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마실


그림책꽃 (2017.5.1.)

― 전북 전주 〈책방 같이:가치〉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학3길 35

070.7753.7097.

https://blog.naver.com/7097picturebooks



  그제 낮에 포항 〈달팽이책방〉에서 글쓰기 이야기를 함께했습니다. 지난해에 선보인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에다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두 가지를 묶어서 ‘시골에서 사전을 짓는 글쓰기’ 이야기를 풀어내었습니다. 고흥에서 포항까지 먼길을 간 터라 바로 고흥으로 돌아가기보다는 ‘모든 길은 서울로’ 이어지는 이 나라 얼거리를 곱씹으면서 서울마실까지 합니다. 서울 거쳐 고흥 돌아가는 길이 더 빠르기도 합니다.


  서울에 들러 한글전각갤러리를 돌아본 다음 하루를 쉬고 이튿날 기차로 전주로 달립니다. 전주 한켠에 곱게 태어난 그림책집 〈책방 같이:가치〉를 꼭 찾아가서 누린 다음에 보금자리로 돌아가고 싶어요.


  전주로 오랜만에 책집마실을 나옵니다. 혼자 살 적에는 혼자 자전거를 몰고서 전주로 책집마실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을 돌보는 살림이기에 여러 해째 책집마실을 되도록 안 했습니다. 새 사전을 엮느라 바쁘기도 했어요. 아이들이 먼저인 터라 ‘책집으로 자전거 타고 가기’는 작은아이가 스무 살 즈음 되면 비로소 나서기로 하고, 그때까지는 ‘아이들하고 시골에서 조용히 자전거 타기’를 할 생각이에요.


  전주역에서 택시를 탑니다. “봄에 어디 존(좋은) 여행 다니시나 봐요?” 하고 묻는 택시일꾼한테 “전주에 멋진 그림책집이 태어났다는 얘기를 듣고서 그곳에 가는 길입니다. 예전에는 전주 홍지서림 골목에 있는 헌책집에 다녔는데, 이제는 마을책집에 가려고 전주에 옵니다.” 하고 얘기합니다.


  초등학교 앞에서 택시를 내립니다(〈책방 같이:가치〉는 그 뒤 자리를 옮겼습니다). 눈부신 빛살을 받으면서 걷습니다. 이틀을 밖에서 보낸 짐을 묵직하게 끌고 짊어지고 골목을 둘러보니 한눈에 책집이 잘 보입니다.


  우리 집 아이들한테 어떤 그림책을 잔뜩 챙겨서 돌아갈까 하고 생각하며 여닫이를 당겨서 들어갑니다. 이 그림책을 집을까 저 그림책을 집을까 하고 어림하다 보니 어느새 열 자락이 됩니다. 더 고를까 말까 망설이다가 ‘이제 그만 골라야지. 가뜩이나 다른 짐이 넘치는데, 이제는 책을 넣을 틈이 없는걸.’ 하고 생각합니다.


  아쉽다면 다음에 곧 다시 들르면 되겠지요. 다음에는 아이랑 함께 찾아올 수 있겠지요. 《실수왕 도시오》(이와이 도시오/김숙 옮김, 북뱅크, 2017)에 《어느 날, 고양이가 왔다》(케이티 하네트/김경희 옮김, 트리앤북, 2017)에 《세상의 많고 많은 초록들》(로라 바카로 시거/김은영 옮김, 다산기획, 2014)에 《민들레는 민들레》(김장성 글·오형경 그림, 이야기꽃, 2014)에 《바람의 맛》(김유경, 이야기꽃, 2015)에 …… 그림책을 실컷 누립니다.


