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검품 檢品


 검품하는 과정에서 → 살피는 동안 / 뜯어보다가 / 들추는 사이에

 검품을 대기한다 → 재려고 한다 / 따지려고 한다

 기본적인 검품 시에 → 밑동으로 살필 적에 / 밑길로 볼 적에


  ‘검품(檢品)’은 “상품이나 제품 따위를 검사함”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가늠·가늠하다·살피다·살펴보다’나 ‘따지다·뜯어보다·재다·높다·톺아보다’로 다듬습니다. ‘가다듬다·다듬다·손보다·손질’이나 ‘길·길눈·길꽃·길불·길빛’으로 다듬고, ‘눈품·다리품·발품·손품’으로 다듬어요. ‘보다·돌아보다·둘러보다·두리번’이나 ‘뒤적이다·뒤지다·들여다보다·들추다’로 다듬을 만하지요. ‘생각·생각하다·속보다·헤아리다’나 ‘짚다·훑다·훑어보다·자리묻기·자리찾기’로 다듬고요. ‘알아두다·알아보다·읽다·읽어내다’나 ‘찾아보다·쳐다보다·추스르다’로 다듬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으아∼. 오늘은 많이 입하됐네. 검품 힘들겠다

→ 으아! 오늘은 많이 들어왔네. 살피기 힘들겠다

→ 으아! 오늘은 많이 들였네. 헤아리기 힘들겠다

《우리 집은 책방 5》(요코야마 토무/장지연 옮김, 대원씨아이, 2025) 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영어] 브로커broker



브로커(broker) : 1. [경제] 다른 사람의 의뢰를 받고 상행위의 대리 또는 매개를 하여 이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상인. 중매인, 판매 대리인 등이 대표적이다 = 중개상인 2. [경제] 사기성이 있는 거간꾼

broker : 1. 중개인 2. (특히 국가 간의 협상을) 중개하다

ブロ-カ-(broker) : 1. 브로커 2. 중개인. 알선업자. 주식 중개인



둘 사이나 여럿 사이를 잇는다면 ‘다리·다릿일꾼’이나 ‘맞춤이·맞춤지기·맞춤님·맞춤길잡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이에서 장사를 하면 ‘사잇장수·샛장수’이고, ‘이음일꾼·이은일꾼·잇일꾼’이기도 합니다. ‘이음이·이은벗·이은꾼’이나 ‘이음벗·이음꾼·이음잡이·이음길잡이’라 할 만하고, ‘잇벗·잇꾼·잇는이·잇는벗·잇는길잡이’라 할 수 있어요. 수수하게 ‘장사꾼·장사치·장사벗·장사님·장사지기’나 ‘저잣꾼·저잣치·저잣벗·저잣님·저잣지기’라 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자격증 장사 브로커’인 대학의 실체를 알면서도 그것을 인정하는 ‘똑똑한 불량품’들의 존재가 죽은 대학을 정당화하는 유일한 근거일 것이다

→ ‘밑종이 장사꾼’인 열린배움터 민낯을 알면서도 보아주는 ‘똑똑한 만무방’이 바로 죽은 배움터를 내세우는 밑동이다

→ ‘목줄 장사치’인 열린배움터 속낯을 알면서도 받아들이는 ‘똑똑한 부라퀴’가 있기에 그저 죽은 배움터를 덮어씌운다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김예슬, 느린걸음, 2010) 59쪽


사실 우린 더 이상 돈이 없었고 그 브로커는 우리를 국경 너머로 데려다줄 발루치족과 이란인들에게 돈을 지불해야 했다

→ 다만 우린 돈이 더 없고 이음꾼은 우리를 나랏금 너머로 데려다줄 발루치겨레와 이란사람한테 돈을 치러야 했다

→ 그런데 우린 이제 돈이 없고 다릿일꾼은 우리를 나라담 너머로 데려다줄 발루치겨레와 이란사람한테 돈을 내야 했다

《바다에는 악어가 살지》(파비오 제다/이현경 옮김, 마시멜로, 2012) 87쪽


우시장 브로커가 귀찮다는 듯 얼마에 팔 거냐고 물었을 때

→ 소장사가 귀찮다는 듯 얼마에 파느냐 물을 때

《시의 숲에서 삶을 찾다》(서정홍·청년농부와 이웃들, 단비, 2018) 1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보물 찾기 딱 좋은 곳, 바르셀로나 딱 좋은 곳 3
미겔 팡 지음, 김여진 옮김 / 후즈갓마이테일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1.16.

