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45) 무병의 1


우물이 키운 무병의 아이들은 자라

《이재무-몸에 피는 꽃》(창비,1996) 65쪽


 무병의 아이들은

→ 튼튼한 아이들은

→ 씩씩한 아이들은

→ 아픈 데 없는 아이들

 …



  한국말사전에서 ‘무병(無病)’이라는 한자말을 찾아보니 “병이 없이 건강함”을 뜻한다고 나옵니다. 이와 맞물려 ‘유병(有病)’이라는 낱말이 한국말사전에 나오고, 이 한자말은 “몸에 병이 있음”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한자말을 쓰는 사람은 없으리라 느낍니다. 어르신한테 ‘무병장수(無病長壽)’하시라고 인사말을 올리기도 하는데, 이때에는 “아프지 마시고 오래 사시라”는 뜻입니다.


 아픈 아이들 ← 유병의 아이들


  아프지 않은 아이는 “안 아픈 아이”입니다. “무병의 아이”가 아닙니다. 그리고, 아픈 아이는 “아픈 아이”입니다. “유병의 아이”가 아닙니다. 한자말을 쓰고 말고를 떠나, 한국말이 되도록 말을 할 노릇입니다. 4348.5.14.나무.ㅅㄴㄹ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39) 너의 10


너의 부모님이 아는 사람이나 택시 운전사가 아는 사람이 살고 있었나 보지, 아니면 너네 아빠가 무슨 기사를 쓰려고 찾아갔던가 … 나도 너의 엄마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어

《카롤린 필립스/유혜자 옮김-황허에 떨어진 꽃잎》(뜨인돌,2008) 23, 171쪽


 너의 부모님이

→ 너희 부모님이

→ 네 부모님이

→ 너네 부모님이

 너의 엄마

→ 너희 엄마

→ 네 엄마

→ 너네 엄마



  보기글을 보면 “너네 아빠”라고 적기도 합니다. 그런데, 다른 자리에서는 “너의 부모님”하고 “너의 엄마”처럼 적습니다. ‘너네’라고 적으면 되고, ‘너희’나 ‘네’라고 적으면 됩니다. 4348.5.14.나무.ㅅㄴㄹ



* 보기글 새로 쓰기

너네 부모님이 아는 사람이나 택시 운전사가 아는 사람이 살았나 보지. 아니면 너네 아버지가 무슨 글을 쓰려고 찾아갔던가 … 나도 너네 어머니 말을 듣고 크게 놀랐어


“살고 있었나”는 “살았나”로 손질하고, “무슨 기사(記事)”는 “무슨 글”로 손질합니다. “큰 충격(衝擊)을 받았어”는 “크게 놀랐어”로 손봅니다.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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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옹글게 쓰는 우리 말

 (1611) 길바늘


나침반(羅針盤) : 항공, 항해 따위에 쓰는 지리적인 방향 지시 계기

나침(羅針) = 지남침(指南針)

지남침(指南針) : 자침으로 항상 남북을 가리키도록 만든 기구

자침(磁針) : 중앙 부분을 수평 방향으로 자유로이 회전할 수 있도록 한 작은 영구 자석

지침(指針) : 지시 장치에 붙어 있는 바늘



  ‘나침반’을 하나 장만해서 아이들이 갖고 놉니다. 큰아이가 “요기 바늘이 흔들흔들 돌아가는 이건 뭐야?” 하고 묻기에,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냥 ‘나침반’이라고 먼저 말하고 말았습니다. 말을 하고 난 뒤에 아차 싶었습니다. 왜 그러한가 하면, 아이한테 먼저 “자, 네가 보기에 이것은 이름이 무엇일까?” 하고 한 번 묻고는 이름을 알려주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나침반’이라는 이름을 자꾸 잊습니다. 스무 차례도 쉰 차례도 넘게 이름을 잊어서 다시 묻습니다. 백 차례 넘게 알려주어도 ‘남침반’이나 ‘낭칭반’처럼 잘못 말하기 일쑤입니다. 아이들이 어려서 이름을 제대로 못 알아차릴 수도 있으나, 아무래도 ‘나침반’이라는 이름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느껴, 이 낱말을 찬찬히 뜯어 보자고 생각합니다.


  먼저, ‘나침반’은 바늘이 있어서 어느 한곳을 가리킵니다. 나침반이 바늘로 가리키는 곳은 꼭 한곳이요, 이 한곳을 바탕으로 새·하늬·마·높(동서남북)을 가릅니다. 그러니까, 사막처럼 아무것에도 기댈 수 없는 데에서는 ‘길(어느 한곳)을 알려주는 바늘’을 믿고 길을 갈 수 있습니다.