  햇살마냥 마을책집이 눈부십니다. 햇볕마냥 그림책집이 따스합니다. 햇빛마냥 조촐히 아름책집이로구나 싶습니다. 곰곰이 보면 이 땅에 어린이나 푸름이가 느긋하게 머물 쉼터가 없다시피 합니다. 그림책을 꽃처럼 건사한 이 마을책집이란 바로 어린이 쉼터이자 놀이터이지 싶습니다. 그림책이 꽃처럼 피어나는 이 마을책집이란 푸름이도 언제나 상냥한 마음이 되어 하루를 다스릴 만한 모임터이자 사랑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나라나 지자체에서 큰돈을 들여 으리으리한 집이나 터를 닦지 않아도 됩니다. 마을마다 조촐하니 마을책집을 연다면, 바로 이 마을책집이 저절로 마을을 살찌울 뿐 아니라, 마을 어린이·푸름이가 느긋하게 다니면서 하루를 밝힐 자리가 되리라 느껴요. 그림책꽃이 해사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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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사랑스런 마을책집을 (2018.1.7.)

― 경북 구미 〈삼일문고〉 

054.453.0031.

경상북도 구미시 금오시장로 6

https://www.instagram.com/samilbooks



  2011년에 전남 고흥으로 옮겨서 전라사람으로 살아가지만, 고흥에는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뿐 아니라, 전라도를 통틀어 아는 이웃조차 없다시피 했습니다. 이와 달리 경상도에는 아는 사람이 여럿 있고, 경상도 이웃님을 만나러 곧잘 나들이를 다녀오곤 했습니다. 청도에서 나고 자란 다음 대구에서 길잡님으로 일하는 분이 있어 이분을 만나러 대구마실을 하는 김에 구미마실을 같이하기로 했습니다. 구미에 〈삼일문고〉라고 하는 아름다운 마을책집이 새롭게 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꼭 찾아가고 싶다고 생각했고, 이 얘기를 대구 이웃님한테 들려주었더니 “그럼 같이 가 보시게요.” 하셔서 대구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이튿날 기차를 탔습니다. “대구서 구미는 기차로 코 닿을 길 아입니까. 뭐, 기차에 타서 자리에 앉자마자 곧 내린달까요.” 이내 기차에서 내리고, 기차나루부터 책집까지 걸어갑니다. 가는 길에는 옷집이 가득하고, 옷집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가 엄청납니다.


  시끌벅적한 소리가 사라진다 싶으니 조용한 마을길입니다. 어쩐지 책집이라면 북새통 옷집거리보다는 조용한 마을자리가 어울리지 싶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들락거릴 복닥판보다는 더 느긋이 깃들면서 마음을 헤아릴 이야기를 누릴 쉼터가 어울리지 싶어요.


  그동안 이웃님 누리집에서 사진으로 보던 〈삼일문고〉 알림판을 눈앞에서 마주합니다. 붉은돌을 촘촘히 올린 바깥이며, 밀며 들어가는 커다란 유리 미닫이가 남다릅니다. 안으로 들어서니 알맞게 어둡습니다. 책꽂이 높이는 어린이한테도 어른한테도 알맞춤합니다. 책을 빼곡하게 꽂지 않았으며, 똑같은 책을 수북하게 쌓는 갖춤새가 없습니다. 구미사람이 쓴 책을 잘 보이는 자리에 곱게 건사해 놓고, 갈래마다 알뜰살뜰 알차게 책꽂이를 꾸며 놓습니다. 곳곳에 걸상이 있기도 하지만, 골마루가 워낙 정갈해서 맨바닥에 앉아서 책을 살펴도 좋겠다고 느낍니다. 아래칸으로 내려가는 디딤판도 좋고, 어린이책을 놓은 자리는 아이들이 마음껏 바닥에 앉아서 눈을 끄는 책을 살피도록 헤아렸구나 싶습니다. 만화책을 놓은 자리 옆에는 크고 야무진 나무책상에 나무걸상이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멋진 나무책걸상이라니, 오랜만에 만납니다. 따로 팔지는 않으나 〈삼일문고〉로 오면 얼마든지 읽을 수 있는 ‘새책집에 깃든 만화 도서관’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합니다. ‘삼일문고 만화 도서관’은 부피로만 채우지 않았습니다. 책집지기 스스로 만화라는 책을 사랑하는 손길로 꼼꼼히 가린 자취를 물씬 느낄 만합니다.


