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신 한 짝 쥐고

 


  누나하고 마당에서 노는 산들보라 신 한 짝 벗겨진다. 벗겨진 신을 누나더러 신겨 달라는지 아버지보고 신기라는지 아무튼 들고 다닌다. 누나가 맨발로 노니까 너도 맨발로 놀고 싶니. 한참 지켜보다가 아버지가 신을 신긴다. (4345.7.8.달.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맨발로 노는 어린이

 


  마당에서 곧잘 맨발로 달리며 노는 아이는 집에 들어올 때에 발을 안 씻기 일쑤이다. 그러나 아이인걸. 맨발로 땅을 밟는 느낌이 좋아 신을 안 꿰겠다는데 억지로 신으라 할 수 없지. 대나무 막대를 빨래줄에 걸고는 신난다. (4345.7.9.달.ㅎㄲㅅㄱ)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하늘바람 2012-07-09 11:21   좋아요 0 | URL
아 넘 신나보이네요 정말

파란놀 2012-07-10 03:00   좋아요 0 | URL
코난 만화영화 탓도 있는데, 가만 보면 맨발로 잘 놀아도 좋지요... -_-;;
 

자전거쪽지 2012.7.8.
 : 시골 밤자전거

 


- 저녁 아홉 시에 두 아이를 수레에 태우고 자전거마실을 간다. 면소재지 가게에 들러 첫째 아이한테 얼음과자를 사 주기로 한다. 자전거 앞등을 켜고 마을을 벗어나려 하니 날벌레가 불빛을 보며 잔뜩 달라붙는다. 굽이진 길에서 판판한 길로 바뀔 때에 앞등을 끈다. 그래도 한동안 날벌레가 얼굴에 다다다닥 붙는 소리가 들린다.

 

- 참 오랜만에 밤하늘에 별이 가득하다. 비가 오느라, 또 비가 안 오더라도 구름이 가득하느라, 유월 끝무렵부터 칠월 첫무렵까지 맑은 밤하늘을 느끼지 못했다. 맑은 낮하늘조차 만나지 못했다. 구름이 걷히니 낮에 빨래를 말리기에 좋았고, 구름 없는 밤이니 밤별을 누리기에 좋다. 그러나, 도시에서는 구름이 있으나 없으나 별을 볼 수 없다 할 만하니까, 오늘처럼 좋은 밤하늘을 누릴 사람은 없으리라.

 

- 조용한 시골 밤길을 달린다. 오늘은 개구리 노랫소리도 거의 안 들린다. 바람이 불어 논자락 볏포기 눕는 소리 또한 안 들린다. 그저 바퀴 구르는 소리만 들린다. 아니, 수레에 앉은 아이들 종알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 조용한 시골 밤길이기에 되도록 불을 끄고 조금 천천히 달린다. 때때로 불을 켜서 길에 사람이 있는지, 길바닥에 무언가 떨어지지 않았나 살핀다. 밤길에 사람을 마주치면 서로서로 깜짝 놀란다. 이 어두운 길에 서로서로 낯설게 부대끼니 놀란다.

 

- 조용한 시골 밤길이 좋다. 도시에서 살 때에 밤길을 꽤 달렸는데, 도시에서도 밤길은 참 좋다. 밤이 되면 낮과 달리 자동차가 무척 뜸하다. 자동차가 무척 뜸한 도시 밤길은 너무 씽씽 달려대서 자전거가 아슬아슬하다 여길 만하기도 하지만, 자동차 없이 호젓하며 조용한 도시 밤길을 달리는 맛은 참 상큼하다. 그런데, 시골에서는 자동차가 마구 달릴 걱정조차 없는데다가, 밤하늘 별을 등에 지고, 시원하면서 상긋한 밤바람을 쐴 수 있으니 훨씬 좋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끔 한 차례 시골로 와서 밤에 자전거를 불빛에 기대지 않으며 천천히 달리면 이 맛과 멋과 꿈과 사랑을 몸으로 느끼리라.

