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마실

나무그늘 나무걸상 (2020.5.7.)


― 전북 익산 〈두번째집〉

전북 익산시 평동로 11길 12

https://www.instagram.com/2nd_zip_



  더 빨리 가서 좋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더 느리게 가니 좋구나 싶지 않습니다. 즐겁게 노래하면서 갈 적에 비로소 마음이 넉넉해요. 신나게 춤추면서 갈 적에, 이러다가 맴돌이라든지 제자리뛰기라든지 빙글빙글 돌기를 해보니 재미나요.


  다 다른 어버이를 찾아서 다 다르게 태어난 아이들이 까르르 웃음을 짓습니다. 뒤집기는커녕 고개도 가누지 못하던 아기는 내리사랑을 받으며 무럭무럭 크더니 어느새 걸음질에 뜀박질에 글씨질에 소꿉질을 하나하나 피워냅니다. 아이는 그냥 자라지 않아요. 저를 사랑으로 맞이한 어버이한테 치사랑을 살며시 돌려주어요.


  서울마실을 가볍게 하는 길에 여러 이웃님을 만납니다. 그림책 《하루거리》를 빚은 분도 서울에서 만났어요. 둘이서 마을쉼터를 걷다가 이런 풀잎을 훑어서 봄맛을 즐기고, 저런 풀꽃을 따서 봄결을 누려 보았습니다. 천천히 햇빛을 맞아들이고, 가만히 바람을 마시다가 영등포역으로 옮겨 기차를 탑니다. 기차는 홍성 군산을 돌고돌아 익산에 닿습니다.


  한달음에 달리는 기차가 아닌, 굽이굽이 돌아가는 기차에는 손님이 적습니다. 앉은 자리에 스미는 햇살을 누리면서 이팝나무 이야기를 동시로 적고, 팥배나무 이야기도 동시로 그립니다. 나무는 첫째 둘째를 가리지 않아요. 풀꽃은 셋째 넷째를 따지지 않아요. 언니 동생을 굳이 갈라야 하지 않습니다. 위랑 아래를 애써 벌려야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선 모든 곳은 한복판이자 빛입니다. 우리가 가는 모든 길은 마을이면서 보금자리입니다.


  익산역에 내립니다. 그리 멀잖은 길을 네 시간 남짓 달렸습니다. 기지개를 켭니다. 걸어서 남부시장으로 갈까 생각하다가 택시를 탑니다. 택시일꾼은 “여행 다니시나 보네요?” 하고 묻습니다만, 제 등짐이며 끌짐은 책하고 무릎셈틀하고 사진기를 채울 뿐입니다. 마실이라면 책집마실이니 ‘여행’이 아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저로서는 온나라에 고루고루 곱게 뿌리를 내려 마을빛을 나누는 책집으로 이야기밭을 누리려고 찾아간다고 해야 알맞습니다. “남부시장 안쪽에 〈두번째집〉이라는 어여쁜 책집이 있거든요. 그곳에 가는 길입니다.” “네? 남부시장에 책방이 있다고요? 처음 듣는데요?” “아직 모르는 분도 많지만, 익산이란 고장을 새롭게 바꾸는 작은 손길로 태어난 데예요.”


  오랜 저잣길을 걷습니다. 크게 한 바퀴를 돈 끝에 〈두번째집〉을 찾습니다. 저잣길에서 장사하는 이웃 분은 이곳에서 커피를 시켜서 마시기도 합니다. 뭐, 마을책집에서 꼭 책만 사서 읽어야 하지는 않으니까요. 때로는 마을찻집이 되고, 마을쉼터가 될 테니까요.


  묵직한 짐을 나르고 끌어 준 몸을 홀가분하게 하고서 《당신이 나의 고양이를 만났기를》(우치다 햣켄/김재원 옮김, 봄날의책, 2020)을 집습니다. 길고양이한테 바치는 사랑노래가 책으로 태어났네요. 《엄마, 잠깐만!》(앙트아네트 포티스/노경실 옮김, 한솔수북, 2015)을 몇 해 만에 다시 만납니다. 몇 해 앞서 이 그림책을 다른 마을책집에서 만났을 적에는 즐거이 읽고서 제자리에 꽂아 놓았는데, 오늘 새롭게 펼치고 보니 장만해서 우리 집 아이들하고 함께 읽으면 더 좋겠구나 싶습니다.