  아마 예닐곱 살에 처음 마을책집에 형 심부름으로 만화책을 사러 다녀왔을 텐데, 마흔 해 즈음 얼추 즈믄 곳이 될 이 나라 마을책집을 돌아본 나날을 돌아보니, 〈삼일문고〉는 여태 다닌 마을책집 가운데 으뜸으로 꼽을 만합니다. 어느 마을책집이 책을 사랑으로 읽고 건사하지 않겠느냐만, 책꽂이에 골마루에 불빛에 책걸상에 책집일꾼에 미닫이에 알림글에 …… 자잘한 구석까지 아낌없이 가꾼 매무새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훌륭합니다.


  그림책 《노랑나비랑 나랑》(백지혜, 보림, 2017)을 구경합니다. 《신기한 우산가게》(미야니시 다쓰야/김수희 옮김, 미래아이, 2017)도 구경합니다. 두 가지 그림책은 고흥에서 아버지를 기다릴 아이들한테 건넬 생각입니다. 《파란 만쥬의 숲 4》(이와오카 히사에/ 옮김, 미우, 2017)은 오늘 이곳에서 장만하자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자먀찐/김옥수 옮김, 비꽃, 2017)도 찬찬히 읽자고 생각하면서 고릅니다. 이 소설책을 건사한 마을책집이라니, 참말로 눈썰미가 훌륭합니다. 〈삼일문고〉에 온 김에 만화책을 하나 더 고르자고 생각하며 《오늘도 핸드메이드! 1》(소영, 비아북, 2017)를 집습니다. 줄거리를 ‘좋아하는 짝꿍 찾기’에 너무 맞추려고 하는 대목하고, 부러 영어를 더 쓰며 멋부리는 대목이 아쉽습니다만, 요즘 한국 만화치고 볼 만하지 않느냐고 생각합니다.


  하루를 같이 보낸 대구 이웃님이 한 마디 합니다. “이야, 대구에 이런 책집이 있으면 날마다 올 텐데 말입니다. 아, 구미사람 좋겠네.” “이곳은 구미사람한테 가장 좋겠지만, 아마 나라 곳곳에서 이 마을책집 때문에 구미로 찾아오지 않을까요? 구미시장 되시는 분은 〈삼일문고〉한테 고마워해야 해요. 이토록 사랑스레 가꾸어 연 마을책집이 있으니 머잖아 대구에 새롭게 아름다운 마을책집이 태어날 테고, 이 나라 곳곳에도 새롭게 사랑스러운 마을책집이 태어나리라 생각해요.”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참으로 숱한 마을책집이 사라져야 했습니다. 2010년대로 접어들 즈음에는 그야말로 떼죽음이었다고 할 만합니다. 거의 스무 해란 나날을 이 나라 마을책집은 죽음길 같은 나날을 보낸 셈일 텐데, 오히려 그 죽음길을 거쳐야 했기에 아주 새롭게 태어나자는 꿈을 곳곳에서 조용히 품을 수도 있었다고 봅니다. 더 작은 마을책집이 깨어납니다. 더 수수한 마을책집이 기지개를 켭니다. 더 빛나는 마을책집이 눈을 뜹니다. 더 사랑스러운, 아니 그저 사랑스럽고 상냥하면서 참한 마을책집이 어깨동무를 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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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읽는 눈 (2016.6.29.)

― 서울 〈정은서점〉

서울 서대문구 증가로21길 38, 1층

02.305.9201.

http://www.jbstore.co.kr



  도서관이라는 곳은 가난하든 가멸차든 누구나 책을 만나서 누리는 터전입니다. 책집은 책을 사고파는 터전입니다. 도서관에서든 책집에서든 ‘나 혼자 볼 책이 아니’라는 대목을 헤아리면서 깨끗하게 만지고서 제자리에 둘 노릇입니다. 우리는 오늘 이곳에서 이 책을 만난다면, 우리가 떠난 자리에 새로운 사람이 찾아와서 이 책을 만나고 싶거든요.


