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9.24.

숨은책 1078


《生活敎養全書 食餌療法》

 안명수 엮음

 금성출판사

 1986.2.28.



  2025년 9월 첫머리에, 일본 노래띠앗 ‘ス-パ-登山部屋’이 〈山步〉를 내놓았다는데, 김광석 님이 지난날 부른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고스란히 베꼈다지요. 일본 노래띠앗은 잘못했다는 말이 없고, 노래를 내리지도 않습니다. 노래삯(저작권)이라든지 몽둥이(벌금)는 어림조차 않는구나 싶습니다. 그런데 1986년에 나온 《生活敎養全書 食餌療法》처럼 우리는 여태 일본책을 말없이 훔쳤습니다. 우리나라는 2000년 언저리까지 일본책이며 일본노래에 일본 온갖 살림살이를 슬그머니 베꼈어요. 저는 1998년에 한국외대 신문방송학과 부전공 수업으로 ‘광고제작’을 들은 적 있는데, 그때 길잡이(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첫손꼽히는 ‘양념(조미료)’을 내놓은 곳에서 찍은 광고와 일본 광고를 나란히 틀면서 “무엇을 베꼈고 무엇이 다른지 말해 보라”고 시키더군요. 그때 저는 멍하니 보다가 “하나는 우리말, 하나는 일본말, 이 둘이 다를 뿐 그냥 똑같은데요?” 하고 말할밖에 없었습니다. 아직 모르니 배울 수 있되, 베끼거나 훔쳐서는 ‘우리 살림’으로 피어나지 않습니다. 다만, 슬쩍 베끼거나 훔치면 한동안 돈벌이가 쏠쏠할 만합니다. 그렇지만 사람이고 싶다면 그냥 지어야지요. 짓기가 버거우면 뼈를 깎고 피땀을 흘리면 됩니다.


ㅍㄹㄴ


"번안곡인 줄" 일본의 한국 음악 표절 의혹 잇따라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14/0001450480?sid=104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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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9.24.

숨은책 1077


《칠기 공주》

 파트리스 파발로 글

 프랑수와 말라발 그림

 윤정임 옮김

 웅진주니어

 2006.6.26.



  함께 있던, 나란히 한바람을 마시던, 서로 마음으로 그곳에 있던 숱한 이야기는 언제나 오래오래 흐르리라 느낍니다. 이미 지나간 옛모습일 수 있어도, 마음과 몸과 눈과 귀에는 깊이 남아서 앞으로도 이어갈 하루일 테고요. 같이 걷던, 천천히 하늘을 올려다보던, 도란도란 마음으로 어울리던 긴긴 나날은 앞으로 두고두고 새싹으로 돋으리라 느낍니다. 눈앞에 안 보이기에 사라지지 않습니다. 몸을 벗었기에 죽지 않습니다. 누구나 넋으로 살고 마주하며 빛납니다. 《칠기 공주》는 옻그릇(칠기)을 눈부시게 빚을 줄 아는 아가씨가 걸어간 삶을 들려줍니다. 우두머리는 높은자리에 앉아서 뭇사람이 조아리기를 바라고, 벼슬아치는 그저 돈을 야금야금 가로채기를 바랍니다. 뭇사람은 서로 아끼고 도우면서 수수하게 살림을 짓습니다. 마침내 우두머리는 옻그릇 아가씨를 차갑고 어두운 곳에 가두어 길들이려 하는데, 옻그릇 아가씨는 차분히 마음을 다스리면서 홀가분한 빛으로 거듭납니다. 힘을 거머쥔 무리는 윽박지르면서 가두면 다들 꼼짝을 못 하겠거니 여기는데, 바로 우두머리·벼슬아치가 힘·돈에 꼼짝 못 하는 얼뜨기입니다. ‘살림그릇’은 “살림짓는 누구나” 누릴 수 있되, 얼뜬 힘꾼은 아예 못 건드려요. 처음이라는 마음을 잇는 눈빛이면 언제나 반짝여요. 첫마음을 잊은 채 억누르는 모든 무리야말로 어둠에 갇혀 못 헤어나오다가 죽어버립니다.


