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꽃 / 숲노래 우리말

나는 말꽃이다 141 감정표현



  요즈음 어린배움터(초등학교)부터 ‘감정표현’을 가르칩니다. 무엇이든 가르칠 만하지만, ‘감정표현’이란 일본말이 아닌, ‘느낌·마음’이란 우리말을 쓰면서, 이 느낌하고 마음을 ‘생각’하도록 북돋울 적에 비로소 어린이 스스로 즐거우면서 새롭게 빛나게 마련입니다. 또랑또랑 빛나는 아이를 지켜보는 어른도 언제나 새삼스레 빛나지요. 어린이 스스로 보고 겪고 맞이하는 모든 삶을 ‘느끼’면서 ‘마음에 담는’ 동안에 이 삶이 무엇인가 하고 ‘생각’하기에 비로소 스스로 알아차립니다. ‘느낌과 마음(감정표현)’만으로는 이 얼거리에서 맴돕니다. 느끼는 마음을 바라보면서 스스로 알아가기에 ‘배움’이고, 배우기에 ‘생각날개’를 폅니다. ‘맛있다 맛없다’를 느끼기만 해서는 남이 해주는 데에서 그쳐요. ‘좋다 싫다’나 ‘반갑다 밉다’를 느끼기만 한다면 남을 구경하는 자리에 머뭅니다. 나한테는 어떤 맛인가 느끼고 왜 이러한 맛인가 생각하기에 슬기(스스로 알며 다루는 빛)라는 길로 나아가요. 나는 왜 좋거나 싫다고 느끼는가 하고 바라보고 돌아보며(생각) 차근차근 철이 들고, 나·너·우리라는 삶을 헤아리는 ‘철(깨친 빛)’을 맞아들이며 어른으로 성큼 한 발을 디딥니다. ‘말하기 = 마음을 생각하여 펴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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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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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 / 숲노래 우리말

나는 말꽃이다 140 어버이



  가시냇길(페미니즘)을 밝히는 분이 ‘모부(母父)’라는 한자말을 써서 한동안 어리둥절한 적 있습니다. 낱말책에 없는 이 한자말을 왜 쓰는가 했더니 ‘부모(父母)’란 한자말은 사내(아버지)가 앞에 나오기에 뒤집은 셈이더군요. 오랫동안 사내가 가시내를 억누르고 괴롭히고 들볶고 따돌린 발자취를 알기에 ‘부모’를 버리고 ‘모부’를 쓰는 마음은 넉넉히 헤아릴 만합니다만, 우리말을 사랑하면 어깨동무(성평등)를 훨씬 눈부시게 이룰 만합니다. 오랜 우리말은 ‘어버이’입니다. 아이를 낳아 돌보는 어른일 적에만 쓰는 ‘어버이’요 ‘어머니 + 아버지’ 얼개입니다. 우리말은 늘 가시내(어머니)를 앞세웁니다. 우리말을 쓰면 가시냇길도 어깨동무도 매우 쉽습니다. 아이들은 으레 ‘엄마아빠’라 해요. 아직 낱말책에 없어도 ‘엄마아빠’랑 ‘아빠엄마’는 그야말로 온나라 사람들이 늘 쓰는 낱말입니다. 때로는 ‘엄마아빠’로, 때로는 ‘아빠엄마’로, 즐겁게 두 어버이를 이야기하면서 우리 살림살이를 새롭게 가꾸기를 바라요. 살림을 짓는 자리에서 쓰는 우리말은 하나부터 열까지 어깨동무(평등)입니다. 오랜 우리말은 누가 누구를 억누르거나 괴롭히거나 들볶거나 따돌리지 않는, 서로 손잡고 돌보는 길을 다같이 수수하게 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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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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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 / 숲노래 우리말