 

- 면소재지 가게에서 산 얼음과자를 문 첫째 아이는 말이 없다. 둘째 아이는 일찌감치 잠든다. 아버지는 땀을 줄줄 흘리며 자전거를 달린다. 이제 시골 밤길에 자전거 바퀴 구르는 소리에 내가 헉헉거리는 소리 두 가지가 겹친다. 깜깜한 시골 밤길 예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08년과 2009년에 한 번씩 찍고 더는 안 팔은 듯하다. 이렇게 찍을 만하면 더 찍어도 되지 않을까? 왜 더 찍어서 팔지 않을까 ㅠ.ㅜ 살 수 없으니 슬프다.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우리학교 SE 일반판 (2DISC)- 2 디스크, 일반 케이스
김명준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9년 1월
16,500원 → 14,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50원(1% 적립)
2012년 07월 08일에 저장
품절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시골버스 할머니 삯

 


  아이한테 영화 〈집으로〉를 다시 보여주며 이럭저럭 집안일을 하다가 이렁저렁 집안일을 마친 다음 나란히 앉아 조금 들여다본다. 영화에 나오는 할머니는 버스삯이 없어 먼길을 걸어서 집으로 돌아온다. 그래, 시골에서는 여든 살 할머니이든 아흔 살 할아버지이든 버스삯을 낸다. 시골마을 시골버스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버스삯을 내기 때문에 버스가 다닐 수 있다.


  도시에서는 어떠한가. 도시에서도 여든 살 할머니나 아흔 살 할아버지한테 버스삯을 내도록 하지 싶다. 다만, 도시에서는 버스를 삯을 치르고 타야 할 테지만, 지하철이나 전철은 거저로 탈 수 있도록 해 준다. 버스와 전철이 나란히 있는 도시에서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꼭 걸어서 먼길을 다녀야’ 하지는 않는다.


  곰곰이 생각해 본다. 버스회사는 개인회사일 테니까 삯을 치러야 하겠지. 버스회사도 돈을 벌어야 하니까, 할머니 할아버지한테서 돈을 받아야겠지. 그런데, 버스회사야말로 공공회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사업자가 돈을 들여 버스를 마련하고 버스길을 살필 노릇이 아니라, 버스 일꾼은 모두 공무원이 되어, 마을 골골샅샅 알맞게 살펴 찬찬히 다닐 노릇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하면서 마을 할머니나 할아버지뿐 아니라, 도시에서도 젊은이나 어린이 누구나 따로 버스삯 없이 버스를 타도록 해야지 싶다. 버스삯이나 버스 일꾼 일삯은 사람들이 여느 때에 내는 세금으로 대고.


  돈벌이 때문에 ‘사람이 적게 다니는 길’은 덜 다니려 하는 버스인데, ‘사람이 다니는 길’을 헤아려 한 시간이나 두 시간에 한 대라도 지나도록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버스 일꾼이 회사에서 달삯을 받지 않고 ‘이 나라 여느 사람이 내는 세금’에서 달삯을 받는다면 거칠게 몰 일이 없을 뿐 아니라, 바삐 모는 일 또한 없으리라 본다. 이리 되면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에 버스길이 여럿 겹치는 일도 사라지겠지. 사람들 움직임에 맞추어 버스길을 알맞게 마련하고, 굳이 멀리멀리 돌지 않더라도, 그때그때 홀가분히 갈아타도록 하면서 버스가 자주 다니면 된다. 짐을 많이 들더라도, 버스 일꾼이 바삐 재촉하지 않을 뿐 아니라, 버스 일꾼이나 다른 손님이 짐을 들어 주기도 하면서 느긋하게 다니면 되니까, 외려 사람내음이 물씬 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요즈음은 인터넷이 발돋움했으니까, 외진 곳 버스역에서 단추를 누르면 ‘이제 탈 사람이 있다는 뜻’으로 알려져, 외진 곳 손님을 태우러 따로 버스가 움직일 수 있겠지. 그러니까, 외진 곳 버스역에서 단추를 눌러서 알리지 않는다면 여느 때에는 굳이 이곳까지 따로 안 와도 된다는 뜻으로 삼으면 되고.


  시골에서도 도시에서도 좋은 마음으로 좋은 길을 좋은 버스가 다니기를 꿈꾼다. 시골에서도 도시에서도 버스들이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느긋하게 조금 더 예쁘게 달릴 수 있기를 꿈꾼다. 시골에서도 도시에서도 버스 일꾼이 싱긋빙긋 웃으면서 착하게 일하며 땀흘리는 보람을 누릴 수 있기를 꿈꾼다. (4345.7.8.해.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