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9.21.
《갈수록 자연이 되어가는 여자》
김상미 글, 문학동네, 2022.12.2.
오늘은 03:25에 느슨히 하루를 연다. 아침 10시부터 ‘이오덕 읽기모임’을 꾸리려고 달게 쉬었다. 이오덕·권정생 두 분은 ‘어떤 종이(자격증·졸업장·상장)’는 멀리했고, ‘다른 종이(글·책)’는 가까이했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아이어른이 거의 다 ‘어떤 종이’에 지나치게 얽매인다. 저마다 다른 삶을 스스로 글로 옮길 뿐 아니라, 나랑 다른 이웃인 너를 글로 만나려는 길이 자꾸 줄어든다. 이제부터 걸을 새길이란, 서로 마음과 말로 잇는 살림씨앗이어야지 싶다. 낮에는 ‘말이 태어난 뿌리 : ㅋ’을 꾸린다. ‘ㅋ’은 ‘ㄱ·ㄲ’하고 맞닿기에 ‘ㄱ·ㄲ·ㅋ’은 늘 한동아리로 바라보아야 말길을 풀고 열고 맺는다. 21:00까지 쉬잖고 이야기를 폈고, 사상나루 곁 작은길손집으로 옮겨서 드러눕는다. 부산 다른 곳은 너무 시끄러웠는데 외려 사상나루 곁은 조용하다. 미닫이를 활짝 열고서 밤바람을 쐰다. 《갈수록 자연이 되어가는 여자》를 돌아본다. 중국글을 섬기던 옛사람 몇몇은 ‘자연’ 같은 한자말을 썼고, 조선 500해가 무너진 뒤로는 일본을 거쳐서 ‘자연’을 비롯한 숱한 한자말을 끌어들였다. 우리말로 보자면, “숲은 수수하고 숱하며 수더분히 순이”이다. 이른바 ‘숲아씨’를 ‘witch·마녀魔女’로 가리킨다. 숲을 알고 읽고 헤아리고 품으면서 나누는 사람빛이 ‘순이(여자)’인 줄 알아볼 수 있다면, 어느 글이나 노래에 얹는 낱말을 어떻게 가다듬어야 할는지 누구나 스스로 알아챌 만하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