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매듭
리사 비기 지음, 모니카 바렌고 그림, 정원정.박서영(무루) 옮김 / 오후의소묘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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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5.24.

그림책시렁 1394


《마녀의 매듭》

 리사 비기 글

 모니카 바렌고 그림

 정원정·박서영 옮김

 오후의소묘

 2022.11.22.



  모든 철이 다릅니다. 아무리 춥거나 더운 고장이라 하더라도 아침저녁이 있고, 밤낮이 있으며, 새벽과 어스름이 있어요. 철마다 늘 다르게 흐르는 바람과 해와 별이요, 날마다 노상 새롭게 흐르는 하루입니다. 숲에 한 가지 나무만 자라지 않습니다. 들에 한 가지 풀만 돋지 않습니다. 숱한 나무하고 풀이 어우러지기에 온갖 나비하고 벌이 어울리고, 갖은 개미하고 벌레가 나란하며, 바로 이 곁에 사람이 사랑으로 살림을 짓습니다. “Felicita ne avete?”를 옮긴 《마녀의 매듭》입니다. 바꾼 책이름이 좀 뜬금없습니다. 이 그림책은 바람아씨가 아니라 ‘즐거움’을 다루거든요. “즐겁게 있는”지 묻는 줄거리입니다. “즐겁게 사는”지 돌아보려는 삶입니다. “즐겁게 보”거나 “즐겁게 하”는지 되새기자는 뜻입니다. 매듭은 남이 매거나 묶거나 동이지 않아요. 우리가 스스로 짓습니다. 남이 해주어야 즐겁지 않아요. 스스로 하고, 스스로 짓고, 스스로 펴서, 스스로 베풀 줄 알기에 즐겁습니다. 곰곰이 본다면, 겨울에 겨울다운 추위가 없고 여름에 여름다운 더위가 없는 곳은 안 즐겁습니다. 봄에 나비에 개구리에 새에 풀벌레를 만나지 않는 곳도 안 즐겁습니다. 바람아씨는 바람을 읽는 눈빛입니다. 숲아씨는 숲을 아는 철빛입니다.


ㅅㄴㄹ


#Felicitaneavete (즐겁게 있어?)

#LisaBiggi #MonicaBarengo


마녀는 늘 기분이 좋지 않았어

→ 숲아씨는 늘 언짢았어

→ 바람아씨는 늘 처졌어

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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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펼쳐보는 대동여지도 한눈에 펼쳐보는 그림책
최선웅 지음, 이혁 그림 / 진선아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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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5.24.

그림책시렁 1431


《한눈에 펼쳐보는 대동여지도》

 최선웅 글

 이혁 그림

 진선아이

 2018.9.11.



  길그림을 즐겁게 들여다보는 작은아이하고 곧잘 ‘길읽기’를 합니다. 길읽기를 하자면, 스스로 거닌 곳을 스스로 어림하면서 스스로 판이나 종이에 슥슥 길을 그려 보아야 합니다. 이곳과 저곳과 그곳을 ‘한 군데’에 모아 놓되 서로 얼마나 붙거나 떨어지는가를 어림하고서 차근차근 담을 수 있다면, ‘길읽기’에 눈뜰 수 있습니다. 《한눈에 펼쳐보는 대동여지도》는 김정호 님이 남긴 손자취에 따라 이 땅을 새롭게 들여다보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어린이부터 ‘김정호·대동여지도’를 쉽게 알아볼 만하도록 알뜰히 엮었구나 싶어요. 어려운 옛 한문도 되도록 쉽게 풀었다고 느낍니다. 그런데 ‘조선 무렵에 쓰던 한문’을 그대로 둔 대목도 퍽 많아요. 나라에서는 우리글도 우리말도 아닌 한문을 썼으니, 옛살림을 다룰 적에 한문을 한글로 옮겨적을 수 있습니다만, ‘한문으로 쓴 낱말’을 그냥 한글로만 바꾸면 오히려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쉬운 우리말로 새롭게 낱말을 짓거나 엮으면서 한문뜻을 단출히 풀어서 붙여야 알맞다고 느낍니다. 대동여지도는 여느사람한테 이바지하던 길그림이 아닌, 임금·벼슬아치·나리한테 이바지하던 길그림입니다. 이 얼거리를 곰곰이 짚으면서 오늘날 길그림을 어떻게 그릴는지 생각해 볼 만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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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듣는 스승 2024.5.13.달.



흔히들 “이 삶이 가장 대수롭다·크다·뜻있다” 하고 말하더구나. 그래, 무엇을 하든 ‘삶’이 대수롭거나 크거나 뜻있어. 그런데 ‘삶 = 살다 = 사람으로서 하다’야. 네가 날마다 ‘하는’ 무엇이건 어느 하나 안 대수롭거나 안 크거나 안 뜻있을 수 없어. 똥을 누거나 자더라도 대수로워. 말을 하거나 말을 들어도 커. 멍하니 있거나 잘못을 저질러도 뜻있어. “삶이란 네가 하며 보내어 흐르는 모든 하루”이기에, 이 짓을 하면 삶을 모르거나 저 짓을 하니 삶하고 동떨어지지 않아. 너는 갓난아기가 왜 바로 일어서지 않느냐고 나무랄 셈이니? 너는 아이가 왜 한달음에 수저질을 못한다고 타박할 셈이니? 너는 어린이가 왜 어른처럼 짐도 잘 나르고 돈도 벌 만한 나날을 안 보낸다고 꾸중하겠니? 다만, 15살이나 25살이나 45살이나 65살인데, 철들지 않은 채 또 허둥대거나 헤맨다고 나무라고 싶을 수 있어. 그러나 “네가 나무라는 사람”은 늘 너한테 스승이고 거울이야. 너는 왜 ‘거울’을 보면서 네가 못생겼다고 여기면서 거울을 나무랄 뿐 아니라, 거울을 깨니? 너한테서 꾸중이며 꾸지람이며 나무람을 듣는 사람은, 그이가 아이나 어른 누구라 하더라도 네 길잡이요 스승이야. 너는 늘 ‘스승’과 ‘길잡이’를 나무라는 셈이란다. 살다 보면 말이야, 스승이나 길잡이를 나무라거나 다그칠 때가 있고, 자꾸자꾸 꾸짖을 수 있어. 그러니까 네가 누구를 나무라려고 하는 마음이 불쑥 솟을 적마다 생각하렴. 네 거울이요 스승이라서, 네 나무람말을 고스란히 듣는 거울과 스승한테 어떤 ‘말씨앗’을 심을 셈인지 곰곰이 생각해 봐.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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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숨쉬는 2024.5.12.해.



