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이서 집 짓고 삽니다만 - 함께 사는 우리,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요즘문고 1
우엉, 부추, 돌김 지음 / 900KM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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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1.3.

읽었습니다 24



  우리말 ‘짓다’하고 ‘만들다’는 결이며 길이 다릅니다. 요즈음 두 낱말을 제대로 바라보면서 가리는 분을 좀처럼 못 만납니다. 제 어릴 적을 떠올리면, ‘만들다’란 낱말을 함부로 쓰면 마을 할배가 점잖게 타이르면서 “얘야, 그럴 적에는 ‘만든다’고 하지 않아. ‘짓는다’고 하지.” 하고 짚어 주었습니다. 《셋이서 집 짓고 삽니다만》을 읽으면서 세 사람이 서로 다르지만 비슷하게(그리고 똑같이) 어우러지는 하루를 돌아봅니다. 하나가 아닌 셋이니 세 목소리에 세 살림에 세 눈빛이기 마련입니다. 부딪히거나 다툴 일이 생길 만하고, 사이좋게 얼크러지면서 신나는 잔치를 펼 만해요. 집짓기란 뚝딱뚝딱 빨리 올리는 길하고 멀다고 느껴요. 집짓기란 삶짓기하고 살림짓기를 더한 하루짓기이지 싶습니다. 밥을 더 많이 먹어야 배부르지 않듯, 집을 더 크게 지어야 넉넉하지 않습니다. 서로서로 마음을 기울여 즐겁게 수다를 펴면서 차근차근 짓기에 비로소 ‘살림집’으로 섭니다.


《셋이서 집 짓고 삽니다만》(우엉·부추·돌김 글, 900KM, 2020.7.1.)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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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자이 미즈마루 - 마음을 다해 대충 그린 그림
안자이 미즈마루 지음, 권남희 옮김 / 씨네21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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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1.2.

읽었습니다 23



  바쁘기에 못 한다고도 하지만, 이보다는 스스로 바쁘다는 핑계를 대는 하루이지 싶습니다. 힘들어서 못 한다고도 하는데, 아무래도 스스로 힘들다는 토를 붙이는 나날이지 싶어요. 어떻게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사느냐고 묻는 분이 많은데, 저는 “좋아하는 일”은 안 합니다. 누구를 좋아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한때는 누구를 좋아한다는 생각이 있었으나, 이제는 “사랑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함께 살고, 보금자리를 이룰 뿐이에요. 예나 이제나 제가 하는 일이란 “사랑하는 일”입니다. 좋아하는 일은 그만두고서 사랑하는 일을 한달까요? 《안자이 미즈마루》를 읽는 내내 이 책을 지은 글그림님은 “좋아하는 일”이 아닌 “사랑하는 일”을 즐겁게 했다고 느껴요. 사랑을 품고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니 빛나겠지요. 사랑이 아닌 채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면 겉멋이나 겉치레로 기울어요. 우리 삶은 늘 사랑을 바탕으로 하면서 즐겁게 노래하면 넉넉하다고 봅니다.


《안자이 미즈마루》(안자이 미즈마루·MOOK 편집부/권남희 옮김, 씨네21북스, 2015.5.15.)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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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영의 청소년 건축 특강 - 건축으로 살펴본 일제 강점기 10대를 위한 인문학 특강 시리즈 7
서윤영 지음 / 철수와영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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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0.28.

읽었습니다 22



  우리는 집에서 잠을 자고 몸을 쉬면서 새롭게 기운을 얻습니다. 그런데 이 집(지붕)이란 곳이 태어난 지는 오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따로 집(지붕)을 갖추기 앞서 모든 곳이 삶자리였어요. 다만, 모든 숨붙이는 아기(새끼)를 낳아서 돌볼 적에만 둥지(보금자리)를 틀었어요. 여느 때에는 언제 어디에서나 마음껏 살고 살림하고 사랑하면서 노래했습니다. 《서윤영의 청소년 건축 특강》은 서울 곳곳에 선 여러 집(건축)을 찬찬히 뜯으면서 오늘날 우리 터전을 읽어내는 길을 들려줍니다. 여러모로 뜻깊습니다. 왜 저런 집(건축)이 섰고, 누가 어떤 뜻을 펴려 했는가를 부드러이 알려줍니다. 다만, 서울에 있는 집만 다루고, 힘꾼·이름꾼·돈꾼이 깃든 집에 머무르기에 아쉬워요. 수수한 사람들이 흙을 만지고 숲을 사랑하며 지내던 집을 짚지 않은 대목도 아쉽습니다. 크거나 대단해 보이는 집만 집이 아니라는, 우리가 늘 깃들면서 하루를 누리는 집이야말로 집이라는 대목도 다룬다면 좋겠습니다.