ㅍㄹㄴ


“너는 이제부터 오로지 우리의 태양보다 더 빛나는 왕을 위해서만 칠기를 만들어라.” 그러자 우탱이 머뭇거리며 말했어요. “제 딸은 그렇게 위대한 왕의 고귀한 취향을 맞춰드릴 수 없을 것입니다. 저희가 만드는 칠기들은 소박한 사람들, 농부나 어부 같은 사람들에게나 어울리는 것들입니다.” (7쪽)


태양보다 더 빛나는 왕은 칠기 공주를 향해 몸을 숙이더니 얼굴에 대고 쏘아붙였어요. “네 그림들은 거짓말투성이야!” “전하, 저는 제 눈으로 본 것들만 칠기에 그렸습니다.” “그렇다면 네 눈을 뽑아버리겠다!” (18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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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8.26. 서울잠



  늦여름 끝자락에 부산과 서울에서 자다가 자꾸 일어나서 씻어야 했다. 들숲메를 품는 시골은 이미 늦여름 첫머리부터 밤이 서늘하거나 추웠다. 저녁에 씻고 누우면 아침까지 땀이 안 났다. 그러나 부산과 서울에서는 땀밤이었다.


  우리나라는 푸른집(청와대)과 벼슬집(공공기관)부터 에어컨 없이 일하는 터전으로 갈 수 있을까? 우리는 쇠(자가용)를 몰며 바깥바람(창문바람)만 쐴 수 있을까? 푸른집이나 벼슬집이 아닌, 여느 가게와 일터도 에어컨 아닌 바깥바람을 맞아들이면서 다 다른 철을 느끼고 누리는 살림살이를 다시 바라볼 수 있을까?


  ‘혁명’이나 ‘개혁’을 하자는 말은 누구나 외치기 쉽다. 삶으로 갈아엎거나 뜯어고치려면 늘 집부터 할 노릇이다. 무슨 개혁이나 혁명을 하기 앞서 “대학교뿐 아니라 중고등학교조차 안 다니는” 혁명과 개혁부터 나설 노릇이다. 졸업장과 자격증을 불쏘시개로 삼는 길을 갈 수 있어야 한다. 돈을 들여서 갈아엎은 다음에 돈을 끌어모으는 밭갈이가 아닌, 삶을 가꾸고 살림을 일구며 사랑을 품는 새길을 열어야지 싶다.


  아이사랑은 졸업장으로 안 한다. 논밭살림은 자격증으로 안 한다. 사랑과 살림과 사람과 숲은 그저 집부터 돌보는 길을 걷는 하루에서 비롯한다. ‘가시버시’와 ‘어버이’라는 오래말을 떠올리자. ‘가시(갓) + 버시(벗)’인 ‘가시버시’인 얼개요, 순이(여성)가 앞이면서 돌이(남성)가 뒤를 받치는 이름이다. ‘어버이 = 어머니 + 아버지’이다. 어머니가 앞에서 이끌고 아버지가 뒤에서 받치면서 집살림을 맡는다는 뜻을 품은 오래말이다.


  바람이 불기에 시원하지 않다. 모래바람이나 ‘서울 아파트 골바람’은 시원할 수 없다. 풀꽃나무를 스치는 바람일 적에 싱그럽고 시원하다. 들숲메바다를 가르던 바람이기에 맑고 푸르다.


  풀꽃이 자라기에 풀벌레가 깃들며 노래한다. 나무가 서기에 새와 매미가 찾아들며 노래한다. 기름 먹는 쇠(자동차)이든, 전기 먹는 쇠(자동차)이든, 노래가 아닌 매캐한 시끌소리와 쓰레기만 내놓을 뿐 아니라, 쇳덩이가 달릴 길을 닦느라 들숲메를 죽인다. 하늘나루(공항)를 그만 지을 때에 참살림(민주정부)이다. 어설프고 어쭙잖은 겉옷(양복)을 벗어서 다 버리고서 낫을 쥐기에 푸른나라(민주공화국)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아직 참살림하고 멀고, 푸른나라도 못 바라본다. 이제는 참살림을 품으면서, 푸른나라로 풀어갈 노릇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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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의 고베 - 보석처럼 빛나는 항구 도시에서의 홈스테이 일본에서 한 달 살기 시리즈 8
한예리 지음 / 세나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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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9.24.

인문책시렁 443


《한 달의 고베》

 한예리

 세나북스

 2025.4.30.



  살아갈 곳이란 “다시 옮기려는 마음이 없”이 그대로 눌러앉아서 하루하루 짓고 싶은 곳입니다. 한동안 살다가 옮긴다든지, 조금 머물다가 떠나려고 한다면 ‘삶터’가 아닌 ‘구경터’이게 마련입니다. 어느 곳이 좋다면서 놀러오거나 구경하는 사람은 ‘삶터’로 삼을 마음이 아닙니다. 그저 어쩌다가 바람을 쐬듯 머물고 싶을 뿐입니다.


