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0.22.


《슬기로운 좌파생활》

 우석훈 글, 오픈하우스, 2022.1.21.



인천 배다리책골목에서 다가오는 흙날(10.25.)에 〈배다리 책피움 한마당〉을 연다고 한다. 이때에 ‘책갈피 노래(전시)’를 꾀한단다. 다른 일을 꾀하려 했으나, 다른 일을 꾀할 분이 구멍을 냈다지. 먼곳에 있지만 거들려고 ‘책갈피 보임판(전시액자)’을 여덟 꾸렸다. 큰아이가 도와서 16시 무렵에 마쳤고, 17시 시골버스를 타고서 읍내 나래터에 들고 간다. 7.6kg. 잘 날아가서 이웃님을 도우렴. 《슬기로운 좌파생활》을 읽는 내내 “그래서 왼길이 뭔데?” 싶었다. 왼길을 슬기롭게 나아가자는 줄거리 같으면서도 “뭐가 왼길이고 뭐가 오른길인데?” 싶더라. 우리는 왼길이나 오른길이 아닌 ‘사람길·살림길·숲길·푸른길·사랑길·나눔길·어깨동무길’을 걸을 일이지 않을까? 왼길이라 훌륭하지 않고, 오른길이라 아름답지 않다. 외길로 치우치면 왼길도 오른길도 헛길이요 헛바퀴이다. 스스로 푸르게 사랑이라는 삶과 몸짓과 마음을 품지 않으면, 어느 길이건 쳇바퀴에 사슬이다. 우석훈 씨가 쓰는 글은 어영부영 샛길로 빠지다가 끝난다고 느낀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은 ‘왼’이라는 낱말은 끝까지 안 쓰네. 처음부터 끝까지 ‘좌(座)’일 뿐이다. 목소리만 높인대서 슬기롭지 않다. 참하게 보금자리를 일구며 어린이 곁에 서야 슬기롭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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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0.23.


《사랑하는 나의 문방구》

 구시다 마고이치 글/심정명 옮김, 정은문고, 2017.1.17.



밥을 차리고서 빨래를 한다. 큰아이가 거들 일이 있느냐 묻기에, 〈책숲 1024〉를 띄울 글자루에 받는분 이름을 적어 주면 고맙겠다고 얘기한다. 손빨래를 마치고서 마당에 넌다. 이즈음 큰아이도 ‘글자루에 받는분 이름적기’를 마친다. 이제부터 신나게 꽃종이(소식지)를 넣는다. 작은아이는 풀바름을 돕는다. 이윽고 두바퀴를 달린다. 들길을 가른다. 비날이 그치고 해날을 이으면서 가을걷이를 하는구나. 다만 벼베개(콤바인)만 보인다. 사람이 먹는 밥을 사람손 아닌 틀(기계)한테만 맡겨도 될는지 돌아볼 노릇이다. 나라에서 목돈을 들여 ‘사람손 없는 논밭짓기’를 늘리는데, 참말로 ‘사람이 할 짓’인지 되새길 뿐 아니라, 이제는 멈춰야 하지 않을까? 벼베개조차 이웃일꾼이 몬다. 《사랑하는 나의 문방구》는 퍽 묵은 이웃나라 글이다. 이웃나라 글바치는 글살림(문방구)을 이모저모 따질 뿐 아니라 삶글로도 남겼는데, 우리는 1990년에 이르도록 ‘붓종이·길잡이책’ 없는 어린이가 꽤 많았다. 지난자취를 섣불리 잊지 말 노릇이다. 우리가 종이랑 붓을 헤프도록 값싸게 사서 쓴 지 얼마 안 된다. 이른바 ‘다이소’가 있어서 싸게 산다지만, 으레 중국에서 싸게 만든 세간이다. “사랑하는 글살림”이란 무엇일는지, 글 한 줄에 어떤 하루를 담을는지, 이렇게 붓종이와 책이 넘쳐나는 때에 무엇을 읽을는지 살펴야 한다.


#文房具56話 #串田孫一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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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0.25.


《한 평 반의 행복》

 유선진 글, 지성사, 2020.12.18.



