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말 짓는 애틋한 틀

 (301) 쟁이 : 깜빡쟁이


“맞다, 요츠바, 초대받았지.” “응! 요츠바, 초대받았어.” “그래, 내일이었군. 아주 깜빡하고 있었는데.” “아빠는 깜빡쟁이구나.”

《아즈마 키요히코/금정 옮김-요츠바랑! 8》(대원씨아이,2009) 33쪽


 깜빡쟁이 . 깜박쟁이

 잊기쟁이 . 잊음쟁이



  어떤 일을 잘 ‘잊는’ 사람을 두고 ‘건망증’이 있다고 흔히 말합니다. ‘건망증(健忘症)’은 “경험한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거나 어느 시기 동안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거나 또는 드문드문 기억하기도 하는 기억 장애”를 뜻한다고 합니다. ‘건망(健忘)’이라는 한자말은 “잘 잊어버림”을 뜻한다고 해요.


  가만히 보면, ‘건망하다’처럼 말하는 일은 없습니다. 으레 ‘건망증’이라고 씁니다. 그런데 ‘건망’이든 ‘건망증’은 “잘 잊음”을 뜻할 뿐입니다. 그러니, 한국말로 알맞게 쓰자면 “잘 잊는다”라고 하면 되고, ‘잊음쟁이’나 ‘잊기쟁이’ 같은 낱말을 지어서 쓸 만합니다. 이 보기글에 나오듯이 ‘깜빡쟁이’를 쓸 만하고, 여린말로 ‘깜박쟁이’처럼 써도 잘 어울립니다.


  생각을 잘 하는 사람이라면 ‘생각쟁이’입니다. 슬기롭게 살필 줄 아는 사람이라면 ‘슬기쟁이’입니다. 마음을 키우고 생각을 여미며 슬기를 북돋우는 아름다운 말 한 마디를 헤아려 봅니다. 4342.3.23.달/4348.5.11.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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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말 짓는 애틋한 틀

 (317) 쟁이 : 울기쟁이


아무래도 난 울기쟁인가 봅니다

《이오덕·권정생-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양철북,2015) 13쪽


 울기쟁이 . 울보 . 울음쟁이

 웃기쟁이 . 웃보 . 웃음쟁이



  한국말사전을 찾아보면 ‘울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걸핏하면 우는 아이를 가리키는 낱말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얼거리라면, 걸핏하면 웃는 아이를 가리켜 ‘웃보’라 할 수 있어요. 그러나, 한국말사전에는 ‘웃보’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잘 우니까 울보요 울기쟁이입니다. 잘 웃으니까 웃보요 웃기쟁이입니다. ‘울음쟁이’나 ‘웃음쟁이’라고 해도 잘 어울립니다. 기쁜 일에도 울고, 슬픈 일에도 웁니다. 반가운 일에도 웃고, 아픈 일에도 웃습니다. 삶을 밝히는 숨결을 헤아리면서 환하게 웃다가 바람처럼 웁니다. 4348.5.11.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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