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네 이야기 12
유키 스에나가 지음, 모에 타카마사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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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11.5.

책으로 삶읽기 1072


《아카네 이야기 12》

 스에나가 유키 글

 모우에 타카마사 그림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5.8.25.



《아카네 이야기 12》(스에나가 유키·모우에 타카마사/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5)을 돌아본다. 아카네는 첫걸음부터 열두걸음까지 차근차근 발돋움한다. 하루아침에 껑충 뛰어오른 적이 없다. 언제나 한 자리씩 배우고 익혀서 스스로 녹여낼 때까지 기다리고 지켜본다. 드디어 이야기꽃을 피울 때가 이르면 마음껏 달릴 줄 알고, 남하고 나를 맞대거나 견주지 않는다. 아직 엉성할 무렵에는 남하고 나를 나란히 놓아 보기도 하지만, 조금씩 무르익는 동안 ‘이웃과 동무가 모두 스승이라서 배우는 사이’인 줄 느낀다. 배울 줄 알기에 자라고, 배우려 하기에 빛난다. 배운 바를 익힐 줄 알기에 즐겁고, 익혀서 나누려 하기에 반짝인다. 나이가 어리거나 젊기에 빛나지 않는다. 나이가 많거나 늘기에 안 반짝이지 않는다. 배울 줄 모르면 젊은 나이여도 철없을 뿐 아니라 캄캄하다. 배울 줄 알기에 쉰이건 일흔이건 아흔이건 눈망울에 별빛이 흐르면서 새롭다. 그나저나 한글판이 제법 빨리 나온다고 여겼다만, 이미 일본판은 2025년 11월까지 열아홉걸음이 나왔네. 일본판을 헤아리니 한글판이 퍽 늦구나. 그래도 아주 늦지는 않아서 고맙다.


ㅍㄹㄴ


‘이렇게 되면 좋겠다가 그대로 돌아온다. 지금까지 이상으로, 관객들이 따라와 준다! 큰일났다. 이게 뭐지.’ (13쪽)


“게다가 기왕 할 바엔 한껏 놀아 줘야 아쉽지도 않지!” (42쪽)


“그건 나와 스승의 문제니까 네가 끼어들 이유는 없어! 뭣보다 남의 스승을 망할 뽀글머리라니! 언어도단! 그 사람에게 망할이니 뭐니 할 수 있는 것은 제자의 특권이며.” ‘타이젠 스승?’ (166쪽)


#あかね噺

#末永裕樹 #馬上鷹将

www.shonenjump.com/j/rensai/akane.html


+


주야장천 1만 내면 어떡해

→ 내내 1만 내면 어떡해

→ 또 1만 내면 어떡해

→ 거푸 1만 내면 어떡해

→ 자꾸 1만 내면 어떡해

7쪽


멀티버스인가

→ 뭇누리인가

→ 다같이인가

→ 온꽃인가

19쪽


뭔가 뜨뜻한 게 부들부들거려

→ 뭐가 뜨뜻하게 부들부들해

→ 뭐가 뜨뜻하게 부들거려

33쪽


그야 뭐 운부천부지

→ 그야 뭐 하늘뜻이지

→ 그야 하늘내림이지

→ 뭐 부딪쳐 봐야지

46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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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책빛

나무글판



  나는 ‘플라스틱 키보드’가 아닌 ‘나무 글판’을 쓴다. 그런데 이 나무글판은 우리나라 아닌 중국에서만 깎았고, 이제 안 깎은 지 꽤 된다. 그동안 미리 사둔 나무글판은 글쓰기를 신나게 하는 터라 다 닳았고, 마지막으로 쓰는 나무글판은 오늘 숨을 다한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나무글판을 깎을 수 있을까? AI에 나라돈을 들여도 안 나쁘되, 살림살이부터 가꾸고 바꿀 노릇이라고 본다. 누구나 널리 쓰는 글판을 나무로 바꾸면, 먼저 어린이와 푸름이한테 이바지하고, 어른도 이 삶을 새롭게 보리라.


