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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

나는 말꽃이다 101 책집



  책을 다루는 곳을 놓고서, 지난날 한문을 쓰던 이들이 엮은 ‘서점·서림’이나 ‘글방·책방’이란 이름을 쓰는 분이 있으나, 수수하게 ‘책가게’나 ‘책집’이라고 말하는 분이 있어요. 가게이거나 집이니까요. 예부터 우리나라에서 글이라 하면 ‘한글이 아닌 한자’였기에 한자말 이름을 고스란히 쓰기도 합니다. 오늘날에는 글이라고 하면 ‘한자가 아닌 한글’입니다. 한자말을 쓰는 사람은 아직 많으나 ‘굳이 한자를 쓰는 사람’은 드물어요. 이제는 누구나 ‘즐겁게 한글로 글을 씁’니다. 이러한 삶결이라면 책을 다루는 곳을 가리키는 이름을 새롭게 바라보면서 이름을 붙일 만합니다. 바로 ‘책가게’하고 ‘책집’입니다. 사고파는 살림을 두며 사람 사이를 잇는 곳이기에 ‘가게’이고, 사고파는 살림을 두면서 삶·살림을 스스로 짓는 길을 스스로 나누도록 포근히 이끌어 사람 사이를 잇는 곳이기에 ‘집’입니다. 낱말책은 “삶을 짓는 생각으로 가도록 낱말로 이끌고 이어 주는 징검다리”입니다. 새롭게 피어나는 살림에 맞게 낱말을 새롭게 바라보면서 삶터를 새롭게 가꾸어 가기를 바랍니다. 집살림도 책집살림도 즐겁게 돌보고, 낱말도 낱말책도 알뜰살뜰 여밉니다. 포근하게 두면서 서로 이어가는 자리가 바로 ‘집’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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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숲노래 말꽃

나는 말꽃이다 100 숲



  우리를 둘러싼 숲을, 우리가 포근히 감싸는 마음이 될 적에 그림책도 글책도 그림꽃책(만화책)도 빛꽃책(사진책)도 태어나지 싶습니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어린이랑 노는 하루를 ‘어린이라는 책’을 마음으로 읽는 눈빛”이지 싶고, 우리가 어린이라면 “어린이랑 어울리는 하루를 ‘어른이라는 거울’을 마음으로 헤아리는 눈망울”이지 싶습니다. 숲에 깃들면 무엇을 보나요? 숲을 이루는 풀꽃나무를 보는지요? 숲에서 노래하는 새를 느끼는지요? 숲에서 피어나는 푸른바람을 맞이하는지요? 숲은 사람한테 딱히 바라지 않으나 가만히 기다립니다. 모든 사람이 저마다 다른 뜻으로 이 별에 찾아온 뜻이란 오롯이 사랑을 펴는 살림인 줄 스스로 느껴서 숲빛을 고이 품기를 바라면서 기다리는구나 싶습니다. 모든 삶도 살림도 사랑도 숲에서 깨어나고 자라서 피어납니다. 사람이 쓰는 모든 말은 ‘삶·살림·사랑’을 고스란히 담으니, 어느 나라 말이건 바탕은 ‘숲말’입니다. 숲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퍼지는 말입니다. 숲을 곁에 두고 돌보기에 말빛을 북돋웁니다. 숲을 멀리하거나 꺼리기에 말빛이 흐립니다. 숲하고 등지기에 막말이나 거친말이 불거져요. 숲을 품기에 꽃말에 푸른말이 싹터요. 수수하게 오늘을 보고 아끼는 마음이 숲말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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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꽃

