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1.16.


《나는 여성이고, 독립운동가입니다》

 심옥주 글, 우리학교, 2019.2.16.



별바라기와 숲바라기를 하는 시골내기랑 서울내기가 있고, 별도 숲도 안 쳐다보는 시골사람과 서울사람이 있다. 시골에서 나고자라도 별을 등지면서 잊는 사람이 있고, 서울에서 태어났으나 풀꽃나무를 품는 사람이 있다. 우리는 어떤 눈길일까. 우리는 아무 눈빛이 없을까. 곰곰이 보면, 왼쪽이니 오른쪽이니 다투는 무리는 별도 숲도 바람도 안 바라보기 일쑤이다. 왼오른이 아닌 살림길과 어린이를 바라보는 사람은 별빛도 숲빛도 바람빛도 고이 헤아린다고 느낀다. 곁님이 문득 “모든 사람이 눈뜨기를 바라지 마. 눈뜨려는 사람이 제대로 보는 길을 생각해.” 하고 속삭인다. 《나는 여성이고, 독립운동가입니다》를 읽고서 아쉬웠다. 책이름을 ‘나는 독립을 바랐고, 여성입니다’쯤으로 붙이면 글결이 확 다르면서 ‘줄거리(교훈)’가 아닌 ‘이야기(살림씨앗)’를 들려주었으리라 본다. 홀로서기를 바란 사람은 ‘운동가’가 아니다. ‘살림지기’요 ‘살림꾼’이다. 총칼을 앞세운 얼간이한테서도 홀로서기이고, 굴레(가부장권력)를 못 떨친 얼뜨기한테서도 홀로서기이다. 그래서 ‘홀로서기(독립)’를 앞에 적으면서 ‘운동가’라는 군말은 덜고, 넌지시 ‘가시내(여성)’라는 이름으로 맺을 적에, 이 나라를 즐겁게 갈아엎을 만하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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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1.25.


《해녀들》

 허영선 글, 문학동네, 2017.7.5.



큰아이를 낳고서 세이레를 맞이할 때까지 딱 4시간쯤 잤지 싶다. 세이레가 지나고서는 조금 숨돌리면서 하루 2시간쯤 자는 나날을 돌맞이까지 보냈다. 큰아이는 열넉 달째에 똥오줌을 가렸고, 세 살 무렵에 천기저귀를 다 뗐으니, 이제 기지개를 켜고서 하루 4시간을 잘 만했으나, 곧이어 작은아이가 태어나면서 다시 ‘하루 2시간 잠들기’로 갔다. 새벽에 서울 신촌 길손집에서 눈뜬다. 벼락치는 소리를 듣는다. 두 아이를 낳아서 돌보는 때만큼은 아니되, 2025년 한 해는 몹시 바쁘게 깃새글꽃(상주작가)으로 일했다. 엊저녁으로 모든 일을 마쳤고, 이제 꾸러미(보고서)를 신나게 쓰면 된다. 09:30 고흥버스를 타려고 움직인다. 시외버스에 앉아서 짐을 풀자니 확 졸립다. 하루글과 노래를 몇 꼭지 쓰고서 눈을 감는다. 15:00 즈음에 드디어 우리집으로 돌아온다. 파랗게 트인 하늘빛을 바라보고, 감을 쪼는 새소리를 듣는다. 아름답구나. 부옄에 둘러앉아서 한참 이야기꽃을 피운다. 씻고서 저녁을 먹은 뒤 일찍 등허리를 편다. 《해녀들》을 돌아본다. ‘잠네’를 헤아리는 글이라고도 할 텐데, 꾸며쓰기나 높여쓰기가 아닌, 그냥 한집안이라는 마음으로 삶을 수수하게 적기가 힘들려나. 누가 높아야 하지 않고, 누가 대단하다고 올려야 하지 않다. 노래란, 바닷물이 춤추듯 함께 너울거리면서 바람을 마시면 눈빛인걸.


ㅍㄹㄴ


얼마 전까진 코딩 가르치더니 이젠 AI? 오락가락 교육 백년지대계 [이슈 後]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665/0000006235?sid=101


김경수 "지방공항 꼭 필요.. '고추 말리는 공항' 인식 바뀌어야"

https://n.news.naver.com/article/659/0000038901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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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1.26.