  더 찾을 길이 없는 나무글판이라서 플라스틱 글판이라도 사려고 읍내로 나온다. 이 길에 시골버스에서 노래를 옮겨쓴다. 여러 이웃님한테 부친다. 이제 숨을 고르며 저잣마실을 해야지. 집으로 돌아가는 시골버스는 두 시간 뒤에 있다. 찬찬히 걷고 읽고 쓰다가 조용히 집으로 가자. 2025.11.4.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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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50대 남성 0.1%



  누리책집 〈알라딘〉에서는 늦가을로 접어들 즈음 재미난 한 가지를 알려주는데, 그동안 이곳에서 책을 몇 자락 샀고, 이렇게 책을 산 사람이 ‘삶터’에서 몇 손가락에 꼽히는지 알려준다. 2025년은 ‘고흥군 0.1% + 50대 남성 0.1%’라고 한다. 지난자취를 돌아보면 2020년에는 ‘고흥군 0.2% + 40대 남성 0.1%’였단다. 2021년부터 ‘고흥군 0.1%’라는데, 2023년까지 ‘40대 남성 0.1%’였다가 2024년부터 ‘50대 남성 0.1%’로 바뀌니, 내 나이 앞자리가 바뀌면서 마흔줄 책돌이 가운데 0.2%에 있던 분은 0.1%로 바뀌었을 테고, 쉰줄 책돌이 가운데 0.1%에 있던 분은 내가 예순줄 책돌이로 바뀔 때까지 0.2%에 머물겠네 하고 문득 헤아린다.


  전라남도 고흥군은 워낙 작으니 ‘고흥군 0.1%’라고 한들 시큰둥하다. 나라를 통틀면 어느 만큼일까? 내가 ‘40대 남성 0.1%’나 ‘50대 남성 0.1%’라면, 마흔줄 책순이나 쉰줄 책순이는 어느 만큼 책을 사읽으려나? 스무줄이나 서른줄 이웃님은 책을 어느 만큼 만나려나? 순이돌이를 아울러서도 알려준다면, 또한 모든 나이를 아울러서도 알려준다면, 여기에 모든 고을을 아울러서도 알려준다면, 꽤 재미날 만하지 싶다.


  올해에는 부산 보수동과 〈책과 아이들〉을 비롯한 여러 부산책집에서 책을 오지게 샀다. 그래서 올해에 〈알라딘〉에서 1086자락을 샀다면, 서울책집에서는 800자락 남짓 산 듯싶고, 부산책집에서는 2500자락 남짓 산 듯하다.


  언제나 되뇌는 한 가지라면, 책이웃 여러분이 나를 ‘고흥군 5.0%’라든지 ‘50대 남성 10.0%’로 밀어낼 수 있기를 빈다. 시골에서 살아가는 이웃님도 모쪼록 책을 조금 더 가까이하기를 빌고, 마흔줄·쉰줄 아재는 부디 ‘유튜브 정치 채널’ 따위는 그냥 아닥하듯 끊고서 가없는 책바다에 뛰어들기를 빈다. 또한 마흔줄·쉰줄뿐 아니라, 서른줄·예순줄 사내가 그림책과 어린이책을 곁에 두기를 빈다. 그림책과 어린이책은 “애들이나 보는 책”이 아니라, “어른이라는 자리에 서려는 사람이 먼저 읽고 살피면서 사랑을 배우는 길동무책”이다. 2025.11.5.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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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주야장천



주야장천 자식 걱정뿐이다 → 그저 아이 걱정뿐이다 / 늘 아이 걱정뿐이다

주야장천 핑계만 대네 → 밤낮으로 핑계만 대네 / 끝없이 핑계만 대네

주야장천 일을 하다 → 쉬잖고 일을 하다 / 밤낮으로 일을 하다

주야장천 즐기자 → 언제나 즐기자 / 쉬잖고 즐기자


주야장천(晝夜長川) : 밤낮으로 쉬지 아니하고 연달아



  밤낮으로 할 때가 있고, 쉬지 않고 하기도 합니다. 잇달아 하거나 자꾸자꾸 하기도 하지요. 이러한 매무새나 모습은 ‘거푸·거푸거푸·거푸하다’나 ‘그렇게·그저·그토록·마냥’이나 ‘꼬박·꼬박꼬박·끊임없다·끝없다’로 나타낼 만합니다. ‘꾸준히·곰비임비·곰비곰비·곰배임배’나 ‘밤낮·밤낮길·밤낮없다·밤낮으로’나 ‘낮밤·낮밤길·낮밤없다·낮밤으로’로 나타내지요. ‘내·내내·내도록·내리·내처’나 ‘노·노상·늘·느루·언제나·언제라도’로 나타내면 됩니다. ‘다시·다시금·또·또다시·또또·새록새록’이나 ‘쉬지 않다·쉼없다·쉴새없다·쉴틈없다’로 나타내고요. “앉으나 서나·알 만하다·이제나 저네나·자나 깨나”나 ‘온통·잇달아·잇따라·자꾸·자꾸자꾸’로 나타내어도 어울려요. ‘족족·죽·죽죽·쪽·쪽쪽·쭉·쭉쭉·쫙·쫙쫙’이나 ‘줄곧·줄창·줄기차다·지며리’로 나타내지요. ‘줄줄이·줄줄·줄줄줄·주르륵·조르륵’이나 ‘쭈르륵·쪼르륵·졸졸이·졸졸·졸졸졸’로 나타냅니다. ‘주룩주룩·조록조록·쭈룩쭈룩·쪼록쪼록’으로 나타내고, ‘하나씩·하나하나·하나둘·하루내내·하룻내’나 ‘하염없다·한결같다·한결꽃·한해내내’로 나타내고요. ㅍㄹㄴ



