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24 : -색 것 전부 것


파란색으로 된 것은 전부 내 것이다

→ 파랑은 모두 내 차지이다

→ 파랑은 몽땅 내 몫이다

→ 파랑은 모조리 내가 쥔다

《빨간 나라, 파란 나라》(에릭 바튀/이주영 옮김, 담푸스, 2018) 3쪽


‘것’을 잇달아 쓰면서 일본말씨 ‘전부’가 뒤엉킨 보기글입니다. “파랑은 + 모두 + 내 몫이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파랑은 + 모조리 + 내가 쥔다”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먼저 ‘것’을 다 털어내고서 생각할 노릇입니다. 짧게 나누는 말 한 마디에 이처럼 ‘것’을 잇달아 넣어 버릇하면서 그만 우리말씨를 잊고 잃습니다. ㅍㄹㄴ


파란색(-色) : 맑은 가을 하늘과 같이 밝고 선명한 푸른색 ≒ 청·청색

전부(全部) : 1. 어떤 대상을 이루는 낱낱을 모두 합친 것 2.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전체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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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25 : 흥미 -드리며 나누었


흥미로웠다고 말씀드리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 재미있다고 말씀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 재미있다고 말씀하며 이런저런 마음을 나누었다

《한 달의 고베》(한예리, 세나북스, 2025) 96쪽


재미있거나 신나거나 즐겁거나 반갑거나 놀랍거나 아기자기하거나 눈여겨보거나 마음이 가는 일이 있습니다. 여러모로 누리면서 말씀합니다. 말이나 말씀은 ‘하다’로 나타냅니다. ‘말씀드리다’는 틀린말씨입니다. ‘말씀하다’만으로 이미 높여서 쓰는 셈이고, “말씀을 여쭈며”나 ‘여쭈며’라 할 만합니다. “나누는 말이나 마음”을 가리키는 낱말인 ‘이야기’라서 “이야기를 나누었다”라 할 적에는 틀립니다. “이야기를 했다”나 “마음을 나누었다”로 바로잡습니다. ㅍㄹㄴ


흥미(興味) : 흥을 느끼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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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9.13.


《미래 세대를 위한 과학 기술 문해력》

 임완수·배성호 글, 철수와영희, 2025.3.5.



쏟아지는 비를 지켜본다. 집을 나설 적에는 가라앉는다. 논두렁을 따라 옆마을로 걷는다. 고흥읍에 닿아서 부산버스를 기다리니 다시 함박비가 온다. 버스를 탈 즈음에는 비가 그친다. 부산에 닿아서 바로 마을책집 〈무사이〉부터 간다. 고즈넉이 흐르는 책빛을 품고서 연산동으로 건너간다. 길손집에 짐을 부린 뒤에 〈카프카의 밤〉으로 걸어간다. ‘말닿기 마음닿기’라는 이름으로 ‘노래쓰기(시창작)’를 누구나 즐겁고 신나게 누리는 길을 들려준다. 말이 닿아야 마음이 닿고, 마음을 담아야 말을 담는다. 마음을 귀담아들으며 잇도록 말이 태어나고, 말로 새삼스레 마음을 들려주고 듣는 사이에 하루를 돌아보는 이야기가 깨어난다. 《미래 세대를 위한 과학 기술 문해력》을 읽었다. 오늘날 웬만한 ‘과학기술’은 ‘군사과학·군사기술’이다. 먼저 싸움박질에서 쓸 ‘과학기술’을 널리 펴다가, 이를 돈벌이로 옮겨서 ‘생활과학·생활기술’로 다루는 얼개이다. 이제는 배움터(학교)에서조차 ‘꾸밈꽃(AI)’을 쓰는데, 왜 어디에서 어떻게 얼마나 오래 써왔는지 짚을 수 있을까? 싸움박질(전쟁)은 나라(정부·국가)가 일으키고, 이쪽(아군)이 저놈(적군)을 쉽게 물리치려면 솜씨(과학기술)가 뛰어나야 한다. 똑똑한 놈을 목돈을 들여서 곁에 부리며 갖은 재주(과학기술)를 꽃피울 적에 ‘나라’를 맡는다는 우두머리(권력자)가 느긋하다. 우리는 ‘한겨레’이지만 먼나라가 된 북녘을 보면 된다. 북녘은 ‘솜씨·재주(과학기술)’를 어느 곳에 몽땅 쏟아붓는가? 돈과 품마저 싸움박질에 들이붓는 북녘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있는 이곳 남녘도, 일본과 중국과 러시아와 미국과 이스라엘과 프랑스와 독일과 영국도 썩 안 다르다는 뜻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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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9.21.