숨쉬는 나비를 늘 보는 사람이랑, 나비 그림·사진·영상을 보는 사람은 다를 테지. 숨쉬는 사람을 늘 이웃에서 볼 적하고, 그림·사진·영상으로 다른 사람을 지켜보거나 구경할 적이 다르지. 늘 나무 곁에 있지 않다면, “숨쉬는 나무”인 줄 느끼지 않아. 모기랑 파리를 얼른 때려잡거나 죽음물을 뿌릴 적에도 ‘모기·파리’가 “숨쉬는 이웃”인 줄 하나도 안 느낀단다. 네 피를 쪽쪽 빠는 모기조차 “숨쉬는 이웃”이야. 보렴! 이 별은 네가 밥을 먹겠다면서 땅에 삽질·호미질을 해대더라도 가만히 본단다. 네가 땅에 똥오줌을 누건 쓰레기를 묻건 그저 지켜보지. “숨쉬는 사람”을 느끼면서, 이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고 느껴서 살아가는가 하고 돌아본단다. 사람을 바라보면서 사람한테서 배우고, 풀벌레를 바라보면서 풀벌레한테서 배우고, 새를 바라보면서 새한테서 배우는 별이야. 너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배우는지 돌아보렴. 너는 누구를 보고 누구한테서 배우는지 되새기렴. 너는 늘 어떤 숨결로 살면서 “숨쉬는 이웃”을 얼마나 어떻게 마주하고 맞아들이는지 헤아리렴. 너한테 길잡이가 아닌 숨결이란 없어. 들풀도 헤엄이도 먼지도 모래도 이슬도 길잡이야. 너한테 이웃이 아닌 숨결이란 없지. 개미도 거미도 비도 별도 이웃이야. 늑대도 쥐도 이웃이고, 뱀도 덩굴도 길잡이란다. 너는 ‘너를(나를)’ 바라볼 노릇이야. ‘너만(나만)’ 쳐다보는 눈이나 길이 아닌 ‘너를(나를)’ 바라보면서 받아들일 적에 빛난단다. 빛나지 않는 까닭을 알겠니? ‘너만(나만)’ 보는데 사슬에 갇히는걸.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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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든 것이 없어 2024.5.9.나무.



바람에 날리는 쓰레기는 어디로 갈까? 씨앗이라면 뿌리를 내려서 무럭무럭 자라날 새터로 가겠지. “든 것이 없는” 쓰레기는 이리 휩쓸리고 저리 휘날리면서 뒹굴기만 해. ‘씨앗’은 “알이 찬 작은 숨결”이야. ‘쓰레기’는 “알이 없이 빈 껍데기”야. 네가 ‘말씨앗’을 심을 줄 알면, 네 말씨로 스스로 빛나. 네가 ‘말씨앗’이 아닌, ‘쓰레말’을 자꾸 혀에 얹으면, 너는 네 말씨에 따라서 스스로 갉다가 사라져. ‘든 것’이란, “들인 것”일 텐데, 씨앗을 심어서 가꾸고 거든 알을 들이면 ‘알맹이’이지만, 아무것이나 그저 들여놓으면 “바람든 빈것”이야. 몸을 살리려면 ‘들숨’과 ‘날숨’이 있어야 할 테지. 살림숨을 들이고서, 네 몸빛을 담아서 내놓으니, 풀꽃나무하고 흙이 반겨. 풀꽃나무하고 흙은 너희 날숨을 들숨으로 삼고서, 기쁘게 ‘풀꽃나무·흙빛’을 날숨으로 내놓는단다. 같이 있으면서 같이 알알이 영글어서 알맹이가 그득그득 드는 결이야. 빈 껍데기라서 아무렇게나 날리는 쓰레기는 아무것도 살리지 않는 채 헤매고 떠돌다가, 쓰레기 스스로 낡삭으면서 둘레를 더럽혀. 그런데 해바람비와 바다와 흙과 풀벌레는 이런 쓰레기조차 천천히 두고두고 받아들여서 녹이고 풀어낸단다. 곰곰이 본다면, 사람도 무엇이든 녹이고 풀어내. 사람은 살림을 짓는 사랑으로 모든 앙금·미움·싫음·짜증·부아·시샘·아픔·수렁·싸움을 사르르 녹이고 풀어서, 다시 처음부터 새롭게 첫발을 내딛는 삶으로 나아가라고 할 수 있어. “살림을 짓는 사랑”을 마음에 말씨앗 한 톨로 심는단다. 너는 늘 맨 먼저 네 마음에 ‘꿈그림’이라는 밭을 일굴 말씨앗 한 톨부터 심고서, 이 말씨앗이 자라는 하루를 둘레에 이야기해 보렴.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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