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226. 2015.11.16. 유자를 썰며



  유자차를 담그려고 유자알을 한참 써는데, 모과를 썰 적하고는 다르네 하고 느낀다. 단단한 모과를 썰려면 온몸에 힘을 잔뜩 주어야 한다. 유자는 모과와 달리 몹시 보드랍고 무르다고 할 만하다. 다만, 유자는 너무 힘주어 썰면 물이 찍찍 튀어나가니 유자알을 쥘 적에 힘을 알맞게 주고, 칼로 썰 적에도 알맞게 힘을 준다. 칼날에 유자알이 걸린다 싶으면 슬슬 칼자루를 흔드는데 유자알이 곧잘 함께 썰린다. 유자알까지 썰리면 칼날이 다치니 되도록 유자알은 안 썰려고 하지만 유자알에 씨앗이 꽤 많으니 만만한 일은 아니다. 유자썰기를 하며 손목이 저리다고 하는 까닭을 하루 내내 헤아려 본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밥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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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구리왕짜 2015-11-18 21:05   좋아요 0 | URL
매번 유자랑 모과를 꿀에 절여 보내주시는 시어머니의 정성을 다시 한 번 떠올립니다. 감사하며 정성껏 마셔야겠네요. 님의 유자향기도 이 곳까지 전달되었습니다!!!

숲노래 2015-11-19 05:06   좋아요 1 | URL
유자랑 모과...
참으로 손목 아픈 일이옵니다 ^^;;;
손목뿐 아니라 어깨와 팔과 허리도 결리지요 ^^;;;;;
설탕이 아닌 꿀에 절여 주신다니!
더더욱 대단하네요 ^^
늘 맛나게 누리셔요
 

꽃밥 먹자 225. 2015.11.6. 파프리카를



  작은아이가 파프리카를 퍽 맛있어 한다. 빛깔이 곱다고 느낄까, 아니면 그저 맛이 좋다고 여길까. 밥상을 덜 차렸어도 밥상에 파프리카 담은 접시를 얹으면 어느새 하나씩 집어먹어서 접시가 비기도 한다. 재미나고 멋진 아이로고 하고 생각하면서 신나게 밥을 짓는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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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5-11-15 23:11   좋아요 0 | URL
저도 파프리카를 참 좋아해서 생으로도 잘 먹는데, 조카들은 파프리카를 너무 싫어해요. 다른 야채들보다 달달한데 아직 그 맛을 모르는구나..생각했는데, 보라는 파프리카를 좋아하는군요.

숲노래 2015-11-16 03:16   좋아요 0 | URL
눈을 감고 맛을 보면
어느 것이든 재미나게 먹을 테지만
그냥 어떤 선입관이
아이들한테 깃들어서
아이들이 이것저것 가리기도 한다고 느껴요.

아이들도 풀이나 나물이나 파프리카 같은 것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데
마치 아이들은 이런 것을 안 즐기는 듯이
내모는 사회 흐름이나 광고도 꽤 크다고 느껴요..
 

꽃밥 먹자 224. 2015.11.11. 가을날 평상밥



  이 가을에 밥상을 평상으로 내놓는다. 여름에도 평상밥을 거의 안 먹었으나, 가을에 볕도 바람도 좋으면서 파리도 모기도 거의 잠들었으니, 평상에서 느긋하게 먹을 만하다. 그러고 보면, 평상밥은 여름보다는 봄하고 가을이 한결 나을 수 있겠네. 또는 마당에 자리를 깔고 봄가을에 마당밥을 먹을 수 있겠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밥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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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223. 2015.11.7. 능금을 통째로



  두 아이가 아버지를 부른다. “아버지, 아버지, 사과 주세요. 통째로 주세요.” “능금을 통째로? 그렇게 주면 너희들은 아직 잘 못 먹어.” “그래도! 그래도!” “알았어. 그러면 기다려. 잘 씻어야지.” 만화책 같은 데에서 능금 한 알을 통째로 베어서 먹는 모습을 보았을까?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몇 살은 더 먹어야 그렇게 먹을 만하리라 느낀다. 그러나, 그렇게 먹고 싶다면 한 번 주어야지. 두 아이는 통째로 먹다가 제대로 베기 힘든지 나중에 그대로 둔다. 그래서 아이들을 불러서 “자 봐. 잘라서 주면 훨씬 많이 알뜰히 먹는데, 통째로 베어서 먹으니 이렇게 많이 남잖니. 잘라서 다시 줄 테니까 마저 먹어.”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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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222. 2014.11.20. 밥 한 그릇에는



  우리가 짓는 밥 한 그릇은 언제나 사랑이요, 이 사랑을 먹는 한집 식구한테 즐거움을 나누어 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느낍니다. 찬찬히 차리고, 천천히 먹습니다. 따뜻하게 먹고, 기쁘게 노래하며, 신나게 치우자고 생각합니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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