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215 : 역시 했 편안함을 느꼈


사슴벌레 역시 오래도록 그리워했던 편안함을 느꼈어

→ 사슴벌레도 오래도록 그리던 대로 아늑했어

→ 사슴벌레도 오래도록 그리던 대로 포근했어

《힘내, 두더지야》(이소영, 글로연, 2024) 43쪽


한자말 ‘역시’는 ‘-도’나 ‘또’ 같은 우리말로 손볼 만합니다. “그리워했던 편안함을 느꼈어”는 억지스레 멋부리는 옮김말씨입니다. “그리던 + 아늑했어”로 손볼 노릇입니다. ㅍㄹㄴ


역시(亦是) : 1. = 또한 2. 생각하였던 대로 3. 예전과 마찬가지로 4. 아무리 생각하여도

편안(便安) : 편하고 걱정 없이 좋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214 : 이번 의지 결정 거


이번에는 내 의지로 결정할 거야

→ 이제는 내 뜻대로 하겠어

→ 이제는 내 마음 따라 할래

《힘내, 두더지야》(이소영, 글로연, 2024) 37쪽


언제나 스스로 가면서 스스로 즐거울 길입니다. 늘 손수 일구고 돌아보고 헤아리면서 배우는 나날입니다. 노상 몸소 나서고 해보고 맞이하면서 반짝이는 눈망울입니다. 누구나 스스로 마음을 가꿉니다. 저마다 손수 몸을 일으킵니다. 다 다른 우리는 몸소 일하고 놀이하고 노래하면서 아름답습니다. ㅍㄹㄴ


이번(-番) : 곧 돌아오거나 이제 막 지나간 차례 ≒ 금번·금차·이참·차회

의지(意志) : 1. 어떠한 일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 ≒ 지의(志意)·뜻·의도(意圖)·의사(意思)·의향 2. [심리] 선택이나 행위의 결정에 대한 내적이고 개인적인 역량 ≒ 의욕 3. [철학] 어떠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의식적인 행동을 하게 하는 내적 욕구. 도덕적인 가치 평가의 원인도 된다

결정(決定)’은 “1. 행동이나 태도를 분명하게 정함. 또는 그렇게 정해진 내용 2. [법률] 법원이 행하는 판결·명령 이외의 재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딸과 아들



아기는 엄마아빠와 함께

이 삶을 누린다면

아기는 딸아이와 아들아이로

나란히 살림을 지을 테고

무럭무럭 큰 아기는

다른 두 아이를 낳거나 돌보는

즐거운 어른길을 걸을 테니까

이 별을 사랑하고

이 들녘을 아끼고

이 보금자리를 품으며

도란도란 놀아야지


2025.9.29.달.


ㅍㄹ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잊힌책 (2023.8.19.)

― 서울 〈숨어있는 책〉



  아름답게 태어났지만, 새뜸(언론)이 눈감고서 알리지 않거나 못하는 책이 숱합니다. 지난 어느 날에는 여러 우두머리와 힘꾼이 여러 책을 나쁜책이라고 몰아세웠다면, 오늘날에는 일부러 아름책과 사랑책을 등돌리거나 모르는 척하거나 아예 모르면서 ‘잊힌책’으로 내모는구나 싶어요. 예전에는 ‘숨은 아름책’을 찾아나섰다면, 오늘날에는 ‘잊힌 아름책’을 찾아나서는 책마실입니다.


  씨앗은 언제나 작습니다. 작은씨앗은 해바람비를 만나면 천천히 싹트겠지요. 끝없는 쇠(자가용)랑 재(아파트)는 작은씨앗을 짓밟고 짓이깁니다만, 까만길(아스팔트도로)에도, 잿더미 사이에도 풀씨가 돋고 나무씨가 퍼집니다. 온누리 풀꽃나무 씨앗 한 톨은 사람한테 “넌 무얼 잊었니?” 하고 묻는구나 싶어요.