《이별의 반대말은 저별》

 신디리 글, 좋은땅, 2023.2.14.



모처럼 집에서 쉰다. 몇 가지 꾸러미(보고서)를 써야 할 텐데, 주섬주섬 집일을 추스르고 밥을 먹고 등허리를 펴는 동안, 살짝 느긋이 꾸리자고 마음을 돌린다. 이레쯤 앞서 장만한 주먹감 한 자루가 있는데, 작은아이가 조각조각 썰어서 햇볕에 말리네. 햇볕을 바짝 먹여서 말린 뒤에는 한결 달단다. ‘감돌이’인 작은아이는 나흘 앞서 썰어서 말린 감조각을 서넛 남기고 먹어치운다. 우리는 서로 즐겁게 이 하루를 누린다. 멧노랑(산국)은 보름 남짓 샛노랗게 빛나면서 향긋하다. 엊저녁에 풀개구리 한 마리가 길고 높게 가락을 뽑던데, 날이 더 얼어야 비로소 겨울잠에 들 테지. 《이별의 반대말은 저별》을 읽었다. 조금 아쉬운 대목도 있되 꽤 잘 쓰고 잘 나온 책이지 싶은데 아주 일찍 판이 끊겼다. 펴냄터를 잘못 만난 탓일 수 있다. 온누리 모든 책은 처음부터 잘 풀려서 잘 읽히지는 않는다. 우리가 오래도록 못 알아볼 수 있다. 엄청나게 팔리는 듯싶어도 고약한 속셈이 도사릴 수 있다. 다만, 모든 책에는 저마다 마음씨앗이 흐르기에, 이 마음씨앗은 사랑씨로도 미움씨로도 생각씨로도 시샘씨로도 퍼질 수 있다. 어떤 씨앗이 퍼질 책을 오늘 우리 손에 쥘는지 헤아려 본다면, 천천히 책나라로 나아가면서 책밭이 짙푸를 테지.


ㅍㄹㄴ


순대 9조각 7천원?…광장시장 바가지 논란 여전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3/0013621247?sid=102


광장시장 이야기를

언제 글로 쓰고 싶다.

나는 그곳을 안 간 지

어느새 스무 해쯤 된다.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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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렌탈rental·렌트rent



렌탈 : x

렌트 : x

rental : 1. 사용료, 임대료 2. 임대, 임차, 대여 3. 임대[임차/대여]물 

rent : 1. 집세, 방세, 지대, 임차료 2. (집세·사용료 등을 내고) 세내다[임차하다] 3. (집세·사용료 등을 받고) 세 놓다[임대하다] 4. (사용료를 내고 단기간) 빌리다

レンタル(rental) : 렌털, 임대(賃貸)

レント(rent) : 1. 렌트 2. 땅값. 땅의 임대료. 집세. 가옥 임대료



영어 낱말책은 ‘rental’을 “임대, 임차, 대여”로만 풀이할 뿐, ‘빌리다·빌려주다’ 같은 낱말로는 안 풀이합니다. 우리말로 알맞게 쓰면 되고, ‘얻다·얻어들이다·얻어쓰다’나 ‘꾸다·도르다·두르다’로 풀어낼 수 있어요. ‘받다·받아들이다·받아주다’ 같은 낱말로 풀어써도 어울립니다. 비슷한 영어 ‘rent’도 그저 우리말로 나란히 풀면 됩니다. 빌리는 값이나 삯이나 돈은 ‘빌린삯’이고, ‘도름삯·두름삯’이며 ‘값·금·삯’이라고만 해도 됩니다. ㅍㄹㄴ



당분간은 렌탈해서 쓰시고, 옷을 먼저 장만하세요

→ 한동안은 빌려서 쓰시고, 옷을 먼저 장만하세요

→ 한동안은 빌려쓰시고, 옷을 먼저 장만하세요

《처음 사람 1》(타니가와 후미코/박소현 옮김, 삼양출판사, 2018) 91쪽


여행 삼 일째 큰언니는 차를 렌트했다

→ 나들이 사흘째 큰언니는 쇠를 빌린다

《이름 지어 주고 싶은 날들이 있다》(류예지, 꿈꾸는인생, 2022) 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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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퇴근 退勤