《서윤영의 청소년 건축 특강》(서윤영 글, 철수와영희, 2021.10.9.)


ㅅㄴㄹ


여러모로 배울 대목이 많은 책인데

서울 집(건축물)만 다뤄서

어쩐지 아쉬운.

그러나 참 잘 쓴 책이라고 생각한다.


느낌글을 다 쓰고 보니

이런 군말을 붙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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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과 그 예술
야나기 무네요시 지음, 이길진 옮김 / 신구문화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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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0.28.

읽었습니다 21



  우리나라는 아직도 ‘조선왕조실록’ 자리에서 헤맵니다. 옛자취(역사)를 다룰 적에 기껏 ‘조선’이나 ‘고려’를 다루는 듯하지만, 막상 조선·고려 임금붙이랑 벼슬아치 테두리에서 못 벗어나요. 어른끼리 읽는 책이건, 어린이한테 들려주는 이야기책이건 똑같습니다. 이웃나라 야나기 무네요시 님은 ‘임금붙이·벼슬아치’ 자리가 아닌 ‘흙을 일구며 살림을 지은 수수한 사람들’ 자리에서 빛을 보고 이야기를 여미었습니다. 힘·돈·이름으로 ‘누르는 놈’들 이야기가 아닌, 힘·돈·이름에 ‘눌린 님’들 이야기를 다루었지요. 조선이며 일본이며 모든 나라 ‘밑자리 사람들 여느 살림살이’에서 아름길을 보았고, 이 아름길에 눈물하고 울음이 새롭게 노래가 되어 기쁨하고 웃음으로 피어난다고 풀어냈어요. 《야나기 무네요시》는 놀랍게 편 보임마당(전시회)이고 책입니다. 힘(기득권)을 움켜쥔 쪽에 있는 모든 글바치는 이이를 꺼리거나 깎아내립니다. 그렇잖아요? 힘꾼은 흙꾼이 아니니.


《야나기 무네요시》(국립현대미술관 엮고 펴냄, 2013.5.25.)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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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리하는 법 - 넘치는 책들로 골머리 앓는 당신을 위하여
조경국 지음 / 유유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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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0.27.

읽었습니다 20



  책이 몇 없을 적에도 으레 쌓아 놓고 살았고, 책이 꽤 늘 적에도 곧잘 쌓아 놓고 살았으며, 책이 엄청나게 많은 요즈음도 그저 쌓아 놓고 삽니다. 다 읽은 책을 곁에 쌓아 놓는데, 이 책으로 할 일이 잔뜩 있는 터라 쉽게 갈무리를 못 하고서 쟁이는 셈입니다. 이럭저럭 한가득 갈무리하고 제자리에 두자고 옮겨도 자리맡 책더미는 거의 그대로 같습니다. 《책 정리하는 법》을 가만히 읽습니다. ‘책갈무리’를 놓고도 책이 태어날 만하구나 하고 생각하다가, ‘끈으로 책묶기’는 이 책에서 다루지 않은 듯해서, 또 ‘책쥠새’도 다루지 않았네 싶어서 살짝 갸웃합니다. 이러구러 제가 책갈무리를 하는 길은 늘 하나입니다. “나는 내가 읽고 싶은 대로 읽기에, 내가 갈무리하고 싶은 대로 갈무리합”니다. 책가름(십진분류법)은 진작 따를 생각이 없습니다. 모든 책숲(도서관)이며 책집이 다 다르게 책갈무리를 하면 넉넉하지 않을까요? 다 다른 사람은 다 다르게 읽고 다 다르게 새기면 즐거워요.


《책 정리하는 법》(조경국 글, 유유, 2018.6.4.)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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