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물 줄게

 


  읍내에서 어느 할매가 할미꽃 멧골에서 캐서 팔기에 열 뿌리 장만해서 꽃밭에 옮겨심었다. 그런데 멧골 흙과 우리 집 흙이 달라서인지, 어떤 까닭에서인지, 할미꽃들 모두 영 기운을 내지 못한다. 그늘자리에 옮겨심어야 했을까. 아이들이 할미꽃 자꾸 축축 처진다 말하며 물을 주자 말한다. 큰아이가 바가지 들고 와서 “내가 물 줄게.” 하고 말한다. “그럼 네가 물을 받아서 줘.” 했더니, “아버지가 물 받아 주세요.” 한다. 바가지에 물을 담는다. 큰아이는 살몃살몃 걸어가서 할미꽃한테 물을 준다. 작은아이는 곁에 서서 누나가 하는 양을 지켜본다. 우리 집 풀과 꽃과 나무 들아, 모두모두 기운내어 씩씩하게 자라렴. 우리 아이들 사랑도 고루 받으며 튼튼하게 뿌리내리렴. 4346.3.2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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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3-29 09:39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할미꽃 축축 처지는 걸 걱정해 물주는 마음이, 뒷모습으로도 잘 모여요. ^^
사름벼리와 산들보라의 표정이 보이는 듯 하네요. 정말 착하고 예뻐요. *^^*

파란놀 2013-03-29 09:42   좋아요 0 | URL
앞으로 무럭무럭 잘 자라리라 믿어요!
 
참파노와 곰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00
야노쉬 지음, 전희경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253

 


사랑 없는 사람이 바보
― 참파노와 곰
 야노쉬 글·그림,전희경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1998.11.10./7000원

 


  다그치는 말이나 닦달하는 말은, 말하는 사람한테도 듣는 사람한테도 참 얄궂다고 느낍니다. 기다리면 되는데 기다리지 못한다면, 왜 기다리지 못할까 하고 가만히 헤아려 봅니다. 참말 늑장을 부리거나 꾀를 쓰거나 게으름 피우기에 다그치거나 닦달을 할까요. 그저 내가 보기에 갑갑하거나 더디구나 싶어 다그치거나 닦달할까요.


  봄을 맞이한 시골 들판에 온갖 들풀과 들꽃 가득합니다. 일찌감치 돋는 봄풀 있고, 좀 느즈막하게 돋는 봄풀 있습니다. 삼월 끝무렵 하나둘 피어나는 자운영 가리키면서, 여봐 자운영, 넌 말야 왜 이리 늦게 피나, 삼월 첫머리에 피면 안 되겠니, 하고 다그칠 수 없어요. 이월 첫머리부터 피어나는 봄까지꽃이랑 별꽃 바라보면서, 이봐 봄까지꽃 별꽃, 너희 말야 왜 이리 일찍 피나, 삼월 넘어선 뒤에 피면 안 되겠니, 하고 닦달할 수 없어요.


.. 그곳에서 곰은 다시 한 번 절을 해야만 했습니다. 참파노는 곰의 머리를 장화발로 짓밟고 소리쳤습니다. “자, 보십시오! 무엇이든 내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습니까!” ..  (16쪽)


  때가 되면 새싹 돋습니다. 때가 되면 꽃이 핍니다. 매화나무는 벌써 꽃망울 터지다가는 꽃잎 하나둘 져요. 동백나무는 매화나무보다 일찍 꽃망울 터뜨리면서 오래오래 꽃내음 퍼뜨리다가 천천히 져요. 그런데, 감나무는 아직 새잎조차 트지 않아요. 대추나무도 한참 멀었어요. 모과나무는 이제 잎이 펴질락 말락 한창입니다.


  나무마다 때가 다르고 철이 다르지요. 나무마다 잎사귀랑 꽃망울 모두 다르지요. 나무마다 열매랑 씨앗 또한 다 달라요. 이 나무들더러, 왜 너는 일찍 피고, 왜 너는 늦게 피느냐, 느티나무더러 왜 느티꽃은 꽃망울 알아보기 힘들 만큼 작고 푸른 빛깔이느냐, 이러쿵저러쿵 따질 수 없어요. 다 다른 숨결이 다 다른 빛으로 환한 줄 느끼지 못한 채 다그친다면, 다 다른 숨결이 다 다른 빛으로 어우러져 지구별이 따사로운 사랑으로 가득한 줄 깨닫지 못한 채 닦달한다면, 나는 나 스스로 바보가 되고 말아요.