  그림책을 한 자락 더 품고 싶어서 돌아본 끝에 《토끼의 의자》(고우야마 요시코 글·가키모토 고우조 그림/김숙 옮김, 북뱅크, 2010)를 고릅니다. 토끼는 토끼다운 걸상을 나무그늘에 놓았고, 나무그늘에 놓인 걸상은 숲이웃한테 너그러우면서 상냥한 쉼터가 되었다지요.


  마을책집이란 나무그늘에 둔 나무걸상이지 않을까요. 마을책집이란 나무로 우거진 숲에 가만히 피어난 들꽃이지 않을까요. 마을책집이란 우리 스스로 새롭게 이름을 붙이면서 만나는 동무가 되도록 다리를 놓는 징검다리이지 않을까요.


  책집 〈두번째집〉을 나서고서 ‘솜리맥주’란 가게에 들러 보리술 한 모금을 마십니다. 이제 길손집을 찾으러 큰길을 건넙니다. 그런데 들어가는 길손집마다 지기가 안 보입니다. 어떻게 묵어야 하나 아리송해서 두리번거리니 ‘무인자판기’가 있군요. 아하, 무인자판기에 맞돈을 넣어 열쇠를 받으라는 뜻이로군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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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말빛은 삶빛 (2018.3.31.)


― 도쿄 진보초 〈책거리〉

www.facebook.com/chekccori

+81.3.5244.5425.

101-0051 Chiyoda-ku, Tokyo, Japan

神田神保町1丁目7-3 三光堂ビル 3F エリア



  모든 일은 수수께끼라고 느낍니다. 일뿐 아니라, 놀이도 말도 사랑도 꿈도 밥도 옷도 몸도 수수께끼에다가, 마음까지 수수께끼이지 싶습니다. 저는 왜 말더듬이에 혀짤배기란 몸으로 태어났는지 모르지만, 더구나 코가 매우 나쁜 채 태어나 어릴 적부터 ‘코로 숨쉬기’를 거의 못하다시피 하면서 지낸데다가, 고삭부리였기에 골골대기 일쑤였지만, 이런 몸을 싫다고 여기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숨쉬기 힘들다’라든지 ‘숨을 쉰다는 생각을 안 하고도 마음껏 숨을 쉬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숨을 쉬기 어렵도록 안 좋은 코를 안고서 태어난 터라, ‘밥을 안 먹는대서 죽는 삶’이 아닌 ‘숨을 한 자락이라도 못 쉬면 바로 죽는 삶’인 줄 뼛속으로 새기며 자랐어요. 참말 그래요. 끼니는 굶어도 되어요. 그렇지만 숨을 안 쉬면 누구나 그냥 다 죽어요. 밥살림을 싱그럽고 푸르게 가꾸기도 할 노릇인데, 이에 앞서 우리가 늘 마시는 바람이며 하늘이며 숨부터 싱그럽게 푸르게 가꿀 노릇이라고 스스로 배운 셈이랄까요.


  코는 코대로 나쁘고, 혀는 혀대로 나쁘다고 할 만한 몸이었어요. 그런데 혀짤배기로 더듬질을 하던 열세 살 무렵에 “친구가 말을 더듬는다고 놀리면 안 돼!” 하고 저를 감싸 준 멋진 동무를 만났습니다. 제가 말더듬이나 혀짤배기가 아니었다면 그런 동무를 만나지 못했을 테고, 그 동무도 ‘마음으로 사귀는 사이’를 팔짱끼고 지나가지 않고 ‘말해야 할 적에 씩씩하게 나서는 몸짓’을 그때 비로소 하는 삶으로 가는 징검돌이 되었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왜 한국말사전이란 책을 쓰는 길을 걷느냐고 묻는 이웃님한테 언제나 제 어릴 적을 들려주곤 합니다. 저 스스로 말을 더듬는 혀짤배기였다 보니, 소리를 내기 어려운 말은 멀리하려 했어요. 열 살 무렵에 마을 할아버지가 천자문을 가르쳐 주셔서 천자문을 익히고 보니, 말더듬이 혀짤배기한테는 ‘일본 한자말’이건 ‘중국 한자말’이건 소리를 내어 쓰기가 어렵더군요. 쉬우며 수수한 한국말일 적에는 말더듬이 혀짤배기가 말도 안 더듬고 소리가 뒤엉키는 일이 없어요.


