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지 않아! 보랏빛소 그림동화 22
안느-가엘 발프 지음, 이자벨 카리에 그림, 김지연 옮김 / 보랏빛소어린이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1.6.

그림책시렁 1667


《죽고 싶지 않아!》

 안느 가엘 발프 글

 이자벨 카리에 그림

 김지연 옮김

 보랏빛소어린이

 2021.9.30.



  몸이 다치는 일이 있되, 마음이 다치는 일은 없습니다. 마음에는 저마다 다르게 살아가는 오늘을 담을 뿐이라서, 마음이라는 너른바다와 너른하늘에는 아무런 생채기도 못 냅니다. 몸을 내려놓을 수는 있되, 마음은 고스란하지요. 그래서 우리 넋은 옛몸을 내려놓고서 새몸으로 건너갑니다. 아무 몸이 없더라도 오래오래 서로 마음을 이으면서 새롭게 이 삶을 가꿉니다. 《죽고 싶지 않아!》는 어느 날 문득 ‘죽음’이라고 하는 ‘너머길’을 마주한 아이가 둘레 사람들이 자꾸 떠들던 ‘죽음’이라는 낱말에 얽매여서 싫다고 툴툴거리는 하루를 보여줍니다. 아이 어버이는 아이곁에 가만히 섭니다. 아이가 왜 싫어하는지 듣고서 이야기를 폅니다. 아이가 어떻게 툴툴거리는지 지켜보고서 더 포근히 다가갑니다. 삶이란 늘 오늘이되, 어제랑 모레를 잇는 다리입니다. 죽음이란 늘 너머이되, 이승과 저승을 잇는 길입니다. 우리는 몸으로 삶을 느끼고 겪되, 마음으로 삶을 배우고 익혀요. 몸과 마음을 나란히 살피면서 사람으로서 사랑을 폅니다. 이 얼거리를 헤아리면서 아이랑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는 누구나 바야흐로 ‘어른’으로 섭니다. 어른이란, 아이곁에서 배우는 사랑을 스스로 풀어내면서 노래하는 즐겁고 어진 사람을 가리킵니다.


#Je veux pas etre mort #AnneGaelleBalpe #IsabelleCarrier


ㅍㄹㄴ


《죽고 싶지 않아!》(안느 가엘 발프·이자벨 카리에/김지연 옮김, 보랏빛소어린이, 2021)


어두운 게 싫으니까요

→ 어두워 싫으니까요

→ 어두우면 싫으니까요

1쪽


죽는 게 싫어요. 추운 게 싫으니까요

→ 죽으면 싫어요. 추우면 싫으니까요

→ 죽는다면 싫어요. 추워서 싫거든요

5쪽


영원히 함께 있고 싶어요

→ 늘 함께 있고 싶어요

→ 언제나 함께 있고 싶어요

9쪽


너의 마음대로 쓰고 그리고 만들 수 있지

→ 네 마음대로 쓰고 그리고 지을 수 있지

11쪽


지루할 때도 할 게 참 많아

→ 심심할 때도 할 일이 많아

→ 따분해도 참 할 일이 많아

19쩍


누군가에게 말을 걸 수도 있지

→ 누구한테 말을 걸 수도 있지

→ 이웃한테 말을 걸 수도 있지

19쪽


그런 생각 대신 이런 생각을 하는 거야

→ 그렇게 보지 말고 이렇게 봐

→ 그렇게 여기지 말고 이렇게 봐

→ 그렇게 말고 이렇게 봐

→ 그때에는 이렇게 보면 돼

2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98 : 있 생각했 동상이몽同床異夢 중 현실 -게 되었을 때의 기분 참담


같은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가 동상이몽同床異夢 중이었다는 현실을 깨닫게 되었을 때의 기분은 참담하다

→ 같이 꿈꾼다고 여긴 이가 다른꿈인 줄 깨달으면 끔찍하다

→ 꿈이 같다고 본 이가 딴꿈인 줄 깨달으면 슬프다

→ 한꿈이라고 여긴 이와 어긋나는 줄 깨달으면 캄캄하다

《모든 기다림의 순간, 나는 책을 읽는다》(곽아람, 아트북스, 2009) 103쪽


꿈이 같든 다르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몸과 마음이 다른걸요. 때로는 한꿈을 바라볼 테지만, 으레 다른꿈과 다른길을 헤아리면서 어울립니다. 꿈과 삶과 뜻과 길이 다 다른 줄 찬찬히 짚을 적에 한결 즐겁게 아우르면서 함께 힘을 내거나 나란히 걷곤 합니다. 이 보기글은 “동상이몽同床異夢”처럼 한자를 밝히기도 하지만 덧없습니다. “- 중이었다는 현실을 깨닫게 되었을 때의 기분은 참담하다”처럼 일본옮김말씨를 붙이는데, 한데 묶어서 “어긋나는 줄 깨달으면 캄캄하다”쯤으로 단출히 손질합니다. ㅍㄹㄴ


