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5.26. 못하고 넘어지고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잘하거나 훌륭하다고 여길 만한 일로 여태 무엇을 했는지 잘 모릅니다. 여태까지 으레 못하거나 어설픈 일을 했을 텐데 하고 돌아봅니다. 다가오는 5월 29일에 ‘부산시민도서관’에서 펼 이야기꽃에서는 좀 다르게 얼거리를 풀려고 두 달 동안 헤아렸고, 새벽에 비로소 실마리를 잡고서 한달음에 밑글을 써 보았습니다. 밑글 이름은 “못하는 길”입니다.


  어릴 적부터 툭하면 못하는 나날이었고, 못 먹거나 못 말하는 살림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모로 보면, 늘 못하다 보니 “나처럼 못하는 이웃”을 헤아리는 길일 수 있었겠구나 싶더군요. 어릴 적부터 툭하면 앓아눕고 다치고 쓰러지면서 살다 보니, “나보다 훨씬 아프거나 앓는 이웃이 많은 줄” 늘 돌아보았고, 아프거나 앓는 쪽에서 이 나라를 바라보려고 했습니다.


  참으로 자주 넘어졌어요. 언젠가 동무하고 “오늘 하루 누가 더 자주 넘어졌는가” 하고 말씨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참으로 ‘못난자랑’일 텐데, 다치고 넘어지고 앓고 못하고 부딪히는 삶이었기에, 낱말풀이가 하나도 안 어려웠습니다. 곧바로 할 만한 낱말풀이는 곧바로 하고, 좀 어려우면 몇날이나 몇 달을 묵힙니다. 때로는 몇 해나 스무 해쯤 묵히고서 풀이를 합니다. 못난이라서 스무 해를 묵히고서 풀이를 할 때가 있는데, 이제 와서 돌아보면, 스무 해를 묵히기를 잘했구나 싶기도 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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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집 12
타아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5.27.

만화책시렁 649


《태양의 집 12》

 타아모

 이지혜 옮김

 대원씨아이

 2015.12.15.



  모든 사람은 하나이니 혼자이되, 언제나 둘레 뭇사람하고 어우러지기에 함께 살아가는 나날입니다. 호젓이 살피고 스스로 생각하면서 나답게 나아가는 하루이기에, 홀가분히 헤아리고 손수 가꾸는 너를 만나는 집이에요. 우리 몸은 우리 넋이 깃든 집입니다. 우리 넋은 우리 몸을 움직이면서 삶을 누리고, 이 삶은 우리 마음으로 차곡차곡 담아서 이야기를 이룹니다. 사람도 새도 고양이도 가재도 다 다른 넋으로 다 다른 몸과 마음으로 살아가는 숨결이 흐르는 ‘집’을 누려요. 《태양의 집 12》은 ‘해집(해님 같은 집)’을 바라는 여러 사람이 어울리는 길에 맞닥뜨리는 숱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태어난 아이’이지만, 엄마한테서도 아빠한테서도 사랑을 지켜보지 못 한 아이가 있어요. 엄마랑 아빠 모두한테서 사랑을 받으면서 즐겁게 살아가고 이웃을 품던 어느 날, 그만 엄마아빠가 나란히 하늘로 떠나서 갑자기 흩어져야 한 아이들이 있어요. 한 아이는 ‘낳은 어버이’가 있지만, 둘 모두 아이한테 마음을 안 기울입니다. 세 아이는 ‘낳은 어버이’를 갑자기 잃으나, 셋 모두 ‘돌보는 이웃 어른’이 있어요. 한 아이하고 세 아이는 다른 터전에서 다르지만 같은 빛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바로 해님을 닮고 담은 ‘사랑’입니다.