자기 이야기만 주야장천 늘어놓는 사람은 대화가 끝난 후 집에 가면

→ 제 이야기만 줄줄이 늘어놓는 사람은 얘기가 끝난 뒤 집에 가면

→ 제 이야기만 쉬지 않고 늘어놓는 사람은 얘기가 끝나고 집에 가면

→ 제 이야기만 끝없이 늘어놓는 사람은 얘기가 끝나고 집에 가면

《우리말 꽃이 피었습니다》(오리여인, seedpaper, 2016) 235쪽


주야장천 자기 자랑만 한다

→ 쉬잖고 제 자랑만 한다

→ 끝없이 제 자랑만 한다

→ 끊임없이 제 자랑만 한다

→ 줄기차게 제 자랑만 한다

《글쓰기 어떻게 시작할까》(이정하, 스토리닷, 2016) 121쪽


진술서를 쓰라고 하면 주야장천 써야 해요

→ 글를 쓰라고 하면 밤낮으로 써야 해요

→ 밝힘글을 쓰라고 하면 쉬잖고 써야 해요

→ 얘기를 쓰라고 하면 끝없이 써야 해요

《언니, 같이 가자!》(안미선, 삼인, 2016) 196쪽


주야장천 1만 내면 어떡해

→ 내내 1만 내면 어떡해

→ 또 1만 내면 어떡해

→ 거푸 1만 내면 어떡해

→ 자꾸 1만 내면 어떡해

《아카네 이야기 12》(스에나가 유키·모우에 타카마사/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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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동상이몽



 서로 동상이몽을 하고 있다 → 서로 따로따로이다 / 서로 다르다

 제각기 동상이몽 중이었다 → 저마다 어긋났다 / 다들 엇갈렸다

 잦은 의견 충돌 속에서 동상이몽에 젖어 → 자주 부딪히며 딴마음에 젖어


동상이몽(同床異夢) : 같은 자리에 자면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같이 행동하면서도 속으로는 각각 딴생각을 하고 있음을 이르는 말



  같은 줄 알았지만 같지 않다면 ‘가지가지·갖가지·갖은’이나 ‘갖은길·갖은빛·갖은빛깔’이나 ‘남남·남나라·남누리’로 나타낼 만합니다. 수수하게 ‘다르다·다 다르다·모두 다르다’라 하면 되고, ‘다른별·다른꽃·다른결·다른갈래·다른빛’이나 ‘다른길·다른마음·다른꿈’이라 할 수 있어요. ‘동떨어지다·뜬금없다·멀다·멀디멀다·머나멀다’나 ‘따로·따로따로·딴·딴길·딴마음·딴꿈’이라 하면 됩니다. ‘딴전·딴짓·딴청·딴판’이나 “맞지 않다·안 맞다·알맞지 않다·올바르지 않다”라 하면 되고요. ‘어그러지다·어긋나다·엇갈리다·엉뚱하다’라 해도 어울립니다. ‘저마다·틀리다·틀려먹다’라 해도 되어요. ㅍㄹㄴ



같은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가 동상이몽同床異夢 중이었다는 현실을 깨닫게 되었을 때의 기분은 참담하다

→ 같이 꿈꾼다고 여긴 이가 다른꿈인 줄 깨달으면 끔찍하다

→ 꿈이 같다고 본 이가 딴꿈인 줄 깨달으면 슬프다

→ 한꿈이라고 여긴 이와 어긋나는 줄 깨달으면 캄캄하다

《모든 기다림의 순간, 나는 책을 읽는다》(곽아람, 아트북스, 2009) 1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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