  서울마실을 하는 길에 짬을 내어 〈숨어있는 책〉을 찾아갑니다. 한 해에 하루쯤 서울책집에 깃들 수 있어도 “올 한 해 보람차다”고 느낍니다. 시외버스를 달리면 이내 닿는 서울이되, 서울책집을 들르면 온책이 흐드러지는 줄 알되, 갈수록 종이책보다는 들숲책과 아이책과 살림책과 풀꽃책과 나무책과 바람책과 새책과 벌레책에 눈이 한참 갑니다.


  한 자락이라도 더 장만해서 시골집에서 느긋이 읽으려고 합니다. 주섬주섬 고르다 보면 어느새 큰 꾸러미가 둘씩 셋씩 나옵니다. 우리는 아프기에 눕거나 쉬면서 돌아볼 수 있고, 앓기에 알에서 깨어나듯이 새롭게 눈을 뜨게 마련입니다. 기쁠 때도 아플 때도 이 삶을 배울 만하지 싶습니다. 곁에 책이 있기에 책을 들추고, 곁에 숲과 아이가 있기에 숲내음과 아이 목소리를 고스란히 품습니다.


  아기 기저귀 빨래는 ‘어머니’가 아닌 ‘아버지’하고 ‘할아버지’가 맡을 일이라고 느껴요. 몸소 예닐곱 해를 기저귀 빨래로 보내는 동안 이 대목을 새록새록 느꼈어요. “사내가 기저귀 빨래와 집안 빨래를 맡아서 하”면, 굳이 ‘피트니스·헬스클럽’에 안 다녀도 언제나 튼튼하게 몸을 돌볼 수 있어요. 즐겁게 ‘머슴’ 노릇을 할 적에 참으로 ‘멋’스러운 ‘머스마’로 설 수 있어요.


  책읽기란, 스스로 잊은 빛을 되찾으려고 나서는 배움길입니다. 집안일이란, 스스로 잃은 빛을 되살리려고 힘쓰는 익힘길입니다. 말 한 마디와 글 한 줄이란, 문학도 예술도 문화도 아닌, 언제나 스스로 길어올리는 이야기에 살림씨앗을 얹는 오늘노래라고 느낍니다.


  잊힌책을 알아보는 손이기에 잘난책(베스트셀러)에 안 휘둘립니다. 잘난책을 안 쳐다볼 줄 알기에 눈가림과 눈속임을 살며시 걷어내며 제대로 어른으로 섭니다.


ㅍㄹㄴ


《孤獨한 당신을 위하여》(루이제 린저/곽복록 옮김, 범우사, 1974.5.25.첫/1977.12.10.중판)

《フランス革命の指導者 上》(桑原武夫, 創元社, 1956.7.20.)

《フランス革命の指導者 下》(桑原武夫, 創元社, 1956.8.20.)

《細胞라는 大宇宙》(L.토마스/강만식 옮김, 범양사, 1981.7.25.)

《한 사람의 成長은 個人指導에서》(조병옥 엮음, 한국알롄정종불교회 서울남부 총합본부, 1978.)

- 창가학회. 남묘호렌련게쿄

《折伏敎典》(박계양 엮음, 학인사, 1971.2.28.)

《노벨상으로 말하는 20세기 물리학》(고야마 게이타/손영수·성영곤 옮김, 1988.7.5.첫/1990.3.30.2벌)

《5천년 력사이야기 2》(림한달·조여장/김양·병일 옮김, 민족출판사, 1982.4.)

《5천년 력사이야기 3》(림한달·조여장/로창하·정금 옮김, 민족출판사, 1983.7.)

《5천년 력사이야기 4》(림한달·조여장/김홍식 옮김, 민족출판사, 1984.10.)

《5천년 력사이야기 5》(림한달·조여장/정철 옮김, 민족출판사, 1986.4.)

