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글 읽기
2013.1.17. 큰아이―숫자 옆 해파리
큰아이는 여섯 살로 접어들며 하루가 다르게 숫자를 알아챈다. 나와 옆지기는 아이들한테 숫자나 한글을 굳이 가르칠 마음이 없지만, 아이가 바라니 그때그때 알려주곤 한다. 큰아이는 천천히 또박또박 숫자를 깨닫는다. 다섯 살에서 여섯 살로 넘어선다는 새해에도, 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나이 숫자 지나가는 흐름을 받아들인다. 이제는 아버지더러 숫자 한 번 써 달라 하고는, 다음부터는 아버지더러 써 달라 하지 않고 혼자 줄줄 써 내리기도 한다. 다만, 아직 ‘다섯(5)’을 뒤집어 그리기도 하는데, 곧장 바로잡기도 하고, 뒤집어 그린 뒤에는 혼자 빙그레 웃으며 “뒤집어 그렸네.” 하고 말하기도 한다. 오늘은 숫자쓰기 놀이를 하더니, 옆에다가 해파리를 그린다. 그래, 너 만화영화 스폰지밥을 봤구나. 스폰지밥 만화에서 해파리가 잔득 나왔지? 그런데, 해파리를 그리다가 해는 왜 그렸니? 음, 문득 해가 떠올랐으니 해를 그렸겠지. 4345.1.23.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