그림책시렁 1675


《보물 찾기 딱 좋은 곳, 바르셀로나》

 미겔 팡

 김여진 옮김

 후즈갓마이테일

 2025.4.21.



  우리가 잘못 보는 여러 가지 가운데 하나로 ‘돈’을 꼽을 만합니다. “돌고돌면서 돕는 돌”이라면 서로 이바지하는 돈이되, 움켜쥐거나 거머쥐면서 혼자 차지하려고 들면 그저 돌머리로 가두는 늪인 돈입니다. 이른바 ‘보물’이라는 한자말을 쓸 적에는 서로 나누며 누리는 ‘빛돌’이 아닌, 혼자 다 쥐면서 “아무 일을 안 하고 탱자탱자 노닥거리기”를 바라는 ‘죽음돌’로 치닫습니다. 《보물 찾기 딱 좋은 곳, 바르셀로나》는 에스파냐 바르셀로나라는 곳을 재미나게 보여주고 알려주는 줄거리입니다. 다만 이런 줄거리에 ‘빛돌 아닌 죽음돌 차지하기’를 꾀하는 여러 바다이웃을 그려넣는군요. 문어가 ‘멍청사람’처럼 돈을 바랄까요? 생쥐가 ‘얼뜬사람’마냥 돈을 노릴까요? 바르셀로나이건 서울이건, 작은고을이나 시골이건, 그곳을 밝히는 ‘빛’이라면 풀씨와 꽃씨와 나무씨 한 톨이라고 느낍니다. 으리으리하게 높이 세운 집이 빛나지 않아요. 우글우글 모인 놀이터(축구장)가 대단하지 않아요. 마당과 골목과 길과 마을에 푸른바람을 베푸는 풀꽃나무가 빛나고 대단합니다. 온누리 어느 곳이든 빛(보물)이 무엇인가 하고 꼽을 적에는 바로 ‘씨앗 한 톨’이어야 아름답다고 느낍니다. 씨앗을 등진 채 돈만 노리니 넋이 나갑니다.


#MiguelPang


ㅍㄹㄴ


《보물 찾기 딱 좋은 곳, 바르셀로나》(미겔 팡/김여진 옮김, 후즈갓마이테일, 2025)


