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리뷰오브북스 17호
유정훈 외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음 / 서울리뷰오브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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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9.16.

까칠읽기 96


《서울 리뷰 오브 북스 17》

 김두얼 엮음

 알렙

 2025.3.15.



《서울 리뷰 오브 북스 17》은 ‘비상계엄과 헌법’을 다룬다. 다른 달책과 마찬가지인데, ‘무안참사’를 다루는 글바치는 여태 아주 못 보는 판이다. 언제까지 미루려는 셈일까. 언제까지 못 본 척하려는 셈인가. 아니, 미루거나 못 본 척한다기보다, 아예 마음이 없어 안 쳐다본다고 해야 옳다고 느낀다.


이 책수다책(서평지)을 볼 때마다 ‘서울 리뷰 오브 북스’라는 미국스러운 이름이 얄궂다고 느낀다. 어느덧 열여덟걸음까지 내기는 했되, 열아홉째나 스무째부터 바로잡거나 바꿀 수 있을까? ‘리뷰 오브 북스’는 우리말도 아니지만 우리말씨일 수도 없고, 책을 곁에 두려는 이웃을 늘리거나 넓히는 길에 이바지할 수 없다고도 느낀다. 이렇게 영어 몇 마디쯤 쉽게 쓸 줄 알아야 하고, 어려운 말씨로 글을 적어야 한다는 담벼락이기도 하다.


우리말로 헤아린다면 “서울에서 책읽기”나 “서울에서 읽은 책”이나 “서울에서 말하는 책”이나 “서울책”이나 “서울사람 책읽기”나 “서울읽기 책읽기”라고 할 만하다. 그런데 왜 서울이어야 할까? 글쓴이가 거의 서울에서만 살고 서울에서만 일하기에 ‘서울’을 앞에 내세울 수 있을 텐데, 뭇책을 두루 읽고서 나누려는 마음이라면 ‘서울’ 같은 이름은 덜어내야 맞다. “우리 함께 책읽기”라든지 “다같이 책읽기”처럼 품을 넓히면서 뭇고을을 아우르려는 눈길을 펴야 맞다.


이를테면 “컨트리 리뷰 오브 북스”라고 이름을 붙인 책노래책을 낸다면 얼마나 우스꽝스러울까. 그러나 우리는 “시골에서 책읽기”와 “숲에서 책읽기”처럼, 서울이 아닌, 푸른길과 푸른살림을 헤아리는 마음으로 책을 곁에 둘 노릇이라고 본다. 하나부터 열까지 서울에 쏠리고 휩쓸리고 집어삼키는 얼거리라면, 책읽기뿐 아니라 삶읽기라는 길은 너무 좁고 빠듯하고 바쁘면서 갇히게 마련이다.


으뜸길(헌법)도 잘 짚고 새롭게 바라볼 노릇이다. 그런데 먼저 짚고 바라볼 곳이 있지 않을까? 구의원과 군의원은 왜 있어야 하고, 어떻게 있어야 할까? ‘지방의원 조례’는 어떤 민낯이며, 나라돈이 얼마나 펑펑 샐까? 온통 ‘서울 줄거리’로만 책을 읽으려고 하면, 서울사람부터 스스로 눈이 잠기거나 갇히는 굴레로 치닫는 줄 알아차릴 수 있기를 빈다.


ㅍㄹㄴ


서울에서는 강남과 홍대밖에 몰랐던 나는 그나마 집과 가까운 홍대입구역을 자주 들락거렸다. 온갖 진귀한 가구가 가득한 디자인 카페, 외국 브랜드의 쇼룸이 즐비한 집을 걸으며 진로에 대한 불안을 마취시키고는 했다. 집에 돌아오면 불안이 숨통을 조여 왔지만 멋있는 장소와 사람들 틈에 앉아 있으면 현실의 문제가 다 해결된 미래에 와 있는 기분이 들었다. 여느 날처럼 회피성 산책을 마친 후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던 길이었다. 작은 가게 문 앞에 붙어 있는 노란 종이가 눈을 끌었다. ‘스태프를 구합니다’ 그곳은 서점이었다. (93쪽/김수진)


+


《서울 리뷰 오브 북스 17》(김두얼 엮음, 알렙, 2025)


매번 모일 때마다 고민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 모일 때마다 걱정스레 이야기를 한다

→ 모이면 늘 근심스레 이야기를 한다

4


최근 K-문학의 위대함을 발견하고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원어로 읽고 느껴 보고자 한국어를 배우려는 열풍이 세계 곳곳에서 불고 있음을 절감한다

→ 요즘 우리글꽃이 뛰어난 줄 알아보고서 우리글꽃을 한글로 읽고 느끼려고 우리글을 배우려는 바람이 온누리에서 부는 줄 느낀다

→ 요새 배달글꽃이 빼어난 줄 알아채고서 배달글꽃을 한글로 읽고 느끼려고 한글을 배우려는 바람이 여러 나라에서 부는 줄 느낀다

5


좋은 서평지를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 책이야기책을 잘 엮으려고 밤낮 애쓰는

→ 책노래책을 알뜰히 여미려고 늘 땀흘리는

→ 책수다책을 알차게 묶으려고 그토록 힘쓰는

5


나는 이 글 서두에서

→ 나는 글머리에서

→ 나는 첫머리에서

70


이 어려움을 넘어서서 안으로 들어가면 또 다른 불편함들이 기다리고 있다

→ 이 어려운 고비를 넘어서 들여다보면 또 힘겨운 고비가 있다

→ 이 어려운 길을 넘어서 들어서면 또 거북한 길이 나온다

→ 이 어려운 늪을 넘어서면 또 고단한 늪이 있다

106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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