 길바늘

 길알림바늘

 길잡이바늘

 길동무바늘


  한국말사전에서 ‘나침반’이나 ‘지남침’ 같은 낱말을 찾아봅니다. ‘방향’을 가리키는 ‘바늘’을 두고 ‘나침반·지남침’ 같은 이름을 붙였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그러면, 한국에서는 이 연장을 가리켜 ‘길알림바늘’이나 ‘길잡이바늘(길라잡이바늘)’ 같은 이름을 붙일 만했습니다. 짧게 ‘길바늘’ 같은 이름을 붙여도 잘 어울립니다.


  이제 우리 집 아이들한테 새로운 이름을 하나 알려줍니다. “자, 이것은 ‘길바늘’이야. 길을 알려주는 바늘이지. 그리고 ‘나침반’이라고도 해.” 이 말을 들은 큰아이는 “‘길바늘’? 아, 길바늘. 그렇구나. 길을 알려주는 바늘이구나. 시계에도 바늘이 있는데.” 4348.5.14.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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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넋·삶 59 별이 보이는 눈



  별은 늘 있습니다. 지구 바깥에 수많은 별이 늘 있습니다. 지구는 온별누리(온 은하계)를 이루는 별 가운데 하나입니다. 다른 별에서도 수많은 다른 별을 보기 마련이고, 지구별에서도 수많은 다른 별을 보기 마련입니다.


  지구별 가운데 바깥별을 알아보거나 살펴보기 어려운 곳이 차츰 늘어납니다. 왜 그런가 하면, 지구별에 있는 땅바닥에서 하늘을 올려다볼 적에, 하늘을 이루는 바람이 매캐하거나 더러워지기 때문입니다. 유리창이 지저분하면 유리창 너머가 잘 안 보이듯이, 하늘을 이루는 바람이 맑거나 싱그러운 바람이 아니라, 온갖 매연과 쓰레기로 얼룩진 지저분한 바람이 되면, 우리는 이 지구별에서 다른 바깥별을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지구에서 다른 별을 못 본다고 하더라도 다른 별이 없지 않습니다. 우리 눈에 별이 안 보일 뿐입니다. 그런데 별을 못 보는 채 지내다 보면, 어느새 별을 잊습니다. 우리 마음속에 아무런 별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이때에는 ‘내가 별을 못 볼 뿐’이거나 ‘내가 별을 안 볼 뿐’이지만, 마치 ‘별이 없다’고 여기는 마음이 됩니다.


  어느 곳에서는 별을 거의 못 보고, 어느 곳에서는 별을 제법 많이 보며, 어느 곳에서는 쏟아지듯이 넘치는 별을 봅니다. 터에 따라 별을 달리 본다고 할 텐데, 꼭 터에 따라 별을 달리 보지는 않습니다. 눈이 밝은 사람은 먼 데를 더 잘 보듯이, 눈이 밝다면 매캐한 바람이 가득한 도시에서도 별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유리창이 웬만큼 지저분해도 눈이 밝으면 유리창 너머를 알아볼 수 있어요.


  ‘별이 보이는 눈’과 ‘별이 안 보이는 눈’이 있습니다. ‘별을 생각하는 눈’과 ‘별을 잊은 눈’이 있습니다. 별을 보거나 생각하는 눈이라면, 마음을 마음으로 바라보려는 눈입니다. 별을 안 보거나 잊는 눈이라면, 마음을 마음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눈입니다.


  별은 늘 온별누리에 가득합니다. 사람한테는 누구나 마음이 있습니다. 별이 있어도 별을 보지 않거나 느끼지 않는다면, 내 옆을 스치고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이 있어도 이들 가슴속에서 흐르는 ‘마음을 안 읽거나 못 읽는다’고 할 만합니다.


  남다른 재주나 기운이 있어야 별을 보거나 마음을 볼까요? 어쩌면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남다른 재주나 기운은 누구한테 있을까요? 몇몇 사람한테 있을까요? 이렇게 생각한다면 이 생각대로 몇몇 사람한테만 남다른 재주나 기운이 있을 테고, 바로 나한테도 남다른 재주나 기운이 있다고 여긴다면 나는 나대로 남다른 재주나 기운을 쓸 수 있습니다.


  마음을 가다듬어 바라보기에 별을 봅니다. 마음을 기울여서 바라보기에 별을 봅니다. 온마음을 열어서 이웃을 마주하려 하기에 서로 마음을 읽고 나눕니다. 온마음을 열지 않기에 이웃하고 나란히 있어도 서로 어떤 마음인지 모릅니다. 별을 보는 눈은 마음을 보는 눈입니다. 별을 보지 않는 눈은 마음을 보지 않는 눈입니다.