  ‘우리말 지킴이’라는 이름은 둘레에서 그냥 하는 소리일 뿐, 저로서는 ‘놀림받던 어린 날 살아남으려’고 ‘소리내기 쉬운 수수한 한국말’을 찾아내어 동시통역을 하듯 혀랑 손에 익힐 말씨를 스스로 캐내고 찾았습니다. 혀짤배기한테는 소리내기 힘든 한자말 ‘늠름’이 아닌, 소리내기 쉬운 ‘씩씩하다’나 ‘다부지다’란 낱말로 가려서 썼고, ‘고려·사려·배려’ 같은 한자말을 소리내기 까다로우니 ‘생각·살피다·마음쓰다’ 같은 낱말로 다듬어서 썼어요


  이렇게 살아온 길에서 ‘혀짤배기가 소리내기 쉽고 부드러운 말씨’는 ‘어린이가 알아듣기에 쉬우면서 즐거운 말씨’인 줄 깨달았습니다. 웬만한 인문책에서 쓰는 말이나, 문학한다는 분이 쓰는 ‘흔한 한자말’은 여느 마을살림이나 집살림하고 동떨어질 뿐더러, 삶을 슬기로이 사랑하며 상냥한 마음씨하고도 멀다고 느꼈어요.


  혀짤배기 말더듬이를 겪어 보지 못한 분이나, 그냥 웬만한 말소리는 쉽게 읊을 줄 아는 분은, ‘친구’ 같은 한자말조차 소리가 새거나 꼬이는 줄 모르곤 합니다. ‘동무’나 ‘벗’ 같은 낱말이 오랜 한국말이라서 이 말씨로 손질해서 쓴다기보다는, ‘동무’나 ‘벗’이란 낱말은 혀짤배기 말더듬이도 소리가 새는 일이 없이 부드럽고 쉽게 말할 만하기에 반가우면서 즐겁게 쓰는 말로 받아들였지요. 이렇게 스스로 동시통역하듯 말을 가리고 살피다가 말빛을 새롭게 북돋우면서 한결 곱게 가꾸는 길을 헤아리면 더 즐겁겠네 하고 느꼈어요. 어느새 한국말사전을 새롭게 엮거나 쓰는 어른이란 자리로 살아가더군요.


  그나저나 사전을 쓰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궁금해 하는 분이 일본에 있습니다. 길삯을 마련하고 일본 도쿄에서 묵을 길손집삯까지 마련해서 일본 도쿄로 이야기마실이자 책집마실을 나섰습니다. ‘쿠온(CUON)’이란 출판사를 꾸리고, ‘책거리(CHEKCCORI)’란 마을책집을 꾸리는 김승복 님하고 끈이 닿아 사뿐사뿐 걸음을 옮겼습니다. 


  2017년에 낸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2 군더더기 한자말 떼어내기》라는 조그마한 사전을 펼쳐서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일본 이웃님’한테, 문학이나 인문을 하는 한국사람이 말치레를 너무 많이 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2016년에 낸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을 같이 읽으면서 ‘비슷하지만 다른 낱말’마다 어떤 숨결이 서리는가를 이야기합니다.