  이제 ‘한달살이’는 한 낱말입니다. 어느 누구도 이런 낱말을 안 지어 주었으나, 사람들 스스로 ‘한달살이’를 지었고, ‘두달살이’나 ‘석달살이’를 즐기며, ‘한해살이’까지 나아갑니다. 앞으로 ‘온해살이’를 하고픈 꿈이기에 먼저 차분히 깃들어 온하루를 맞아들인다고 할 만합니다.


  이웃나라로 한달살이를 다녀오는 여러 길 가운데 고베에서 누린 나날을 들려주는 《한 달의 고베》입니다. 뭇사람이 드나든다는 이름터도 슬쩍 다녀오기도 하지만, 구경하거나 놀러다닐 적에는 도무지 들를 겨를이 없는 마을 곳곳을 누비는 나날인 한달살이입니다.


  여러모로 보면, 웬만한 고을(지자체)마다 ‘살짝 머물다 떠다는 구경꾼’을 맞이해서 돈을 벌려고 합니다. 두고두고 머물면서 깊고 넓게 돌아볼 손님을 맞으려는 고을은 드뭅니다. 오래 머물다가는 ‘겉모습’이 아닌 ‘속낯’을 확 볼 수밖에 없거든요. 숱한 구경터(관광지)는 겉속이 달라요. 구경(관광산업)으로 짭짤하게 돈을 만지는 고을은 벼슬아치부터 ‘오래고을’을 안 바라보기 일쑤입니다.


  나라 곳곳에 잿더미(아파트단지)가 어마어마합니다. 그런데 모든 잿더미는 기껏 쉰 해조차 못 갑니다. 나중에 다시 허물어 새로 세우려고 하면 목돈이 떨어지는 터라, 그야말로 온나라가 잿더미만 쌓고 허무는 바보짓을 일삼습니다.


  우리가 한달살이를 맛보다가 석달살이를 해보고, 한해살이를 넘어서 열해살이와 온해살이에 이른다면, 집을 허물고 세우는 멍청한 짓을 안 해요. 예부터 모든 살림집은 즈믄해를 내다보며 지었거든요. 즈믄해를 이을 살림집이라면 재(시멘트)를 안 씁니다. 돌나무흙으로 찬찬히 짓기에 비로소 ‘집’인걸요.


  볼거리와 놀거리와 즐길거리와 먹을거리가 넘치는 판입니다. 이 가운데 하루나 한두 달 맛볼 만한 놀이나 일이 아닌, 한해살이나 온해살이를 이으면서 누릴 만한 놀이나 일이라면 몇 가지일까요? 한달살이를 할 적에 “내가 이곳에서 온해살이를 하려는 뜻이라면 무엇을 보고 느끼면서 즐거울까?” 하고 마음을 기울인다면, 서른 날을 서른 빛으로 반짝이면서 거닐 수 있다고 느낍니다.


ㅍㄹㄴ


나는 요일 중 월요일을 가장 좋아한다. 그 이유는 주말에 푹 쉬고 다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 효율이 특히 높아져서 일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45쪽)


가만히 듣던 신이치가 나에게 “왜 책을 잘 못 읽어?”라고 물어보기에 “나는 한국인이라서 일본어가 완벽하지 않아. 미안해.”라고 말하며 사과하니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 이후 신이치는 한국에 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세계지도 등을 보며 외국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했다. (51쪽)


메뉴판을 보니 맷돌로 원두를 천천히 갈면 본래의 풍미와 향이 그대로 살아나 원두의 진한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고 한다. (105쪽)


오늘도 일찍 눈을 떴지만 평소보다 오래 누워서 휴식을 취했다. 생각해 보니 일본에 와서 2주 동안 매일 서너 시간만 자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몸에 무리가 갔던 것 같다. (177쪽)


전망대가 왜 이렇게 어둡나 했는데 맑은 날에 별을 관찰하기 위해서인가 보다. (245쪽)


롯코산 산맥에 위치한 고베대학교 캠퍼스는 국립 종합대학답게 큰 규모를 자랑한다. 등하교가 힘든 산중 캠퍼스지만 그만큼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돋보인다. (328쪽)


+


《한 달의 고베》(한예리, 세나북스, 2025)