  우리는 눈을 뜨기에 봅니다. 몸에 있는 눈을 뜨기에 여러 가지를 손에 만지면서 바라볼 수 있고, 마음에 있는 눈을 뜨기에 온갖 것을 사랑으로 어루만지면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두 눈으로만 별을 보려 한다면, 바람이 매캐한 곳에서는 어떠한 별도 못 볼 수 있으나, 마음에 깃든 눈으로도 별을 보려 한다면, 바람이 매캐한 곳에서도 뭇별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무리 사람이 많은 곳에서도 ‘우리 아이’나 ‘우리 님’을 알아보려 한다면, 알아볼 수 있다면, 알아보며 기쁘다면, 나는 ‘몸눈’뿐 아니라 ‘마음눈’을 떠서 서로 마주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사랑을 읽는 눈은 몸눈이 아닌 마음눈(온눈)입니다. 삶을 읽고, 꿈을 읽으며, 이야기를 읽는 눈도 몸눈이 아닌 마음눈(온눈)입니다. 온눈을 뜨면서 가슴에 별을 담아 새로운 삶을 엽니다. 4348.3.10.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람타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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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말 짓는 애틋한 틀

 (301) 쟁이 : 깜빡쟁이


“맞다, 요츠바, 초대받았지.” “응! 요츠바, 초대받았어.” “그래, 내일이었군. 아주 깜빡하고 있었는데.” “아빠는 깜빡쟁이구나.”

《아즈마 키요히코/금정 옮김-요츠바랑! 8》(대원씨아이,2009) 33쪽


 깜빡쟁이 . 깜박쟁이

 잊기쟁이 . 잊음쟁이



  어떤 일을 잘 ‘잊는’ 사람을 두고 ‘건망증’이 있다고 흔히 말합니다. ‘건망증(健忘症)’은 “경험한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거나 어느 시기 동안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거나 또는 드문드문 기억하기도 하는 기억 장애”를 뜻한다고 합니다. ‘건망(健忘)’이라는 한자말은 “잘 잊어버림”을 뜻한다고 해요.


  가만히 보면, ‘건망하다’처럼 말하는 일은 없습니다. 으레 ‘건망증’이라고 씁니다. 그런데 ‘건망’이든 ‘건망증’은 “잘 잊음”을 뜻할 뿐입니다. 그러니, 한국말로 알맞게 쓰자면 “잘 잊는다”라고 하면 되고, ‘잊음쟁이’나 ‘잊기쟁이’ 같은 낱말을 지어서 쓸 만합니다. 이 보기글에 나오듯이 ‘깜빡쟁이’를 쓸 만하고, 여린말로 ‘깜박쟁이’처럼 써도 잘 어울립니다.


  생각을 잘 하는 사람이라면 ‘생각쟁이’입니다. 슬기롭게 살필 줄 아는 사람이라면 ‘슬기쟁이’입니다. 마음을 키우고 생각을 여미며 슬기를 북돋우는 아름다운 말 한 마디를 헤아려 봅니다. 4342.3.23.달/4348.5.11.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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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말 짓는 애틋한 틀

 (317) 쟁이 : 울기쟁이


아무래도 난 울기쟁인가 봅니다

《이오덕·권정생-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양철북,2015) 13쪽


 울기쟁이 . 울보 . 울음쟁이

 웃기쟁이 . 웃보 . 웃음쟁이



  한국말사전을 찾아보면 ‘울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걸핏하면 우는 아이를 가리키는 낱말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얼거리라면, 걸핏하면 웃는 아이를 가리켜 ‘웃보’라 할 수 있어요. 그러나, 한국말사전에는 ‘웃보’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잘 우니까 울보요 울기쟁이입니다. 잘 웃으니까 웃보요 웃기쟁이입니다. ‘울음쟁이’나 ‘웃음쟁이’라고 해도 잘 어울립니다. 기쁜 일에도 울고, 슬픈 일에도 웁니다. 반가운 일에도 웃고, 아픈 일에도 웃습니다. 삶을 밝히는 숨결을 헤아리면서 환하게 웃다가 바람처럼 웁니다. 4348.5.11.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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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978) 경제적 10


물놀이를 즐기는 그 자체보다도, 이른바 경제적 여유를 과시하는 심리적 충족을

《박연구-어항 속의 도시》(문예출판사,1976) 70쪽


 경제적 여유를 과시하는

→ 돈이 많다고 뽐내는

→ 돈이 넉넉하다고 자랑하는

→ 돈 많은 살림을 드러내려는

→ 돈 많은 사람이라고 우쭐거리는

→ 돈 자랑을 하고 싶은

 …



  돈이 많다고 거들먹거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돈이 많기에 우쭐거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돈 자랑을 하려는 사람이 있고, 돈이 많다며 뽐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돈이 많다고 자랑하듯이, 지식이 많다고 자랑하는 사람이 있을 테지요. 쉽고 수수하게 쓰면 넉넉할 테지만, 온갖 바깥말을 끼워넣어 글 자랑을 하려는 사람이 있을 테고요.