- 94년 2월 16일. 도서출판 서울. 2000원

《그늘마저 나간 집으로 갔다》(고선주, 걷는사람, 2023.1.9.)

《탈무드의 웃음》(잘티어 랜트먼/왕한조 옮김, 태종출판사, 1979.6.10.첫/1980.10.10.4벌)

《탈무드의 秘密》(빅터 M.솔로몬/김갑수 옮김, 태종출판사, 1979.12.15.첫/1980.11.20.재판)

《탈무드의 도전》(마아빈 토케이어/지방훈 옮김, 태종출판사, 1980.7.30.)

- 감사합니다. 홍익서적. 연대입구. 32-2020. 금성극장 옆 714-5995

《韓國의 女像 (梅篇)》(진원규 엮음, 중외출판사, 1972.8.13.)

- 부인 밤 줍기대회 20년만에 부활 1959.9.20.

- 結婚記念 1973.4.2. 新郞 陳元圭·新婦 崔重熙 드림

《韓國美術史》(김원룡, 범문사, 1968.4.30.)

《벙커깊수키 24》(죽지않는돌고래 엮음, 딴지일보, 2016.11.)

《世界文藝思潮史》(서라벌예술대학출판국 엮음, 한국교육문화원, 1955.12.20.첫/1962.4.10.4벌)

- 서울大學校 敎育大學院 1年 李裕桓

《처녀시절》(시몬느 드 보봐르/전성자 옮김, 문예출판사, 1976.9.20.첫/1976.10.30.중판)

《オハホロホロ》(鳥野しの, 祥傳社, 2010.1.15.첫/2010.2.5.2벌)

《李祭夏 꽁트·스케치選 새(鳥)》(이제하, 수문서관, 1977.10.10.)

《빛과 사랑을 찾아서》(三浦綾子/백승인 옮김, 설우사, 1975.5.20.첫/1980.11.15.4벌)

《人間化》(G.브라이덴슈타인/박종화 옮김, 대한기독교서회, 1971.7.1.)

《映像と言語》(近藤耕人, 紀伊國屋書店, 1965.9.30.)

- 1974年 元日. 우울에 빠져 나는 나를 구제할 틈이 없다. 왜 이렇게 사랑하는 거리 한가운데서, 나는 고독의 심연 속으로 또 빨려드는지 참 나를 혐오할 뿐이다. 내가 이렇게 싫어진 때가 없다. 생각은 생각의 알을 까고 또 크고 날개짓을 한다. 좁은 내 마음의 하늘 가득히. 아름다운 꽃은 많은 벌·나비가 찾고 또 뭇 벌·나비의 애인!

《靑年時代의 便紙》(막스 웨버/편집부 옮김, 중앙일보·동양방송, 1977.6.1.)

《韓國美術史學의 理論과 方法》(문명대, 열화당, 1978.3.25.)

《花笑さんの就活日記 1》(小野田眞央, 小學館, 2012.10.3.)

《史記 1》(橫山光輝, 小學館, 1994.2.20.첫/1996.10.25.10벌)

《史記 8》(橫山光輝, 小學館, 1995.7.20.첫/1996.11.25.2벌)

《三國志 60》(橫山光輝, 潮出版社, 1988.10.20.첫/1992.7.20.20벌)

《文學者の主體と現實》(森本和夫, 現代思潮社, 1960.4.5.)

《音樂 入門》(藤本良造, 社會思想社, 1961.6.15.첫/1972.5.30.25벌)

- 〈萬字屋書店〉 大阪 阪神 地下街

- 〈紀伊國屋書店〉 大阪 梅田 12 JUL 72

《Black Genesis : African Roots》(Jurgen Vollmer 사진, John Devere 글, St Martins Pr, 1980.)