  한국문학 사랑이가 되려고 애써 한국말을 익혀 한국글로 된 한국문학을 즐겁게 읽는다는 일본 이웃님이 놀라면서 말씀을 잇습니다. “작가님이 이야기하기 앞서까지는 ‘불편’ 같은 말이 한국하고 일본이 똑같이 쓰는 말이로구나 하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번거롭다·성가시다·귀찮다’라는 비슷하면서 다른 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불편’이란 한자말로는 담아내지 못하고 담아낼 수 없는 깊은 삶이 흐르는 ‘비슷하면서 다른 말’은 어느 나라에나 다 있는데, 그런 말까지 생각하며 문학을 읽어야 문학에 흐르는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오늘 고맙게 배웠습니다.” 이런 말씀은 오히려 저를 일깨우면서 이끄는 이야기예요. ‘강사’라고 해서 혼자 떠들거나 가르칠 수 없거든요. 그동안 스스로 익힌 살림을 한결 쉽고 부드러이 들려주면서, 아직 모르거나 낯선 새로운 눈길하고 눈썰미를 기쁘게 배우기에 강사나 교사라는 자리에 설 만하지 싶어요.


  이야기판을 마치고 조용한 〈책거리〉에서 여러 가지 책을 호젓하게 둘러봅니다. 한국말로 나온 《부디 계속해 주세요》(마음산책, 2018)하고, 쿠온 출판사에서 일본말로 낸 《今, 何かを表そうとしている10人の日本と韓國の若手對談》(クオン, 2018)을 나란히 장만합니다. 엊그제 도쿄 책집골목에서 찾아낸 사진책 《朝鮮民族》(山本將文, 新潮社, 1998)은 이곳 〈책거리〉에 빌려주기로 합니다. 이다음에 도쿄로 다시 이야기마실이자 책집마실을 오면 그때 돌려받기로 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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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어디에서든 만나요 (2015.10.15.)

― 서울 용산 〈뿌리서점〉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21길 25, 지하

02.797.4459.



  여기에 이 책이 있습니다. 이 손을 가만히 뻗어서 이쪽을 넘기면 이리로 흘러드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조그마한 숲을 함께 알아보시겠습니까. 오늘 이렇게 조용히 눈을 뜨는 수수한 숲밭으로 같이 찾아가시겠습니까. 어릴 적부터 누구를 만날 적에 으레 “책집 앞에서” 보자고 했습니다.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인천에서는 〈대한서림〉 앞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서울로 가서는 곳곳에 있는 다 다른 헌책집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책집 앞에서 만나자고 할 적에 으레 ‘새책집’을, 더구나 교보나 영풍처럼 커다란 책집을 생각하기 일쑤일 테지만, 크기도 작고 마을 한켠에 깃든 헌책집에서 만나자고 하면 으레 어쩔 줄 몰라 합니다. 어떻게 찾아가야 하느냐고 물으시지요.


  요새야 손전화로 길그림을 척척 찍지만, 손전화마저 없던 무렵에는 전철나루나 큰가게를 바탕으로 몇 미터쯤 된다고 또박또박 알려주었어요. 굳이 이웃이나 동무를 “헌책집으로 들어와서 만나자”고 한 뜻이라면, 저랑 그곳에서 만나는 때가 아니면 헌책집이란 곳을 눈여겨보지도 않고 찾아가지도 않거든요. 거의 처음으로 헌책집을 만나는 셈인 터라, 이 헌책집이 이 마을에서 여태 얼마나 사랑스레 책사랑을 둘레에 폈는가를 들려주고, 어느 책꽂이에서 어떤 책을 찾아내는가를 알려주면서 헌책 서너 자락쯤 불쑥 내밉니다. “겉보기로도 멀쩡하고 알맹이는 더더욱 새로운 이야기숲입니다.” 하는 말을 보태면서.