동상이몽(同床異夢) : 같은 자리에 자면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같이 행동하면서도 속으로는 각각 딴생각을 하고 있음을 이르는 말

중(中) : [의존명사] 1. 여럿의 가운데 2. 무엇을 하는 동안 3. 어떤 상태에 있는 동안 4. 어떤 시간의 한계를 넘지 않는 동안 5. 안이나 속

현실(現實) : 1. 현재 실제로 존재하는 사실이나 상태 2. [철학] 실제로 존재하는 사실 3. [철학] 사유의 대상인 객관적·구체적 존재 4. [철학] 주체와 객체 사이의 상호 매개적·주체적 통일

기분(氣分) : 1. 대상·환경 따위에 따라 마음에 절로 생기며 한동안 지속되는, 유쾌함이나 불쾌함 따위의 감정 ≒ 기의(氣意) 2.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나 분위기 3. [한의학] 원기의 방면을 혈분(血分)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참담(慘澹/慘憺) : 1. 끔찍하고 절망적임 2. 몹시 슬프고 괴로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97 : 향해 여정의 목적 목적지 도달 것 스릴


꿈을 향해 가는 여정의 목적은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지 스릴이 아니다

→ 꿈을 바라보며 나아갈 뿐, 아슬아슬하게 가지 않는다

→ 꿈으로 가는 길일 뿐, 아찔하게 가지 않는다

→ 꿈길을 갈 뿐, 짜릿한 길이 아니다

《오역하는 말들》(황석희, 북다, 2025) 120쪽


꿈을 바라보며 나아가는 하루입니다. 꿈으로 가는 오늘입니다. 꿈길을 가면서 이 삶을 돌아봅니다. 바라는 곳으로 걸어갑니다. 아슬아슬 줄타기를 할 마음은 없습니다. 짜릿짜릿 느끼려는 길이 아닌, 하루하루 새롭게 일구는 발걸음입니다. 꿈씨앗이 싹터서 자라는 동안 차근차근 온힘을 기울입니다. ㅍㄹㄴ


향하다(向-) : 1. 어느 한쪽을 정면이 되게 대하다 2. 어느 한쪽을 목표로 하여 나아가다 3. 마음을 기울이다 4. 무엇이 어느 한 방향을 취하게 하다

여정(旅程) " 여행의 과정이나 일정”을 뜻하고 ≒ 객정(客程)

목적(目的) : 1. 실현하려고 하는 일이나 나아가는 방향 2. [심리]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의 관념. 또는 목표로 향하는 긴장 3. [철학] 실천 의지에 따라 선택하여 세운 행위의 목표 4. [철학]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에서, 사실이 존재하는 이유

목적지(目的地) : 목적으로 삼는 곳 ≒ 신지

도달(到達) : 목적한 곳이나 수준에 다다름. ‘이름’으로 순화

스릴(thrill) : 공연물이나 소설 따위에서, 간담을 서늘하게 하거나 마음을 졸이게 하는 느낌. ‘긴장감’, ‘전율’로 순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96 : 일적 중시


일적으로도 겉모습을 중시하는구나

→ 일에서도 겉모습을 따지는구나

→ 일거리도 겉모습을 보는구나

《133cm의 풍경 3》(히루노 츠키코/이상은 옮김, 학산문화사, 2025) 121쪽


일본말씨 ‘-적’에 물들면서 ‘마음적’이나 ‘몸적’이나 ‘일적’이라 하는 분이 제법 있습니다. 어디에든 ‘-적’을 붙여야 하는 줄 길든 셈입니다. 있는 그대로 안 보는 탓이고, 삶을 삶이라는 결로 안 보는 탓이며, 말결을 말결대로 품지 않는 탓입니다. ㅍㄹㄴ


일적(-的) : x

중시(重視) : 가볍게 여길 수 없을 만큼 매우 크고 중요하게 여김 = 중대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95 : 건 여전


늦게 일어나는 건 여전하구나

→ 아직 늦게 일어나는구나

→ 여태 늦게 일어나는구나

《133cm의 풍경 3》(히루노 츠키코/이상은 옮김, 학산문화사, 2025) 5쪽


우리말씨가 아닌 ‘것’을 버릇처럼 쓰느라 글도 말도 뒤엉킵니다. 이 보기글은 “늦게 일어나는구나”로 끝을 맺으면서 ‘아직’이나 ‘여태’나 ‘그대로’나 ‘오늘도’ 같은 꾸밈말을 앞에 붙여야 어울립니다. ㅍㄹㄴ


여전(如前) : 전과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