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0.23.


《사랑하는 나의 문방구》

 구시다 마고이치 글/심정명 옮김, 정은문고, 2017.1.17.



밥을 차리고서 빨래를 한다. 큰아이가 거들 일이 있느냐 묻기에, 〈책숲 1024〉를 띄울 글자루에 받는분 이름을 적어 주면 고맙겠다고 얘기한다. 손빨래를 마치고서 마당에 넌다. 이즈음 큰아이도 ‘글자루에 받는분 이름적기’를 마친다. 이제부터 신나게 꽃종이(소식지)를 넣는다. 작은아이는 풀바름을 돕는다. 이윽고 두바퀴를 달린다. 들길을 가른다. 비날이 그치고 해날을 이으면서 가을걷이를 하는구나. 다만 벼베개(콤바인)만 보인다. 사람이 먹는 밥을 사람손 아닌 틀(기계)한테만 맡겨도 될는지 돌아볼 노릇이다. 나라에서 목돈을 들여 ‘사람손 없는 논밭짓기’를 늘리는데, 참말로 ‘사람이 할 짓’인지 되새길 뿐 아니라, 이제는 멈춰야 하지 않을까? 벼베개조차 이웃일꾼이 몬다. 《사랑하는 나의 문방구》는 퍽 묵은 이웃나라 글이다. 이웃나라 글바치는 글살림(문방구)을 이모저모 따질 뿐 아니라 삶글로도 남겼는데, 우리는 1990년에 이르도록 ‘붓종이·길잡이책’ 없는 어린이가 꽤 많았다. 지난자취를 섣불리 잊지 말 노릇이다. 우리가 종이랑 붓을 헤프도록 값싸게 사서 쓴 지 얼마 안 된다. 이른바 ‘다이소’가 있어서 싸게 산다지만, 으레 중국에서 싸게 만든 세간이다. “사랑하는 글살림”이란 무엇일는지, 글 한 줄에 어떤 하루를 담을는지, 이렇게 붓종이와 책이 넘쳐나는 때에 무엇을 읽을는지 살펴야 한다.


#文房具56話 #串田孫一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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