  책집에는 새책집하고 헌책집이 있어요. 아직 아무도 손을 대지 않은 책을 처음으로 손대는 새책집이라면, 이미 손을 탄 책을 새롭게 만나는 헌책집입니다. 헌책집에서도 새책집이나 도서관에서하고 마찬가지로 책을 정갈하게 다룰 노릇입니다. 새책에 처음 손을 대는 사람도, 헌책집에서 새롭게 손을 대는 사람도, 두고두고 흐를 책이라는 숨결을 읽을 적에 아름답지 싶어요.


  서울 연세대학교 건너쪽에서 오랫동안 헌책살림을 잇던 〈정은서점〉은 연희동 쪽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내로라하는 대학교가 코앞이었다 하지만, 그곳을 다니는 교수하고 학생이 책을 그리 가까이하지 않은 탓이라 하겠습니다(2018년 7월에 북가좌동으로 다시 옮겼습니다).


  책이란 어떤 사랑일까요. 종이꾸러미가 기꺼이 된 나무는 새몸에 글씨하고 그림을 까맣게 입으면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요. 길가에 방울나무가 푸르고 넓적한 잎을 찰랑거립니다. 디딤턱을 밟고 들어선 새로운 〈정은서점〉에는 책탑이 가만히 물결칩니다.


  사진책 《탄생》(윤여정, 관점, 1990)은 의사인 곁님하고 부산에서 살며 병원에서 아기가 태어나는 흐름을 담아냅니다. 1990년에 이러한 눈으로 사진을 담아낸 분이 있군요. 한 치 틈을 내기가 만만하지 않을 돌봄집일 수 있지만, 아기를 받는 돌봄집이라면 누가 곁에서 사진을 찰칵 담아서 나중에 아기하고 어버이한테 남겨 주어도 무척 좋겠구나 싶습니다.


  사진책 《Olympic Photograph Collection, Xth Olympiad Los Angeles 1932》(George R.Watson·Delmar Watson·Miseki L.Simon, 旺文社, 1984)를 보면서 일본이 사진으로 갈무리하는 자취란 남다르다고 새삼스레 느낍니다. 1932년에 미국에서 연 올림픽을 보여주는 사진을 1984년에 갈무리를 해서 묶는군요. 그러고 보니 1984년은 미국에서 새로 올림픽을 연 해이기도 합니다.


  사람한테 개는 어떤 이웃이거나 숨결일까요. 《Man's best friend》(William Wegman, Abrams, 1982)는 사람 곁에 더없이 가까운 벗을 개로 여기면서 담아낸 사진을 보여줍니다. 요즈막에는 ‘반려’란 한자말을 붙인 ‘반려견·반려묘·반려동물’이란 이름을 흔히 쓰는구나 싶은데, ‘반려’가 뜻이 나쁘지 않습니다만, 어린이한테는 어렵습니다. ‘벗’이나 ‘동무’ 같은 쉬운 이름을, 또는 ‘곁’ 같은 살가운 이름을 붙이면 한결 나으리라 생각해요. ‘벗개·동무냥이’나 ‘곁개·곁짐승’으로 삼을 만합니다.


  사랑받는 도라에몽이기에 《トラえもん ハ-トフルに喜怒哀樂 編》(小學館, 2010)을 엮기도 하네 싶어요. 《눈송이의 비밀》(케네스 리브레히트/양억관 옮김, 나무심는사람, 2003)을 보니 어릴 적에 눈이 오는 날마다 손바닥에 눈송이를 받아서 가만히 들여다보던 일이 떠오릅니다. 그때엔 방학숙제 가운데 하나로 ‘눈무늬 그리기’가 있어서 돋보기를 들고서 유리판에 내려앉은 눈송이를 보며 바로바로 옮겨그리기도 했어요.