  물놀이를 즐기며 기쁨을 누려야 기쁩니다. 돈이 많다고 뽐내려 하면 기쁨이 찾아들지 않습니다. 물놀이를 즐기며 아름답게 웃을 때에 삶이 아름답습니다. 돈이 많다고 자랑하려 하면 아름다운 웃음이 피어나지 않습니다. 돈도 힘도 이름도 나눕니다. 말도 생각도 삶도 나눕니다. 4340.9.28.쇠/4342.3.24.불/4348.5.11.달.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물놀이를 즐기려 한다기보다도, 이른바 돈 자랑을 하려는 마음을


“물놀이를 즐기는 그 자체(自體)보다도”는 “물놀이를 즐기려 한다기보다도”나 “물놀이를 즐기기보다도”로 손봅니다. ‘과시(誇示)하는’은 ‘뽐내는’이나 ‘자랑하는’이나 ‘우쭐대는’이나 ‘거들먹거리는’이나 ‘잘난 척하는’으로 다듬으며, “심리적(心理的) 충족(充足)”은 ‘마음’이나 ‘마음 채우기’나 ‘알량한 마음’으로 다듬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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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986) 경제적 11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또 경제적 지원이 있은 것도 아니다

《곤충을 벗삼아 한 평생》(신유항교수 정년퇴임 기념 문집 간행위원회,1996) 109쪽


 경제적 지원이 있은 것도 아니다

→ 돈이 많지도 않았다

→ 돈이 넉넉하지도 않았다

→ 돈으로 한 일도 아니다

→ 돈을 받은 적도 없다

→ 돈을 대는 사람도 없다

→ 돈을 보태는 사람도 없다

 …



  즐겁게 하는 일이라면 즐겁습니다. 돈이 넉넉하기에 어떤 일을 하지 않습니다. 돈을 대는 사람이 있어야 어떤 일을 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즐겁게 일을 하고, 스스로 기쁘게 웃으면서 일을 합니다.


  돈을 대는 사람이 있으면 고맙습니다. 돈을 보태는 사람이 없으면 씩씩하게 힘을 냅니다. 뒷배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반갑습니다. 벗바리가 없으면 홀로 기운차게 나아갑니다. 마음이 넉넉하다면 어떤 일이든 훌륭히 할 수 있습니다. 4340.10.17.물/4342.3.24.불/4348.5.11.달.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또 돈을 대는 사람도 없다


“시킨 것도 아니고”는 “시킨 일도 아니고”나 “시키지도 않았고”로 다듬고, “지원(支援)이 있은 것도 아니다”는 “도움도 있지 않았다”나 “도와준 적도 없었다”로 다듬을 수 있는데, ‘경제적’하고 함께 다듬어서 “돈을 대는 사람도 없다”나 “돈으로 한 일도 아니다”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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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1125) 경제적 12


처음 갖는 해외여행인지라 들뜨는 것도 잠깐 경제적 궁핍이 나를 죄었다

《김유미-내 안의 야생공원》(신구문화사,1999) 89쪽


 경제적 궁핍이

→ 가난이

→ 돈이 떨어져서

→ 돈이 쪼들려서

→ 가벼운 주머니가

 …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못하거나 돈이 없을 적에 ‘가난’하다고 합니다. 한자말 ‘궁핍’을 한국말사전에서 찾아보면 ‘가난’으로 고쳐쓰라고 나옵니다. 그러니, 이 보기글에 나오는 “경제적 궁핍”은 “경제적 가난”이라는 소리입니다. “경제적 가난”이라니, 아무래도 얄궂고 어설픈 말마디입니다.


 가난이 나를 죄었다

 가난한 살림이 나를 죄었다

 쪼들리는 살림이 나를 죄었다


  돈이 없을 때에는 “돈이 없다”고 하면 됩니다. 돈이 모자라면 “돈이 모자라다”고 하면 돼요. 살림이 쪼들리니 “쪼들리는 살림”이고, 넉넉하지 못한 살림이니 “가난한 살림”입니다. 4341.4.24.나무/4348.5.11.달.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첫 외국여행인지라 들뜨기도 살짝, 쪼들리는 주머니가 나를 죄었다

처음으로 나라밖 마실을 하는지라 들뜬 마음도 살짝, 가난이 나를 죄었다


“처음 갖는 해외여행(海外旅行)인지라”는 “첫 외국 여행”이나 “처음으로 나라밖 나들이를 하는지라”로 손봅니다. “들뜨는 것도 잠깐(暫間)”은 “들뜬 마음도 살짝”이나 “들뜨기도 살짝”으로 손질하고, ‘궁핍(窮乏)’은 ‘가난’으로 손질합니다.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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