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2.25.


《두 눈을 감으면》

 샤를로트 벨리에르 글·이안 드 해스 그림/김미선 옮김, 키위북스, 2015.8.20.



사흘을 앓고서 몸이 나아간다. 앓는 내내 ‘앓다’라는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왜 앓는가? 앓으면 어떤 길로 새로 가는가? 앓거나 아프고 나서 ‘낫는다’고 말한다. ‘더 나은’ 사람이 된다고도 하겠고,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기도 하다고 느낀다. 아이들이 곁에서 집안일을 거들고 집살림을 맡으니 홀가분히 앓는다. 《두 눈을 감으면》을 곰곰이 읽고 되읽는다. 두 눈을 뜰 적에 무엇을 느끼거나 보면서 배우는가? 두 눈을 감을 적에 무엇을 느끼거나 보면서 익히는가? 눈을 뜨고 감는 사이에 스스로 얼마나 피어나는가? 우리나라 그림책하고 이웃나라 그림책은 바로 이 대목이 확 갈리지 싶다. 우리나라 그림책은 “두 눈을 뜨고 보는 둘레(현실세계)” 줄거리에서 멈추기 일쑤이다. 이웃나라 그림책은 “두 눈을 뜨고 보는 둘레에다가 두 눈을 감고 보는 마음빛을 아로새기곤 한다. 우리나라 그림책은 치고받으면서 다치거나 아픈 줄거리가 흘러넘친다. 우리말로 옮기는 이웃나라 그림책 가운데에도 이런 줄거리가 제법 있으며, 이런 이웃나라 그림책을 꽤 많이 옮긴다고 느낀다. 몸뚱이는 이곳(현실세계)에 있으니 이곳도 틀림없이 볼 노릇이되, 이곳만 보면 오히려 겉치레나 눈속임에 홀린다. 마음눈을 떠야 이곳을 제대로 본다.


#CharlotteBelliere #IanDeHaes #Imagine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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