  입센이란 분이 쓴 ‘인형집’이란 글만 알다가 《인형의 집》(루머 고든/햇살과나무꾼 옮김, 비룡소, 2008)을 보고는 놀랍니다. 말 그대로 인형이 모여서 사는 집을 인형 마음을 읽고서 담아낸 이야기예요. 꽤나 오랜 이야기인데 오늘 읽어도 새롭고, 무엇보다도 ‘인형은 사람이 안 보는 곳에서 어떤 말을 섞고 생각하며 살아가는가’ 하는 대목을 잘 그렸구나 싶습니다. 글쓴이 책이 뜻깊으면서 아름답구나 싶어 이분 다른 책 《튼튼 제인》하고 《캔디클로스》는 새책집에서 장만해야겠어요. 두고두고 읽고 나눌 이야기라고 느껴요.


  다 다른 사람이 다 다른 곳에서 다 다르게 살면서 다 다른 이야기가 피어납니다. 다 다른 이야기는 다 다른 나무가 거듭난 종이에 다 다른 무늬하고 숨결로 깃들면서 다 다른 책으로 태어납니다. 다 다른 책이 가득한 헌책집에는 웬만해서는 똑같은 책을 구경하기 어렵습니다. 언제나 다 다른 책이 드나들면서 다 다른 곳에 흐르는 다같은 새로운 눈빛을 넌지시 알려주지 싶어요. 다음에 여름바람을 물씬 느끼면서 〈정은서점〉을 새로 마실할 날을 손꼽으며 돌아갑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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냇바람을 품은 마을에 봄 (2018.3.23.)

― 경북 구미 〈책봄〉

경북 구미시 금오산로22길 24-1

054.443.8999.

https://www.instagram.com/bookspring



  지난 1월에 구미마실을 처음 했습니다. 두 달 만에 구미에 다시 옵니다. 지난 구미마실에서 〈삼일문고〉 책집지기님이 〈책봄〉이라는 곳에 꼭 들러 보라고 귀띔하셨습니다. 〈삼일문고〉는 여느 책집이면서도 ‘책봄에서 고른 독립출판물을 놓는 자리’를 따로 마련하기도 한다지요.


  ‘내가 꾸리는 책터’에 ‘이웃이 눈여겨보는 책’을 놓는 자리를 마련하는 책집이란 대단합니다. 우리가 아무리 숱한 책을 끝없이 읽는다고 해도 놓치거나 모르거나 지나치는 책이 나올 만합니다. 비록 내가 못 알아보며 지나친 책이라 해도, 이웃이 아끼는 책을 궁금하게 여기면서 받아들여 배우려고 한다면, 이 나라 책마을은 한결 넉넉하고 아름다웁겠다고 느낍니다.


  구미 기차나루에서 내린 다음에 〈책봄〉까지 걷습니다. 택시를 타도 될 테지만, 책집이 품은 마을을 느끼면서 마을책집을 찾아갈 마을사람 발걸음을 헤아리자면, 걷는 길이 가장 좋습니다. 짐수레를 끌고서 한참 걷습니다. 기차나루 둘레는 엄청나게 시끌벅적이고, 냇가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니 아파트가 높직해서 해를 다 가립니다.


  어디쯤에 책집이 있으려나 하고 어림하면서 땀을 훔칠 즈음 드디어 〈책봄〉 알림판을 찾아냅니다. 자동차로 씽씽 달려서는 알아채기 어려운 알림판입니다. 그러나 두 다리로 걸어서 지나가더라도 눈치를 못 챌 수 있겠지요.


  디딤돌을 밟고 천천히 내려갑니다. 냇바람을 가볍게 안은 이곳에 서린 기운을 조금씩 느낍니다. 《지나지 않은 문장》(채풀잎, 다시서점, 2018)이란 책을 펼칩니다.