ㅅㄴㄹ


“엄마가 나를 버리고 간 지 10년이 지났어.” (28쪽)


“똑바로 바라봐야 하지만 도망치고 싶어서, 지금은 그걸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벅차.” (66쪽)


“어떤 결단을 내리더라도 괜찮을 거야. 마음이 이어져 있으면 괜찮으니까.” (71쪽)


“다시 읽어 보길 잘했어. 안 그랬으면 소중한 걸 계속 몰랐을 거야.” (158쪽)


#たいようのいえ #Taamo


+


《태양의 집 12》(타아모/이지혜 옮김, 대원씨아이, 2015)


떨어진 곳에 육친이 한 명 있어

→ 떨어진 곳에 피붙이 하나 있어

→ 떨어진 곳에 살붙이 하나 있어

67쪽


가게 매상에 공헌하고 가

→ 가게에 팔고 가

→ 가게에 돈쓰고 가

7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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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아이 스퀴텐 & 페테르스 어둠의 도시들 1
프랑수아 스퀴텐.보누아 페테르스 지음, 양영란 옮김 / 세미콜론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5.27.

만화책시렁 651


《기울어진 아이》

 프랑수아 스퀴텐 글

 브누아 페테즈 그림

 정장진 옮김

 교보문고

 2000.12.22.



  2000년에 한글판이 나온 《기울어진 아이》는 오래지 않아 판이 끊겼고, 2010년에 새판이 나오지만 또 판이 끊깁니다. 2000년 12월을 떠올리며 오랜만에 다시 들추는데, 새삼스레 놀랍니다. 첫째, ‘가난뱅이’를 ‘이웃’으로 여기지 못 하는 마음인 아이는 여러 일을 겪는 내내 ‘둘레에 누가 있’는지 하나도 안 깨닫습니다. 둘째, 가난뱅이가 아닌 이들은 정치·문화·사회·과학을 거머쥐면서 ‘붕 뜬 말’로 살아갑니다. 셋째, 옮긴이는 ‘만화를 매우 깔봅’니다. 넷째, 옮긴이는 ‘이 나라에서 만화 읽는 사람을 아주 깔봅’니다. 2010년판에는 2000년판 ‘옮긴이 말’이 빠진 듯싶으나, 딱히 뉘우치는 빛은 없지 싶습니다. “‘대학교수’는 ‘저급한 문화 장르인 만화책을 옮기는 일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기는 분은 “‘고급스런 프랑스 만화’를 ‘우리나라 사람들이 알아먹지 못 하리’라고 여기”더군요. 읽어 보지도 않은 ‘만화’를 그저 깎아내리는 마음에다가, ‘고급 프랑스 만화’를 ‘저급 한국 만화독자’가 읽어낼 수 없으리라는 마음이 섞이니, 《기울어진 아이》뿐 아니라 ‘어둠의 도시들’ 꾸러미가 잘 읽히기도 어려울 만합니다. 더 뛰어난 아이나 사람이 없고, 더 낮은 아이나 사람이 없습니다.


ㅅㄴㄹ


“아빠, 저 사람들 좀 봐요. 끔찍해요.” “왜 저런 사람들이 길거리를 활보하도록 내버려두는지 모르겠구나.” (10쪽)


“너는 이런 데 올 수가 없어. 여긴 가난뱅이들을 위한 급식소란 말이야. 서커스 하는 데가 아니야. 어서 꺼져!” (58쪽)


“내 몸이 기울어졌을 때 난 그것이 얼마나 큰 행운이었는지 미처 몰랐어요. 단지 나만 외톨이가 되었다고 생각했었으니까요. 하지만 이젠 그 덕분에 무엇을 얻게 되었는지 알아요.” “마리, 이곳을 벗어나 다른 데 가면 몸이 기운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규명되어야 할 중요한 의미를 지닌 수수께끼예요.” “수수께끼라고요? 선생님은 어딜 가나 모든 것을 수수께끼로만 보고 있어요. 삶을 살 생각을 한 번도 하질 않는단 말이에요!” “살아 볼 생각을 안 한다고? 내가 고안해 낸 우주대로, 그리고 사막함정도 아무것도 아니란 말인가?” (140쪽)


+


처음 번역을 의뢰받았을 때 역자는 많이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역자의 사회적 신분과 저급한 문화 장르인 만화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선입견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검토해 보겠다고 일단 책을 받아들고 전체를 한 번 읽어 본 후, 역자는 다시 한 번 망설여야만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대되는 이유 때문이었다. 프랑스 만화를 과연 한국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156쪽/역자의 말)


#DasschrageMadchen #FrancoisSchuiten #BenoitPeeters

#어둠의도시들 #브누아페테르스 - 세미콜론 2010.5.18.


