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숨쉬는 2024.5.12.해.



숨쉬는 나비를 늘 보는 사람이랑, 나비 그림·사진·영상을 보는 사람은 다를 테지. 숨쉬는 사람을 늘 이웃에서 볼 적하고, 그림·사진·영상으로 다른 사람을 지켜보거나 구경할 적이 다르지. 늘 나무 곁에 있지 않다면, “숨쉬는 나무”인 줄 느끼지 않아. 모기랑 파리를 얼른 때려잡거나 죽음물을 뿌릴 적에도 ‘모기·파리’가 “숨쉬는 이웃”인 줄 하나도 안 느낀단다. 네 피를 쪽쪽 빠는 모기조차 “숨쉬는 이웃”이야. 보렴! 이 별은 네가 밥을 먹겠다면서 땅에 삽질·호미질을 해대더라도 가만히 본단다. 네가 땅에 똥오줌을 누건 쓰레기를 묻건 그저 지켜보지. “숨쉬는 사람”을 느끼면서, 이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고 느껴서 살아가는가 하고 돌아본단다. 사람을 바라보면서 사람한테서 배우고, 풀벌레를 바라보면서 풀벌레한테서 배우고, 새를 바라보면서 새한테서 배우는 별이야. 너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배우는지 돌아보렴. 너는 누구를 보고 누구한테서 배우는지 되새기렴. 너는 늘 어떤 숨결로 살면서 “숨쉬는 이웃”을 얼마나 어떻게 마주하고 맞아들이는지 헤아리렴. 너한테 길잡이가 아닌 숨결이란 없어. 들풀도 헤엄이도 먼지도 모래도 이슬도 길잡이야. 너한테 이웃이 아닌 숨결이란 없지. 개미도 거미도 비도 별도 이웃이야. 늑대도 쥐도 이웃이고, 뱀도 덩굴도 길잡이란다. 너는 ‘너를(나를)’ 바라볼 노릇이야. ‘너만(나만)’ 쳐다보는 눈이나 길이 아닌 ‘너를(나를)’ 바라보면서 받아들일 적에 빛난단다. 빛나지 않는 까닭을 알겠니? ‘너만(나만)’ 보는데 사슬에 갇히는걸.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