림을 헤아리는 마음으로 책을 곁에 둘 노릇이라고 본다. 하나부터 열까지 서울에 쏠리고 휩쓸리고 집어삼키는 얼거리라면, 책읽기뿐 아니라 삶읽기라는 길은 너무 좁고 빠듯하고 바쁘면서 갇히게 마련이다.


으뜸길(헌법)도 잘 짚고 새롭게 바라볼 노릇이다. 그런데 먼저 짚고 바라볼 곳이 있지 않을까? 구의원과 군의원은 왜 있어야 하고, 어떻게 있어야 할까? ‘지방의원 조례’는 어떤 민낯이며, 나라돈이 얼마나 펑펑 샐까? 온통 ‘서울 줄거리’로만 책을 읽으려고 하면, 서울사람부터 스스로 눈이 잠기거나 갇히는 굴레로 치닫는 줄 알아차릴 수 있기를 빈다.


ㅍㄹㄴ


서울에서는 강남과 홍대밖에 몰랐던 나는 그나마 집과 가까운 홍대입구역을 자주 들락거렸다. 온갖 진귀한 가구가 가득한 디자인 카페, 외국 브랜드의 쇼룸이 즐비한 집을 걸으며 진로에 대한 불안을 마취시키고는 했다. 집에 돌아오면 불안이 숨통을 조여 왔지만 멋있는 장소와 사람들 틈에 앉아 있으면 현실의 문제가 다 해결된 미래에 와 있는 기분이 들었다. 여느 날처럼 회피성 산책을 마친 후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던 길이었다. 작은 가게 문 앞에 붙어 있는 노란 종이가 눈을 끌었다. ‘스태프를 구합니다’ 그곳은 서점이었다. (93쪽/김수진)


+


《서울 리뷰 오브 북스 17》(김두얼 엮음, 알렙, 2025)


매번 모일 때마다 고민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 모일 때마다 걱정스레 이야기를 한다

→ 모이면 늘 근심스레 이야기를 한다

4


최근 K-문학의 위대함을 발견하고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원어로 읽고 느껴 보고자 한국어를 배우려는 열풍이 세계 곳곳에서 불고 있음을 절감한다

→ 요즘 우리글꽃이 뛰어난 줄 알아보고서 우리글꽃을 한글로 읽고 느끼려고 우리글을 배우려는 바람이 온누리에서 부는 줄 느낀다

→ 요새 배달글꽃이 빼어난 줄 알아채고서 배달글꽃을 한글로 읽고 느끼려고 한글을 배우려는 바람이 여러 나라에서 부는 줄 느낀다

5


좋은 서평지를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 책이야기책을 잘 엮으려고 밤낮 애쓰는

→ 책노래책을 알뜰히 여미려고 늘 땀흘리는

→ 책수다책을 알차게 묶으려고 그토록 힘쓰는

5


나는 이 글 서두에서

→ 나는 글머리에서

→ 나는 첫머리에서

70


이 어려움을 넘어서서 안으로 들어가면 또 다른 불편함들이 기다리고 있다

→ 이 어려운 고비를 넘어서 들여다보면 또 힘겨운 고비가 있다

→ 이 어려운 길을 넘어서 들어서면 또 거북한 길이 나온다

→ 이 어려운 늪을 넘어서면 또 고단한 늪이 있다

106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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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095 : -ㄴ -려져 있었


부엌에 엄청난 저녁밥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 부엌에 저녁밥을 엄청나게 차렸습니다

→ 부엌에 차린 저녁밥이 엄청납니다

→ 부엌에는 저녁밥이 엄청납니다

《이상한 엄마》(백희나, Storybowl, 2024) 35쪽


옮김말씨인 “엄청난 저녁밥이 차려져 있었습니다”입니다. “저녁밥을 엄청나게 차렸습니다”로 다듬을 만하고, “차린 저녁밥이 엄청납니다”로 다듬어도 됩니다. 수수하게 “저녁밥이 엄청납니다”라 할 수 있어요. 내가 안 차렸어도 누가 엄청나게 차려놓았다는 얼거리입니다. 남이 차렸다고 여겨서 “차려져 있었” 꼴로 써야 한다고 잘못 보기도 합니다만, 이때에는 ‘누가’를 임자말로 놓되 굳이 안 넣기도 하면서 “차렸습”이라고만 하면 됩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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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096 : 이상 프라이를 부쳤


이상한 엄마는 지글지글 달걀프라이를 부쳤습니다

→ 낯선 엄마는 지글지글 달걀부침을 합니다

→ 갑작 엄마는 지글지글 달걀을 부칩니다

→ 다른 엄마는 달걀지짐을 합니다

→ 엉뚱 엄마는 달걀을 지집니다

《이상한 엄마》(백희나, Storybowl, 2024) 22쪽


우리 엄마가 아닌 사람이라면 “낯선 엄마”나 “다른 엄마”입니다. 엉뚱하거나 갑작스레 나타난 엄마라 할 만합니다. “달걀프라이를 부쳤습니다”는 겹말이기는 한데, ‘달걀프라이’는 잘못 쓰는 일본말씨입니다. ‘달걀부침’이나 ‘달걀지짐’으로 바로잡습니다. “달걀을 부칩니다”나 “달걀을 지집니다”로 바로잡아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이상(異常) : 1. 정상적인 상태와 다름 2. 지금까지의 경험이나 지식과는 달리 별나거나 색다름 3. 의심스럽거나 알 수 없는 데가 있음

프라이(fry) : 음식을 기름에 지지거나 튀기는 일. 또는 그렇게 만든 음식. ‘부침’, ‘튀김’으로 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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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103 : 거 항상성이란 거 매일


마음이란 거, 항상성이란 거 지키기 쉽지 않아서 매일 달린다

→ 마음을, 늘 지키기 쉽지 않아서 날마다 달린다

→ 마음을, 그저 지키기 쉽지 않아서 늘 달린다

《청년이 시를 믿게 하였다》(이훤, 난다, 2025) 37쪽


마음을 늘 지키기 쉽지 않다지만, 우리는 늘 마음을 한결같이 잇게 마련입니다. 무엇을 하는 결로 마음을 지키거나, 무엇을 안 하는 결로 마음을 지키지요. 어느 때에 어떻게 즐거운지 곰곰이 지켜보면서 날마다 새롭게 마음을 세우려고 한다면, 걷든 달리든 서든 앉든 곱게 흐르는 삶이 피어날 수 있습니다. ㅍㄹㄴ


항상성(恒常性) : 1. [생명] 생체가 여러 가지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생명 현상이 제대로 일어날 수 있도록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는 성질 ≒ 호메오스타시스 2. [심리] 여러 가지 조건이 바뀌어도 친숙한 대상은 항상 같게 지각되는 현상 ≒ 항등 현상·항상 현상

매일(每日) : 1. 각각의 개별적인 나날 2. 하루하루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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