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저기 봐



저기 봐

까치가 해를 먹으면서 자


여기 봐

방아깨비가 이슬 먹고서 자


거기 봐

가을구름은 여름과 다르네


이제 봐

우리가 함께 노는 오늘이 즐거워


다른 데 봐도 되지만

여기저기 그만 기웃거리고

집으로 가자


2025.10.12.해.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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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전도 傳道


 전도 활동 → 알림길 / 알림빛 / 알리다

 전도를 받다 → 물려받다 / 이끌리다 / 건네받다


  ‘전도(傳道)’는 “1. 도리를 세상에 널리 알림 2. [기독교] 기독교의 교리를 세상에 널리 전하여 믿지 아니하는 사람에게 신앙을 가지도록 인도함. 또는 그런 일”을 가리킨다는군요. ‘퍼뜨리다·퍼지다·가다·건네다·건네주다’나 ‘끌다·끌고 가다·끌어가다·끌힘·이끌다’로 다듬습니다. ‘나누다·나눠주다·나르다’나 ‘날개·나래’로 다듬고, ‘남기다·내다·들다·들려주다·띄우다’로 다듬지요. ‘말하다·말씀·목소리·목청·받아쓰다’나 ‘물려주다·물리다·알리다·알림길’로 다듬을 만합니다. ‘알림이·알림님·알림꾼·알림빛·알림지기’나 ‘알림꽃·알림별·알림틀’로 다듬어도 어울려요. ㅍㄹㄴ



아내는 이젠 나한테 전도를 시작하는 것이다

→ 곁님은 이젠 나한테 퍼뜨리려고 한다

→ 짝꿍은 이젠 나를 이끌려고 한다

《내가 만난 하나님》(김승옥, 작가, 2004) 29쪽


확장되는 천국 촌스럽게 전도하지 마

→ 늘어난 하늘 구질구질 퍼뜨리지 마

→ 넓힌 하늘길 나달나달 알리지 마

《6》(성동혁, 민음사, 20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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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기원 起源


 생명의 기원 → 첫 숨결 / 첫빛 / 첫싹

 인류의 기원 → 첫사람 / 사람이 태어나다

 민주 정치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에서 출발한다 → 들꽃나라는 옛 그리스에서 비롯한다


  ‘기원(起源/起原)’은 “사물이 처음으로 생김. 또는 그런 근원”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처음·첨·첫길·첫나들이·첫걸음·첫발’이나 ‘첫손·첫빛·첫꽃·첫삽·첫일·첫코·첫사람’으로 손봅니다. ‘나다·나오다·돋다·돋아나다’나 ‘솟다·솟아나다·솟아오르다·솟구치다’로 손보고, ‘비롯하다·태어나다·태나다·생기다·삼기다’로 손보지요. ‘모·싹·싹눈·느자구·움·단물·뿌리’나 ‘싹트다·싹나다·움트다’로 손봅니다. ‘트다·트이다·틔우다’나 ‘-부터·-에서’로 손볼 만하고, ‘일다·일어나다·일어서다·일으키다’로 손봐요. ‘밑·밑동·밑빛·밑거름·밑바탕·밑절미’나 ‘밑꽃·밑짜임·밑틀·밑판·밑받침·밑밭’으로 손보고, ‘밑밥·밑뿌리·밑싹·밑씨·밑자락·밑줄기’나 ‘바탕·바탕길·바탕꽃·바탕틀·바탕짜임·바탕판’이나 ‘엄지·엄지가락’으로 손볼 수 있지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기원’을 일곱 가지 더 싣지만 다 털어냅니다. ㅍㄹㄴ



기원(技員) : 이전의 기술직 8급 공무원의 직급. 지금의 서기에 해당한다

기원(祈願) : 바라는 일이 이루어지기를 빎

기원(祇園) : = 기원정사

기원(紀元) : 1. 연대를 계산하는 데에 기준이 되는 해. 우리나라는 정부 수립과 동시에 단군왕검이 즉위한 해인 기원전 2333년을 원년으로 하는 단군기원을 쓰다가 5·16 군사 정변 후에 이것을 폐기하고 예수가 태어난 해를 원년으로 하는 서력기원을 쓰게 되었는데, 이는 현재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2. 새로운 출발이 되는 시대나 시기