고베에서 보내는 일정을 마음 편히 고려할 수 있게 되었다

→ 고베에서 보내는 하루를 느긋이 헤아릴 수 있다

→ 고베에서 보내는 나날을 가벼이 살필 수 있다

24쪽


아이 위주로 돌아가기 마련인데

→ 아이를 보며 돌아가게 마련인데

→ 아이 바탕으로 돌아가는데

27쪽


약하게 고소공포증이 있지만

→ 조금 하늘앓이이지만

→ 살짝 높앓이를 하지만

41쪽


한 사람당 3개까지 구매 가능하다는 유의 사항을 듣고

→ 한 사람이 셋까지 살 수 있다는 알림말을 듣고

66쪽


승려들이 은퇴 후 여생을 보내던 곳으로

→ 스님을 그만두고 끝삶을 보내던 곳으로

→ 스님을 마치고 마지막을 보내던 곳으로

79쪽


흥미로웠다고 말씀드리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 재미있다고 말씀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 재미있다고 말씀하며 이런저런 마음을 나누었다

96쪽


다른 지역으로 교환학생을 간 적이 있다

→ 다른 곳으로 배움나눔이로 간 적이 있다

96쪽


1500종에 달하는 고산 식물, 한랭지 식물, 롯코산 자생 식물들이 재배되고 있다

→ 1500갈래나 되는 높마루풀, 겨울풀꽃, 롯코산 풀꽃을 기른다

→ 1500가지에 이르는 높풀꽃, 서늘풀꽃, 롯코산 풀꽃나무를 돌본다

129쪽


산책을 이어가다가 족욕탕을 발견했다

→ 마실을 이어가다가 발씻이샘을 본다

→ 나들이를 하다가 발샘을 찾는다

141쪽


연달아 착륙한 뒤에는 이륙이 시작되었다

→ 잇달아 내린 뒤에는 떠오른다

→ 이어서 내린 뒤에는 올라간다

153쪽


코어의 힘이 부족해서 좀처럼 완성하기 어려웠다

→ 밑힘이 모자라서 좀처럼 매듭짓기 어렵다

→ 밑동이 딸려서 좀처럼 끝내기 어렵다

166쪽


단 한 글자에 7획뿐이었지만

→ 딱 한 글씨에 7마디이지만

171쪽


경로의 날은 어르신을 공경하고 장수를 축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어

→ 어른날은 어르신을 모시고 오래살이를 기리는 뜻이어서

→ 어르신날은 어르신을 높이고 오랜살이를 기뻐하기에

192쪽


노인의 날 입장권 할인판매로 인해 붐빌 것 같아 개장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 어르신날 나래쪽을 에누리하기에 붐빌 듯해 여는때에 맞춰 갔다

→ 어른날 길종이를 깎아주기에 붐빌 듯해서 마수에 맞춰 다다랐다

192쪽


제주도에서 본 주상절리는 바다에 면해 있지만

→ 제주섬에서 본 벼랑은 바다에 닿지만

→ 제주섬에서 본 기둥벼랑은 바닷가이지만

218쪽


꽃병이 아닌 평평한 수반을 사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 꽃그릇 아닌 반반한 물그릇도 이 때문에 쓴다

→ 이 때문에 꽃그릇 아닌 판판한 물받이를 쓴다

227쪽


특히 자필 원고가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 더욱이 손글종이가 가장 눈부신데

→ 그리고 손글씨가 가장 돋보이는데

233쪽


내가 있어서 즐거운 경험을 했다며 고마움의 의미를 담아 집에 초대해 주었다

→ 내가 있어서 즐거웠다며 고맙다는 뜻으로 집에 불러 주었다

→ 나랑 즐겁게 보냈다며 고마워서 집에서 맞이해 주었다

235쪽


오므라이스 맛 비교 미션을 수행하는 중이었기에

→ 달걀밥 맛을 견주는 동안이기에

→ 달걀덮밥 맛보기를 하기에

→ 달걀볶음덮밥 맛마실을 하기에

→ 달걀부침밥 맛찾기를 하기에

241쪽


푸른 바다, 짙은 녹음의 산에

→ 파란바다, 짙푸른 멧숲에

253쪽


어디에나 잘 어울린다는 생각에 확신이 생겼다

→ 어디에나 어울린다고 굳게 여겼다

→ 어디에나 어울린다고 단단히 믿었다

274쪽


사경을 마친 종이는

→ 다 옮겨쓴 종이는

→ 다 담은 종이는

284쪽


마지막 점검 후 납품을 마친다

→ 마지막으로 살피고서 보낸다

→ 마지막으로 짚고서 맡긴다

315쪽


근처에서 들려오는 종소리에 주위를 둘러보니

→ 가까이에서 들려오는 댕소리에 둘러보니

→ 둘레에서 들려오는 방울소리를 살피니

→ 곁에서 울리는 소리에 둘러보니

→ 둘레에서 들려오는 징소리를 살피니

338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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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살랑 Q 3
아마가쿠레 기도 지음, 오경화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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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9.24.