  고흥에서 서울 용산 〈뿌리서점〉을 찾아가려면, 고흥서 순천으로 간 다음 기차를 타고 용산역에서 내리는 길이 가장 수월합니다. 또는 고흥으로 돌아가는 길을 기차를 타기로 마음먹고서 서울마실을 마칠 즈음 용산에 들르면 되어요. 아무튼 시골에서 책집마실은 멀기도 멀면서 오래 머물지 못합니다. 돌아갈 버스나 기차를 때맞추어 타야 하거든요. “한 해 만에 오셨나? 그런데 와서 인사를 할라니 바로 가셔야 하네? 하긴, 전라남도 끝에 있는 고흥이면 멀기도 멀지. 충청도 정도면 그날 서울 왔다가 그날 돌아갈 수도 있지만, 고흥은 그렇게 안 되겠지?” 〈뿌리〉 아저씨가 건네는 커피를 마시면서 고른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Roald Dahl, puffin books, 1964/1998)에 《the Witches》(Roald Dahl, a trumpet club special edition, 1983)에 《Walden : or, life in the woods》(Henri David Thoreau, dover pub, 1995)를 셈대에 올립니다. 《실리이만 트로이 발굴기》(브레이머/유원 옮김, 동서문화사, 1976)도, 《dtv junior Lexikon : Band 1 A-Box》(Deutscher Taschenbuch Verlag, 1974) 같은 사전도, 《happy times togerther》(jo england, happy books, 2004)랑 《Yemen》(bernard gerard, delroisse, 1973?) 같은 사진책도 올립니다. 예멘에 다녀온 사람이 가지고 온 예멘 사진책은 새삼스럽습니다. 오늘날은 이웃나라 모습을 사진으로 쉽게 찾아봅니다만, 1990년대 첫무렵에 이르도록 이 같은 사진책으로 살짝살짝 엿보았어요. 이웃나라에 다녀오는 분들은 곧잘 그 나라 사진책을 장만했달까요.


  이제 이러한 사진책은 묵은 사진책이 되겠지만, 거꾸로 그 나라 예전 살림살이를 들여다보는 새삼스러운 사진자취가 됩니다. 《the joy of photography》(Eastman Kodak com, 1979)를 더 고릅니다. 사진을 찍는 기쁨을 다루는 사진책을 필름회사에서 선보였어요. 여러모로 알찹니다. 아무렴, 필름회사에서 선보이는 “사진 찍는 기쁨”이란 사진책이라면 매우 품을 들여서 엮겠지요.


  오늘 우리는 어떤 기쁨을 노래할 만할까요. 나라나 지자체는 저마다 어떤 기쁨을 책으로 여미어 볼까요. 이를테면 고흥군청은 “고흥에 사는 기쁨” 같은 글책이나 사진책을 여미려고 돈이며 품을 들이거나 생각을 기울일까요? 글쎄. 그럴듯해 보이는 겉치레 글이나 사진이 아닌, 스스럼없이 수수하게 하루를 짓는 살림을 노래하는 이야기책을 짓는 길을 나라이며 지자체이며 꾸준히 한다면, 책살림을 넘어 숲살림이며 마을살림을 새롭게 북돋울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미리 끊은 표에 맞추어 책집을 나서야 합니다. 〈뿌리〉 아저씨는 못내 서운합니다. “사람들이 책방으로 안 오고, 다 인터넷으로 가더라고. 아무래도 인터넷이 편하겠지?” “인터넷으로 시키면 집으로 척척 갖다 주니까 수월하겠지요. 그런데 말예요, 인터넷으로 책을 사더라도 이모저모 살피고 값을 치르고 하다 보면 꽤 품이며 말미가 들어요. 두고두고 읽을 만한가 아닌가를 가려서 사자면 두 다리로 책집에 찾아오든 누리책집에서 살피든 매한가지예요. 바빠서 이 책 저 책 찬찬히 가릴 틈을 내지 않는다면, 광고삯을 대어 잘 보이는 데에 척 올려놓은 책을 그냥그냥 사서 읽겠지요.” “인터넷으로 책을 사는 데도 시간이 걸리나?” “책집에 와서 살피면 이모저모 살피잖아요. 인터넷에는 미리보기가 있지만 그저 맛보기일 뿐, 그 책이 막상 우리한테 맞거나 이바지를 할 만한가를 제대로 알아보는 징검다리가 되지는 않아요. 책을 제대로 사려 한다면 책집에 가서 만지고 살피고 읽은 뒤에 사야 오래도록 건사하면서 되읽는 아름책이 되겠지요.” “다들 인터넷으로 책을 사니까 우리도 인터넷을 해야 하나 걱정이야.” “예전에 따님이 인터넷으로 책을 올려 보자고 할 적에는 안 하시겠다고 호통을 치셨잖아요.” “허허, 그때에는 그랬지. 그런데 이제 세상이 바뀌었으니 …….”