나는 말꽃이다 139 바닷내음



  ‘망울’이 있고, ‘멍울’이 있습니다. ‘방울’이 있고, ‘방글·벙글’에 ‘방긋·벙긋’이 있습니다. 다 다른 여러 낱말은 살몃살몃 얽힙니다. 꽃하고 잎이 ‘꽃망울·잎망울’로 맺으면서 터지고, 눈물에 이슬에 빗물이 ‘눈물방울·이슬방울·빗방울’로 동글동글 맺습니다. 바다는 끝없이 물결치면서 물방울을 튕깁니다. 바다가 튕기는 물방울이라면 ‘바닷방울’입니다. ‘바닷방울’이란 낱말을 문득 떠올린 사람이 이따금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낱말풀이까지 한 사람은 아직 없어요. 바닷가에서 아이하고 놀다가 문득 터져나온 ‘바닷방울’이란 낱말을 갈무리해서 올림말로 삼습니다. 꽃한테서는 꽃내음이 나고, 풀한테서는 풀내음이 납니다. 사람마다 사람내음이 다르고, 글에는 글내음이 있으니, 바다에는 ‘바닷내음’이 있어요. 우리 삶자리를 나타내거나 우리 마음을 담아낼 모든 낱말을 올림말로 삼아서 낱말책에 싣자면 너무 많을 수 있습니다. 굳이 다 실어야 하지 않습니다. 말을 엮어 생각을 그릴 틀을 짚어 주면 넉넉합니다. 누구나 즐겁게 우리말꽃을 지필 실마리를 톡톡 건드릴 낱말책입니다. 바닷물이 흐르는 바닷길이 있고, 바다를 가르면서 나아가는 바닷길이 있어요. 바닷바람을 마시면서 바다살림을 헤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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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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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꽃이다 138 오래



  아이한테 안 수수하거나 안 쉬운 말을 쓰면 아이는 못 알아들어요. 아이가 영어나 한자말을 나불나불할 적에 “거 참 똑똑한 아이일세!” 하고 치켜세우시겠습니까? “이 아이 참 되도 않는 말을 하네!” 하고 혀를 차겠습니까? 국립국어원 낱말책은 “차다 : 1. 일정한 공간에 사람, 사물, 냄새 따위가 더 들어갈 수 없이 가득하게 되다”로, “가득하다 : 1. 분량이나 수효 따위가 어떤 범위나 한도에 꽉 찬 상태에 있다”처럼 다룹니다. 뜻풀이 첫말부터 턱 막힐 만하고 겹말풀이인데다가, 옮김말씨를 쓰니 얄궂습니다. ‘차다’는 ‘가득하다’하고 비슷하되 다릅니다. 모자라지 않으면서 넘치지 않는 결이 ‘차다’예요. 아주 많다 싶도록 있는 결이 ‘가득하다’입니다. 낱말풀이는 쉽고 수수한 낱말로 부드러이 결을 가를 노릇입니다. 오래오래 쓴 수수하고 쉬운 우리말을 누구나 오래오래 헤아리면서 오래오래 누리도록 추스르기에 낱말책이에요. 누구나 노래할 말을 누구나 서글서글 익히면서 나긋나긋 나누도록 길을 찾아내어 참으로 수수하고 쉽게 엮습니다. 오래 읽히는 글은 수수하면서 쉽게 가다듬은 말이 어우러진 글이지 싶어요. 오래 못 읽히는 글은 수수하지도 않고 쉽지도 않은 말이 춤추는 글이지 싶고요.


[숲노래 우리말꽃]

차다 : 1. 비거나 모자라거나 넘치거나 지나치지 않도록 있다. 더 넣거나 들어갈 만하지 않다. 빈틈이 없다고 할 만하고, 모자라거나 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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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꽃이다 137 한 줄



  무엇을 하고 생각하며 어떻게 살아왔는가 하고 돌아보면서, 오늘을 스스로 새롭게 가꾸는 즐겁고 다부진 마음으로 나아가도록, 가만히 이바지하는 숨빛을 스스로 찾는 손길하고 발걸음으로 적는 글 한 줄이지 싶습니다. 글에 앞서 말이니, 오늘을 어떻게 헤아리며 하루를 맞이하는가 하고 되새기면서, 언제나 스스로 새롭게 짓고 즐겁고 당찬 눈빛으로 살아가도록, 차곡차곡 노래하고 춤추는 숨결로 스스로 누리고 나누면서 흐르는 말 한 마디이지 싶어요. ‘삶·살림·사랑·숲·사람’을 담는 말이기에, 이 말을 글로 옮기면서 저마다 오늘 이 하루를 새록새록 돌아보면서 스스로 기운을 차리는 밑바탕을 이루리라 느껴요. 대단해야 할 말글이 아닌, 삶이기에 넉넉한 말글이고, 살림이기에 즐거운 말글이요, 사랑이기에 싱그런 말글이며, 숲이기에 푸른 말글에, 사람다이 착하고 참하며 어질게 빛날 말글이지 싶습니다. 비가 오면 빗소리하고 빗살을 담는 말글입니다. 해가 지면 어둠하고 밤빛을 그리는 말글입니다. 새벽이면 이슬을 굴리는 말글이요, 아침이면 기지개를 켜며 활짝 웃는 말글입니다. 올림말 하나는 삶을 간추린 이름입니다. 뜻풀이 한 줄은 살림을 이야기하는 마음입니다. 보기글 한 줄은 사랑을 속삭이며 숲을 품는 사람들 넋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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