.. 밧줄이 끊어지면서 참파노가 더 높이 날아가 버렸으니까요. 참파노는 공중에서 빙빙 돌면서 우리 마을 위를 날아다녔습니다. 그러더니 멀리 사라져 버렸습니다. 곰은 한동안 파리를 쫓아다녔습니다 ..  (24쪽)


  야노쉬 님 그림책 《참파노와 곰》(시공주니어,1998)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아이들하고 함께 읽으려 했다가, 나 혼자 읽고 그만둡니다. 아이와 어른 모두한테 깨우침 건네는 좋은 그림책이라 할 만하지만, 참파노라 하는 어른이 곰을 발로 밟는 모습까지 나오는 대목은 너무 슬픕니다. 게다가, 곰 스스로 슬픔을 깨달아 굴레에서 벗어난 흐름이 아니라, 파리를 좇다가 얼결에 굴레가 풀린 얼거리는 달갑지 않습니다.


  왜 참파노는 바보짓을 하며 스스로 바보가 될까요. 왜 곰은 바보짓에 끄달리면서 스스로 삶을 깨치지 못할까요. 참파노가 곰재주 부리는 짓을 시키며 돈벌이를 할 적에, 왜 마을 어른과 아이는 곁에서 말리지 않고 멀거니 구경만 할까요.


  영화 〈라 스트라다〉를 보면, 이 영화에도 ‘참파노’라는 사내가 나옵니다. 영화에 나오는 참파노는 ‘젤소미나’라 하는 아가씨를 괴롭히기만 하는데, 참파노 스스로 가슴속에서 따순 사랑을 길어올리지 못합니다. 스스로 오랫동안 길들이며 갇힌 굴레를 스스로 떨치지 못합니다. 삶이 무엇이요, 사랑이 무엇이며, 사람이란 어떤 숨결인가를 스스로 깨달으려 하지 못해요.


  그림책 《참파노와 곰》에 나오는 참파노도 이와 같아요. 게다가, 《참파노와 곰》에 나오는 곰조차 아무것도 못 깨달아요. 그림결은 곱고, 어떤 가르침이 뚜렷하지만, 나는 이 그림책을 아이들과 나눌 수 없겠다고 느낍니다. 그림책은 고운 그림결이나 뚜렷한 가르침 두 가지만으로는 빚을 수 없거든요. 그림책은 더할 나위 없는 사랑과 꿈을 아름답게 엮을 때에 비로소 그림책이라 할 만하거든요. 4346.3.2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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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오지 - 이문재 시집
이문재 / 문학동네 / 1999년 1월
평점 :
품절


놀면서 빛나는 하루
[시를 노래하는 시 47] 이문재, 《마음의 오지》

 


- 책이름 : 마음의 오지
- 글 : 이문재
- 펴낸곳 : 문학동네 (1999.1.30.)
- 책값 : 8000원

 


  달빛 밝은 밤, 그림자가 짙게 드리웁니다. 큰아이는 왼손으로 잡고 작은아이는 오른손으로 잡으며 시골 밤길 천천히 걷습니다. 하루 내내 실컷 놀았으니 이제 잠들면 좋겠는데 생각하며 달빛을 바라봅니다. 설이나 한가위나 큰보름이 아니어도, 보름달 되면 달빛 아주 밝으며 곱습니다. 하늘도 밝고 들길도 밝아요. 우리 아이들 무럭무럭 자라나 군내버스 혼자 타고다닐 나이쯤 되면, 이런 달밤에 숨바꼭질 놀이를 하겠구나 싶습니다. 나도 어린 날 달밤에 숨바꼭질 놀이를 퍽 즐겼어요. 우리 어머니나 동무들 어머님은 아이들이 저녁 늦게까지 집에도 안 들어오고 논다며 애가 탔을는지 모릅니다.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요즈음이 되어서야 비로소 지난날 어머니 마음을 느끼는데, 어릴 적 개구지게 뛰놀 적에는 온통 뛰놀 생각으로 바빴어요. 어떻게 하면 더 놀까, 어찌하면 아침이고 낮이고 저녁이고, 또 밤이고 놀이로 하루를 보낼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 나의 사방은 얼마나 어둡길래 / 등불 이리 환한가 / 내 그림자 이토록 낯선가 ..  (노독)


  아침부터 저녁까지 쉴 틈 없이 잘 놀던 작은아이가 저녁 느즈막한 무렵 갑자기 앙앙 하고 웁니다. 아하, 이제서야 몸이 힘들어 재워 달라는 뜻이로구나. 작은아이가 잘 놀다가 갑자기 앙앙 하고 울며 안기려 할 적에는 품에 안기 무섭게 곯아떨어집니다. 곯아떨어진 아이 볼에 입을 맞추든 머리카락 쓸어넘기든 간지럼 태우든 깨어나지 않아요.