나는 말꽃이다 99 마음으로



  제가 열다섯 살이던 해에 〈사랑으로〉란 노래가 나왔습니다. 그무렵 배움터에서 노래부르기나 피리불기를 해야 할 적에 배움책(교과서)에 없는 노래를 골라도 된다고 하면 동무들이 거의 이 〈사랑으로〉를 부르거나 불었습니다. 길에서도 어디에서도 이 노래를 흔히 들었는데 어쩐지 질리지 않더군요. 노랫말에 군더더기가 없기도 하지만, 우리가 사람으로 살아가는 길이란 그저 ‘사랑으로’이기에 노래가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낱말책도 ‘사랑으로’ 쓰고 엮습니다. 낱말을 ‘미움으로’나 ‘어느 켠에 치우쳐’ 고를 수 없어요. 덧붙인다면 “온사랑을 바치는 마음으로” 낱말을 살피고 가다듬고 추스르며 풀이를 하기에 말빛을 살리는 징검다리로 흐르는 낱말책이지 싶습니다. 우리가 삶자리에서 글을 쓸 적에도 “온사랑을 기울이는 마음으로”라면 넉넉할 테지요. 파란하늘을 담은 숨을 쉬듯, 숲을 누빈 물을 마시듯, 푸른별을 고루 쓰다듬는 햇볕을 쬐듯, 마음을 오롯이 사랑으로 북돋운다면 싱그러이 빛나는 글이 새록새록 태어나리라 생각합니다. “누가 읽을까?”가 아닌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는 사랑이란 마음으로” 씁니다. 여느 글도, 낱말풀이도, 보기글도, 언제나 ‘사랑으로·마음으로·노래로·빛살로’ 천천히 씁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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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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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

나는 말꽃이다 98 좋지도 나쁘지도



  말은 그저 말입니다. 좋을 까닭도 나쁠 일도 없습니다. 말에는 이 말을 쓰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며 살아가느냐를 고스란히 담아요. 말을 들을 적에는 “아, 저이는 이렇게 생각하며 사는구나” 하고 깨닫고, 말을 할 적에는 “아, 나는 이렇게 생각하며 사는구나” 하고 밝히는 셈입니다. 좋은말·나쁜말이 없다면 어떤 말을 써야 하느냐 헷갈리거나 헤맬 수 있겠는데, 길은 늘 하나예요. ‘스스로 사랑하는 말’을 가려서 쓰면 됩니다. ‘스스로 사랑하는 말’을 살피거나 헤아리거나 생각하지 않고서 말을 하기에 이야기로 잇지 않기 일쑤입니다. ‘좋은말·나쁜말’을 따지려 들기에 이야기(의사소통)가 아닌 싸움(갈등·불화·전쟁)으로 불거집니다. 저이가 저 말을 쓰는 까닭은 저이 삶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눈으로는 저이 삶이 바보스럽더라도 저이한테는 하나도 안 바보스럽습니다. 우리 눈으로는 우리 삶이 훌륭하더라도 저이한테는 하나도 안 훌륭합니다. 좋거나 나쁘다고 갈라 놓지 말고, 서로 생각을 나눌 말을 살펴서 쓸 일입니다. 오늘 이곳에서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지을 하루를 그리면서 말을 한다면 싸움도 다툼도 없어요. 꾸미려는 말이기에 뜻이 오락가락하고, 허울이 가득하고, 싸움으로 번집니다. 말에서 힘을 빼 보셔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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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2.7.27.

나는 말꽃이다 97 씨앗



  우리가 ‘글’을 누리며 산 지는 아주 짧습니다. 거의 모두라 할 사람들은 글을 아예 모르는 채 ‘말’로 살림을 짓고 사랑을 나누며 삶을 가꾸었습니다. 말이란, 마음에 담을 생각을 옮긴 소리입니다. “마음에 담을 생각을 옮긴 소리인 말”을 주고받기에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란 “서로 마음에 담을 생각을 이으면서 삶을 짓는 하루를 나누는 일”입니다. 글을 모르던 옛사람은 스스로 살림을 짓듯 스스로 말을 지었으니, ‘사투리’는 저마다 다른 고장에서 모두 다르게 피어났어요. 살림·삶·사랑을 스스로 지은 사람들은 언제나 “마음 그대로 말을 가꾸는 나날”이었어요. 그런데 소리가 같고 뜻이 다른 ‘말’이 셋이니, “말 ㄱ : 생각을 담은 소리”이고, “말 ㄴ : 들을 달리는 숨결”이고, “말(마을) ㄷ : 사람이 모여 이룬 터”입니다. 삶말(입말)은 들말(들짐승)처럼 바람을 타고 홀가분히 퍼지는 하늘빛 기운입니다. 살림말(사랑말)은 마을(고을)처럼 널리 아우르고 품으면서 아늑하고 오붓한 숨결을 들려줍니다. 어느덧 말살림이 저물고 글살림으로 넘어서는 오늘날은, 이런 말결·말씨(말씨앗)를 그만 잊다가 잃습니다. “마음에 담는 말”처럼 “마음에 담는 말을 그린” ‘글’이 아닐 적에는 생각을 잊다가 잃어 헤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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