기원(基源) : 어떤 사건이나 원인의 처음

기원(棋院/碁院) : 1.  바둑을 두는 사람에게 장소와 시설을 빌려 주고 돈을 받는 곳 2. 바둑을 즐기는 사람들이 조직하는 단체

기원(冀願) : = 희망(希望)



저 옛날 백제의 도읍이던 이곳에서 우리는 시인의 탄생, 신동엽 시의 기원起源을 묻는다

→ 저 옛날 백제 서울이던 이곳에서 난 노래님, 신동엽 노래가 비롯한 길을 묻는다

→ 저 옛날 백제 서울이던 이곳에서 태어난 노래님, 신동엽 가락이 싹튼 길을 묻는다

《시인 신동엽》(김응교·인병선, 현암사, 2005) 11쪽


인류 문자의 기원이라고도 할 수 있는 다섯 개의 문명권은

→ 사람들 첫 글씨라고도 할 수 있는 다섯 삶터는

→ 우리가 쓰는 글이 비롯했달 수 있는 다섯 삶자리는

《외국어 전파담》(로버트 파우저, 혜화1117, 2018) 32쪽


측은한 언사가 곱다면 인사의 기원부터 읽기로 하자

→ 가엾은 말이 곱다면 고갯짓 뿌리부터 읽기로 하자

→ 딱한 말곁이 곱다면 절하는 밑동부터 읽기로 하자

《겨를의 미들》(황혜경, 문학과지성사, 2022) 82쪽


탐험 여행을 하며 관찰하고 연구한 모든 것들을 책으로 출간했는데, 이 책이 바로 《종의 기원》입니다

→ 찾아보면서 살피고 캐낸 모든 이야기를 내놓는데, 이 책이 바로 《첫씨앗》입니다

→ 찾아다니며 보고 살핀 모든 이야기를 펴내었는데, 이 책이 바로 《뿌리찾기》입니다

《도도가 있었다》(이자벨 핀/전진만 옮김, 시금치, 2023) 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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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기원 祈願


 간절한 기원 → 애타게 빌다 / 무척 바라다

 승려들은 부처님께 기원을 드렸다 → 스님은 빛님한테 빌었다


  ‘기원(祈願)’은 “바라는 일이 이루어지기를 빎”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고프다·싶다·생각’이나 ‘바라다·바람·받고 싶다·얻고 싶다·하고 싶다’로 손질합니다. ‘뜻·마음·맘·마음꽃’이나 ‘그리다·꿈·꿈꾸다’로 손질하고, ‘비나리·비손·빌다’나 ‘노리다·되다·품다’로 손질하고요. ‘엎드리다·납작·넙죽’이나 ‘절·작은절·쪽절·큰절’로 손질할 만합니다. ‘큰꿈·큰뜻·별·별빛’이나 ‘파란꿈·파란뜻·파랗다·푸른꿈·푸른뜻·푸르다’나 ‘좋다·좋아하다’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무운장구를 기원합니다

→ 오래살기를 빕니다

→ 잘살기를 바랍니다

《배가본드 24》(요시카와 에이지·이노우에 타카히코/서현아 옮김, 2006) 124쪽


여기저기 학문 성취를 기원하는 학생이 많이 보인다

→ 여기저기 공부 잘되기를 바라는 학생이 많이 보인다

→ 여기저기 공부 잘하기를 비는 학생이 많이 보인다

《도쿄 셔터 걸 2》(켄이치 키리키/주원일 옮김, 미우, 2015) 39쪽


새로 심은 녀석들을 바라보며 기원한다

→ 새로 심은 녀석들을 바라보며 바란다

→ 새로 심은 녀석들을 바라보며 빈다

→ 새로 심은 녀석들을 바라보며 꿈꾼다

→ 새로 심은 녀석들을 바라보며 비손한다

《다이스케, 아스파라거스는 잘 자라요?》(오치 다이스케/노인향 옮김, 자연과생태, 2018) 18쪽


오늘의 어려운 순간도 멋지게 잘 헤쳐 나가기를 기원하고 또 기원한다

→ 어려운 오늘도 멋지게 헤쳐 나가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 오늘도 어렵지만 잘 헤쳐 나가기를 빌고 또 빈다

