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1.26.


《이별의 반대말은 저별》

 신디리 글, 좋은땅, 2023.2.14.



모처럼 집에서 쉰다. 몇 가지 꾸러미(보고서)를 써야 할 텐데, 주섬주섬 집일을 추스르고 밥을 먹고 등허리를 펴는 동안, 살짝 느긋이 꾸리자고 마음을 돌린다. 이레쯤 앞서 장만한 주먹감 한 자루가 있는데, 작은아이가 조각조각 썰어서 햇볕에 말리네. 햇볕을 바짝 먹여서 말린 뒤에는 한결 달단다. ‘감돌이’인 작은아이는 나흘 앞서 썰어서 말린 감조각을 서넛 남기고 먹어치운다. 우리는 서로 즐겁게 이 하루를 누린다. 멧노랑(산국)은 보름 남짓 샛노랗게 빛나면서 향긋하다. 엊저녁에 풀개구리 한 마리가 길고 높게 가락을 뽑던데, 날이 더 얼어야 비로소 겨울잠에 들 테지. 《이별의 반대말은 저별》을 읽었다. 조금 아쉬운 대목도 있되 꽤 잘 쓰고 잘 나온 책이지 싶은데 아주 일찍 판이 끊겼다. 펴냄터를 잘못 만난 탓일 수 있다. 온누리 모든 책은 처음부터 잘 풀려서 잘 읽히지는 않는다. 우리가 오래도록 못 알아볼 수 있다. 엄청나게 팔리는 듯싶어도 고약한 속셈이 도사릴 수 있다. 다만, 모든 책에는 저마다 마음씨앗이 흐르기에, 이 마음씨앗은 사랑씨로도 미움씨로도 생각씨로도 시샘씨로도 퍼질 수 있다. 어떤 씨앗이 퍼질 책을 오늘 우리 손에 쥘는지 헤아려 본다면, 천천히 책나라로 나아가면서 책밭이 짙푸를 테지.


ㅍㄹㄴ


순대 9조각 7천원?…광장시장 바가지 논란 여전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3/0013621247?sid=102


광장시장 이야기를

언제 글로 쓰고 싶다.

나는 그곳을 안 간 지

어느새 스무 해쯤 된다.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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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렌탈rental·렌트rent



렌탈 : x

렌트 : x

rental : 1. 사용료, 임대료 2. 임대, 임차, 대여 3. 임대[임차/대여]물 

rent : 1. 집세, 방세, 지대, 임차료 2. (집세·사용료 등을 내고) 세내다[임차하다] 3. (집세·사용료 등을 받고) 세 놓다[임대하다] 4. (사용료를 내고 단기간) 빌리다

レンタル(rental) : 렌털, 임대(賃貸)

レント(rent) : 1. 렌트 2. 땅값. 땅의 임대료. 집세. 가옥 임대료



영어 낱말책은 ‘rental’을 “임대, 임차, 대여”로만 풀이할 뿐, ‘빌리다·빌려주다’ 같은 낱말로는 안 풀이합니다. 우리말로 알맞게 쓰면 되고, ‘얻다·얻어들이다·얻어쓰다’나 ‘꾸다·도르다·두르다’로 풀어낼 수 있어요. ‘받다·받아들이다·받아주다’ 같은 낱말로 풀어써도 어울립니다. 비슷한 영어 ‘rent’도 그저 우리말로 나란히 풀면 됩니다. 빌리는 값이나 삯이나 돈은 ‘빌린삯’이고, ‘도름삯·두름삯’이며 ‘값·금·삯’이라고만 해도 됩니다. ㅍㄹㄴ



당분간은 렌탈해서 쓰시고, 옷을 먼저 장만하세요

→ 한동안은 빌려서 쓰시고, 옷을 먼저 장만하세요

→ 한동안은 빌려쓰시고, 옷을 먼저 장만하세요

《처음 사람 1》(타니가와 후미코/박소현 옮김, 삼양출판사, 2018) 91쪽


여행 삼 일째 큰언니는 차를 렌트했다

→ 나들이 사흘째 큰언니는 쇠를 빌린다

《이름 지어 주고 싶은 날들이 있다》(류예지, 꿈꾸는인생, 2022) 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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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퇴근 退勤