《기울어진 아이》(프랑수아 스퀴텐·브누아 페테즈/정장진 옮김, 교보문고, 2000)


내 몸이 기울어졌을 때 난 그것이 얼마나 큰 행운이었는지 미처 몰랐어요

→ 내 몸이 기울었을 때 얼마나 큰빛인지 미처 몰랐어요

→ 내 몸이 기울었을 때 얼마나 고마운지 미처 몰랐어요

140쪽


하지만 이젠 그 덕분에 무엇을 얻게 되었는지 알아요

→ 그렇지만 이젠 그 탓에 무엇을 얻었는지 알아요

→ 그런데 이젠 그 때문에 무엇을 얻었는지 알아요

140쪽


다른 데 가면 몸이 기운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규명되어야 할 중요한 의미를 지닌 수수께끼예요

→ 다른 데 가면 몸이 기운다면 똑똑히 밝혀야 할 뜻깊은 수수께끼예요

150쪽


당신도 다른 사람들도 똑같아! 그냥 중년 남자일 뿐이야!

→ 너도 다른 사람도 똑같이! 그냥 아저씨일 뿐이야!

→ 그쪽도 다른 사람도 똑같이! 그냥 겉늙었을 뿐이야!

14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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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722 : 개구리처럼 평영으로



개구리처럼 평영으로 가던

→ 개구리헤엄으로 가던

→ 개구리처럼 가던


평영(平泳) : [체육] 개구리처럼 물과 수평을 이루며, 두 발과 양팔을 오므렸다가 펴는 수영법 ≒ 와영

개구리헤엄 : ‘평영’을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



  헤엄을 칠 적에는 ‘나비헤엄’이나 ‘등헤엄’이나 ‘개구리헤엄’이라 하면 됩니다. 마음껏 헤엄친다면 ‘나래헤엄·날개헤엄’이라 할 만합니다. “개구리처럼 평영으로 가던”은 겹말입니다. 국립국어원 낱말책을 살피니 ‘개구리헤엄’ 뜻풀이가 얄궂습니다. ‘평영’을 우리말 ‘개구리헤엄’으로 고쳐쓸 노릇입니다. ㅅㄴㄹ



레일 맞은편에서 건장한 남자가 접영으로 오고 있다. 반대 방향에서 개구리처럼 평영으로 가던 내 팔다리를 마구 치고

→ 줄 맞은쪽에서 듬직한 사내가 나비헤엄으로 온다. 건너쪽에서 개구리헤엄으로 가던 내 팔다리를 마구 치고

《호두나무 작업실》(소윤경, 사계절, 2020)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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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725 : 유흥거리로서의 엔터테인먼트



유흥거리로서의 엔터테인먼트

→ 놀거리

→ 놀잇감


유흥(遊興) : 흥겹게 놂

entertainment : 1. 환대, 대접(hospitality) 2. 주연, 연회(social party) 3. 오락(amusement), 기분 전환; 연예, 여흥 4. (만화·모험 소설 등의) 읽을거리 5. (의견 등을) 고려하는 것 6. [폐어] 직업; 급여



  한자로 ‘유흥’이나 영어로 ‘엔터테인먼트’는 ‘놀다’를 가리킵니다. “유흥거리로서의 엔터테인먼트”라면 “놀거리로서 놀거리”처럼 같은말을 되풀이하는 꼴입니다. 단출히 ‘놀거리’나 ‘놀잇감’이라 하면 됩니다. 굳이 한자말과 영어를 앞세우거나 치레하면서 글결이 어긋났습니다. ㅅㄴㄹ



군인들을 위한 유흥거리로서의 엔터테인먼트

→ 싸울아비를 달래는 놀거리

→ 총칼바치를 다독이는 놀잇감

《군대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김엘리와 여섯 사람·피스모모 평화페미니즘연구소, 서해문집, 2024)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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