  어디에서든 만나는 책입니다. 헌책집에서도 새책집에서도, 마을책집에서도 큰책집에서도 만납니다. 종이꾸러미에서도 만나고, 나뭇잎이며 풀잎이며 꽃잎에서도 만납니다. 나비 날갯짓이며 멧새 날갯짓에서도 만나지요. 바람 한 줄기가 책이고, 구름 한 조각이 책입니다. 모든 살림살이가 책입니다. 부엌칼도 도마도 수저도 책이요, 아이들 말소리에 웃음짓 모두 책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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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서울로 나들이 (2016.6.10.)

― 서울 신촌 〈숨어있는 책〉 02) 333-1041

서울 마포구 신촌로12길 30



  우리 집에서 나들이를 가면 으레 널널합니다. 오늘날 웬만한 나들이는 서울을 비롯한 큰고장에서 시골로 너울을 치니, 두멧시골에서 서울이나 큰고장으로 볼일을 보러 움직일 적에는 한갓집니다. 바깥일을 마치고 두멧시골로 돌아오는 길도 한갓집니다. 서울이며 큰고장 사람들은 여느날에 일터로 가느라 이때에는 시골로 가는 길에 자동차를 구경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시외버스에서 누워 가도 되어요. 2016년 6월에 드디어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을 마무리짓습니다. 지난 석 달을 글손질로 꼬박 보냈습니다. 1월부터 6월까지 바깥일을 되도록 손사래치면서 하루 내내 사전엮기로 보내었고, 어제오늘은 ‘인쇄소에 넘기기 앞서 마지막 글손질’을 하러 서울마실을 합니다.


  다른 책은 ‘엉덩이하고 싸운다’고 말합니다. 책상맡에 진득하게 앉아서 글을 갈무리한다지요. 사전은 ‘엉덩이하고 사귄다’고 말해야 합니다. 싸워서는 둘 다 죽어요. 사전짓기는 ‘진득하게 앉기’가 아닌 ‘쉬는 틈을 안 내고 눌러앉기’인 터라, 부엌일 집안일 바깥일을 마치고서 숨을 돌리지 않고 다시 눌러앉기를 하는 터라, 그저 사랑으로 엉덩이랑 사귈 적에 비로소 한 자락을 여미어 마무리를 해냅니다.


  오랜만에 찾아온 〈숨어있는 책〉에서 처음 눈에 뜨이는 책은 《달려라 하니》(이진주, 바다그림판, 2001)입니다. 지난 2001년에 바다출판사에서 여러 가지 만화책을 되살렸어요. 《꺼벙이》(길창덕), 《두심이 표류기》(윤승운), 《5학년 5반 삼총사》(박수동, 《철인 캉타우》(이정문), 《도깨비 감투》(신문수), 《로봇 찌빠》(신문수) 같은 만화책을 되살렸지요. 앞으로도 잘 되살리려나 하고 여겼더니 이 만화책은 어느새 줄줄이 판이 끊어졌어요. 버티기가 어려웠네 싶어요.


  생각해 보면 그렇습니다. 지난날 널리 사랑받은 만화책 몇 가지를 되살리는 일도 좋은데 오늘날 새로 태어나는 만화책도 나란히 선보일 노릇이에요. 옛책하고 새책이 어깨동무를 하도록 여미어 꾸준히 낸다면 팔림새가 어려워 손을 떼는 일은 없으리라 봅니다. ‘만화꾸러미 1000자락’을 내다보면서 천천걸음으로 가면 되어요.


