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223. 2015.11.7. 능금을 통째로



  두 아이가 아버지를 부른다. “아버지, 아버지, 사과 주세요. 통째로 주세요.” “능금을 통째로? 그렇게 주면 너희들은 아직 잘 못 먹어.” “그래도! 그래도!” “알았어. 그러면 기다려. 잘 씻어야지.” 만화책 같은 데에서 능금 한 알을 통째로 베어서 먹는 모습을 보았을까?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몇 살은 더 먹어야 그렇게 먹을 만하리라 느낀다. 그러나, 그렇게 먹고 싶다면 한 번 주어야지. 두 아이는 통째로 먹다가 제대로 베기 힘든지 나중에 그대로 둔다. 그래서 아이들을 불러서 “자 봐. 잘라서 주면 훨씬 많이 알뜰히 먹는데, 통째로 베어서 먹으니 이렇게 많이 남잖니. 잘라서 다시 줄 테니까 마저 먹어.”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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