《갈수록 자연이 되어가는 여자》

 김상미 글, 문학동네, 2022.12.2.



오늘은 03:25에 느슨히 하루를 연다. 아침 10시부터 ‘이오덕 읽기모임’을 꾸리려고 달게 쉬었다. 이오덕·권정생 두 분은 ‘어떤 종이(자격증·졸업장·상장)’는 멀리했고, ‘다른 종이(글·책)’는 가까이했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아이어른이 거의 다 ‘어떤 종이’에 지나치게 얽매인다. 저마다 다른 삶을 스스로 글로 옮길 뿐 아니라, 나랑 다른 이웃인 너를 글로 만나려는 길이 자꾸 줄어든다. 이제부터 걸을 새길이란, 서로 마음과 말로 잇는 살림씨앗이어야지 싶다. 낮에는 ‘말이 태어난 뿌리 : ㅋ’을 꾸린다. ‘ㅋ’은 ‘ㄱ·ㄲ’하고 맞닿기에 ‘ㄱ·ㄲ·ㅋ’은 늘 한동아리로 바라보아야 말길을 풀고 열고 맺는다. 21:00까지 쉬잖고 이야기를 폈고, 사상나루 곁 작은길손집으로 옮겨서 드러눕는다. 부산 다른 곳은 너무 시끄러웠는데 외려 사상나루 곁은 조용하다. 미닫이를 활짝 열고서 밤바람을 쐰다. 《갈수록 자연이 되어가는 여자》를 돌아본다. 중국글을 섬기던 옛사람 몇몇은 ‘자연’ 같은 한자말을 썼고, 조선 500해가 무너진 뒤로는 일본을 거쳐서 ‘자연’을 비롯한 숱한 한자말을 끌어들였다. 우리말로 보자면, “숲은 수수하고 숱하며 수더분히 순이”이다. 이른바 ‘숲아씨’를 ‘witch·마녀魔女’로 가리킨다. 숲을 알고 읽고 헤아리고 품으면서 나누는 사람빛이 ‘순이(여자)’인 줄 알아볼 수 있다면, 어느 글이나 노래에 얹는 낱말을 어떻게 가다듬어야 할는지 누구나 스스로 알아챌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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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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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9.22.


《책 사랑꾼 이색 서점에서 무얼 보았나?》

 김건숙 글, 바이북스, 2017.8.10.



07:05 순천버스는 넘기고서 10:05 순천버스를 탄다. 이레 앞서까지 순천나루에서 13:10 고흥버스가 있더니 갑자기 사라졌다. 순천나루에서 오가는 적잖은 시외버스가 말없이 사라졌네. 참말로 버스회사는 사람들 엿먹이기를 잘한다. 벌교로 건너간다. 광주 쪽에서 고흥 들어오는 시외버스를 잡는다. 이 버스길도 말없이 여럿 사라졌네. 고흥읍에 닿아 14:40 시골버스를 마지막으로 탄다. 드디어 시골보금숲에 안기는데, 마을앞에 내리자마자 풀벌레노래와 파란하늘과 나락물결이 반긴다. 물까치와 멧비둘기도 노래한다. 폭 쉬기 앞서 ‘바퀴벌레’를 놓고서 이야기를 한다. 서울사람(도시인)만 오지게 미워하는 벌레인데, 들숲메를 모조리 짓밟고 괴롭히는 곳마다 바퀴벌레가 들끓는 뜻을 읽어야 할 때이다. 들숲메를 되살리면 바퀴벌레는 저절로 줄어든다. 《책 사랑꾼 이색 서점에서 무얼 보았나?》를 돌아본다. ‘이색서점’이라 했는데, 나는 1992년부터 바로 ‘다른책집’이라는 데를 꾸준히 늘 다녔기에 ‘작은책집·마을책집’을 ‘다르다’고 여기는 눈길이 살짝 놀랐다. 그러나 숱한 분은 ‘큰책집(대형서점)’을 으레 가게 마련이라, 작은책집을 아예 모르거나 못 알아보기 일쑤이다. ‘책사랑’이라면 큰책집이나 잘난책(베스트셀러)이 아닌, ‘숲책’과 ‘작은책’과 ‘시골책’과 ‘살림책’을 눈여겨볼 수 있기를 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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