- A Voyage from Juffure, the Gambia, Through Mandingo Country to the Slave Port of Dakar, Senegal

《中學校劇脚本集 全2卷》(日本演劇敎育連盟, 國土社, 1966.9.30.첫/1970.11.20.4벌)

《中學校學校劇脚本集 全3卷》(日本演劇敎育連盟, 國土社, 1959.9.20.첫/1968.1.20.8벌)

《韓國方言調査質問紙(그림책)》(어문학연구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6.30.)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푸른씨와 열손가락 (2025.11.13.)

― 창원 〈책방19호실〉



  어릴적부터 거울 없이 살기를 바랐습니다. 누가 저를 보며 ‘얼굴’이나 ‘몸매’로만 따지는 말짓이 다 성가셨습니다. 남이 나를 겉모습으로 쳐다보기를 안 바란다면, 나부터 누구나 속빛으로 마주할 노릇이라 여겼어요. 어느덧 거울 없이 서른 해 남짓 살아오며 하루하루 더 속으로 물든다고 느낍니다. 스스로 어떤 눈빛인지 알아볼 때에만 거울을 찾아서 눈망울만 들여다봅니다. 우리는 제 눈망울에 흐르는 빛이 사랑인지 시늉인지 허울인지 가릴 적에만 거울을 보면 됩니다.


  셈겨룸(입학시험)을 치른다는 새벽에 길을 나서자니, 고흥읍 푸른배움터 앞조차 붐빕니다. 온갖 아이어른이 잔뜩 모여서 “힘내! 잘해!” 하고 외치며 꽃다발에 뭘 안기는데, 참 쓰잘데기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주민등록증’을 처음 받을 적에 아직 “열손가락 그림따기(십지 지문 채취)”라는 바보짓을 합니다. 말썽꾼(범죄자)일 적에만 따면 되는데 그저 모든 푸른씨한테서 “열손가락 그림따기”를 하지만 정작 이 대목을 눈여겨보거나 따지는 어른은 없다시피 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푸른배움터만 마치고서 ‘시골에서 흙살림을 지으려’는 푸른씨를 북돋우는 나라길은 아예 없습니다. 어린배움터만 마치고서 살림길을 펴려는 푸른씨를 헤아리는 나라길도 없어요. 그저 셈겨룸만 쳐다보며 등을 떠미는 굴레입니다.


  낮에 창원대학교에서 이야기꽃을 폈습니다. 경남 벼슬꾼(공무원)은 ‘다시배움(재교육)’을 하는 틀이 있군요. 놀랐습니다. 우리는 어느 나이·자리에 있든 늘 새롭게 배워야 어른다우면서 사람빛을 스스로 짓습니다.


  일을 마친 뒤에 가을나무 사이를 걷고, 골목집 곁으로 거닐면서 〈책방19호실〉로 찾아갑니다. 오늘은 여는 날로 알았는데 책집지기님한테 딴일이 있는지 잠겼습니다. 갑자기 바쁠 수 있게 마련입니다. 책집 앞에서 등짐을 내리고서 땀을 들입니다. 볕바라기를 하면서 노래꽃 한 자락을 씁니다. 책집 앞에 글종이를 꽂고서 다른 책집을 찾아가기로 합니다.


  올겨울은 겨울답게 추울 테지만 알맞게 추운 날씨를 이을 듯합니다. 여태 눈감은 분이 많아도 바야흐로 눈뜨는 이웃이 늘어납니다. 미움이나 불길이나 손가락질이 아닌, 사랑과 꿈과 들숲바다를 품는 마음이 늘어나요. 우리 마음에 따라서 날씨가 바뀌니, 올겨울과 새봄은 고루 덮는 흰눈과 즐겁게 돋는 씨앗으로 밝을 테지요.


  한 해 내내 언제나 포근포근 ‘책빛날’이기를 비는 마음입니다. 책벌레한테는 책빛날이요, 누구한테나 ‘숲빛날’이면서 ‘사랑날’에 ‘살림날’이기를 바라요. 푸른씨뿐 아니라 어린씨와 어른씨도 ‘푸른날’이기를 바랍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