 퇴근 시간 → 마침때 / 끝때 / 땡

 퇴근이 이르다 → 일찍 마치다 / 일찍 나오다

 퇴근을 못 하고 있다 → 나오지 못 한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 집에 돌아와서도

 모두 퇴근하고 → 모두 떠나고 / 모두 가고


  ‘퇴근(退勤)’은 “일터에서 근무를 마치고 돌아가거나 돌아옴”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가다·오다’나 ‘끝·끝꽃·끝마치다·끝마무리’로 손봅니다. ‘마침·마치다·마침꽃·마침길·마침날’이나 ‘나가다·나오다·뒤로하다·물러가다·물러나다’로 손볼 만합니다. ‘돌림개비·돌아가다·돌아오다·들어오다’나 ‘땡·땡그랑·땡땡·땡강·땡그랑땡그랑’으로 손보고요. ‘떠나다·떠나가다·떠나오다·떠남길·떠남꽃’이나 ‘빠져나가다·빠져나오다·빠지다’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여기까지·온꽃’이나 ‘일끝·일끝나다·일마침·일마치다’로 손보지요. ‘저녁길·마칠 때·돌아올 때’나 ‘집으로·집으로 가다·집으로 오다·집에·집에 가다·집에 오다’로 손보아도 됩니다. ㅍㄹㄴ



그 친구 이제는 퇴근길에 푸드뱅크에 들른답니다

→ 그놈 이제는 집에 가며 열린밥칸에 들른답니다

《멍청한 백인들》(마이클 무어/김현후 옮김, 나무와숲, 2003) 82쪽


남편이 정상적으로 퇴근하면서 받는 임금으로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 곁님이 제때 마치면서 받는 일삯으로는 도무지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구나 싶습니다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하종강, 후마니타스, 2006) 77쪽


다음날 엄마가 퇴근해서 집에 오기 전에

→ 다음날 엄마가 마치고 집에 오기 앞서

→ 다음날 엄마가 끝내고 집에 오기 앞서

《화요일은 머리 감는 날》(우리 오를레브·제키 글라익/유혜자 옮김, 다다북스, 2007) 16쪽


아침 아홉 시에 출근해서 오후 여섯 시에 퇴근했어요

→ 아침 아홉 때에 나가서 저녁 여섯 때에 마쳐요

《우리 아빠, 숲의 거인》(위기철·이희재, 사계절, 2010) 6쪽


하루 중 자유시간이 퇴근 후 겨우 몇 시간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 하루에서 쉴틈이 일 마치고서 겨우 조금밖에 없는 판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그렸습니다

→ 하루에서 쪽짬이 일 마치고서 겨우 살짝밖에 없고서야 처음으로 그렸습니다

《그리고, 또 그리고 3》(히가시무라 아키코/정은서 옮김, 애니북스, 2016) 81쪽


퇴근하는 길에 환승역에서 일단 밖으로 나와

→ 돌아오는 길에 이음터에서 밖으로 나와

→ 들어오는 길에 이음목에서 밖으로 나와

《어서오세요, 책 읽는 가게입니다》(아쿠쓰 다카시/김단비 옮김, 앨리스, 2021) 15쪽


오늘 퇴근길 귀찮아지게 생겼네

→ 오늘 마치며 귀찮겠네

→ 오늘 집에 가며 귀찮겠네

《이름 지어 주고 싶은 날들이 있다》(류예지, 꿈꾸는인생, 2022) 121쪽


어느 날 퇴근 후 기자 여럿이 서울 한 주점에 모였습니다

→ 어느 날 일마치고 글바치 여럿이 서울 술집에 모였습니다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김성호, 포르체, 2023) 72쪽


퇴근 후 아이들을 하원시키고

→ 일마치고 아이들을 데려오고

→ 일끝나고 아이들이 돌아오고

《엄마, 내향인, 프리랜서》(김민채, 취미는독서, 2023) 34쪽


치안도 좋지 않아 항상 퇴근 후 집에서 요리하는 게 유일한 취미였다

→ 마을도 좋지 않아서 집에 돌아오면 오직 밥하기에 즐겼다

→ 나라도 좋지 않아서 집에 오면 그냥 밥짓기에 재미를 붙였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차》(박지혜, 스토리닷, 2023)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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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사구 沙丘