등나무에 핀 꽃을 바라본 적이 있어. 주렁주렁 매달린 보랏빛에서 눈을 돌리면 동네 친구들은 고무줄놀이나 땅따먹기를 했지. 종이로 만든 딱지가 마른 땅에 부딪혀 펑펑 소리를 내면 참새 무리가 하늘을 날았지. (30쪽)


  조그맣고 조그마한 책 《엄마의 레시피 1 미역국》(김은진·박은진·안정은·이지나·함정화, 인더보틀, 2015)을 들춥니다. 어머니한테서 물려받고 싶은 첫 손맛을 미역국으로 고른 분이 제법 있군요. 아, 미역국. 두 아이를 건사하며 미역국을 얼마나 많이 자주 끓였는지 새삼 돌아봅니다. 입이 짧은 저한테 밥을 먹이려고 우리 어머니도 미역국을 꽤 자주 끓였습니다.


너네들 낳고 소고기 든 미역국이 먹고 싶은데, 니네 할머니가 미역국 끓여주면 꼭 허여멀건한 미역국만 끓여줬어. 고기 좀 넣어줬으면 좋겠는데, 말을 못 했지 뭐. 그래도 니네 할머니가 미역국은 참 맛있게 끓였어. (이지나)


  책집마실을 하는 길이라면 책하고 마을을 바라봅니다. 책을 품은 마을로 찾아가는 길을 곰곰이 마주합니다. 《tv를 끈 방송작가》(김연지, 2017)가 담은 마음, 텔레비전을 꺼 보자는 마음, 이런 마음이라면 온누리가 훨씬 재미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지 않겠습니까? 굳이 책만 읽어야 할 까닭은 없습니다만, 굳이 집에 텔레비전을 들일 까닭이 있는지 돌아보면 좋겠어요. 텔레비전으로 이야기를 얻거나 이모저모 지켜보기보다는, 우리 스스로 이야기를 캐내거나 일구면서, 이웃이 지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마을빛이 환하게 피어나리라 봅니다.


아무리 밤새고 / 아무리 열심히 하고 / 아무리 재미있게 만들어도 / 시청률이 안 나오면 / ‘망한 것’ // 아무리 대충하고 / 아무리 표절하고 / 아무리 재미가 없어도 / 시청률이 잘 나오면 / ‘성공한 것’ (시청률/11쪽)


아줌마 아저씨들이 떼로 나와 / 애꿎은 연예인 가십으로 떠드는 프로그램들 / 이런 거 대체 누가 보나 했는데 / 다름 아닌 우리 엄마가 보고 있었다. / 그것도 아주 열∼심히!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33쪽)


  아이를 낳아 돌보는 길에 새삼스레 자라나는 어른이 많습니다. 아니 ‘자라나는 어른’이라기보다 ‘나이만 먹은 사람’이었다가 ‘나이를 먹은 뜻’을 비로소 되새기면서 ‘아이를 사랑하는 어른’이 되는 길을 그때부터 찾아나서는 분이 많아요. 《집에서 만드는 책》(문희정, 문화다방, 2017)도 ‘나이 아닌 살림으로 어른’이 되는 길을 아이하고 나누고픈 생각을 담은 조그마한 책일까요.


동대문 시장에 아기 띠를 하고 온 사람을 본 적 있다. 속으로 ‘참 열심히 산다’ 했다. 긍정적인 뉘앙스는 아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을 그녀의 사정을 나도 엄마가 되어서야 알았다. 나는 만삭인 배를 움켜지고 인쇄소에 다녔다. 누군가 그런 날 보며 ‘참 열심히 산다’ 했을지도 모르겠다. (9쪽)


  요즈음 우리 아이들은 아버지랑 먼 마실을 잘 안 다닙니다. 고흥에서 이 고장 저 고장으로 다닐 적에 버스나 기차나 전철을 얼마나 오래 타야 하고 몸이 갑갑한가를 잘 알거든요. 두 아이가 퍽 어릴 즈음엔 아이들 옷가지에 천기저귀에 유리물병에 갖은 살림을 바리바리 짊어지고 다녔어요. 그때를 돌아보자면 혼자 책집마실을 하는 몸은 아주 홀가분한데, 책집마실을 하며 등짐이며 끌짐이 묵직묵직 바뀌니 나중에는 끙끙 소리가 납니다.