만화책시렁 728


《살랑살랑 Q 3》

 아마가쿠레 기도

 오경화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4.2.28.



  일본말 ‘이면지(裏面紙)’라 일컫는 종이는 ‘헌종이’일 수 있고, ‘되종이’나 ‘뒷종이’일 수 있습니다. 보는 눈길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이는 숨결과 길입니다. 헌종이라면 버릴 종이로 삼을 텐데, 헌종이라서 더 가볍게 이모저모 쓰고 그리는 틈이 있습니다. 이미 버리려던 종이였기에 되살리면서 ‘되종이’로 피어납니다. 앞에 다른 글그림이 찍혔지만 뒤는 하얗기에, 하얀 자리를 새롭게 채울 수 있는 ‘널리 빈’ 빛을 채울 수 있는 종이라고도 느낄 수 있어요. 《살랑살랑 Q 3》을 펴면, 갈팡질팡하지만 늘 제 길을 바라보고 나아가려는 여러 아이가 나옵니다. ‘제 길’이란, 나로서 나(저)를 보며 제대로 가려는 길입니다. 나(저)보다 낫거나 높거나 좋아 보이는 남이 늘 보이더라도, 가볍게 눈을 감고서 새로 뜨고는 기운을 차리려는 길입니다. 우리는 나를 남하고 견주거나 맞댈 까닭이 없어요. 나는 내 발걸음으로 걷고, 내 코로 숨쉬고, 내 손으로 젓가라글 쥐면 됩니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은 온누리 모든 다 다른 꽃을 간질이면서 곱게 피어나는 길을 북돋웁니다. 살몃살몃 드리우는 해는 온누리 뭇숨결을 부드럽게 깨우면서 저마다 즐겁게 오늘 하루를 살아가라며 노래합니다.


ㅍㄹㄴ


“잘 들어라, 큐코. 너는 신의 심부름꾼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신의 심부름꾼의 미모와 힘은 인간이 외경심을 품게 만들기 위해 존재했던 것이다. 네가 다른 형제들과 다른 것에도 분명 의미가 있을 게야.” (75쪽)


“나는 네가 원래의 모습이 아니어도, 지금의 모습이 아니어도, 어떤 모습이든 상관없어.” (89쪽)


“자꾸 비교하는 세상이 잘못된 거지. 세상이 바뀌면 되잖아?” (148쪽)


“그래서 나는 사실, 나와 내가 아닌 세상을 바꾸고 싶어.” (149쪽)


#ゆらゆらQ #雨?ギド


+


《살랑살랑 Q 3》(아마가쿠레 기도/오경화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4)


갑자기 대타로 들어오게 돼서

→ 갑자기 다른이로 들어와서

→ 갑자기 딴아이로 들어와서

14쪽


편히 쉬고 있어∼

→ 느긋이 쉬어!

→ 달콤히 쉬어!

→ 마음대로 있어!

→ 가붓이 있어!

39쪽


너희 집에서 퇴마 좀 해줄 수 없을까

→ 너희 집에서 좀 몰아낼 수 없을까

→ 너희 집에서 좀 내쫓을 수 없을까

43쪽


인간의 미추(美醜) 기준 따윈 신경 써본 적도 없지만

→ 사람살이 빛그늘 따윈 마음써 본 적도 없지만

→ 사람이 가르는 기쁨슬픔 따윈 마음쓴 적도 없지만

→ 사람이 따지는 삶 따윈 마음쓴 적도 없지만

59쪽


신의 심부름꾼의 미모와 힘은 인간이 외경심을 품게 만들기 위해 존재했던 것이다

→ 하늘 심부름꾼인 꽃낯과 힘이니, 사람들이 높이 여기라는 뜻이다

→ 하늘 심부름꾼 몸매와 힘이란, 사람들이 거룩히 보라는 뜻이다

75쪽


고로, 큐코 너는 이 메뉴를 소화해 줘야겠다

→ 곧, 큐코 너는 이 차림대로 해내야겠다

→ 그래서, 큐코 너는 이대로 해야겠다

99쪽


노력 위에 지금의 자신이 존재한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 내가 오늘까지 이렇게 애썼다고 보여주려고

→ 내가 여태까지 이처럼 땀흘렸다고 밝히려고

→ 그동안 애써서 오늘 내가 있다고 보여주려고

→ 이제껏 땀흘려 오늘 나를 이루었다고 밝히도록

108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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