 사구가 발달한 지형이다 → 모래언덕이 있는 곳이다 

 사구가 전부 침식된 형편이다 → 모래뫼가 모두 깎였다


  ‘사구(沙丘/砂丘)’는 “[지리] 해안이나 사막에서 바람에 의하여 운반·퇴적되어 이루어진 모래 언덕. 크게 해안에서 볼 수 있는 해안 사구와 사막에서 볼 수 있는 내륙 사구로 나뉜다 ≒ 사산·사안”을 가리킨다는군요. ‘모래뫼·모래메’나 ‘모래언덕’으로 고쳐씁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사구’를 열 가지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공이 넷이면 ‘공넷’이라 하면 되고, 몸에 맞은 공은 ‘몸맞이공’이라 하면 되어요. ㅍㄹㄴ



사구(司寇) : 1. [역사] 조선 시대에 둔, 형조의 으뜸 벼슬. 품계는 정이품이다 = 형조 판서 2. [역사] 중국 주나라 때에, 육경(六卿) 가운데 형벌과 경찰의 일을 맡아보던 벼슬

사구(四球) : [체육] 야구에서, 투수가 타자에게 스트라이크가 아닌 볼을 네 번 던지는 일 = 포볼

사구(四衢) : 사방으로 통하는 도로

사구(死句) : 1. 시문(詩文)에서 깊고 은은한 정취가 없는 평범한 글귀 2. [불교] 평범하고 속되어 선(禪)의 수행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말을 적은 구(句)

사구(死球) : [체육] 야구에서, 투수가 던진 공이 타자의 몸이나 옷에 닿는 일. 타자는 자동적으로 일루로 가게 된다 = 데드볼

사구(沙鷗/砂鷗) : 물가의 모래 위에 있는 갈매기

사구(邪構) : 나쁜 흉계. 또는 사람을 함정에 빠지게 하는 계략

사구(査究) : 조사하여 철저히 밝혀냄

사구(射毬) : [역사] 고려 시대부터 조선 중기까지 말을 타고 하던 운동 경기. 말을 타고 한 사람이 공을 끌면서 달려가면 뒤에서 여러 사람이 쫓아가면서 화살로 공을 쏘아 맞힌다

사구(蛇口) : 주전자 따위의 부리 끝에 달린 쇠로 만든 부분



우리는 사구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 우리는 모래언덕으로 걸어간다

→ 우리는 모래뫼로 걸어간다

《이름 지어 주고 싶은 날들이 있다》(류예지, 꿈꾸는인생, 2022) 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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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편식 偏食


 자연 편식이 되어 → 저절로 가려먹어

 음식을 편식하지 않고 → 밥투정을 않고


  ‘편식(偏食)’은 “어떤 특정한 음식만을 가려서 즐겨 먹음”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가려먹다·골라먹다’나 ‘가리다·고르다’로 고쳐씁니다. ‘밥투정·맛투정’으로 고쳐쓸 만합니다. ‘투정·투정하다·투정질·투정꾼’이나 “안 먹다·먹지 않다·못 먹다·먹지 못하다”로 고쳐써도 되고요. ㅍㄹㄴ



절대로 편식해서는 안 된다는 것

→ 꼭 가려먹어서는 안 된다는

→ 반드시 밥투정은 안 된다는

→ 참말 맛투정은 안 된다는

《진짜랑 깨》(권오삼, 창비, 2011) 74쪽


편식하는 음식 따윈 하나도 없습니다

→ 가리는 밥 따윈 하나도 없습니다

→ 고르는 밥 따윈 하나도 없습니다

→ 안 먹는 밥 따윈 하나도 없습니다

《사노 요코 돼지》(사노 요쿄/이지수 옮김, 마음산책, 2018) 153쪽


다들 의외로 사소한 이유로 편식을 하더라고

→ 다들 뜻밖에 작은 일 때문에 가려먹더라고

→ 다들 뜻밖에 작은 일 탓에 잘 안 먹더라고

《할망소녀 히나타짱 3》(쿠와요시 아사/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8) 31쪽


어려서 나는 편식이 심했다

→ 나는 어려서 가려먹었다

→ 나는 어려서 밥투정 했다

《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나호선, 여문책, 2022) 220쪽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잘 먹기

→ 가려먹지 않고 골고루 잘 먹기

→ 밥투정 않고 골고루 잘 먹기

《선생님, 건강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시민건강연구소 밑틀, 철수와영희, 202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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