  잘 논 아이는 잘 잡니다. 잘 놀지 못한 아이는 밤늦도록 잠들려 하지 않습니다. 어른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느껴요. 스스로 하루를 즐겁게 누린 어른은 즐겁게 잠듭니다. 스스로 하루를 즐겁게 못 누린 어른은 좀처럼 잠자리에 들지 못해요.


.. 우리 아버지가 박물관에 들어간 꼴이지요 / 내 아들은 학교에 들어가서 농부였던 할아버지를 농업박물관에서 관람하겠지요 ..  (농업박물관 소식)


  일이란 놀이라고 느껴요. 놀이란 일이라고 느껴요. 돈을 벌어야 일이라고 느끼지 않아요. 돈이 되는 길을 가야 일이라 할 만하지는 않다고 느껴요. 즐겁게 일구는 삶일 때에 일이 된다고 느껴요. 활짝 웃고, 흐드러진 이야기꽃 피울 수 있는 삶자리 찾을 때에 비로소 일이라는 이름이 걸맞다고 느껴요.


  아이들 놀이는 어른으로서는 일입니다. 곧, 아이들은 실컷 놀아야 하고, 개구지게 놀아야 해요. 아이들 누구나 개구쟁이나 말괄량이 되어야지요. 아이들 모두 놀이꾼 되고 노래꾼 되며 춤꾼 되어야지요. 아이들이라면 조잘조잘 하루 내내 쉬잖고 이야기꽃 피울 수 있어야지요. 흙도 만지고 돌도 만지며 두 발로 콩콩 땅을 힘차게 구를 수 있어야지요.


  방바닥에서도 뒹굴고 흙땅에서도 뒹구는 아이들입니다. 옷이 더러워지면 갈아입혀 빨면 돼요. 옷에 구멍이 나면 그냥 입어도 되고, 기워도 돼요. 어른들은 이녁 삶에서 즐거운 웃음 길어올리는 일을 찾을 노릇이요, 아이들은 저마다 즐거운 놀이 나누는 하루를 누릴 노릇이라고 생각해요.


.. 덕수궁 잔등, 재개발 지구, 내부수리한 식당에서 / 가정식 백반을 혼자 먹는다 가정식? / 비가정식 백반도 있을까, 식당에만 남아 있는 가정식으로 ..  (각성제)


  아름다운 마음이 될 때에 아름답구나 싶은 말이 태어나요. 사랑스러운 넋이 될 때에 사랑스럽구나 싶은 글을 써요. 하루하루 고단한 일거리하고 부딪힌다면, 말이나 글은 으레 고단한 말이요 고단한 글이 되지요. 언제나 괴롭거나 고달픈 말썽거리를 푸는 일감에 얽매인다면, 말이든 글이든 괴로운 말이나 고달픈 글을 엮을밖에 없어요.


  하루를 아름다움으로 누리는 사람은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말꽃을 피워요. 삶을 사랑으로 보듬는 사람은 사랑을 속삭이는 글꽃을 피워요.


  오늘날 문학하는 분들이 어떤 삶을 누리면서 문학을 하는가 가만히 헤아려 봐요. 오늘날 신문·방송 엮는 기자라는 자리에 서서 글을 쓰거나 사진을 찍는 분들이 어떤 곳에서 어떤 사람 만나며 글을 쓰거나 사진을 찍는지 생각해 봐요.


  오늘날 문학에서 웃음꽃 피우는 글은 얼마나 될까요. 오늘날 신문·방송에서 맑은 사랑과 밝은 꿈 노래하는 글은 얼마나 있나요.