  사진책 《공병우 사진집 1》(공병우, 삼화인쇄, 1980)를 보다가 《참나무는 내게 숯이 되라네》(김영재, 평민사, 1982)를 집어드니 겨울날 얼어붙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수도꼭지가 얼고 우리가 찍어 쓰던 잉크도 얼어 붙고 우리의 방을 지키던 불빛도 파랗게 떨고 있다. 성탄절이 가까와 오는데 왜 순순히 살아가지 못하느냐고 멍투성이 가슴에 꽃잎 같은 성에를 피우며 담장 밖에선 칼바람이 부끄러운 내 이름을 부른다. 작은 가슴 합하여 언 겨울 녹여가자던 우리의 꿈은 등을 돌리고 잠들지 못한 사내의 목발 하나, 온 도시를 깨우고 간다. (겨울밤)


  이희재 님이 학습지에 그린 만화인 ‘웅진아이큐 마음문고’ 《김옥균 3 (국6년)》, 《김옥균 5 (국4년)》를 봅니다. 단편극화 〈용꿈〉하고 감동동화만화 14회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는 만화잡지에서 오래낸 꾸러미입니다. 이희재 님 만화를 좋아하는 어느 분이 이래저래 그러모았구나 싶어요.


  만화책 《남생이 1》(오세영, 서울문화사, 1998)를 반갑게 집습니다. 《부자의 그림일기》로 이름을 알린 오세영 님일 텐데, 《남생이》를 비롯한 만화로 ‘한국 근현대소설을 만화로 새로 그려낸 붓끝’으로 우리 만화 흐름에 새빛을 드리웠다고 할 만합니다. 참으로 놀랍고 아름다운 만화책인데 정작 문학판이나 배움판에서는 안 알아보더군요. ‘만화책’이라서 안 된다고, 만화책이라서 어린이나 푸름이한테 못 읽힌다고 했어요.


  그러나 생각해 봐야지요. 1920∼40년대에 나온 글만 읽고서 그때 어떤 모습에 어떤 살림에 어떤 마을이었는가를 한국사람조차 얼마나 헤아릴 만할까요? 이러한 흐름을 만화로 거뜬히 담아내어 글·그림을 나란히 보여준다면 얼마나 대단하면서 값질까요?


  1983년치 ‘연세대학교 구내서점’ 책싸개가 깃든 책을 하나 봅니다. 책싸개를 얻으려고 책을 고릅니다. 조선일보사 조사부에 있다가 나온 책 《세계아동문학독본 7 : 중국 아동문학독본(김광주 옮김)》(을유문화사,1968)을 쓰다듬습니다. 신문사에서 건사했다가 내놓은 책이 고맙습니다. 《룡정시 문학예술계련합회 엮음-민족시인 윤동주 50주기 기념 학술토론회 론문집》(1996)을 들추고, 사진책 《Buddhism, Japan's cultural identity》(Stuart D.B.Picken, kodansha, 1982)하고 《LIFE photographers》(TIME, 1957)를 고릅니다.


  책값을 셈합니다. 〈숨어있는 책〉 책집지기님하고 몇 마디 섞습니다. “시골 가더니 얼굴 보기도 힘드네. 고창이던가? 어디였지?” “고흥이에요. 전라남도입니다.” “고흥, 그래 고흥이라고 했지. 애들은 잘 크고? 뭐 하고 놀아?” “하루하루 무럭무럭 크지요. 시골이어도 농기계하고 짐차가 다니니 밖에서 뛰놀기는 힘들지만, 마당하고 뒤꼍이 있고, 바다나 골짜기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녀요. 오랜만에 찾아와도 시골로 갈 버스를 타야 해서 그야말로 아주 살짝 머물다 가네요.” “올해에 또 볼 수 있나?” “그러게요. 한 해에 한 걸음은 해서 얼굴을 보기도 만만하지 않네요. 미리 한가위랑 설날 절을 해야 할까 싶네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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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같이 가서 함께 누리자 (2017.11.15.)

