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0.25.


《한 평 반의 행복》

 유선진 글, 지성사, 2020.12.18.



아침에 부산 ‘동해선’을 탄다. 아, 부산은 울산까지 그냥타기(무임승차)로 놀러다니는 할매할배가 넘치네. 이래도 되나? 안 부끄러운가? 일광에 내려서 작은책숲으로 걸어간다. 잿더미(아파트)가 빼곡한 이곳은 건널목이 끝없다. 모두 쇳덩이(자동차)가 다니기 좋으라는 얼개이다. “걸어다니지 말고, 쇳덩이(자가용)를 얼른 사라”고 부추기는 셈이다. 잿더미는 큰책집을 닮는다. 모든 사람한테 똑같은 잘난책(베스트셀러)만 읽으라고 몰아대는 틀이다. 골목집은 작은책집을 닮는다. 손바닥만 한 마당에 나무를 심어서 새를 반기는 골목집처럼, 마을 한켠 작은책집은 누구나 스스럼없이 품에 안겨서 다 다른 책빛을 누리라고 북돋우는 터전이다. 낮에 수영초 옆 〈여기서책〉을 찾아간다. 지난날에는 헌책집이 책숲(도서관) 노릇을 맡았고, 요즈음은 마을책집이 책숲 노릇을 맡는다. 작은책집이 늘고 피어날 적에 이 나라가 아름답게 바뀌리라 본다. 《한 평 반의 행복》을 돌아본다. 요사이는 20살 언저리 젊은이도 100억 원쯤 맞돈으로 내면서 ‘잘난집(고급빌라)’을 장만하는 듯싶다. 어디서 어떻게 벌기에 목돈을 슥슥 써대는지 모를 노릇이지만, 서울에서 이런 집을 사고파는 이는 겉치레로 즐겁겠지(행복). 나무 한 그루 심어서 즈믄해쯤 돌볼 수 있는 터전이 아니면서 몇 억이니 10억이니 100억이니 부르는 값은 헛바람일 텐데. 어떤 몸을 어디에 어떻게 누이려는 삶일까.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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