.. 15층 베란다에 겹동백 피어 / 나, 오늘 회사 안 간다― / 벌렁 눕고 싶지만, 고창 선운사로 / 튀고 싶지만 간이 부은 삼십대 후반 / 불쑥 몸 속에서 튀어나와 / 내 멱살을 붙잡는다 ..  (겹동백)


  글을 쓰려는 사람일수록 조그마한 텃밭 한 뙈기를 일구어야지 싶어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이라면 나무밭 몇 평쯤 건사해서 나무 몇 그루 돌보아야지 싶어요. 그림을 그리려는 사람이라면 들풀과 들꽃 날마다 들여다보며 들나물 뜯어야지 싶어요. 노래를 부르려는 사람이라면 갯벌에서 조개랑 바지락이랑 캐면서 낙지도 잡아 보아야지 싶어요. 춤을 추려는 사람이라면 날마다 숲에 깃들어 나무내음 맡고 풀내음 마셔야지 싶어요.


  스스로 가장 따사로운 넋으로 거듭날 때에 글을 쓸 수 있다고 느껴요. 스스로 가장 너그러운 얼로 다시 태어날 때에 이야기를 빚을 수 있다고 느껴요. 스스로 가장 너른 꿈을 키울 때에 글줄에 빛이 서린다고 느껴요. 스스로 가장 깊은 사랑으로 삶을 보듬을 때에 이야기타래 싱그러이 빛낸다고 느껴요.


.. 지하철 타러 서울의 맨 밑바닥으로 내려가 갇히다가 /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 / 광고판 옆에서 나란히 불켜고 있는 / 시를 본다 자동문이 닫힌다 두 눈을 꽉 감아버린다 / 누군가 내 머리통을 뽑아내 던져버린다 / 수드라의 수박 한 통이 박살난다 ..  (바라문, 바라문)


  이문재 님이 일군 시집 《마음의 오지》(문학동네,1999)를 읽습니다. 이문재 님은 스스로 서울이 갑갑하다고 여기면서, 스스로 서울을 떨치지 않습니다. 이문재 님 스스로 서울살이 고달프다 여기지만, 막상 서울을 벗어나려 하지 않습니다.


  이문재 님 싯말에는 이문재 님 삶과 꿈과 사랑과 믿음이 낱낱이 뱁니다. 이문재 님 싯노래에는 이문재 님 눈물과 웃음과 속삭임과 숨결이 고루 묻어납니다.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 하루인가요. 어떤 빛을 받아들여 삶을 일구고 싶은가요. 어느 자리에 서서 이문재 님 이야기를 길어올리고 싶은가요. 고단한 삶 그대로 이으면서 고단하게 읽어야 하는 고단한 글을 쓰고 싶은가요. 맑은 삶으로 새로 태어나 맑게 읽을 수 있는 맑은 글을 쓰고 싶은가요.


.. 나의 눈이 가는 길, 서울에선 없다, 서울이 수시로 내 눈을 끌어당길 뿐이다 ..  (타워 크레인)


  이문재 님 스스로 이문재 님 눈길을 확 틀 만한 아름다운 터에 보금자리 틀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문재 님이 쓰고픈 시를 쓸 수 있는 터에 이문재 님 삶을 아리땁게 영글 만한 둥지를 엮기를 바랍니다.


  끌려다니는 시가 아닌, 이끄는 시를 쓰기를 빌어요. 잡아먹히는 시가 아닌, 구수한 밥상 차려서 내놓는 시를 쓰기를 빌어요.


  할 수 있어요. 언제라도 할 수 있어요. 하면 돼요. 언제라도 하면 돼요.


.. 표고 45미터에서 잠자고, 지하철을 한 시간 타고 도심으로 나와서 지상 21층에서 일하다가, 점심 때는 대개 29층 구내식당에서 밥 먹고, 저녁에는 간혹 지하 생맥주집에 들렀다가 곧장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간다 / 그래놓고 보니, 하루에, 내가 땅과 구두밑창이나마 살 문대는 시간은 평균 채 한 시간이 안 된다 ..  (그날이 어느 날)


  스스로 깨달았으면 스스로 길을 가야 한다고 느껴요. 깨달았다 말은 하지만, 말과 달리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싯말은 열리지 않아요. 스스로 깨어나는 넋에서 스스로 열리는 싯말이에요. 싯말은 보고서나 결재서류가 아니에요. 싯말은 신문기사나 방송새소식이 아니에요. 내 사랑을 담아서 나눌 때에 싯말이지요. 내 꿈을 실어서 펼칠 때에 싯노래이지요.