아침에 부산 ‘동해선’을 탄다. 아, 부산은 울산까지 그냥타기(무임승차)로 놀러다니는 할매할배가 넘치네. 이래도 되나? 안 부끄러운가? 일광에 내려서 작은책숲으로 걸어간다. 잿더미(아파트)가 빼곡한 이곳은 건널목이 끝없다. 모두 쇳덩이(자동차)가 다니기 좋으라는 얼개이다. “걸어다니지 말고, 쇳덩이(자가용)를 얼른 사라”고 부추기는 셈이다. 잿더미는 큰책집을 닮는다. 모든 사람한테 똑같은 잘난책(베스트셀러)만 읽으라고 몰아대는 틀이다. 골목집은 작은책집을 닮는다. 손바닥만 한 마당에 나무를 심어서 새를 반기는 골목집처럼, 마을 한켠 작은책집은 누구나 스스럼없이 품에 안겨서 다 다른 책빛을 누리라고 북돋우는 터전이다. 낮에 수영초 옆 〈여기서책〉을 찾아간다. 지난날에는 헌책집이 책숲(도서관) 노릇을 맡았고, 요즈음은 마을책집이 책숲 노릇을 맡는다. 작은책집이 늘고 피어날 적에 이 나라가 아름답게 바뀌리라 본다. 《한 평 반의 행복》을 돌아본다. 요사이는 20살 언저리 젊은이도 100억 원쯤 맞돈으로 내면서 ‘잘난집(고급빌라)’을 장만하는 듯싶다. 어디서 어떻게 벌기에 목돈을 슥슥 써대는지 모를 노릇이지만, 서울에서 이런 집을 사고파는 이는 겉치레로 즐겁겠지(행복). 나무 한 그루 심어서 즈믄해쯤 돌볼 수 있는 터전이 아니면서 몇 억이니 10억이니 100억이니 부르는 값은 헛바람일 텐데. 어떤 몸을 어디에 어떻게 누이려는 삶일까.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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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피아식별



 명확한 피아식별의 시대가 도래했는데 → 너나들이가 뚜렷한 나날에 이르는데

 피아식별에 실패한 격이다 → 너나알기가 틀린 셈이다

 피아식별이 어려워서 → 낯익히기가 어려워서


피아식별 : x

피아(彼我) : 그와 나 또는 저편과 이편을 아울러 이르는 말

식별(識別) : 1. 분별하여 알아봄 2. [군사] 방공 및 대잠수함전에서 탐지된 물체가 적인지의 여부를 결정함



  싸움터에서 쓰는 일본말씨 ‘피아식별’입니다. 서로 모르기에 낯을 익히거나 너랑 나인 줄 알아보려고 하는 길을 나타냅니다. 이때에는 ‘낯익다·낯익히다’라 하면 됩니다. ‘나너들이·나너보기·나너알기’라 할 수 있어요. ‘너나들이·너나보기·너나알기’라 해도 되어요. ㅍㄹㄴ



피아식별을 마치고 뒤늦게 죄의식의 꼬리치기를 할 때면

→ 낯익히기를 마치고 뒤늦게 부끄러워 꼬리치기를 할 때면

→ 너나보기를 마치고 뒤늦게 고개꺾고 꼬리치기를 할 때면

→ 나너알기를 마치고 뒤늦게 뉘우치고 꼬리치기를 할 때면

《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나호선, 여문책, 2022) 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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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한국전쟁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어언 → 한겨레싸움이 터진 지 벌써

 한국전쟁 당시 취재한 → 한겨레수렁 때 찾아온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국가로 → 한핏줄싸움에 온 나라로


한국전쟁(韓國戰爭) : [역사] 1950년 6월 25일 새벽에 북한군이 북위 38도선 이남으로 기습적으로 침공함으로써 일어난 전쟁. 1953년 7월 27일에 휴전이 이루어져 휴전선을 확정하였으며, 휴전 상태가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다 = 육이오전쟁



  한겨레가 동강나면서 피흘린 나날이 있습니다. 이를 가리킬 적에 ‘한겨레싸움·한겨레수렁·한겨레피밭’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핏줄싸움·한핏줄수렁·한핏줄피밭’이라고 할 수도 있어요. ㅍㄹㄴ



남한과 북한이 한국전쟁 이후 줄곧 적대적이었다는 것과

→ 마녘과 높녘이 한겨레싸움 뒤로 줄곧 툭탁대었고

→ 마녘과 높녘이 한겨레수렁 뒤로 줄곧 으르렁댔고

→ 마녘과 높녘이 한겨레피밭 뒤로 줄곧 미워했고

→ 마쪽과 높쪽이 한핏줄싸움 뒤로 줄곧 싫어했고

→ 마쪽과 높쪽이 한핏줄수렁 뒤로 줄곧 싸웠고

《10대와 통하는 평화통일 이야기》(정주진, 철수와영희, 2019) 27쪽


한국전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 한겨레싸움 탓에 몹시 어려웠기 때문이에요

《미래 세대를 위한, 지구를 살리는 급식 이야기》(민은기·배성호, 철수와영희, 202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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