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2023.1.9.

책하루, 책과 사귀다 156 몇 갈래 책



  우리가 장만해서 곁에 두는 책은 몇 갈래로 바라볼 만하다고 느껴요. 곧바로 읽을 책, 나중에 읽을 책, 두고두고 읽을 책, 꾸준히 되읽을 책, 틈틈이 읽을 책, 아이하고 읽을 책, 아이한테 물려줄 책, 이웃한테 건넬 책, 내가 나한테 사랑으로 베풀 책, 여기에 스스로 살아낸 하루를 스스로 갈무리하면서 스스로 쓴 책, 이렇게 말이지요. ‘인문책·문학책·예술책·자기계발서·치유도서·참고서’ 같은 허울을 내려놓아야 비로소 ‘책을 책대로 바라보는 눈썰미’를 누구나 스스로 틔울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사장·대표·씨이오’나 ‘유명인·연예인·작가’나 ‘대통령·정치인·군수·시장’ 같은 허울에 사로잡히면 그들도 우리도 마음으로 마주하면서 사랑으로 이야기꽃을 피우는 길이 가뭇없이 사라집니다. 하늘은 ‘하늘’일 뿐, ‘창공·허공·공중·스카이’가 아닙니다. 비는 비인데, ‘빗물·빗방울’이 아닌 ‘강수량·강우량’을 따진다면, 빗빛을 잃다가 놓칩니다. 줄거리를 읽고 이야기를 읽으며 이름빛하고 마음빛을 읽을 책입니다. 허울이나 껍데기나 겉모습이나 겉치레에 얽매일 책이 아닙니다. 눈을 감고서 마음을 보아야, 눈을 뜨고서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눈을 틔워 별빛을 보아야, 눈을 밝혀 숨빛을 저마다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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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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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155 존재



  제가 생각하는 대단한 일은 숨쉬기예요. 늘 마시는 숨이 무엇인가 하고 돌아본 적이 있나요? 우리가 받아들이는 숨이란 하늘을 이루는 바람이고, 이 바람은 온누리를 가볍게 돌고돌아요. 우리는 숨쉬기를 하며 바람쉬기를 하고 하늘쉬기를 하는 삶이에요. 삶을 빛내는 숨결은, 언제나 흐르는 햇볕하고 별빛을 우리가 스스로 받아들이면서 피어나는 줄, 늘 하는 숨쉬기로 새롭게 알아차려요. 둘레에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분이 참 많아요. 네, 이 말마따나 참말로 “시간은 따로 없지”요. “시간이란 존재는 없다”고 해야 맞아요. 그리고 ‘존재’란 일본 한자말도 우리말에는 없어요. 우리말은 ‘있다·임(님)·이제(이때)·일·잇다(이야기)·이(사람)·이빨(나이)·입(옷)·이르다(말하다+닿다+날)·일다(물결)·이루다(짓다)·이다(짐+할거리)’입니다. 누구한테나 언제나 ‘이곳(여기)’이 있습니다. 따로 재거나 따질 때(시간)는 참말로 없습니다. ‘이곳 = 오늘’입니다. 스스로 바라보고 생각하며 나아가는 오늘(이곳)을 누리기에 “시간이 없어 못 할 일”이란 없어요. “시간이 없다는 생각에 안 하는 일”만 잔뜩 있어요. 이제는 ‘우리말에 없는 존재’도 ‘처음부터 아예 있지도 않던 시간’하고 함께 잊기로 해요. 나를 잃지 말고.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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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1.2. 노래그림 고흥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전남 고흥군 고흥읍에 있는 〈카페 보아즈〉에 지난 2022년 12월 28일에 노래그림판을 걸었습니다. 2023년 1월 설날을 앞뒤로 노래그림잔치를 열 생각이었는데, 미리 가져가서 걸었어요. 느긋이 가자고 여기긴 했어도, 노래그림판을 걸고 보니 알림글이 아직 없는 셈이더군요. 먼저 조그맣게 4×6판으로 알림종이를 맡깁니다. 앞쪽은 그림순이 사름벼리 님하고 여민 그림을 넣고, 뒤쪽은 알림글하고 책 몇 가지를 보여주는 얼개입니다. 설을 앞두고 걸개천이며 여러 가지를 마련해서 붙여놓으려고 합니다. 새해가 새롭게 밝습니다. 오늘 일거리를 추스르고, 올해 글거리를 돌아보면서 아침볕을 맞이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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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 숲노래 책넋 2022.12.30.