 퇴근 시간 → 마침때 / 끝때 / 땡

 퇴근이 이르다 → 일찍 마치다 / 일찍 나오다

 퇴근을 못 하고 있다 → 나오지 못 한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 집에 돌아와서도

 모두 퇴근하고 → 모두 떠나고 / 모두 가고


  ‘퇴근(退勤)’은 “일터에서 근무를 마치고 돌아가거나 돌아옴”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가다·오다’나 ‘끝·끝꽃·끝마치다·끝마무리’로 손봅니다. ‘마침·마치다·마침꽃·마침길·마침날’이나 ‘나가다·나오다·뒤로하다·물러가다·물러나다’로 손볼 만합니다. ‘돌림개비·돌아가다·돌아오다·들어오다’나 ‘땡·땡그랑·땡땡·땡강·땡그랑땡그랑’으로 손보고요. ‘떠나다·떠나가다·떠나오다·떠남길·떠남꽃’이나 ‘빠져나가다·빠져나오다·빠지다’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여기까지·온꽃’이나 ‘일끝·일끝나다·일마침·일마치다’로 손보지요. ‘저녁길·마칠 때·돌아올 때’나 ‘집으로·집으로 가다·집으로 오다·집에·집에 가다·집에 오다’로 손보아도 됩니다. ㅍㄹㄴ



그 친구 이제는 퇴근길에 푸드뱅크에 들른답니다

→ 그놈 이제는 집에 가며 열린밥칸에 들른답니다

《멍청한 백인들》(마이클 무어/김현후 옮김, 나무와숲, 2003) 82쪽


남편이 정상적으로 퇴근하면서 받는 임금으로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 곁님이 제때 마치면서 받는 일삯으로는 도무지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구나 싶습니다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하종강, 후마니타스, 2006) 77쪽


다음날 엄마가 퇴근해서 집에 오기 전에

→ 다음날 엄마가 마치고 집에 오기 앞서

→ 다음날 엄마가 끝내고 집에 오기 앞서

《화요일은 머리 감는 날》(우리 오를레브·제키 글라익/유혜자 옮김, 다다북스, 2007) 16쪽


아침 아홉 시에 출근해서 오후 여섯 시에 퇴근했어요

→ 아침 아홉 때에 나가서 저녁 여섯 때에 마쳐요

《우리 아빠, 숲의 거인》(위기철·이희재, 사계절, 2010) 6쪽


하루 중 자유시간이 퇴근 후 겨우 몇 시간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 하루에서 쉴틈이 일 마치고서 겨우 조금밖에 없는 판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그렸습니다

→ 하루에서 쪽짬이 일 마치고서 겨우 살짝밖에 없고서야 처음으로 그렸습니다

《그리고, 또 그리고 3》(히가시무라 아키코/정은서 옮김, 애니북스, 2016) 81쪽


퇴근하는 길에 환승역에서 일단 밖으로 나와

→ 돌아오는 길에 이음터에서 밖으로 나와

→ 들어오는 길에 이음목에서 밖으로 나와

《어서오세요, 책 읽는 가게입니다》(아쿠쓰 다카시/김단비 옮김, 앨리스, 2021) 15쪽


오늘 퇴근길 귀찮아지게 생겼네

→ 오늘 마치며 귀찮겠네

→ 오늘 집에 가며 귀찮겠네

《이름 지어 주고 싶은 날들이 있다》(류예지, 꿈꾸는인생, 2022) 121쪽


어느 날 퇴근 후 기자 여럿이 서울 한 주점에 모였습니다

→ 어느 날 일마치고 글바치 여럿이 서울 술집에 모였습니다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김성호, 포르체, 2023) 72쪽


퇴근 후 아이들을 하원시키고

→ 일마치고 아이들을 데려오고

→ 일끝나고 아이들이 돌아오고

《엄마, 내향인, 프리랜서》(김민채, 취미는독서, 2023) 34쪽


치안도 좋지 않아 항상 퇴근 후 집에서 요리하는 게 유일한 취미였다

→ 마을도 좋지 않아서 집에 돌아오면 오직 밥하기에 즐겼다

→ 나라도 좋지 않아서 집에 오면 그냥 밥짓기에 재미를 붙였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차》(박지혜, 스토리닷, 2023)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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