  아무튼 구미에 깃든, 또는 구미를 품은, ‘책봄’이란 이름인 이 마을책집에 꼭 찾아가자고 꿈을 꾸었고, 오늘 이룹니다. 이토록 멋스러운 이름인 책집인데 안 찾아갈 수야 없지요. 책을 보며 하루를 봅니다. 책으로 봄이 핍니다. 책에 봄빛이 영급니다. 책을 보는 손길에 사랑을 나누는 마음이 어우러집니다. 책이 되어 준 숲이 마을 한켠에서 조그맣게 자라나는 봄노래가 됩니다.


  마을책집 〈책봄〉에서 나오니 햇살이 새삼스레 곱습니다. 책집 앞에 선 알림판에 적힌 글씨 “지금, 우리, 페미니즘”을 다시 보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이란 책을 떠올립니다. 저는 아이들한테 ‘페미니즘’이란 말도 ‘성평등’이란 말도 안 씁니다. 우리 집에서도 학교에 이야기꽃을 펴러 가도 그래요. 모든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쓰는 말은 ‘어깨동무하며 즐겁게 사랑을 지피는 살림’이요, 단출히 ‘사랑살림’입니다. 마을에서도 집에서도 나라에서도 모쪼록 사랑살림이라는 어깨춤을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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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어두운 골목을 품는 (2018.3.30.)

― 도쿄 진보초 ARATAMA



  해가 떨어지고 밤빛이 무르익을 즈음 책집골목은 하나둘 불을 끄고 자리를 걷습니다. 진보초 책집골목에서는 거의 모두 저녁 일곱 시면 자리를 걷는 줄 알기에, 이제 길손집으로 가서 조용히 하루를 마감하고 이튿날 새벽처럼 일어나서 돌아다니자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녁 일곱 시가 넘어도 자리를 걷지 않은 책집이 하나 보입니다. 〈ARATAMA〉라는 곳이고, 해가리개에 ‘total visual shop’이라 적습니다. 일본마실을 하면 짐수레에 담을 수 있는 무게만큼 사진책을 장만하려던 터라, ‘비주얼 숍’이라 적은 글씨에 끌립니다.


  여닫이를 보니 20시까지 가게를 지킨다고 밝힙니다. 고맙군요. 여닫이를 열고 들어가는 안쪽보다 길가에 내놓은 책꽂이에 둔 책은 눅은 값이기 마련입니다. 먼저 길가 책꽂이를 돌아봅니다. 먼저 《朝鮮民族》(山本將文, 新潮社, 1998)을 봅니다. 저한테 한 자락 있는 사진책이지만 몹시 반갑습니다. 야마모토 마사후미(山本將文) 님은 어느 날 문득 역사를 돌아보다가 일본이란 나라가 한국한테 저지른 일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해요. 어린이하고 푸름이로서 학교에 다닐 적에는 거의 몰랐다 싶은 이야기를 스스로 찾아서 배운 다음에, 한국이란 나라에 너무 부끄러운 나머지 혼자서 한국말을 익혔다고 합니다. 이러면서 사진기를 어깨에 걸치고서 먼저 일본, 이다음으로는 북녘·남녘으로, 이윽고 중국 연변하고 러시아 사할린, 여기에 중앙아시아까지, 두루 다니면서 ‘한겨레’가 ‘오늘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담아내려고 했답니다.


  딱히 사진님이란 이름이 없는 수수한 일본사람 야마모토 마사후미 님인 터라, 이녁을 알아보는 일본 사진밭이나 한국 사진밭은 없다시피 합니다. 이녁이 선보인 사진책 몇 가지는 일찌감치 판이 끊어졌기에 둘레에 알려주기도 어려워요. 일본 아마존에서도 이녁 사진책은 찾아보지 못합니다. 《朝鮮民族》은 더없이 고마운 사진책입니다. 마침 이튿날 〈책거리〉에서 일본 이웃한테 한국말사전을 놓고 이야기꽃을 펴기로 한 만큼, 〈책거리〉에 이 사진책을 오래도록 빌려주자고 생각합니다. 저한테 이 사진책이 한 자락 없었다면 한국으로 들고 돌아가겠지만, 한 자락 있으니 값은 제가 치르고서 한 열 해쯤 빌려주고 싶어요.