책하루, 책과 사귀다 154 주례사비평



  저는 모름지기 스스로 값을 치러서 산 책이나, 책집·책숲(도서관)에 가서 읽은 책을 놓고만 느낌글을 씁니다. 사든 받든 ‘읽은 책’만 느낌글을 쓰고, 느낌글 한 자락을 쓰려면 적어도 열 벌을 되읽고서 씁니다. ‘갓 나온 책을 바로 느낌글로 쓰는 일은 아예 없’습니다. 되읽고서 삭일 때까지 기다려요. 어느 책은 첫벌읽기부터 열벌읽기에 이르도록 따사로운 숨빛이 깨어난다고 느끼고, 어느 책은 내내 ‘좋게만 봐주시오’ 같은 목소리를 느낍니다. 적잖은 분들은 ‘주례사비평(마냥 좋게만 말하기)’을 바랍니다. 큰 펴냄터는 ‘서평단’을 꾸리고, ‘첫판에 50∼500자락에 이르는 책을 뿌리’기도 합니다. “기껏 책을 보내주었데 왜 악평을 하느냐?” 하고 따지는 분도 있습니다. 이런 분한테는 “비평을 바라며 책을 보내셨습니까, 아니면 주례사비평을 바라며 책을 보내셨습니까? 비평을 바란다면 책을 보내시고, 주례사비평을 바란다면 책을 보내지 마십시오.” 하고 점잖게 여쭈었습니다. ‘스스로 일구고 지은 살림빛을 나누려는 뜻’으로 글쓰기·책쓰기를 했다면 저절로 빛납니다. ‘스스로 내세우는 자랑’이 티끌만큼이라도 깃들면 ‘티가 납’니다. 티내려는 글·책이 아닌, 빛씨앗을 나누고 심는 넋으로 글·책을 짓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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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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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12.27. 되살림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셈틀이 힘을 잃고서 속(내장 하드디스크)이 부들부들하다가 잠들어 버리면서 적잖은 글하고 사진이 가뭇없이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되살릴 만큼 되살리려고 보름 남짓 이곳저곳에 맡기면서 100만 원 즈음 들었습니다.


  되살리지 못 하는 글하고 사진을 떠올리다가 ‘어쩌면 막대(유에스비)에 있는 사진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복구천사’라는 데에서 맛보기로 훑어보았고, 비록 모든 사진을 되살리지는 못 하더라도 이럭저럭 살릴 만하겠구나 싶더군요.


  막대에 담겼던 예전 사진을 되살리는 풀그림을 장만하는 돈은 14만 원. 이래저래 목돈이 펑펑 나가지만, 소를 잃고서 외양을 차근차근 고치자고 생각합니다. 여느 때에 갈무리를 차곡차곡 안 한 버릇을 다독이는 배움삯이라고 여깁니다.


  저녁에는 셈틀맡 책더미를 조금 추스릅니다. 바로 갈무리해서 책숲으로 옮길 만한 책을 앞에 놓고, 좀 더디 걸리겠구나 싶은 책은 뒤에 놓습니다. 셈틀맡에서 옴쭉달싹하지 못 하도록 책더미를 쌓은 살림이었는데 조금은 숨통을 틉니다.


  그나저나 하나도 되찾지 못 하는 사진꾸러미 가운데 하나는 ‘책을 긁은 사진’입니다. 그동안 하나하나 긁어 놓은 겉그림이며 속그림이 몇 만 자락에 이를 텐데, 뭐 책을 잃은 살림이 아니니, 새로 긁으면 될 테지요. 책 몇 만 자락을 처음부터 새로 긁어 놓으려면 스캐너도 덜덜 떨다가 쉬고 싶다 말할는지 모르겠습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되살린 사진 가운데 하나

- 수원 마그앤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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