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2.27.
《지금, 시간이 떠나요》
베티나 오브레히트 글·율리 푈크 그림/이보현 옮김, 다산기획, 2022.1.30.
어제 인천에서 묵고서 아침에 느긋이 일어난다. 시골집이 아닌 인천 길손집이니 아침을 깨우는 멧새가 없고, 햇살이 부드러우면서 깊이 퍼지지 않는다. 길손집은 큰길 안쪽 신포시장 곁에 있어 부릉소리는 없다. 짐을 추스른다. 싸리재 둘레에서는 일산택시를 잡기 어려우니 전철을 타고 송내까지 간다. 먼저 일산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간다. 큰아이는 오랜만에 일산마실을 한다. 외삼촌은 못 보지만 이모 이모부가 있는 곳으로 건너가서 어린 동생을 만난다. 바람이 되우 불지만, 추우면 추위를 누리고, 비가 오면 비를 누리고, 땡볕이면 땡볕을 누리면 되니 걱정거리가 없다. 숲노래 씨는 아이들이 온갖 날씨를 맛보도록 같이 놀면서 살았다. 《지금, 시간이 떠나요》를 읽었다. ‘오늘날’ 너무 바쁜 어른아이 모습을 가만히 담아낸 그림책이다. 참말로 ‘요새’는 ‘하루’를 느긋이 누리는 사람을 보기 어렵다. 끝없이 ‘개발·발전’을 바라보며 달린다. ‘자기개발’을 해야 할까 ‘나사랑’을 할 노릇일까? ‘빨리·높이·세게’를 내거는 올림픽·스포츠·연속극은 외려 우리를 낡고 닳으며 바보로 내몬다고 느낀다. ‘사랑으로·아름답게·착하게’라는 눈빛으로 오늘 이곳을 스스로 즐겁게 노래할 적에 비로소 삶이 깨어나고 죽음을 걷어내리라.
#DannGeheIchJetzt #BettinaObrecht #JulieVo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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