  하루 한 시간 채 안 된다는 ‘땅과 살 문대는 겨를’을 더 깊이 헤아려 보셔요. 그리고, 바로 이 하루 한 시간 채 안 되는 겨를을 가슴 깊숙하게 받아들여 보셔요. 싯말이 춤출 수 있도록 마음을 기울여 보셔요. 싯노래로 피어날 수 있게끔 마음을 쏟아 보셔요.


  하루 열 시간 흙을 밟아도 즐겁고, 하루 삼십 분 흙을 만져도 즐거워요. 하루 열네 시간 흙밭에서 뒹굴어도 즐거우며, 하루 십 분 흙을 바라보아도 즐거워요.


  우리가 바라보며 즐거울 만한 데를 바라보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웃으며 살아갈 만한 일을 스스로 찾아 활짝 웃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놀면서 빛나는 하루인걸요. 노래하면서 빛나는 하루인데요. 춤추면서 빛나는 하루요, 밥을 차리고 밥을 먹으며 풀꽃 쓰다듬는 동안 시나브로 빛나는 하루예요. 4346.3.2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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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3-29 09:48   좋아요 0 | URL
'할 수 있어요. 언제라도 할 수 있어요. 하면 돼요. 언제라도 하면 돼요.'
그렇겠지요~~?

파란놀 2013-03-29 10:29   좋아요 0 | URL
네, 하지 않으려고 생각해서 못 한다고 느껴요.
즐겁게 하면 잘 되고요~
 

꽃잎과 나뭇잎

 


  동백꽃잎 지고, 동백나뭇잎 떨어진다. 바람이 꽃잎과 나뭇잎 건드린다. 아직 붉은 꽃잎이 들풀 위로 떨어진다. 봄에 돋는 들풀은 잎사귀도 꽃송이도 아주 작다. 겨울을 난 동백나무 꽃잎과 나뭇잎은 들풀 잎사귀랑 꽃송이하고 견주면 아주아주 크다. 동백나무로서는 고작 동백꽃잎 하나이지만, 들풀로서는 햇볕을 몽땅 가리는 셈이요, 동백나뭇잎 하나 또한 들꽃이 햇살 먹으며 봉오리 열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꼴이 된다.


  그런데 사람은 붉은 꽃잎 하나 진 모습을 참 예쁘다고 바라보는걸. 이 꽃잎을 치우지 않는걸. 어쩜 이렇게 빨강과 푸름이 곱게 어울리느냐 싶어 넋 놓고 바라보는걸.


  이러다 봄풀 뜯어 밥상을 차리려 할 즈음, 아차, 요 동백꽃잎과 동백나뭇잎 때문에 맛난 봄나물 제대로 못 자라는구나 하고 깨닫는다. 스쳐 지나가는 눈길로 바라보면 고운 빛이지만, 우리 집 밥상을 헤아리자면 꽃잎이랑 나뭇잎을 주워 거름이 되도록 다른 데에 두어야 하는구나. 잎사귀 줍기 앞서 사진을 찍는다. 4346.3.28.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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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알라딘서재에 마실 오신 분이

곧 40만이 돼요.

이 글을 남기는 때에 399342 님이 드나드셨으니

곧 40만이 되겠구나 싶습니다.

 

40만이 될 때에 화면 갈무리를 해서 띄워 주시거나

알려주셔요~

 

40만째 손님한테 깜짝선물 드릴게요.

선물이 무엇이냐고요?

글쎄 ^^;;;

 

아무튼, 3월 29일이나 3월 30일 사이에

깜짝선물 받을 분이 나오리라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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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3-29 14:29   좋아요 0 | URL
오늘 방문자가 많은데 아무도 댓글 달지 않아 남겨봅니다.&&
오늘 274, 총 399636 방문

파란놀 2013-03-30 11:08   좋아요 0 | URL
아아, 이제 40만이 되었군요.
순오기 님은 머잖아 100만 넘으시겠네요~~ @.@

appletreeje 2013-03-30 10:57   좋아요 0 | URL
와~~오늘 136, 총 400000 방문.
저 40만째 손님인가요~~??

파란놀 2013-03-30 11:07   좋아요 0 | URL
오! 축하해요!

appletreeje 2013-03-30 17:2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너무너무~~기분이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