― 전남 순천 〈책방 심다〉

전남 순천시 역전2길 10

070.7528.0726.

https://www.instagram.com/simdabooks

https://www.facebook.com/thesimda



  아이들 옷가지를 장만한다든지, 고흥에 없는 살림을 찾을 적에는 시외버스를 타고 순천을 다녀옵니다. 버스로 순천마실을 하자면 아침바람으로 움직여 저녁바람으로 돌아옵니다만, 가장 가까이에서 누리는 책집마실입니다. 작은아이는 “내가 갈래, 내가 갈래.” 하면서 아버지랑 책집마실을 합니다. 고흥읍으로 나가서 시외버스를 타니 “그런데 어디에 가?” 하고 묻습니다. “순천 기차나루 건너켠에 있는 ‘심다’라는 곳이야.” “‘심다’? 나무를 심는다는 그 ‘심다’?” “응, 책집을 하는 두 분이 나무를 심는 꿈으로 자리를 여셨어. 그리고 그 집에 아기가 태어났단다.” “아기? 아, 아기 귀엽겠다.”


  시외버스에서 작은아이하고 조잘조잘하는 사이에 순천에 닿습니다. 버스나루에서 기차나루까지 순천 시내버스를 탑니다. 기차나루 앞에서 내린 다음에 역전시장 떡집부터 들러 작은아이 주전부리를 챙기고, 고흥집에서 기다릴 큰아이 몫을 건사합니다. 자, 이제 책집으로 들어갈까?


  책집에서 태어난 아이는 아직 어버이 품에 안깁니다. 이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서 책집에서 뒹굴고 뛰어놀 테지요. 순천 기적의도서관 지기 노릇을 오래오래 하신 분이 선보인 《그림책 톡톡 내 마음에 톡톡》(정봉남, 써네스트, 2017)을 대뜸 고릅니다. 그림책도서관을 돌본 분들뿐 아니라 수수하게 아이를 보살핀 어버이도 저마다 ‘우리(나랑 아이)가 사랑한 그림책’ 이야기를 써 보면 즐거우리라 생각해요.


  네 철에 따라 다 다른 놀이살림을 다룬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아, 사랑해!》(줄리 폴리아노 글·줄리 모스태드 그림/최현빈 옮김, 찰리북, 2017)를 고르고, 《채소의 신》(카노 유미코/임윤정 옮김, 그책, 2015)이라는 살림책을 집습니다. ‘나물님’을 들려주는 분은 고기밥뿐 아니라 풀밥도 오롯이 목숨이라고 하는 대목을 짚어요. 고기를 먹을 때뿐 아니라 풀을 먹을 때에도 ‘우리 몸으로 스며드는 뭇숨결’을 사랑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줄줄이 흐릅니다. 《불안과 경쟁 없는 이곳에서》(강수희·패트릭 라이든, 열매하나, 2017)를 선뜻 고른 다음에 그림책 《집으로》(고혜진, 달그림, 2017)도 고릅니다. 작은아이가 재미있어 하기에 《밥. 춤》(정인하, 고래뱃속, 2017)도 고릅니다. 큰아이는 이 그림책을 어떻게 여길까요. 춤을 추듯 밥을 하고, 밥을 짓듯이 춤을 짓는 그림이 흐릅니다. 어느 사진책을 흉내낸 느낌이 짙기는 한데, 꼭 그림책이라서는 아닙니다만, 아이들이 밥살림이나 소꿉놀이를 하면서 짓는 춤도 두루 담으면 훨씬 나았으리라 생각해요. 너무 어른스러운 춤이랄까요.


  따로 팔지 않고 〈책방 심다〉에서만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 여러 가지 있습니다. 팔지 않는 그림책을 두는 일이란 매우 재미있어요. 파는 그림책은 장만하고, 안 파는 그림책은 이곳을 드나들 적마다 새롭게 펼쳐서 여럿이 누립니다.


  아이 손을 잡고 같이 책집마실을 갑니다. 아니, 아이가 이끄는 손길을 따라 어버이가 나란히 책집마실을 합니다. 오늘 우리가 이곳에서 만나는 책은 여러 이웃님도 사뿐사뿐 걸음하면서 함께 누리겠지요. 가을빛이 그윽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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