  처음 만난 책부터 설레니 다음에 만날 책이 궁금합니다. 다음으로는 《アジア祈りの風光》(中塚裕, 裕林社, 1989)을 봅니다. 일본으로 마실했기에 만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人間國寶 三輪休雪》(下瀨信雄, 朝日カルチャ-センタ-, 1986)이란 책도 돋보입니다. 일본에서는 ‘인간국보’란 말을 쓰는구나 싶어요. 한국에서는 예용해 님이 1960년대 첫무렵부터 ‘인간문화재’란 말을 지어서 쓰면서 퍼뜨려 주었지요.


  사람이 빛나는 숨결이란 뜻입니다. 사람이 아름다운 사랑이란 뜻입니다. ‘국보·문화재’ 같은 이름도 나쁘지 않습니다. 이런 이름을 쓰는 곁에 ‘사람빛’이나 ‘사람숲’ 같은 이름을 나란히 쓰고 싶어요.


  바깥에 이런 세 가지 책을 놓은 〈ARATAMA〉는 속에 어떤 책을 품었을까요? 드디어 여닫이를 열고서 들어갑니다. 아, 그런데 〈ARATAMA〉 안쪽에 놓은 책은 ‘아가씨 헤엄옷’ 사진책하고 ‘여고생 학교옷’ 사진책하고 ‘아가씨 알몸’ 사진책으로 꽉 찼습니다.


  ‘토털 비주얼 숍’이란 이름을 보고서 ‘사진책’을 널리 다루겠구나 하고만 여겼을 뿐, 이러한 갈래 사진책을 다루는 줄은 까맣게 몰랐습니다. 얼결에 들어왔으나, 바깥에서 고른 책 셋이 있기에 일본말로 주섬주섬 “이곳에서 책을 살피면서 사진을 찍어도 되겠습니까?” 하고 여쭙니다. 바깥에서 고른 책도 보여줍니다. 책집지기는 얼마든지 찍어도 좋되, 일꾼 모습은 찍지 않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다른 책집은 모두 닫았으니 20시까지 이곳에 머물며 사진을 찍습니다. 책집일꾼이 “2층에도 사진책 많으니 올라가서 더 찍어도 좋다”고 알려줍니다. 아마 2층은 1층보다 대단하겠지요. 그래도 오늘은 1층에서만 돌아보고 싶습니다. 어제부터 밤을 새서 이제 막 일본에 닿아 대단히 졸립기도 하고, 몇 군데 책집을 돌며 장만한 책이 있어 어깨가 결리기도 합니다.


  아가씨 사진책도 사진책입니다. 어느 갈래 사진이든 사진입니다. ‘토털 비주얼 숍’이란 곳은 처음 들어와 봅니다만, 일본이란 나라에서 나오는 ‘아가씨 사진책’은 사진결이 매우 훌륭하구나 싶습니다. 그냥 찍는 사진은 없어요. 빛이며 결이며 그림자이며, 또 ‘사람 눈빛이며 얼굴이며 몸을 바라보는 길’이며, 빈틈이 없을 뿐 아니라 아름답구나 싶어요. 한국이란 나라에 이처럼 깊고 넓으며 포근하게 무지갯빛을 어루만지면서 사진을 찍는 분은 얼마나 될까요? 이른바 ‘기성작가’나 ‘유명작가’나 ‘원로작가’ 가운데 일본에서 ‘아가씨 사진책’을 찍는 사람하고 어깨를 견줄 만큼 사진빛을 선보이는 분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니, 없다고 말해야 옳겠지요. 자존심을 앞세울 일이 아니라, 오늘 이 모습, 이 빛을 볼 노릇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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