《삶에 지칠 때 작가가 버티는 법》(곽재식, 북스피어, 2019) 82쪽


정성과 기원을 쌓았습니다

→ 땀과 꿈을 쌓았습니다

→ 마음과 바람을 쌓았습니다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김영화, 이야기꽃, 2022) 26쪽


분명히 누군가가 하얀 빛의 알갱이로 되돌려줄 거라고 기원하고 있어

→ 아마 누가 하얀빛 알갱이로 되돌려주리라 바라

→ 뭐 누가 하얀 빛알갱이로 되돌려주리라 빌어

《25시의 바캉스》(이치카와 하루코/박소현 옮김, 소미미디어, 2025) 2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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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나무가 운다



  가지가 잘린 나무가 운다. 줄기가 잘린 나무가 운다. 다가서는 사람이 사라진 나무가 운다. 부릉부릉 매캐하고 빵빵빵빵 시끄러운 쇳덩이가 새벽부터 밤까지 끝없이 달리는 둘레에서 나무가 운다.


  풀죽임물을 뒤집어쓴 나무가 운다. 윙윙 앵앵 챙챙 날카롭고 시끄럽게 풀을 치는 앙칼진 쇳소리에 나무가 운다. 너른길에 쇳덩이가 넘쳐나느라 사람들이 귀퉁이에 내몰린 채 뒤엉켜서 밀치고 밀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나무가 운다. 시골길에서 크고작은 짐승뿐 아니라 자그마한 나비와 풀벌레와 뱀과 개구리와 작은새를 골고루 들이받고서 멀쩡히 씽씽 달려가는 쇳덩이를 바라보는 나무가 운다.


  서울에서도 시골에서도 나무가 운다. 어느 날 갑자기 뿌리뽑혀서 사라져야 할는지 두렵고 걱정스러워 나무가 운다. 마당은커녕 높다란 곳에 붕뜬 채 온통 잿더미(시멘트)로 둘러싸인 칸에 사람들이 웃돈을 치르고서 스스로 갇히는 모습을 멀거니 쳐다보는 나무가 운다.


  손등에 나비를 앉힐 줄 모르고서 손전화만 쥔 채 하염없이 들여다보는 사람물결을 내려다보는 나무가 운다. 꽃가루를 미워하고 그늘을 싫어하면서도 뙤약볕을 꺼리는 알쏭달쏭한 사람들 마음에 헷갈리는 나무가 운다. 땅을 북돋울 거름으로 돌리려고 가랑잎을 떨구는 나무인데, “왜 이렇게 잎을 많이 떨궈서 귀찮게 해!” 하고 사납게 쏘아보는 사람이 많아, 나무는 그만 가슴이 덜컹 내려앉아서 운다.


  나무가 운다. 풀이 운다. 꽃이 운다. 나비가 울고 풀벌레가 운다. 개구리가 울고 구렁이가 운다. 하늘소가 울고 꾀꼬리가 운다. 소쩍새가 울고 왜가리가 운다. 다들 운다. 오직 사람만 안 운다. 서울사람도 안 울고 시골사람도 안 운다. 책을 쥐건 책을 팽개치건 이제 우는 사람은 드물다. 우는 시늉인 사람은 많고, 돈이 없어 우는 사람도 수두룩하다.


  나무한테 마음이 없는가? 나무한테 이야기가 없는가? 나무한테 숨결이 없는가? 나무한테 눈귀가 없는가? 나무한테 팔다리가 없는가? 나무한테 머리와 몸이 없는가? 나무한테 넋과 얼이 없는가? 나무한테 빛이 없는가? 나무한테 사랑이 없는가?


  나무는 울면서 죽어간다. 나무는 웃으면서 살고 싶다. 나무는 온누리 뭇숨결하고 들숲메를 이루면서 바다를 품는 파란별을 그리는 꿈으로 노래하고 싶다. 나무는 나를 바라보고, 나무는 너를 바란다. 나무는 너를 만나고 싶고, 나무는 나를 반기고 싶다. 2025.9.21.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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