무언가가 내 머리를 내려쳤어

→ 뭐가 내 머리를 내리쳤어

4쪽


배가 가득 들어찬 곳을 발견했어

→ 배가 가득한 곳을 보았어

→ 배가 들어찬 곳을 찾았어

6쪽


전설 속 갈고리 찍찍의 해적선이잖아

→ 갈고리 찍찍 바다도둑배잖아

→ 옛얘기 갈고리 찍찍 도둑배잖아

8쪽


상자 아래에 열쇠의 행방이 그려진 지도와 쪽지가 놓여 있었거든

→ 꾸러미 바닥에 열쇠가 있는 곳을 담은 그림과 쪽글이 있거든

→ 꾸러미 밑에 열쇠가 있는 데를 그린 종이와 쪽글이 있거든

11쪽


다음 목적지에 도착했어

→ 다음길에 닿았어

→ 다음에 이르렀어

16쪽


두 번째 열쇠가 있을 거라고 확신했지

→ 둘째 열쇠가 있으리라 여겼지

→ 보나 마나 둘째 열쇠가 있을 테지

16쪽


형형색색의 방을 지나가며 감탄하기도 했어

→ 반짝이는 곳을 지나가며 놀라기도 했어

→ 무지갯빛 칸을 지나가며 멋지기도 했어

18쪽


내 다리는 무려 여덟 개니까

→ 더구나 내 다리는 여덟이니

→ 게다가 나는 여덟 다리이니

34쪽


모래성처럼 생긴 탑을 필사적으로 기어올랐어

→ 모래담처럼 생긴 뾰족집을 용케 기어올랐어

→ 모래집처럼 생긴 높끝을 바득바득 기어올랐어

36쪽


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 나도 온힘을 다한다고

→ 나도 악을 쓴다고

38쪽


이 도시에 숨겨진 보물 중 하나를 찾았군

→ 이곳에 숨긴 돈단지 하나를 찾았군

→ 이 고을에 숨긴 돈그릇 하나를 찾았군

48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779 : 하얀 분무를 뿜어냈다



하얀 분무를 뿜어냈다

→ 하얗게 물을 뿜어냈다

→ 하얗게 뿜어냈다


분무(噴霧) : 물이나 약품 따위를 안개처럼 뿜어냄. 또는 그 물이나 약품 따위

뿜다 : 1. 속에 있는 것을 밖으로 세게 밀어 내다 2. 빛이나 냄새 소리 따위를 공중으로 세게 내어보내다 3. 기운이나 감정 따위를 표정에 잔뜩 드러내 보이다



  하얗게 물을 뿜을 적에 한자말로 ‘분무’라 합니다. 그러나 우리말로 “하얗게 뿜다”라 하면 되고, 단출히 ‘뿜다’라 하면 됩니다. 물을 뿜는 연장은 ‘물뿜개’요 ‘뿜개’입니다. ㅍㄹㄴ



아이들을 향해 거침없이 하얀 분무를 뿜어냈다

→ 아이들한테 거침없이 하얗게 물을 뿜어냈다

→ 아이들한테 거침없이 하얗게 뿜어냈다

《우리들의 선거》(보리스 르 루아/김지현 옮김, 큰북작은북, 2012) 4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780 : -려는 시도



타려고 시도했을 때

→ 타려고 할 때

→ 탈 때


-려는 : ‘-려고 하는’이 줄어든 말

시도(試圖) : 어떤 것을 이루어 보려고 계획하거나 행동함



  모르거나 못 느끼는 분이 많은데 “-려는 시도하는”은 겹말입니다. ‘-려다’만 살려서 “-려고 하는”으로 적으면 됩니다. ‘-려는’은 이미 “-려고 하는”을 가리킬 뿐 아니라, ‘시도하다 = 하다 + 하다’인 얼개인걸요. “얻으려 시도하다”는 “얻으려 하다”로 바로잡고, “살펴보려는 시도이다”는 “살펴보려고 한다”로 바로잡습니다. ㅍㄹㄴ



너른 논의의 마당에서 살피려는 시도다

→ 너른마당에서 살피려고 한다

→ 널리 얘기하려는 뜻이다

→ 널리 나누고 싶다

《영어를 공용어로 삼자》(복거일, 삼성경제연구소, 2003) 7쪽


나이 든 사람들의 생각을 통해 나이 듦이라는 주제를 살펴보려는 시도이다

→ 나이든 사람들 생각을 엿보며 나이듦을 살펴보려고 한다

→ 나이든 사람들 생각을 읽으며 나이듦이란 이야기를 살펴보려고 한다

→ 나이든 사람들 생각을 읽으며 나이듦이 무엇인가 하고 살펴보려고 한다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날》(존 버닝햄/김현우 옮김, 민음사, 2005) 5쪽


사채업자들의 횡포를 처벌함으로써 대중적 인기를 얻으려 시도하거나

→ 빚장수 막짓을 다스리면서 널리 눈길을 모으려 하거나

→ 빚노름꾼 괘씸짓을 다그치며 두루 눈길을 끌려 하거나

《박정희의 후예들》(김재홍, 책보세, 2012) 25쪽


처음 파도를 타려고 시도했을 때

→ 처음 파도를 타려고 할 때

→ 처음 파도를 탈 때

《파도수집노트》(이우일, 비채, 2021) 1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