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나누는 마음

 


  부산으로 먼길 마실을 다녀오면서 고흥으로 돌아갈 시외버스를 기다리는 순천역에서, 큰아이가 “나 과자 먹고 싶어.” 하고 말합니다. 그래, 이 늦은저녁까지 애 많이 썼지, 버스에서 김밥 먹기로 하고 과자 한 봉지 주마.


  큰아이하고 과자 한 봉지 나누어 먹습니다. 이윽고 큰아이 혼자 다 먹으라 하고 나는 손을 뗍니다. 큰아이는 혼자서 과자를 먹다가 손바닥에 두 알 남습니다. 큰아이는 문득 “저기 언니들 줘도 돼?” 하고 묻습니다. 응? 너는 안 먹고? 그래, 주고 싶으면 주면 되지. 큰아이는 시외버스 기다리는 언니 둘한테 웃으며 다가가서는 과자 한 알씩 나누어 줍니다.


  곱네. 고운 마음으로 씩씩하게 잘 살아가는구나. 네 고운 마음은 네 어머니와 아버지한테서 왔을 테고, 네 어머니와 아버지 마음은, 네 어머니와 아버지를 낳은 어머니랑 아버지한테서 왔을 테며, 네 어머니와 아버지를 낳은 어머니와 아버지 마음은, 또 네 어머니와 아버지를 낳은 어머니와 아버지를 낳은 어머니와 아버지 마음에서 왔을 테지.


  고운 마음은 오랜 옛날부터 차근차근 이어지고, 착한 마음은 먼 옛날부터 솔솔 이어지며, 즐거운 마음은 아스라한 옛날부터 하나하나 이어지겠지. 그리고, 이 마음은 너와 네 아이와 네 아이가 낳을 아이한테 새삼스레 곱게 이어지겠지. 4346.1.15.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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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럼놀이 1

 


  어린이집 안 다니고 학교 다닐 일 없는 아이들로서는 시골에서 살아가며 미끄럼틀 탈 일이 없다. 이웃마을 어느 이야기잔치에 마실을 갔다가 여성농업인센터 앞마당에 있는 미끄럼틀을 본 큰아이 미끄럼틀 올라가서 타고 싶단다. 그래, 타렴. 큰아이가 미끄럼틀 타니 작은아이도 타고 싶다. 큰아이는 겅중겅중 계단을 올라가 미끄러지며 내려오고, 작은아이는 엉금엉금 계단을 올라가 뒤로 벌러덩 자빠지며 내려온다. 4346.1.15.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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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사람들은, 스스로 흙을 한 줌 만지지 않으면서도 무척 배부르고 먹고, 밥쓰레기를 잔뜩 내놓는다. 도시마다 음식물쓰레기(밥쓰레기)를 아주 어마어마하게 쏟아낸다. 왜 그러겠는가? 스스로 흙을 안 일구고, 스스로 곡식(씨앗)을 갈무리하지 않으니까, 밥쓰레기가 철철 넘친다. 도시에서 살아간다 하더라도, 스스로 땅뙈기 마련하거나 꽃그릇 건사해서 씨앗을 심고 먹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야 스스로 바보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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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미래- 자급자족 사회를 위한 農이야기
변현단 지음 / 들녘 / 2011년 6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2월 2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3년 01월 13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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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가 예부터 심고 거두어 먹던 '씨앗'이 무엇인가를 들려주는 책이 나올 수 있어 고마우며 반갑다. 참 늦었다 할 만하지만, 이제부터 씩씩하고 즐겁게 씨앗을 갈무리하며 나눌 수 있으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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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곡식- 씨앗에 깃든 우리의 미래
백승우.김석기 지음 / 들녘 / 2012년 11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13년 01월 13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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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원 책읽기

 


  인천 송월동1가에 있는 형네 집 앞에서 택시를 탄다. 인천 시외버스 타는 데로 달린다. 택시삯 9100원 나온다. 오천 원 종이돈 두 닢 건네니, 택시 일꾼이 천 원 종이돈 하나 내준다. “100원 더 받으셔야지요.” “아니오, 괜찮아요.” “택시 사납금이 어떤 줄 아는데, 100원이라 해도 안 되지요.” 얼른 주머니에서 백 원 한 닢 꺼내어 건넨다. 4346.1.1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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