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글 읽기
2012.12.27. 큰아이―숫자를 쓰다 (18 20)

 


  아이한테 글이나 숫자를 따로 가르치지 않는다. 아이가 궁금해 할 때에만 알려준다. 아이가 스스로 익히려 하면 익히라고 할 뿐, 아이 이름조차 딱히 외우도록 하지는 않는다. 아이는 무엇보다 먼저 제 이름 넉 자를 익힌다. 그러고 한 해쯤 지난 요즈막, 아이 제 나이를 일컫는 숫자 ‘다섯(5)’을 알아챈다. 그러고 나서 동생 나이를 일컫는 숫자 ‘둘(2)’을 알아본다. 그런데, 이제 곧 새해가 되어 네 나이는 여섯 살이 되네. 해바뀜을 아직까지 모르는 아이인데, 엊그제까지 ‘내 나이’로 여긴 숫자를 내려놓고 새롭게 ‘내 나이’로 여길 숫자를 얼마나 일찍 받아들일 수 있으려나. 하루만에 받아들이려나, 며칠 걸리려나. 4345.12.31.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